240519 (일) "개발도상국 대통령 기념사"... 5·18기념사에 쏟아진 혹평
윤석열 대통령의 제44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사를 두고 기념식이 열린 광주에서 혹평이 쏟아지고 있다. 광주시민은 물론 여야 정치권조차 한목소리를 내고 있는 '5·18정신 헌법전문 수록' 관련 언급이 단 한마디 없었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 "경제 빠르게 성장시켜야" "정치적 자유 확장됐다" 대신 윤석열 대통령은 "경제 성장"과 "자유 번영"을 강조하고, "정치적 자유가 확대되고, 정치적 인권이 보장되고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이어갔다. 뙤약볕 아래서 대통령 기념사를 듣던 5·18 유족 등 참석자들 사이에선 탄식이 쏟아지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5월 18일 광주광역시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열린 기념식에 참석해 200자 원고지 약 7장 분량의 5·18민주화운동 기념사를 했다. 띄어쓰기를 포함한 약 1370자 분량의 원고에는 '오월정신 헌법수록' 관련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다. 국민 통합은 강조했으나, 국민 통합을 저해하는 요소로 꼽히는 5·18 왜곡·비방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5·18 왜곡 문제는 유가족 등 오월 관련자들이 현재까지도 계속되는 '상처'로 꼽는 문제이기도 하다.
기념식장에서 윤석열 대통령 기념사를 듣던 박강배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오마이뉴스> 기자에게 "헌법 전문 수록은커녕 5·18 왜곡 관련 언급도 끝내 없었다. 기념사 내내 경제 성장과 번영만 이야기 했다"며 "한심하다"고 했다. 박강배 상임이사는 "경제 성장과 번영도 좋은 말씀이지만 오늘은 5·18기념일 아닌가. 그리고 여기는 5·18기념식장 아닌가"라며 "대통령 연설문을 대체 누가 썼나. 이건 5·18기념사가 아니라 개발도상국 산업현장에서나 나올만한 기념사 아닌가. 한심하다"고 했다.
이국언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이사장은 "올해도 쭉정이 뿐인 맹탕 기념사였다. 대체 (윤석열 대통령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국민 수준을 어떻게 보길래 이렇게 저급한 기념사가 작성되는 것인지 기가 막히다"고 했다. 이국언 이사장은 "5·18기념사에서 경제적 불평등과 사회적 양극화를 언급하는 것도 뜬금없다"며 "5·18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는 것 말고, 이보다 더 5·18정신을 계승할 방법이 어떤 것이 있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유독 그 말은 쏙 빼고 유족과 광주시민을 또 다시 우롱했다. 이럴 거면 기념식에 왜 참석하느냐"고 비판했다. 양재혁 5·18민주유공자 유족회장은 "기념식 뒤 대통령께 '5·18정신 헌법전문수록'을 재차 건의드렸더니 '알겠다. 챙겨보겠다'고 언급하셨다"고 전했다. 양재혁 회장은 그러면서도 "그래도 기념사에서 5·18정신 헌법전문수록 관련 언급을 하지 않은 점은 많이 아쉽다"고 했다.
강기정 광주시장도 기념식 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대통령께서 3년 연속 5·18 기념식에 참석해 주셔서 감사하다"면서도 "오늘 기념사에서 국민들이 듣고 싶었던 5·18정신 헌법전문수록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어 아쉽다"고 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 기념사 도중 광주시의회 5·18특별위원회 소속 의원 8명은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5·18정신 헌법전문수록'을 촉구하는 '손팻말 침묵시위'를 벌였다.
'5''18''헌''법''전''문''수''록'이라고 적힌 얼굴만 한 크기의 흰 종이를 윤석열 대통령이 볼 수 있도록 광주시의원들이 번쩍 들어 올린 것이다. 이를 본 대통령실 경호처 관계자들이 급히 달려와 제지하려 하자, 오월 유가족 등 행사 참석자들이 막아서면서 큰 소란으로 번지지는 않았다. 정다은 광주시의회 5·18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통령께서 '5·18 정신 헌법전문수록' 언급을 하지 않을 것이란 걱정 때문에 동료의원들과 '손팻말 침묵시위'를 준비했다"며 "실제 기념사에서도 관련 언급이 없어 매우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후보 당시 "5·18정신은 우리 헌법 가치를 지킨 정신으로, 당연히 개헌 때 헌법 전문에 반드시 올려야 한다"고 수차례 강조한 바 있다. 광주시민사회와 야권은 윤석열 대통령이 5·18정신 헌법전문 수록 의지를 제대로 밝히지 않고, 오월 정신 헌법 수록을 위한 헌법 개정에도 나서려는 구체적 움직임이 없다는 점을 거론하며 '공약 파기' 지적을 제기하고 있다.
대한민국 권력서열 2위가 대낮에 주저앉아 혼술
예상을 뒤엎고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로 뽑힌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낮에 혼술(혼자 술을 마심)하는 사진을 올려 시선을 끌었다. 우원식 의원은 5월 17일 오후 자신의 SNS에 "오후에 마석의 김근태 형님을 뵙고 왔다"며 경기도 남양주시 마석 모란공원의 고(故) 김근태 전 의원 묘지를 참배한 사실을 알렸다.
우원식 의원은 김근태 전 의원에게 "민주당의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됐다는 보고도 드리고, 정말 뵙고 싶어서 찾아왔다"고 한 뒤 "마주 앉아 소주도 한잔했다"며 혼술하고 있는 장면도 공개했다. 그러면서 "이럴때 형님이 계시면 얼마나 좋을까, 정말 그립다"고 고인에 대한 사무친 그리움을 나타낸 뒤 김근태 전 의원 이름을 더럽히지 않도록 "잘하겠다"고 다짐했다.
우원식 의원은 김근태 전 의원이 주도한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소속으로 정치에 발을 들인 관계로 흔히 민평련계, GT계로 불려왔다. 우원식 의원은 지난 5월 16일 국회의장 후보 더불어민주당내 경선에서 추미애 당선인의 '어의추'(어차피 국회의장은 추미애)바람을 잠재우고 후보로 당선됐다. 우원식 의원은 오는 5월 30일부터 22대 국회 임기가 시작되면 대한민국 의전서열 2위인 국회의장 신분이 된다.
‘뺑소니’ 김호중 애마 벤틀리 SUV… “웬만한 아파트 값”
강남 한복판에서 뺑소니 사고를 낸 트로트 가수 김호중(33)씨가 사고 당시 타고 있던 벤틀리 차량이 화제다.김호중 씨의 차는 벤틀리의 ‘더 뉴 벤테이가 EWB’ 모델인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12월 공개된 플래그십 고급 스포츠유틸리티차(SUV)로 2017년 벤테이가 국내 출시된 이후 6년 만에 선보이는 신형 모델이다. ‘EWB’는 ‘익스텐디드 휠베이스(Extended Wheelbase)’ 의 줄임말로 기존 벤테이가보다 휠베이스 길이가 180㎜ 늘어난 형태를 강조한 이름이다.
이 모델은 자동 온도 감지와 자세 조정 시스템을 탑재한 에어라인 시트를 적용했다. 프라이빗 제트기의 일등석 시트에서 영감을 받았다. 시트는 특히 세계 최초로 자동 온도 감지 시스템을 탑재했다. 또 브랜드 처음으로 파워 클로징 도어 기능을 적용해 센터 콘솔 후방에 부착된 버튼을 누르면 전동으로 차량 뒷문을 닫을 수 있다. 4.0ℓ V8 트윈터보 가솔린 엔진이 탑재돼 최고출력 550마력(PS), 최대토크 78.5㎏.m를 발휘한다.
8단 자동변속기와 상시 4륜구동 시스템 조합으로 0㎞부터 시속 100㎞에 도달하는 시간(제로백)은 4.6초, 최고속도는 290㎞/h다. 한국 공식 판매 가격은 3억4030만원부터 시작된다. 옵션과 차량 취득세 등을 합치면 구입 당시 4억원이 훌쩍 넘는 금액을 지불했을 것으로 보인다. 웬만한 아파트 한 채에 달하는 가격이다. 한국부동산원이 최근 발표한 ‘4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의 중위가격은 3억2100만원이다.
김호중은 몇 년 전까지 생활고를 호소할 만큼 경제적으로 궁핍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가수 이전 10대에는 조직폭력배 생활을 하다 할머니가 암으로 돌아가시며 남긴 “똑바로 살아라”라는 유언에 마음을 다잡고 성악 교육을 받았다는 건 유명하다. SBS 예능 ‘스타킹’에 출연해 독일과 이탈리아 유학의 기회도 얻었다. 2020년 TV조선 예능 ‘내일은 미스터트롯’ 출연 경연에서 최종 4위에 오르며 승승장구했다.
김호중 씨는 지난 5월 9일 오후 11시 40분쯤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진로를 변경하는 과정에서 마주 오던 택시와 접촉사고를 낸 뒤 달아났다. 뺑소니 의혹이 음주운전, 운전자 바꿔치기 의혹까지 번진 가운데 검찰총장 직무대행 등을 거친 조남관 변호사를 변호인으로 선임했다. 김호중 씨 측은 5월 18, 19일 창원에서 열리는 공연을 비롯해, 다음 주중 서울, 다음 주말 김천 공연 역시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경찰이 뺑소니 혐의로 입건된 트로트 가수 김호중(33)씨의 음주 여부를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는 가운데 김씨가 사고 전 방문했던 유흥업소는 이른바 ‘텐프로’로 불리는 고급 룸살롱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 동석했던 유명 가수는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받을 예정이다. 김호중 씨가 사고 당일인 지난 5월 9일 방문한 유흥업소는 여성 접객원이 나오는 고급 유흥업소인 ‘텐프로’라고 5월 17일 JTBC가 보도했다. 회원제로 운영된다는 이 업소는 “강남의 유흥업소 중 국대급” “고급 비즈니스를 위한 정통룸”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김호중 씨는 당시 이 유흥주점에서 저녁 7시 50분부터 밤 11시 10분까지 3시간 넘게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업소 직원은 “경찰에서 다 왔다갔다. 얘기 다 했다”고 매체에 말했다. 이 자리에는 김호중 씨와 소속사 대표 이외에 유명 래퍼 출신 가수도 함께 있었다고 이날 KBS가 전했다. 경찰은 해당 가수가 김호중 씨의 음주 사실을 확인해줄 수 있는 핵심 참고인으로 보고 조만간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경찰은 사고 전 김호중 씨가 들렀다는 술자리 동석자와 주점 직원 등을 상대로 사실관계를 조사하는 등 음주운전 혐의 추가 적용을 위한 증거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경찰은 이들로부터 “김호중 씨가 술을 마시는 모습을 본 것 같다”는 취지의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호중 씨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 측은 운전자 바꿔치기와 차량 블랙박스 메모리 카드를 폐기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김호중 씨의 핵심 혐의인 음주 사실은 여전히 부인하고 있다.
소속사 측은 “김호중 씨가 술잔에 입을 대긴 했지만 술을 마시진 않았다” “술 대신 ‘17차’ 음료를 마셨다”는 입장이다. 김호중 씨가 사고 당일 유흥주점에서 나와 대리기사가 운전하는 자신의 검정색 승용차를 타고 귀가하는 모습이 담긴 CCTV 화면이 공개되기도 했다. 대리운전 차를 타고 집에 도착한 김호중 씨는 약 50분 뒤 다시 나와 본인 소유의 흰색 SUV 차량을 몰고 다른 술자리로 이동하다가 사고를 냈다.
김호중 씨가 술을 마시지 않았다면 대리기사를 부를 이유가 없다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김호중 씨는 또 사고 직후 경기도의 한 호텔로 이동했는데, 호텔 근처 편의점에서 일행과 함께 캔맥주를 사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호중 씨 측은 검찰 고위간부 출신 변호사를 통해 대응에 나섰다. 대검찰청 차장을 지낸 조남관(59·사법연수원 24기) 변호사가 변호인으로 선임됐다.
지난 5월 16일 경찰에 선임계를 낸 조남관 변호사는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사건을 선임하게 돼 송구하다”면서도 “김호중 씨가 억울한 부분 등이 있는지를 잘 따져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호중 씨는 지난 5월 9일 오후 11시 40분쯤 강남구 압구정동 한 도로에서 마주 오던 택시와 충돌한 뒤 달아난 혐의(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를 받는다. 소속사 측은 사고 당시 김호중 씨가 공황 장애 증상을 겪어 사고 뒷수습을 하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고 3시간 후 김호중 씨의 매니저인 30대 남성 A씨가 사고 당시 김호중 씨가 입었던 옷을 입고 경찰에 자수했는데 거짓 자백으로 밝혀져 논란이 커졌다. 경찰의 거듭된 출석 요청을 받은 김호중 씨는 사고 17시간 뒤인 다음 날 오후 4시 30분에야 직접 경찰에 출석했다. 처음엔 본인의 운전 사실을 부인했으나 경찰의 추궁 끝에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김씨가 매니저에게 “음주운전을 하다가 사고가 났다”며 “경찰에 대신 출석해 달라”고 한 녹취 파일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강남구에 있는 김호중 씨의 집과 소속사 대표의 집,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한 경찰은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뺑소니 사고 전후 김호중 씨와 소속사 관계자들의 행적도 구체적으로 확인할 방침이다. 한편 김호중 씨는 5월 18일부터 경남 창원에서 열리는 ‘트바로티 클래식 아레나 투어’에 나선다.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는 상황에 공연을 강행한다는 점에서 적절성 논란과 더불어 적잖은 비판 여론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5월 18~19일 창원 스포츠파크 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트바로티 클래식 아레나 투어’ 공연은 김호중 씨가 지난 5월 14일 경찰에 입건된 후 처음으로 공식석상에 서는 자리다. 그가 공연에서 이번 사건과 관련한 입장을 밝힐지 관심이 쏠린다. 김호중 씨는 창원 공연에 이어 오는 5월 23~24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열리는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클래식 김호중&프리마돈나’에 출연하며, 6월 1~2일에는 경북 김천실내체육관에서 ‘트바로티 클래식 아레나 투어’ 일정을 소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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