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4학년에 올라가면서
혹시라도 누군가의 말이라도 들어보고 싶다,
그런 분이 있으면 읽으면 좋겠다.
상당히 개인적으로 쓸 생각이라서,
의견은 다를 수 있지만,
댓글에서 분쟁하지는 말아줘ㅠㅠ
사는 거란 논리적이지도 답도 없으니까.
굳이 예비 1학년이 아니더라도 읽어도 상관없음.
킹여에 두 사람 써달라고 했으니까,
그 두 사람은 보겠지...라는 심정으로 씀.
안녕.
편지의 시작답게, 건강이나 날씨 이야기를 해야겠지.
참으로 춥구나. 이번 겨울이 춥다더니, 정말 혹독하네.
이제 나는 4학년에 올라가.
아마 1학년이 되는 너에게는 4학년을 보면, 뭔가 대단해보이고,
까마득해보이지만, 눈 깜빡했더니...
아니, 솔직히 말할게.
눈 깜빡 했더니 되었다는 건 뻥이야.
누가 '눈 깜빡했더니 나이 먹었어'라고 말하는 건,
뻥이야. 그들도 다 그 시간 동안 배우고 느낀 것들이 있어. 정말 눈만 깜빡하고 다니지 않았어.
그래서 건방져보일 수도 있지만, 이렇게 자판을 두드리면서 너에게 편지를 써.
어쩌면 내가 하는 이야기들은 지루하고, 어디선가 들어본 이야기들이겠지.
그렇지만, 어쩌겠어.
사람 사는 건 그렇게 많이 다르지 않아. 그래서 비슷한 이야기지만,
그런 비슷한 이야기들이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거잖아.
이제 1학년이 된다니,
어느새 어른이라니!
그런 생각에 들뜨거나,
아, 동아리를 꼭 들어가야하나요?
OT를 꼭 가야하나요?
11학번 싸이클럽에 꼭 가입해야하나요?
그런 고민들에 쌓여있을 수도 있어.
어떤 고민이든, 그 선택과 결과는 너의 몫이지.
그렇지만, 다른 사람의 이야기, 즉 내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다시 내 소개를 할게.
나는 이제 4학년에 올라가고, 전공은 공대 쪽이야.
그리고, 누군가 질문을 하면 '재수했어요'라고 말하지만,
사실 반수했었어.
그리고 이 카페 특성상 여자라는 것도 알겠지만.
물론, 이 편지의 대상도 여자이길 바래.
사실 난 그렇게 재미난 인간이라고 말하기에는 그래.
솔직히 낯을 가리고, 편한 사람에게만 개그를 치는 이상한 캐릭터거든.
오히려 음습하다고 보일 정도지.
그리고 난 누군가 '20대에 해야할 100가지!'라던가 '대학생이 해야할 50가지!' 같은 걸 보면,
'오오, 왠지 나 한심하잖아?'라면서도,
'그래도 나 돌아가도 같은 선택할 거니까'라고 스스로의 위로하지.
자, 내 소개에 이어서
내 대학생활에 대해서 말해볼까?
고3때, 수능을 망치고, 대학에 들어갔어.
그 때는 과활동 밖에 몰랐지.
당시에는 당일 저녁에 '선배 밥사주세요!'라고 문자 보낼 정도로
인간관계에는 서툴렀고.
혼자 스트레스 받아서, 위에 말했듯이 낯을 가리는데도,
괜히 외향적인 척하면서 했다가
물러나는 사람들을 보고는 상처받았지.
그렇게 한 학기를 다니고 반수를 했어.
이왕 반수 이야기 나온 거,
네가 반수에 대해서 고민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
반수의 목적이 나처럼 스스로에 대해서 너무 상처받고,
괜히 타인을 미워하고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과나 학교가 자신에게 맞지 않아서일 수도 있어.
물론, 본인을 잃어버린 채 친하게 다가오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경계하는 게 당연하니까,
내 첫 1학년때의 주변 사람 반응은 당연했던 거지.
그건 나중에야 깨닫게 되는 거야.
'그 때는 아직 어렸어요'라는 핑계가 점점 나이를 먹으면
이해가 되는 건 그런 거야.
당시에는 모르는거야.
지금 반수 고민도 그렇지.
네가 하고 있는 고민,
학교나 너무 낮다던가, 과에 비전이 없다던가, 동기들과 선배들이 한심하다던가.
그런 고민에 대한 탈출구가 반수밖에 없어보이지.
그렇지만, 그건 아직 네가 어려서일 수도 있어.
내가 반수를 택하고 나서,
학교를 떠나고 났더니,
그제야 알았어.
그렇게 정신없이 있었고,
많은 사람들이 내가 다가갈 때 뒤로 물러섰어도,
내 주변에 남아주고 내게 인사를 건네준 사람들이 여전히 있었는데.
그 생각이 들자, 후회가 되었어.
나는 괜한 짓을 한 건 아닌가.
오히려 그런 사람들에게 상처만 준 건 아닌가.
물론, 반수를 하지 말라고 말하는 것도 아냐.
그렇지만, 당장 급급해지고,
반수 공부를 다시 시작해야한다고 생각해서
결정을 서두르려고 할 때,
오히려 다른 길들을 놓칠 수 있다는 거지.
어쩌면, 이 이야기는 나처럼 나중에야 알게 될 지도 몰라.
아직 너는 어려.
어른이 되었다고 주변에서 말해도,
너는 어리고 상처받기 쉬워.
게다가 시험을 망치고 입학하는 거라면,
쉽게 반수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지.
자, 반수에 대한 결정에서 내가 해줄 수 있는 조언은
'다른 탈출구는 정말 없는가'야.
그러면 이제 반수를 결정했을 때,
내가 해줄 수 있는 조언은?
그것이 실패할 거라는 생각을 버려.
이건 어떤 일을 하던 필요한거지.
그렇지만, 사람은 부정적인 생각을 더 심도깊고 빠르게 할 수 있게 되어있어.
이건 어쩔 수 없어.
위험한 일을 하지 않고, 위험에 빠졌을 때를 미리 생각하면
생존 가능성이 높아지니까.
하지만, 이제부터 네가 할 일들은 너의 생존가능성과는 관계가 거의 없어.
반수도 마찬가지야.
실패해서 되돌아가게 되는 건,
실패한 후에 걱정해도 되는 일들이야.
그런 걸 미리 걱정할 필요 없어.
그리고 대학이란 곳은
의외로 쉽게 사람을 잊어버리는 곳이야.
어쩌다 네가 화제로 오르게 되더라도,
그건 전체 이야기 중에서 바람에 날아가버릴 정도로 가벼워.
사람들은 누군가 자신의 이름을 말하게 되면
긴장을 하고, 다른 사람이 자신을 어떻게 말할까를 걱정하지.
신경쓰지마.
네가 정말 이상한 짓을 하고 다니거나(사람을 패거나, 물건을 훔치거나, 컨닝을 하거나 등)
하지 않는다고 해도, 사람들은 흠을 잡아 말하기 좋아해.
그리고 그렇게 흠을 잡아 너를 말한다고 해도,
너에게 불이익을 실제로 주는 짓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어.
반수에 대한 실패에서 가장 두려운 것은,
반수를 탈출구로 생각해서, 탈출에 실패했다는 것보다,
다시 학교에 되돌아갔을 때의 시선들을 더 두려워하는 것 같아.
걱정마.
'사람들의 의외로 너에게 관심없어.'
자자, 이제 어두운 반수 이야기를 그만 두고,
봄꽃 향기가 가득한 캠퍼스의 분홍빛 이야기들을 해줘야겠지?
미안, 그런 건 '선택 받은' 혹은 '노력하는' 사람들에게만 있어.
어떨 결에 아무것도 모른 채로 대학에 입학해서,
OT오라고 해서, OT오고,
1학년이니 이상한 글쓰기나 영어 과목 들어야한대서 듣고,
실험 레포트쓰느라 지치고.
MT는 또 가야하나 싶고.
낯선 애들 사이에서 또 친해지기 위해서 어색한 미소 짓고.
선배라는 사람들이 오면 이상하게 허리가 펴지고.
너만 그러는 거 아냐.
다른 애들도 그래.
그래서 '1학년때가 좋았지~'라고 말하지만,
'그러면, 꿈꾸는 캠퍼스 생활이었어?'라고 물으면,
'그랬어'라고 말하는 사람 거의 없어.
즉, 1학년 때,
정신 없는 시기 맞아.
내가 두번이나 1학년을 했지만,
그 때 내가 한 짓을 세 가지 밖에 없어.
첫번째 1학년때는 과활동+정신없음
두번째 1학년때는 동아리 활동+침착
나머지 한 짓은 '이기적으로 굴기'였어.
자, 이제 위에서 말했던 너의 고민이었던 '과활동'과 '동아리 활동'에 대해서 말해볼까?
내가 말했지, 난 전공이 공대 쪽이라고.
그래서 우리과는 여자가 적었지.
그리고 난 우리과 신입생 클럽에 처음으로 가입글을 올렸어.
내 이름은 누가봐도 여자이름이기때문에 사람들은 주목했지.
가입인사글 중에서 가장 댓글이 많았던 글이었어.
자, 그러면 그게 도움이 되었을까?
아니, 전혀.
내가 말했잖아, 행복한 캠퍼스 생활은
'선택받은 자'와 '노력하는 자'만이 얻을 수 있다고.
신입생 클럽에서 열심히 활동한다고 해도
오프라인에서 웃으면서 '선배'라고 친근하게 한 번 인사하는 것보다 못 했어.
물론 친해진 사람들끼리 온라인에서
장난치고 그러는 건 재밌었지.
그렇지만, 역시 오프라인을 기반으로 한 온라인 활동에는 제약이 많았어.
만약 신입생 클럽에서 활동해야하나,
그런 걱정한다면,
그냥 가입인사글을 우선 올려보고
고민해봐.
왜냐면 가입인사글에 있는 연락처나 그런 것을 통해서
급하게 연락을 받거나 하는 경우도 있으니까.
물론 OT같은 정보는 과가 학교측에서 학생 연락처를 받기때문에,
누락될 가능성이 적니 하지만,
만약 여자 선배들이 여자 후배들만 만나서 이야기하는 그런 자리같은 경우에는
클럽에 글이 없으면 찾을 방법이 없지.
아무래도 과대도 함부로 학생 정보를 줄 수 없으니까.
그리고, 만약에 네가 아파서 빠진 수업에서 너랑 같은 조가 된 애가 너에게 연락할 길을 찾을 때,
친구들에게도 물어보겠지만, 클럽에 네 글이 있다면 더 빨리 더 큰 가능성으로 너를 찾을 수 있을 거야.
그 뒤, 활동에 대해서는 너의 선택이지만,
'활동을 꼭'해야 한다는 건 아니라는 게 내 생각이야.
차라리 만났을 때,
환하게 웃으면서 인사를 잘하는 게 더 나아.
자, 이제 과활동.
과활동 꼭 해야하나요?
우선 장점과 단점을 간략히 말해줄게.
장점은, 과관련 정보(주로 취업하는 곳, 졸업 후 전망, 대학원, 좋은 수업, 피해야할 수업, 특수한 전공일 경우 아르바이트 자리 등)를 쉽게 얻을 수 있다. 1년마다 새로운 사람 사귀기가 쉽다. 족보를 구하기도 쉽다. 수업에 들어가서 같은 조할 사람이 많다.
단점은, 얽매여있다. 너의 모든 행동을 주변에서 안다. 네가 모르는 과사람이 너를 안다. 일을 떠맡겨질 가능성이 있다. 스스로 비교하거나 비교당할 가능성이 크다.
하나하나 말해볼게.
과관련 정보는 공식적으로 학과사무실에 들리면 알 수 있어.
참고로, 졸업 요건같은 것도 학과사무실이나 과홈페이지를 뒤지면 구할 수 있지.
이런 건, 과활동하고 상관없어.
물론, 과활동을 하면 주변 선배들이나 동기들이 챙겨주는 경우도 있지만.
이런 것말고도, 정말 사람을 통해서만 구해지는 정보들있잖아.
우리과를 졸업한 선배들이 어디에 취직하는가. 주로 어떤 일을 하는가. 대학원을 어떻게 가는가. 그 교수님 수업은 지뢰인가.
특수한 전공일 경우에는 관련 아르바이트나 자격증에 대한 정보를 얻기 좋지.
그리고 과활동에는 매년마다 새로운 사람들이 들어와.
그래서 새로운 사람을 계속 사귀기에는 좋지.
또한 가장 중요한 건, 족보지.
일부러 과관련 정보에 넣지 않은 건,
그 비중이 남다르기때문이야.
과활동은 단순히 대학생들만 하는 게 아니라,
대학원생들도 자주는 아니지만 참여해.
이 대학원생들은 그 대학을 나와서 같은 대학원으로 진학했는데,
(공대의 경우에는)
대학원생들 랩에서 기출문제를 쉽게 구할 수 있거든.
만약 이 대학원생과 모른다고 해도,
과활동을 하면 이 대학원생을 아는 친구나 선배를 통해서
족보를 구할 가능성이 높아져.
그리고, 수업에서 조별 학습할 때.
대학 생활하면 어느새 같이 다니는 애는 보통 생기지만,
조별 활동을 하게 되면,
곤란해지기도 하지.
게다가 만약 같이 다니는 애가 휴학을 하거나 한다면?
난감해지지.
과활동을 하게 되면,
정말 친하지 않더라도, 인사를 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정도의 사이의 사람들이 많아지니까.
조별 활동할 때, 조원으로 못 들어가서 곤란한 경우는 거의 없어져.
자, 이제 단점.
결국에는 '인간관계에 대한 스트레스'가 강해지는 거지.
게다가 '과 활동'은 사람들과 마주칠 빈도가 동아리에 비해서 상당히 높아.
동아리는 모임 날에 빠져버리면 그만이지만,
과 활동은 전공 수업을 졸업을 위해서는 들어야하니까,
누군가와는 마주치게 되어있지.
그래서 네가 하는 일 모든 게 노출되거나 이야기거리가 될 가능성이 높아.
장점들이 긴 반면에, 이렇게 단점은 짧게 이야기하지만,
그건 당연하니까. 이 단점 쪽은 길게 잘 설명할 필요 없이,
'너 피곤해질거다'라고 말하기만 해도 끝나거든.
과활동에 대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이야기는
인원이 많은 과의 경우 과활동의 비중이 낮아지고,
인원이 적은 과일수록 과활동의 비중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어.
특히 인원이 적으면 적을 수록 자신은 과활동을 하기 싶지 않은데, 어쩔 수 없이
끌려가거나 과활동의 단점을 강제로 끌어안는 경우도 자주 발생하지.
슬픈 일이지만, 잘 생각해.
자, 이제 동아리에 대해서 말해볼까?
우선 내가 알기로는 동아리의 구분은 3가지 정도로 나뉘면 적당한 것 같아.
1.과(혹은 단과대)내 동아리
2.학교 동아리
3.연합 동아리
동아리 '꼭' 해야하나요?
라고 생각한다면,
'세상에 꼭 해야할 일은 없어'
라고 답해줄게.
그렇지만, 꼭 해야할 일은 없지만, 동아리가 꼭 하지 말아야할 일은 아니잖아?
충분히 즐겁게 지낼 수도 있고.
아직 저 세 동아리가 뭔지도 잘 모를 가능성이 크니까,
설명하자면,
과(단과대)내 동아리는 과활동의 장단점을 가지고 있어.
어떻게 보면 과활동일 수도 있지만,
과활동에 비해서는 활동이 특성화가 되어있지.
주로 인원이 많은 과나 단과대에 있지.
아무래도 인원이 많은 곳의 과활동은 정신없고, 통제가 쉽지 않으니까.
학교 동아리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동아리들이야.
유명한 ㅇ대학의 유도부가 그 대표적인 케이스지.
3~4월에 보통 동아리 박람회라는 게 열려.
그 때, 구경을 가거나 과선배에게 활동하는 동아리가 있냐고 물어봐도 괜찮지.
연합동아리는 말그대로 여러대학끼리 교류를 하면서 하는 동아리야.
어떤 동아리는 세계적 차원에서 하기도 하지만,
국내에서 몇몇 대학끼리 연합으로 하기도 해.
나는 학교 동아리지만, 연합 동아리에 속하기도 하는 성격이 아주 약간 있는 동아리에 들어갔었어.
왜냐면, 그 동아리 특성으로 대학별 모임이 만들어져있었거든.
물론 자주 그런 모임에 나간다면 다른 학교 사람들을 알기도 쉽지만,
정말 제대로 활동하는 연합동아리들에 비해서는 많이 부족했지.
연합 동아리의 경우에는,
그 성격이 상당히 다양하고,
내가 체험하지 않았기때문에,
너에게 특별한 조언을 해주기가 힘들다.
오히려 네가 좋아하는 것들을 찾아서,
그런 동아리 중에 연합동아리가 있다면,
특정한 정보를 찾아내는 게 더 빠를 거야.
그래서 나는 '학교 동아리'에 대해서만 설명해줄게.
보통 '학교 동아리'들은 신입생을 많이 유치하려고 해.
왜냐면, 중간에 빠지는 경우가 많거든.
특별히 밴드부나 피아노 관련 동아리는 지원자가 많기 때문에,
오디션과 면접을 보는 경우도 있어.
그렇지만, 거의 대부분의 동아리는 문이 열려있지.
일반적으로 운동 동아리들은 좀 빡센 편이지.
태권도부에 들어간 동기가 맨발로 캠퍼스를 뛰어다니는 걸 보고는 깜짝 놀랬으니까.
참고고 그 동기는 여자애야.
나는 문화계열 동아리였지.
자, 보통 동아리들이 그렇고,
어디 사람사는 곳이 다 비슷하지만,
들어가면 '동아리의 목적'에 맞게 하는 사람과,
'동아리의 사람'에 주목하는 사람이 있어.
만약 독서관련 동아리라면,
정말 책을 엄청 읽고 책에 대해 토론하고! 그런 걸 좋아하는 사람과,
동아리 안에 사람을 만나고 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
보통 두 종류지.
물론 이 두 종류는 잘 어울려서 같이 놀아.
그렇지만,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들어가는 경우,
예를 들어서 마술관련 동아리에 들어갔을 때는,
어느 쪽에 집중할 지를 잘 생각해야해.
제대로 선배를 붙잡고 마술을 알려달라고 해야할지,
아니면 그냥 사람들과 어울릴지.
자, 동아리의 장단점에 대해서 말해볼까?
장점은 특성화가 되어있다. 타과 사람을 만날 수 있다.
단점은 동아리 내의 성격에 따라 다르다.
내가 있던 동아리의 장단점은
'끊어내가 쉽다'였어.
내가 동아리 활동을 그만두려고
모임에 나가지 않았을 때,
나를 간절히 붙잡은 사람은 거의 없었어.
그냥 모임에 'xx는 왜 안 나와?'정도 말이 나왔을 뿐이지.
근데, 어떤 동아리는 한번만 안 나와도 곧바로 전화가 울리면서
'왜 안 나와!!!'라고 구박을 한다고 하지.
과활동도 그렇겠지만,
동아리는 동아리의 성격에 따라 달라.
그렇다고 독서 동아리는 평화롭다던가 그런 게 아니라,
동아리 안에 있는 주로 있는 사람들의 성격이 어떠한가,
이 동아리 자체의 성격이 어떠한가에 달려있지!
장점에 대해서는 특별히 설명이 필요없을 것 같으니까.
흠, 좋은 동아리 고르는 방법이 있냐고 물어본다면,
최소한 나는 그런 방법을 몰라.
사람이 적다고 나쁜 동아리이거나, 사람이 많다고 좋은 동아리는 아냐.
사람이 적었지만, 선후배끼리도 친구처럼 아끼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사람이 많아서, 무슨 일이 생기면 서로 떠밀면서 안하려고 하는 경우도 있었어.
또 사람이 적어서, 무슨 일을 할 때, 흥을 내기 어려운 경우도 있었지.
또한 처음에 분위기는 좋은 것 같았는데,
알고보니 히든보스 격인 병신같은 고학번 선배가 있어서
주기적으로 사람 기분이랑 동아리 기분을 꺾어놓는 희한한 경우도 있어.
사람이랑 비슷해.
겉이 멀쩡하다고 좋은 사람인 것도 아니고,
겉이 초라하다고 나쁜 사람인 것이 아닌 것 처럼.
가장 그나마 나았던 건,
거기에 있거나 '있었던' 사람에게 물어보는 게 좋아.
'있었던'사람을 어떻게 주변에서 찾냐고 하면
학교 관련 커뮤니티 쪽을 뒤지는 것도 방법이야.
만약 그 관련 동아리에 대해 알고 싶다고 주변에 말하면,
너는 이미 반가입상태에 놓이게 되어버리니까.
'있었던' 사람은 단점을 신랄하게 이야기해주거든.
이제 1학년 때 해야할 일에 대한 질문 중에 하나는
바로 '여름 방학'이야.
여름 방학 어떻게 보낼 것인가.
'1학년이 아니면 유럽을 못 간대요.'
"그거 뻥이야, 믿지마. 그러면 우리나라에서 유럽으로 출국하는 사람은 20대 초반밖에 없게?"
'계절 학기를 들을까해요. 근데 애들이 미쳤네요, 왜 값비싼 방학에 그런 짓을 하냐고'
"애들은 뭐길래 너한테 미쳤냐 마냐 소리를 해? 정신과 의사가 아닌 이상, 그런 말 할 자격 없어."
'알바나 하는 비루한 방학이예요'
"비루하다라는 건 누구의 기준이야? 너는 값비싼 사회적 경험을 쌓는 거라고."
'그냥 계획 없어요. 쉴래요.'
"단순히 고등학교만 따녀도 3년이나 너는 달렸어. 쉬어도 돼."
위에도 말했지만,
정답은 없어.
1학년 여름방학이 가장 값지다.
가장 쉽게 있을 수 있다.
그건 개인적이야.
나같은 경우에는 2학년 여름방학이나,
3학년 여름방학이나,
1학년 여름방학이 더 값질 이유를 찾지 못 했어.
2,3학년 때는 바빠지기때문에 1학년때 놀자!
그런 논리라면,
2,3학년 때 바빠지는 이유를 생각해봐.
만약 졸업 요건으로 영어 점수나 한자가 필요한 거라면,
그 이유를 1학년 때 처리해버리면,
2,3학년 때 바빠질 이유가 없잖아?
솔직히 4학년은 제외할게.
4학년은 '마음이 바쁜' 시기니까. 졸업이 가까워져 말야.
다시 말하지만,
정답은 없어.
참, 잊고 있었다.
위에서 '선택 받은 자'와 '노력하는 자'라는 말을 써놓고는
둘이 뭔지를 말하지 않았지?
고등학교 때는 다들 비슷비슷하니까,
잘 모르고 지나가지만,
대학 들어가면,
'주인공이 내가 아냐'
그런 생각이 들게 되는 상황이 많아.
물론 너는 충분히 이쁘고 착한 아이지만,
사람들은 더 이쁜 아이들에게 아무런 조건없이 잘해주지.
'선택 받은 자'는 그런 거야.
나는 둔해서 초반에는 잘 모르다가,
나중에는 알았어.
아, 예쁘니까.
쟤가 예쁘니까, 옆에서 말을 걸고 챙겨주는 거야.
단순히 자격지심이라기에는
점점 살면서 느낄 거야.
대학에 와서는 그런 거에 상처받기 쉬워.
괜찮아.
세상이 불공평하다는 것을 가지고
뭐라고 욕을 하거나, 울거나 해버려도 되지만,
그것때문에 값진 네 시간들을 보내지 마.
너는 충분히 밝은 인사성으로 그 아이들에게 주어지는 것들을
받아낼 수 있어.
그게 바로 '노력하는 자'가 되는 거지.
남자친구가 생긴다던가,
내가 좋아하는 선배가 그 아이를 좋아하거나,
그런 문제에 앞에서 '노력'은 나를 무시하는 것 같지만,
네 '노력'과 교환한 것들이 있어.
이 '노력'에 대한 건, 너의 선택이야.
나는 이 '노력'을 해본 적도 있고,
'노력'을 일부러 안하고 이기적으로 군 적도 있어.
확실히 '노력'을 했을 때, 나는 관심을 받았어.
선배가 나를 챙겨줬고, 나도 웃으면서 이야기를 편하게 할 수 있게 되었지.
그리고 '노력'을 하지 않았을 때, 나는 관심의 밖에 있었어.
그 누구도 내 이름을 몰랐고, 얼굴을 알아도 아는 척 해주지 않았지.
이 '노력'에 대해서는 보통
'아웃사이드 되는 거 안 좋은 건가요?'라는 질문과 같이 할 수 있어.
각 개인에게는 가치를 두는 정도가 달라.
이 '노력'에 대한 가치가, 관심과 사람에 대한 가치보다 높은 사람이 있는가하면,
현저히 낮은 사람도 있지.
네가 어떤 쪽인지를 잘 생각해.
내 어떤 말보다,
네 속에 있는 '너의 말'이 가장 중요하니까.
그 외에 자주 질문하지는 않지만,
내가 너에게 권해고 주고 싶은 건 있어.
시간을 아끼는 방법을 배워.
너무 추상적인 말일 수는 있지만,
크게는 '너의 졸업요건'을 잘 챙겨서 괜히 1,2학점 모자르거나 필수 과목을 못 들어서 한 학기 늦게 졸업하게 되는 그런 일을 없게 하는 것도 있지.
자잘하게는 통학시간이 길다면, 시간표를 몰아서 짜는 방법을 생각하고, 공부하고 싶은 외국어가 있다면 학교 어학원을 이용해서 돈과 이동 시간을 줄여보고, 이동하는 시간동안 책을 읽거나 하고, 쓸모없이 보내지 말고 해야 할 일들을 먼저 처리하는 습관을 들이고. 그 외에도 여러가지가 있겠지. 책을 통해서 아침 일찍 일어나서 30분을 더 벌거나, 단순히 공강에 수다를 떨지 않게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읽거나. 시간을 아끼는 방법이라는 건 그리 거창하지 않아.
그렇지만, 네가 '시간을 아끼는 방법'을 배운다면,
너는 대학생활 뿐 아니라, 이 후에도 많은 것을 할 수 있어.
내가 하는 시간을 아끼는 방법은,
내 졸업 요건을 미리미리 처리해서 졸업이 늦어지거나 하지 않게 하고, 책을 꼭 가지고 다니면서 지하철에서 이동하거나 멍하니 있는 짜투리 시간에 읽고, 시간표를 짤 때 동선과 시간을 고민하고, check list와 스케쥴러를 가지고 다니면서 그 날 해야할 일과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을 확인하기 정도지.
따지자면, 겨우 4개 밖에 안 돼.
거기에다가 졸업 요건이나 시간표는 학기 시작 전에만 잠깐 계산해주면 되는 일이야.
그런데 의외로 졸업 요건을 생각하지 않거나, 친구 따라서 시간표를 짜버리면, 너의 시간을 아끼기 어려워져. 시간을 아끼지 못하면, 네가 무언가를 할 기회가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사라지지.
그리고 매일 하는 일이라고는 책 가지고 다니기와 스케쥴러.
정말 간단하잖아. 책이 무거워서 읽지 못하겠거나, 버스로 다녀서 독서가 어렵다면, 학습용 MP3를 듣는 것도 좋아.
그리고 스케쥴러는 간단해. 가지고 다니다가, 일이 생기면 곧바로 적으면 끝나니까.
어떻게 보면 너무 간단하지만,
너무 쉽게 지나쳐버려.
사람들이 값지다고 말하는 너의 1학년 시간이 다 날라가버리는 것 같아.
내가 따로 해주고 싶었던 조언은 저 마지막 저거야.
쓸모없이 편지가 길어진 것 같아.
도움이 안 되는데, 괜한 말들을 가득 써버린 것 같고.
그렇다고 내가 1학년을 정말 값지게 보냈느냐고 하면은
그렇다고 답하기에도 어렵고.
그렇지만, 너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이만 글을 끝낼게.
좋은 일들을 네가 만들어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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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비밀 댓글에는 리리플이 써지지가 않네.. 질문으로 남기신 사람은 쪽지함을 확인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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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는 아니지만 졸업 이수학점 이런거 과사에 물어보거나 학교 과 홈페이지 같은데 찾아보면 나와요!!
하하하...........ㅠㅠ 작년에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그래도 이제 2학년이니 잘 해야지 고마워 ㅎ
휴... 이제 2학년이 되지만 너무나도 고마운 글 !! 언니 메일로 스크랩 해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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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해가요ㅠㅜㅜ
나이제2학년되는데 진짜좋은글같애ㅜㅜㅜㅜ개인카페로스크랩해갈게언니고마워ㅜㅜ
언니, 고마워. 이렇게 말해줘서. 내 메일로 스크랩할게.
언니 나 진짜 반수할껀데 ㅠㅠ 언니글보고 힘낼꼐!
스크랩해가요 언닝 ㅜㅜㅜ!!
메일로 스크랩해갈께! 고마워
너무 길어,ㅠㅠ 일단 스크랩해서 읽어야겠다,ㅠㅠ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1.01.12 19:39
언니 1학년인데 너무 고마워요 ㅠㅠ 내가 계속 맘에 걸리구 답답했던 것들을 진짜 학교 다정한 선배 언니가 나 보면서 이것저것 조언해주는 것만 같아ㅠㅠㅠ혼자서 생각해왔던 신입생 판타지랑 현실이랑 괴리감이 크구, 고딩때 멋모르구 지내다가 이렇게 대학오니깐 고딩때에 비해 현실이 와닿아서 막막하구 무서웠는데 딱히 어디다가 원래 다 이런거냐구 얘기할 곳두 없구 ㅠㅠ근데 오늘 막 언니 글을 읽으니깐 너무 힘이나요!!!!!!언니 말대루 내가 노력해야지. 노력도 안 하고 그간 징징댔던 것 같다! 열심히 살게용! 고마워요 진짜루! 그리구 개인 카페로 스크랩 해갈게요!
정독했으욤..스크랩이요!
언니스크랩해갈게요
언니 고맙당. 내가 직접 받은 편지같이 마음이 와닿아. 나 올해 재수해서 대학가는데 마침 또 반수도 고민중이었거든... 고마웡
스크랩할게 고마워
내가읽었던 대학생활관련글중에정말 처음부터끝까지공감하면서 읽었어 ㅠ 특히내가 반수하고 두번쨰 1학년을 보내는입장이라서 정말 너무 더 무섭고 그런데 언니글이 정말 많이 도움됬따 내일 개강인데 진짜 많이 걱정했는데 언니글 보면서 위로얻구가 언니고마워
와.. 언니 고마워 나 지금 반수하려는 여신데 .. 어쩜 내 심리를 콕 찝어주는지... 스크랩해가 언니 고마워
.....미래에서왔어여......................1학년다끝나가는데 이걸 본 나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하..
언니 고마워ㅠㅠㅠ
고마워!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