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새나라의 어른이다.
새벽 5 시 전후에 일어나 가까이 있는 두류공원을 한 바퀴 도는 것이
나의 루틴이요, 하루 운동의 전부이다.
맹렬히 울어대던 매미 소리가 찌릇찌릇 가을의 전령사인 귀뚜라미의 그것으로 바뀌더니
그들의 울음소리도 잦아들고 ,제법 싸한 아침 공기가 기분이 좋다.
어둠을 헤치고 사방에서 모여든 사람들의 발걸음이 활기차고 씩씩해 보인다.
미처 못다 치운 낙엽들이 바람에 날려 서걱거리는 소리도 정겹다.
하늘엔 이름도 모르는 뭇 별들이 반짝이고, 때마침 지나가는 비행기를 보니
어디론가 훌쩍 떠나가고픈 생각도 든다.
이 곳으로 이사온지 40 년 , 대구의 강남인 수성구에는 언감생심 옮길 생각이 없었다.
봄이면 기화요초들이 연이어 눈을 즐겁게 해주는, 나의 훌륭한 산책길인
두류공원을 떠나지 못하는 것은 귀중한 소확행을 잃어버릴까 하는두려움 때문일 것이다.
또한 클래식을 비롯하여 아름다운 음악을 들려주는 두류공원을 더욱더 아끼고 사랑해야지.
첫댓글 카페에 들어온지 오래되어 이제야 읽었네.
인생이란 결국 일상의 누적이니 일상의 소소햔 해복이 가장 소중한 게 맞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