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무원에게 가장 중요한 스펙은..?
'하늘의 꽃'이라 불리는 항공사 승무원은 많은 여성들이 선망하는 직업이다. 높은 인기 탓에 승무원이 되는 것은 말 그대로 하늘의 별 따기이다. 채용 경쟁률은 1~200 대 1을 넘나든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승무원 지망생들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향하는 곳은 사설 학원이다. 그런데 사설 학원들이 지망생들의 불안감을 등에 업고 채용 시장을 교란하기 시작했다.
중동계 항공사인 카타르 항공은 승무원 채용 시 지원자들에게 전신 사진을 요구한다. 세부 요구 조건은 까다롭다. 반드시 반팔 의상에 무플 길이 치마를 입고 찍어야 한다. 앞머리는 옆으로 내리고 팔을 아래로 늘어뜨린 차렷 자세도 필수다. 엄격한 규정 탓에 카타르 항공사의 전신 사진을 전문적으로 촬영해주는 업체도 생겼다. 가격은 최소 10만원에서 80만원에 이른다.
뿐만 아니라, 중국 동방항공은 민낯 면접을 실시하고 있다. 회사 측은 '승무원에게 적합한 혈색을 평가하기 위해서'라고 이유를 말했다. 이처럼 중동아시아 지역 항공사에서는 승무원 채용 시 외모를 중요한 조건으로 삼는 경우가 많다. 이들 항공사에 지원할 경우 실무능력 평가에 대한 준비보다는 외모 가꾸기에 더 많은 시간을 쏟을 수 밖에 없다.
국내에서 채용이 진행되는 경우도 비슷하다. 국내 항공사 면접에서는 단정한 쪽머리와 유관순 복장 등이 지원자들 사이에선 암묵적인 필수 조건이다.
올해 국내 대형항공사에 지원한 강씨는 "각 항공사가 선호하는 메이크업 방식, 손톱 생상도 있다고 들었다. 나보다 면접 실력이 뛰어난 지원자보다 외모가 출중한 지원자가 더 신경 쓰이는 것이 사실이다. 승무원에 지원하려면 고학점, 높은 토익점수, 각종 대외활동보다 미인 대회 출신자가 훨씬 유리하다고 들었다. 면접 시작 약 10초만에 첫인상으로 당락이 결정된다고 한다. 지원 당시 면접관이 선호 하는 외모가 가장 중요한 스펙이라는 우스겟 소리도 떠돈다"고 말했다.
채용에서 외모를 중시하는 관행이 지속되면서 일부 항공사의 경우 서류 전형에서 사진이나 동영상 등 외모 조건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만을 요구하는 경우도 생겼다. 제주항공은 올해 하반기 승무원 채용에서 블라인드 채용 방식인 '재주캐스팅'을 실시했다. 재주캐스팅 지원자들은 일반적인 지원 서류 대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스타그램으로 50~60초 분량의 동영상을 찍어 보내야 한다.
제주항공은 "스펙 등을 고려하는 서류 전형이 포함된 일반 전형에서 통과하기 어려운 지원자들을 배려한 제도"라며 "지원자들의 끼와 개성을 보기 위한 제도이지 외모를 평가하는 전형은 아니다"고 주장했지만, 지원자들의 생각은 다르다. 1분 가량의 영상에서 표현할 수 있는 장기는 한정된 만큼 결국 외모 평가가 주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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