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중대전 경기를 보려고 평소 보다 두 시간 일찍 출근해서 부랴부랴 일을 마치고 4시 조금 못 되어서 인천으로 출발을 했습니다. 아....인천 생각 보다 멀더군요. 용산까지 국철로 이동, 용산에서 주안 급행으로 갈아타고 주안에서 도원으로....아무튼 경기 시각 맞추어 도착했는데 이미 경기는 시작했더군요. 고대가 1쿼터 페이스가 좋아서 18-9 더블 스코어를 기록할 정도로 출발이 좋았습니다.
문제는 김동민군의 파울인데 5분 지나자 파울수가 세 개더군요. 참 어이가 없어서....물론 동민군이 아직 경험이 부족하고 풋워크가 좋지 못한 점은 있어도 신체 접촉에는 무조건 파울을 불어대는데 이건 아니다 싶더군요. (물론 팔은 안으로 굽습니다.)
문제는 재영군도 대회 초반에 있었던 허리 부상인지 손목 부상인지 굉장히 컨디션이 좋지 않아 보였고 결과적으로 오늘 열심히 포스트 플레이를 펼쳤지만 5반칙 아웃 당했습니다.
아무튼 고대는 초반 배경한이 어제 경기에 이어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고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로 중대를 압박했지만 중대 역시 강한 디펜스를 바탕으로 금방 점수차이를 좁히면서 결국 역전에 성공했지만 24-21로 고대가 앞선 상태엥서 1쿼터를 마치게 됩니다.
2쿼터에는 중대가 계속 리드를 하면 고대가 점수 차이를 좁히면서 추격을 하는 양상이었습니다. 전반 휴식 이후 3쿼터에 들어가면서 고대에게 운이 조금 따랐습니다. 신제록과 임휘종의 쓰리쿠션 삼점이 연속으로 들어가면서 점수 차이를 벌리게 되었습니다. 문제는 10점 차이 이상으로 도망갈 수 있는 상황에서 나온 어이없는 턴오버였는데 이게 모두 세트오펜스 상태에서 휘종군에게서 나왔습니다. 물론 오늘 휘종군이 중요한 순간 득점도 하고 열심히는 했는데 중대의 존 디펜스 상황에서 세트 오펜스를 펼치는 모습은 아직은 부족해 보이더군요.
결국 도망가야 할 때에 도망가지 못하면서 3쿼터 역전을 허용하고 맙니다.
드디어 문제의 4쿼터.....초반 고대가 추격을 하지 못하면서 점수 차이가 7점 이상 벌어지고 설상가상 재영군이 오펜스 파울을 범하면서 파울 아웃이 됩니다. 오늘 두 심판 중에서 키 큰 양반이 고대에게 불리한 콜이 많았는데 재영군이 하이 포스트에서 오른쪽으로 드리블 하면서 왼쪽으로 스핀 무브로 방향을 전환하는 순간 수비하던 박상오가 넘어졌고 오펜스 파울이 선언되었습니다. 팔꿈치를 든 것도 아니고 정지된 상태가 아닌 연속 동작에서 오펜스 파울이 선언될 수 있는지 모르겠더군요.
아무튼 이 때부터 고대의 초강수...독수리 5형제-5가드 시스템이 시작되었습니다. 의한-경한-휘종-원석-제록. 중대는 성진-병국-병현-상오-정원. 원석군과 제록군은 자신 보다 10센티 정도 큰 센터들을 상대로 죽어라고 수비했고 앞선들도 적절하게 더블팀에 들어가면서 헬프디펜스를 펼쳤지만 상대적으로 이 때에 발생한 오픈 찬스에서 중대 앞선들이 정확하게 슛을 성공시키더군요. 오늘 강병현-정병국의 다득점은 4쿼터에 많이 나온 오픈 찬스에서 발생한 것이 많습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죠.
그러나, 이대로 물러설 고대가 아니죠. 독수리 5형제 (쓰고 보니 연대 상징이 독수리인데 뭐 그냥 의미로만 받아 들여 주세요. ^^) - 5가드 시스템-가 4쿼터 5~6분 여를 남겨두고 전면강압 수비에 돌입합니다. 9점까지 벌어진 점수가 5점 차이로 좁혀지고 84-79에서 의한군이 질풍같은 속도로 돌파 레이업을 시도하지만 이게 그만 앞쪽 림을 맞고 튕겨 나오고 연이어진 중대의 아웃 넘버 상황에서 강병현에게 통한의 오픈 3점을 허용합니다. 이 때가 87-79 상횡이었고 1분 남짓 남은 상황이었죠. '이제 졌구나'하는 순간 신제록이 3점을 성공시키고 원석군이 자유투 그리고 제록군의 기가막힌 스틸 등이 이어지면서 27초를 남기고 점수는 89-86이 됩니다. 고대의 마지막 공격인 셈이죠. 문제는 이 공격에서 제록군이 너무 급하게 14초 정도를 남기고 3점을 시도했는데 그게 실패를 하게 됩니다. 이후 고대는 다시 제록군이 3점을 성공했지만 파울 작전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결국 아쉬운 석패를 하게 됩니다.
정말 아쉬운 것은 마지막에 고대가 좀 더 냉정하게 경기를 풀어갔어야 하는데 의한군이 어렵지 않은 레이업을 실패하고 제록군이 조금 욕심을 부린 것이죠.
오늘 동민군에 대한 심판콜은 물론 불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아쉬움이 있었고 결정적으로 재영군에 대한 마지막 오펜스 파울 (도대체 독수리 5형제가 그렇게 보고 싶은 건가?) 4쿼터 막판 중대 박상오인가, 한정원인가가 완전하게 고대의 더블팀에 걸린 상태에서 고대 선수를 밀쳤는데 그냥 넘어가더군요. 뭐, 심판콜 때문에 졌다고 하면 속이 좁은 것이고 이 다음에 태수-영환군 돌아와서 농대 때에 크게 박살냈으면 합니다.
간단하게 선수들의 모습에 대해서 평하면 경한군은 완전히 살아난 느낌입니다. 67% (6/9)의 삼점 성공률에 무엇 보다 포물선이 안정되어 있고 슛 선택이 좋아진 것 같습니다. 이전과 다르게 원스텝으로 상대방의 중심을 흐트린 후에 올라가는 3점 슛이 인상적이었고요. 남은 농대에서도 지금의 좋은 감을 잊지 말기를 바랍니다.
원석군은 팀의 주장으로서 무난히 팀을 잘 이끌었습니다. 오늘 공격면에서는 조금 떨어졌지만 박상오를 수비하느라 고생도 많았죠. 3점슛도 좋지만 미들라인에서 부지런히 움직이면서 확률 높은 2점을 노리는 것 (추승균 처럼)도 좋을 것 같군요.
재영군....부상 같은데 그래도 꿎꿎하게 잘 하더군요. 비록 파리채 블록과 덩크는 보여주지 못했지만 화려한 스핀무브도 보여주고 무엇 보다 외곽에서 정지된 상태에서 1 On 1을 지양하고 공을 받고 바로 속임 동작과 함께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돌파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문제는 그렇게 상대 수비를 제낀 후에 미들라인 점프슛을 시도할 것인지 아니면 골밑 돌파를 할 것인지 아니면 킥 아웃을 해서 동료에게 찬스를 만들어 줄 것인지에 대해서 미리 판단을 했으면 합니다. 그리고 상대 파울을 적절하게 얻어내는 공격에 대해서 고민했으면 하네요. 골밑 돌파 후에 정지 후에 파울을 유도하거나 돌파 과정에서 파울을 유도하면 쉽게 상대방 포스트를 무력화시킬 수 있을 것 같네요.
의한군은 오늘 움직임이 많아서인지 사실 4쿼터에 약간 체력이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래도 4쿼터 독수리 5형제의 불같은 전면 강압 프레스에서 보여준 수비력은 잊지 못할 것 같군요. 가끔 코스트 투 코스트를 보여주는데 빠르게 바로 올라가는 것도 좋지만 스핀 무브나 돌파후 정지 동작으로 이어지면서 슛을 시도하면 어떨까 싶군요.
휘종군....오늘 3쿼터 좋은 시점에서 어이없는 턴오버를 범했지만 성장 과정에서의 좋은 교훈으로 받아들였으면 합니다. 세트 오펜스시에 1번이던 2번이던 부지런히 컷인을 시도해야 하는데 정체된 상태에서 반박자 느린 죽은 패스를 해서야 공격이 원할하게 돌아갈 수가 없죠. 물론 우리팀 5번이 부재한 상태에서 포스트에 볼을 투입하는 것이 어려울 수도 있었겠지만요. 애정어린 충고로 받아들였으면 합니다.
제록군...후반 막판 불같은 투혼을 보여주었죠. 선굵은 드라이브인과 높은 체공 시간으로 상대 진영 포스트도 유린하고. 누군가 제록군이 볼 소유욕이 많고 혼자서 한다고 하는데 사실 예전 보다 그런 모습은 훨씬 줄었습니다. ^^
오히려 제가 본 지난 몇 경기에서 상대방 포스트를 유린하는 공격은 재영군과 제록군 두 사람에 의해서 이루어졌죠. 올해 2번에서 5번까지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느라 고생이 많았군요. ^^
동민군도 열심히 하는 모습 보기 좋더군요. 특히, 열심히 스크린 플레이 하고 2:2 픽앤롤하고 의한군이나 다른 동료의 돌파 후에 받아 먹는 슛은 잘했습니다. 벤치에 있으면서 씩씩거리면서 화를 삭이지 말고 상대방 센터들의 움직임을 유심히 살펴 보기 바랍니다. 박상오는 로우포스트에서 가로지르면서 돌파하기를 좋아하고 함지훈은 포스트업에 이은 터닝슛을 좋아하고....어떤 상황에서 어떤 움직임을 상대방이 보이는지에 대해서 연구를 해야 합니다. 의욕도 좋지만 좀 더 영악하게 농구를 했으면 합니다.
영현군과 우섭군도 4쿼터에 잠깐씩 기용이 되었는데 별 활약을 보여주지는 못했습니다. 의한군이 3쿼터인가 4파울로 트러블에 걸렸을 때에 우섭군을 기용하면서 의한군 체력을 보완했으면 했는데 아쉽더군요. 영현군은 확실히 아직 경기감각이 떨어지는 것 같고요. 그러나, 연습시에 보니까 슛팅시에 손목 채는 모습은 정말 부드럽더군요. 공이 엄청나게 회전을 먹으면서 날아가는데 골망소리가 찰싹찰싹 들릴 정도 (?)였으니까요.
아무튼 개인적으로는 조금 무리해서 평일 인천 관람을 갔지만 후회는 없습니다. 아주 재미있게 봤으니까요. 내일 결승전은 객관적으로는 중대가 앞서지 않을까 싶지만 워낙 중대가 연대를 만나면 허둥대서 결과는 지켜봐야할 것 같습니다.
오늘 광신상고 선수들이 관람한 것은 사실입니다. 유성호도 있더군요. 평소에는 안경을 쓰는 것을 처음 알았습니다. 두서없는 긴 글 읽으시느라 고생많았습니다. 수고하신 노코치와 선수들에게도 격려의 말을 전합니다.
첫댓글 잘 읽었습니다. 경한, 원석이의 감이 올라오고 있을때 대회가 좀 더 진행되었으면하는 아쉬움이 남지만 여러모로 팀에 이득이 많았던 대회였던 것 같습니다. 이번 대회를 거울삼아 농대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이길 바랍니다.
아쉽지만 노기석코치와 선수들 선전하셨습니다. 농대에서 좋은 결과 있기를 비랍니다.
속된말로 차포떼고 임한 경기라고 하나요? 사실 4강까지는 힘들겠다고 생각한 제 자신을 부끄럽게 한 선전이었습니다. 태수군과 영환군이 복귀해서 농대에서는 꼭 우승하길 바랍니다. 그리고 언제나 좋은 리뷰해주시는 호랭이님께 감사드립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한 선수들에게 찬사를 보냅니다. 경한군의 감각이 돌아와서 정말 다행입니다. 농대 기대됩니다.
어제 경한군을 보니 표정이 밝고 자신감이 넘치더군요. 수비시에도 슛블록도 하고 말이죠. ^^ 농대때까지 컨디션 조절을 잘 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