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중루의 서해랑길 기행, 고창 41코스(구시포 해변 ~ 고창갯벌센터) 걷기
서쪽(西)의 바다(海)와 함께(랑) 걷는 길이란 뜻을 가진 서해랑길은 해남 땅끝에서 강화도까지 109구간, 18,000km에 이른다.
이 중 40 개 코스가 전라남도에 위치한다. 지난해 4월 25일, 해남 땅끝마을을 찾아 서해랑길에 오른 지 28개월 만에 전남 구
간 40개 코스 걷기를 마쳤다. 그리고 지난 주말, 드디어 전라북도 구간인 고창 41코스를 찾았다. 고창군 상하면 자룡리의 구
시포해변에서 시작해 심원면 두어리 람사르 고창갯벌센터에 이르는 41코스는 특별한 볼거리는 많다. 해변 앞 조그만 섬과
방축길을 연결해 해안에서 멀리 떨어져 바다에 나가 앉은 구시포항부터가 남달랐다. 이어서 명사십리 긴긴 해변 어디서나
바라보이는 위도(蝟島)를 벗 삼고, 해송림 울울한 캠핑장과 해수욕장을 거닐며 낭만을 찾아 걷다보니, 곰소만 남쪽 입구에
위치한 동호항의 아름다운 해경(海景)이 기다렸다. 부안 내변산과의 사이 바다가 내륙으로 길게 파고드는 곰소만 겨울 풍경
은 더없이 아름다운데, 만(灣) 남쪽 해변을 따라 펼쳐지는 드넓은 고창 갯벌을 살펴보는 건 또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 거기에
더해 찾아온 겨울 철새들을 관찰하는 건 덤이었다.
비스듬히 내리는 겨울 햇살 맑은 한낮, 구시포 해변은 영하의 날씨와 초속 5m의 바람이 차고도 쌀쌀한데, 파란 하늘과 짙푸
른 바다에 눈까지 시렸다. 그러나 속살대는 파도 소리가 있어 귀는 즐거웠다. 보름 전, 흐린 날 해거름에 찾았던 당시와는 전
혀 다른 느낌, 쌀쌀하지만 맑고 환한 모습으로 맞아주는 전라북도 구간 서해랑길 첫인상은 밝아서 좋았다. 바다 가운데 있
는 구시포항을 찾았다. 세 개의 큰 와인 잔(wine cup)이 보물처럼 숨어 있다는 항은 멀리서 보기와는 달리 규모가 제법 컸다.
희고 붉은 등대에서 림(Rim.입술 닫는 부분)과 보울(Bowl. 잔의 둥근 부분)이 선명한 두 개의 와인 컵은 쉽게 찾아볼 수 있었
다. 하늘에서 봐야 알 수 있다던 나머지 한 개는 지도를 펼쳐보면 구시포항 모양이 바로 와인 잔 모양임을 알 수가 있다.복분
자주로 유명한 고창답게 항구의 등대까지 와인 잔 모양으로 만든 그 발상이 신선해 좋았다. 장호리, 사반리, 광승리, 용호리
를 잇는 상하면 서부 해안길은 이름난 명사십리길이다. 간간이 해송림 울울한 해변 길을 멀리 위도를 벗삼이 걷는 즐거움 쏠
쏠했지만 너무 길고 멀어서 지루한 느낌 들었다.
동호항을 찾았다. 내륙으로 길거 파고드는 곰소만의 남쪽 입구다, 만 건너편엔 부안군 내변산이 마주하고, 고창의 명산 선운
산의 연봉 줄기들은 또 동쪽에서 눈길을 가져갔다. 산과 바다 그리고 아름다운 고전리 백사장이 어우러지는 풍경은 이곳만
의 별스러움을 유감없이 보여줘 즐거웠다. 해리천을 건너 심원면으로 돌아가 만돌리 바람공원을 찾았다. 유명한 고창 갯벌
이 시작되는 곳이다. 곰소만에 위치한 고창갯벌은 펄갯벌, 모래갯벌, 혼합갯벌, 염습지, 암반기질 등을 모두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유일한 갯벌이라 전한다. 저서생물, 염생식물, 물새들에 이르는 다양한 해양보호생물들에게 뛰어난 서식지를 제공하는
환경이다. 이러한 가치를 인정받아 오늘날 고창갯벌은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세계자연유산, 세계지질공원으로 차례로
등재되었다. 이전까지의 풍경은 가벼운 마음으로만 봐도 다 눈에 담을 수 있지만, 이제부터는 관찰력을 집중해 살펴봐야 할
구간이다. 마음부터 다잡이 보았다.
고창갯벌은 곰소만 남쪽해안을 따라 넓고 길게 이어졌다. 그리고 그 갯벌은 시각적으로 별스러웠다. 위에서도 언급했듯 모
래갯벌, 펄갯벌, 혼합갯벌들이 남달랐고, 곳곳에 원형과 긴 일자형의 모래톱들이 특별히 돋보였다. 이것들은 일반적인 모래
톱과 달리 바람과 조류에 따라 모양이 변하며 움직인다고 하고, 학술용어로는 쉐니어(chenier)라 했다. 고창갯벌 지질공원을
찾아 새로운 용어 하나 또 배웠다. 곰소만 겨울 풍경은 고창갯벌 말고도 특별한 것이 또 있었다. 겨울 철새들이었다. 기러기
와 오리류 말고도 겨울 진객 두루미들이었다. 학은 물론 흑두루미 들도 떼로 몰려와 군집을 이루고 눈길을 끌었다. 이어지는
갯벌을 따라 두어리 갯벌식물원을 찾았다. 고창갯벌생태지구와 갯벌식물원이 넓게 펼쳐졌다. 파스텔톤 빛바랜 염생식물들
이 벌써 겨울잠에 든 느낌이었다. 람사르 갯벌센터 옥상에 올라 보는 해거름 곰소만 풍경도 승경이었다. 41구간 오십 리 길
피로가 한순간에 풀렸다.
촬영, 2023, 11, 25.
▼ 고창군 상하면 자룡리, 구시포해변
▼구시포해수욕장
▼ 신안 41코스 들머리 안내도(구시포해변-동호해수욕장-만돌어촌마을-람사르습지공원)
▼구시포 해변에서 본 구시포 항
▼ 구시포항 - 1
▼ 구시포항과 등대 / 와인잔 모양의 두 등대
▼ 구시포항 해상 펜션
▼구시포항 방축과 용정리 풍력발전 실증센터
▼해리면 장호리, 장호어촌체험장 - 1
▼ 해리면 장호리, 장호어촌체험장 - 2
▼ 해리면 장호리, 장호어촌체험장 - 3
▼ 해리면 장호리, 명사십리로
▼명사십리로, 사반리 구간 - 1
▼ 명사십리로, 사반리 구간 - 2
▼ 명사십리로, 광승리 구간 - 1
▼ 명사십리로, 광승리 구간 - 2 / 작은 선착장
▼광승리, 전북 수산기술연구소
▼해리면 동호리 들녘
▼해리면 동호리 해변 캠핑장 - 1
▼ 해리면 동호리 해변 캠핑장 - 2
▼고창 해리면 용호리, 용호해수욕장 - 1
▼ 창 해리면 동호리, 동호해수욕장 - 2
▼ 해리면 동호리, 동호해수욕장 - 3 / 필자
▼고창 해리면 동호항
▼동호항과 동호리 일원 안내지도
▼용호리 방조제 - 1
▼ 용호리 방조제 갈대 - 2
▼고창 심원면 고전리해변
▼심원면 경계의 동호교차로
▼고창군 심원면 고전리, 해리천
▼ 심원면 고전리 삼양염전
▼고전리 삼양염전 앞 길
▼고전리, 고창컨트리클럽
▼바람공원 가는 길 들머리
▼ 만돌리 바람공원
▼해리면 만돌리, 갯벌생태지구
▼만돌리 갯벌탐방로에서 본 동호항
▼ 만돌리 갯벌탐방로에서 본 위도
▼고창 갯벌과 선운산을 아우르는 '전북서해안권 국가지질공원' 입구
▼만돌리 일원, 생물권체험학습벨트 조성사업 부지
▼ 만돌리 해변
▼만돌리 바람공원, 고창갯벌 전망대
▼전망테크에서 본 고창갯벌 - 1
▼ 전망테크에서 본 고창갯벌 - 2
▼ 전망테크에서 본 고창갯벌 - 3
▼바람공원 전망대와 계명산
▼계명산 계명정
▼계명산에서 본 곰소만
▼곰소만과 고창갯벌 - 1
▼고창갯벌 움직이는 모래퇴적층 쉐니어(chenier) - 1
▼ 고창갯벌 움직이는 모래퇴적층 쉐니어(chenier) - 2
▼곰소만 철새 - 1
▼곰소만 철새 - 2
▼곰소만
▼ 심원면 두어리 해변 습지- 1
▼ 심원면 두어리 해변 습지와 탐조대
▼두어리, 고창갯벌식물원 - 1
▼ 두어리, 고창갯벌식물원 - 2
▼ 두어리, 고창갯벌식물원 - 3
▼ 두어리, 고창갯벌식물원 - 4
▼람사르고창갯벌센터
▼갯벌센터 옥상에서 본 갯벌식물원과 내변산
▼ 람사르 고창갯벌센터 공원 41코스 날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