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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께서는 나를 안방으로 들어오라고 하고서 나의 주소와 이름과 가족상황에 대하여 묻기에 나는 어머니가 피난 중에 총에 맞아 돌아가셨고 나도 팔에 총에맞았다고 이야기 해 드렸고 지금 무극 삼촌집으로 가는 길이라고 말씀 드렸습니다. 그러자 할아버지는 더 이상 묻지 않으십니다. 할머니가 밥상을 들고 들어오시는데 식구가 할머니와 할아버지 뿐입니다 그리고 나까지 겸상을 하게 되었는데, 1950년대만 하더라도 양반과 겸상은 어려운 것입니다. 만저 양반나으리가 식사를 마쳐야 다른 사람들이 먹습니다. 그런데 겸상이라니 나는 너무 어려워 무릎을 꿇고 나도 어머니가 양반이기에 어머니로부터 배운 예의를 지키느라고 "잘 먹겠습니다" 라고 말 하고 먹기 시작했는데 쌀밥이 꿀맛입니다. 밥을 다 먹은 후에도 "잘 먹었습니다. 고맙습니다" 라고 인사를 드렸습니다. 그런데 왜 가족이 없는가? 혹시 6.25 때 인민군들에게 끌려가거나 죽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아까 동내 사람들이 너무 간첩에 민감해 있는 모습을 봤기 때문입니다. 아마 인민군들이 이동네에서 만행을 저지른 것 같지만 차마 물어볼 수가 없었습니다. 할머니가 할아버지 옆에 내가 잘 요를 깔아주고 이불을 펴 주시는데 요와 이불이 한번도 사용하지 않은 것 같이 너무나 깨끗한 비단이불이었기 때문입니다. 나는 옷이 거지같고 몸도 씻지 못해 더러운데 내가 어떻게 이런 비단 침구에서 잠을 잘 수 있는가? 내가 망서리자 할아버지가 "괜찮다, 들어가 자거라" 고 하십니다. 그래도 나는 들어가 눕지 못하고 쩔쩔매는데 "괜찮다니까? 어서 들어가 자거라" 고 하십니다. 나는 거역할 수가 없어서 조심스럽게 그냥 들어가 눈을 감습니다. 나는 너무 피로하여 그대로 잠이 듭니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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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역시 나이 드신 분은 세상 살어 봐서 다릅니다
어서오세요 저하늘에별님
아유 그때 제 나이는 불과 15살이었어요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