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모 마리아께서 온 세상의 여왕이라는 믿음은 4세기 교부인 ‘그레고리오 나지안즈’로 하여금 시작되었는데, 같은 시기에 살았던 ‘성 에프라임’은 자신의 글에서 “황후이신 동정이자 여주인이며, 여왕이시자, 최고의 여인이시여! 저를 당신 보호 아래 두시고, 사탄으로부터 보호하시고, 원수가 나를 무너뜨릴수 없도록 당신 권위로 나를 일으켜주소서!”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 성인들이 살았을 당시, 에페소 공의회(서기 431년)에서 “하느님의 어머니” 교리가 반포된 후에, 여왕이라는 호칭이 사용되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현재는 성모승천대축일을 지내고 일주일 후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모후(여왕)이신 성모님을 기념하는데, 이 역사는, 성모 마리아께 ‘여왕’의 영예가 주어져야 한다는 요청이 크게 일었던 20세기 초를 기준으로 1925년에는 연중 시기의 마지막 주일이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왕 대축일’로 정해지면서 이러한 요청은 더욱 늘어나게 되었고, 이에 따라 1954년 ‘비오 12세’ 교황은 마리아께서 여왕이심을 선언하고 해마다 5월 31일에 그 축일을 지내도록 했던 것입니다.
그 뒤 로마 전례력의 개정에 따라, 성모 마리아를 천상 영광에 연결시키기 위하여 성모 승천 대축일 뒤로 옮기게 되는데, 5월 31일이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3월 25일)과 성 요한 세례자 탄생 대축일(6월 24일) 사이에 있기 때문에 5월 31일은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방문 축일”‘로 지내고, 원래 5월 31일에 있던 모후 축일을 8월 22일로 옮겨 지내게 되었습니다. 아울러 축일 이름도 ‘복되신 동정 마리아 모후 기념일’로 정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이러한 역사와 전통에 따라 지금도 묵주기도를 드릴 때 모후의 관을 쓰심을 기억하고 기도하며, 성모의 날에 마리아께 화관을 씌워드리게 된 것입니다.
교회가 성모님을 여왕으로 모시는 것은 그리스도 왕을 낳으신 분께서 여왕이 되시는 것이 마땅하다고 여겼기 때문으로 이날 교회는 성모 승천의 영광을 거듭 확인하며 복되신 동정 마리아께서 우리를 위한 구원의 도구가 되신 것을 기리는 것입니다. 성모님께서는 우리와 달리 하느님과 관계를 먼저 생각하셨고, 하느님의 뜻에 당신의 마음을 맞추심으로써 “당신 뜻대로 이루어지소서!”라고 하시며, 자신의 뜻을 내려놓으셨기에 “여왕”으로써의 품위를 드러내셨던 것입니다. 성모님께서는 하느님의 영광을 먼저 생각하시고 스스로 여왕이 되려고 하기 보다는 여종을 택하셨기에, 오히려 ‘모후(여왕)’라는 칭호가 더욱 합당한 것입니다.
다음은 성모 마리아 모후와 관련된 교회헌장 내용들입니다.
【교회헌장 53조】
◆ 마리아는 천사의 아룀을 듣고 이를 승낙하여 하느님의 말씀(성자)을 몸과 마음에 받아들여 생명의 생명을 세상에 낳아 주었으므로 구세주의 어머니로 인정받는다.
◆ 아드님의 공로로 말미암아 뛰어나게 구원되고 아드님과 불가분의 관계로 긴밀히 결합된 마리아는 구원을 필요로 하는 모든 사람들과 더불어 아담 혈통에 결합되어 계실 뿐 아니라 “참으로 그리스도의 지체들의 어머니이다. … 왜냐하면 마리아는 신도들이 교회의 머리이신 그리스도의 지체들로서 태어나도록 협력하셨기 때문이다”(성 아우구스티노). 따라서 교회는 성신의 가르치심을 받아 마리아를 어머니로 받든다.
【교회헌장 56조】
◆ 인류의 구원을 이루고자 하시는 성부께서는 여인 에바가 죽음에 이바지한 것처럼, 여인 마리아가 생명에 이바지하도록 예정된 어머니의 승낙이 강생에 선행하기를 원하셨다.
◆ 마리아는 “승낙함으로써 자신과 인류 전체를 위한 구원의 원인이 되었으며, 에바의 불순명이 묶어 놓은 매듭을 마리아의 순명이 풀어 주었기에”(성 이레네오) 에바와 비교하여 마리아를 ‘산 사람들의 어머니’(성 에피파니오)라고 부른다.
【교회헌장 59조】
◆ 티없이 깨끗한 동정녀 마리아는 원죄에 물들지 않았으며(비오 9세 칙서), 지상생활을 마친 후에 영혼과 육신이 천상 영광에로 부르심을 받아(비오 12세 헌장), 주님으로부터 천상 천하의 모후로 추대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