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28주일(10월 10일) / 신호철 토마스신부
레지오 마리애 100년(4)
한국 레지오 마리애
한국 레지오 마리애는 1953년 5월31일 광주교구 목포 산정동성당에서 처음 시작되었습니다. 이는 당시 광주교구가 아일랜드에서 설립된 성 골롬반 외방 선교회의 사목 관할에 있었고, 그 선교회 소속 선교사들이 이미 아일랜드에서 성장하고 있던 레지오 마리애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한국전쟁 당시 추방되거나 피신했던 선교사들이 본국에서 널리 확산되고 있던 레지오 마리애를 경험했고, 전쟁이 끝난 후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자기들의 사목지에 레지오 마리애라는 새로운 평신도 사도직 단체를 수입한 것입니다.
이후 4~5년 동안 레지오 마리애는 한국 교회 모든 교구와 본당으로 빠르게 퍼져나갔고, 1958년 7월13일에는 광주교구에 국가평의회인 ‘중재자이신 마리아’ 세나뚜스가 설립되었습니다. 현재는 서울, 대구, 광주의 3개 대교구에는 세나뚜스가, 다른 교구들에는 각각 교구 평의회인 레지아가 조직되어 있습니다.
한국 레지오 마리애는 평신도 사도직 운동 단체로 지난 1980~90년대 한국 천주교회의 비약적 성장에 지대한 공헌을 했습니다. 특히 오랫동안 우리나라 본당 사목에서 가장 중요한 비중을 차지했었고, 심지어 본당 운영의 틀을 좌우하기도 했을 정도로 왕성하게 성장하고 발전했습니다. 한때 ‘본당에서 활동하는 신자는 모두 레지오 마리애 단원’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아일랜드에서 생긴 레지오 마리애가 지구 반대편인 한국에서 가장 큰 나무로 자라 꽃을 피웠습니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 지금은 그 활동력이 예전 같지는 않은 분위기입니다. 왜 그런지는 많은 성찰과 자기반성이 필요하고, 레지오 마리애 차원에서의 새로운 적응과 변화가 요구되는 시점이라 여겨집니다. 레지오 마리애 설립 100주년이 우리 자신을 냉철히 돌아보면서 초심으로 돌아가, 성모님의 마음으로 교회와 세상의 복음화를 위해 새롭게 도약하는 계기가 되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