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수 1호골 쏘자 김지유 CF 대박 김희선 때문에 유명해진 에릭. 박시연 알리는데 큰 역할 전통적으로 연예인들이 가장 끔찍하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가 애인 공개다. 이른바 만인의 연인이어야 할 연예인이 특정인의 연인이라 는 사실을 털어놓는 것은 다 된 밥에 재를 뿌리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믿음이 지속돼왔다. 특히 여성 팬들의 인기로 먹고 산다고 할 수 있는 남자 솔로 가수들 중에 유독 노총각이 많다는 것은 이런 속설이 얼마나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하지만 애인 덕분에 인기가 급상승하는 연예인들도 적지 않다. 가장 좋은 예가 최근 ‘이천수의 연인’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김지유. 미스코리아 진 출신이지만 연예인으로서는 기억에 남을 만한 활동을 한 적이 없는 그는 이천수가 이번 2006 독일 월드컵에서 한국의 1 호 골을 기록하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이천수를 응원하기 위해 대회 도중 독일로 날아가는 등 애정을 만천하에 과시한 그는 마침 공개된 모바일 화보가 큰 인기를 누린 데 이어 각종 기업으로부터 CF 제의가 줄을 잇고 있다는 후문. 김지유로서는 연예계 데뷔 이후 가장 큰 인기를 ‘남친 덕’으로 누리고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이전에는 비슷한 경우가 없었을까? 김지유 이전에도 애인 잘 둬서 갑작스레 지명도나 인기가 급상승한 경우는 결코 적지 않 다. 다만 그 관심을 자신의 인기로 만들어내느냐는 당사자의 재능과 노력에 달려있다는 점이 성공한 ‘애인 덕 커플’들이 주는 교훈 이다. ★...대표적인 경우가 유준상-홍은희 커플. 가능성 높은 신예로 평가받고 있던 홍은희는 톱스타 유준상과의 결혼을 통해 외형을 크게 키웠고. 지금은 당당한 주연급으로 활동하고 있다. 부부가 함께 출연한 하이마트 CF도 홍은희의 지명도를 올리는데 만만찮은 기여를 했다. 이정재의 여자친구 김민희도 오랜 공백을 메운 힘은 ‘이정재의 연인’이라는 데서 왔다. 물론 드라마 <굿바이 솔로> 때만 해도 소속 사 측에서는 남자친구와 관련된 질문은 자제해 달라고 요청하느라 진땀을 빼기도 했지만 2003∼2004년 거의 활동을 하지 않은 그가 톱 스타급의 지명도를 유지하는데 ‘이정재의 힘’이 작용했다는 점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 김준희 역시 오랜 세월을 활동해 왔지만 가장 뜨거운 주목을 끈 것은 인기 힙합 그룹 지누션의 멤버 지누와의 결혼이 공개된 뒤. 뮤지 컬 배우 김미혜도 뮤지컬계에서는 이미 당당한 스타였지만 전 국민에게 이름을 알린 것은 현역 최고의 남자 배우 중 하나인 ‘황정민 의 아내’가 된 이후의 일이다. 고전적인 예로는 당대 최고의 개그맨이었던 최양락과 신인 팽현숙의 결합이 있다. 이 커플의 사례는 약 20년 뒤 박준형-김지혜 커플의 경우에서 재현된다. 모델 출신 연기자 박시연의 이름 앞에 지금도 붙는 수식어는 ‘에릭의 연인’. 그룹 신화 출신의 톱스타 에릭과 사귄다는 사실이 알려 지면서 지명도가 급상승한 경우다. 지금은 오히려 이런 수식어가 붙는 것이 부담스러운 수준까지 성장했지만. 아무튼 에릭의 공로를 무시할 수는 없다. 엄밀히 말하자면 에릭도 이런 과정을 겪었다고 볼 수 있다. 신화가 H.O.T나 god에 비해 인기 면에서 한 수 아래이던 시절. 신화에 에 릭이라는 멤버가 있다는 것이 세상에 알려지는 데에는 ‘김희선의 연인’이라는 소문이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을 많은 관계자들 은 기억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경우는 지금은 남남이 된 김승우-이미연 부부. 하이틴 스타 출신으로 높은 인기를 누리던 이미연과 결혼한 뒤 인 기가 급상승한 김승우를 두고 당시의 한 여성지는 ‘결혼한 뒤 이름이 생긴 남자’라고 불렀을 정도다. 결혼 전까지 영화 <장군의 아 들>의 쌍칼 역으로나 기억될 정도로 연기자로서의 자리를 잡지 못했던 그는 결혼을 계기로 톱스타의 반열에 올랐다. 연정훈과 한가인 커플의 경우는 ‘누가 더 이익인가’에 대해 갑론을박이 오갈 만 하지만 그래도 ‘한가인 남편’인 연정훈이 좀 더 수혜자인 것으로 보인다. 기본기가 탄탄한 신예로 평가받던 연정훈은 한가인의 남자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확실히 주목을 끌기 시작 했고 결국 권상우-송승헌-김희선의 황금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았던 <슬픈 연가>에서 군 문제로 빠져나간 송승헌의 자리를 훌륭하게 막 아내 정상에 우뚝 섰다. 차인표-신애라 커플 역시 맺어질 당시만 해도 신애라의 지명도가 훨씬 앞섰던 경우. 물론 두 사람이 연인 관계로 발전하게 된 드라마 <사랑을 그대 품안에>로 여성 팬들 사이에서 차인표의 인기가 폭발적으로 상승한 것은 사실이지만 남자들 사이에서 이름을 알리게 된 것은 아무래도 ‘신애라의 남자’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신동엽-선혜윤 커플은 이미 톱스타였던 신동엽이 유명인이 아닌 선PD를 반려로 맞았는데도 오히려 덕을 본 케이스. 좋은 이미지를 갖 고 있던 신동엽은 인기 연예인과 결혼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통해 ‘역시 현명한 신동엽’이라는 평가를 하나 더 얹는 성과를 거뒀다. ★...만약 한 쪽이 이미 톱스타가 되어 있는데 다른 한 쪽이 신인이라면 소속사에서는 입이 간지러워지기 마련이다. 이런 유혹 때문에 몇몇 기획사에서는 양쪽 합의하에 짜여진 스캔들을 살포하기도 하지만 만들어진 연인 관계는 별 ‘약발’이 없었다는게 정설이다. 거미는 데뷔할 때부터 휘성의 옛 여자친구라는 사실이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물론 한때 사귀었지만 지금은 그저 친구로 지내는 사이라는 설명이 붙은 상태였지만. 거미라는 신인 가수를 알리는 데 있어 R&B계의 신성으로 한창 주목받고 있던 휘성의 존재가 큰 힘이 된 것이 사실이다. 그룹 오션의 멤버 오병진도 ‘옥주현의 옛 남자친구’라는 소 문으로 화제가 됐다. 실제 관계 여부를 떠나 소문만 파다했던 세븐과 박한별은 데뷔 때부터 서로 적잖은 도움을 받았다. 박한별은 이미 데뷔 전부터 인터넷 얼짱이라는 이유로 널리 지명도를 얻고 있었고. 세븐 역시 데뷔 직후부터 자신의 힘으로 빛을 발했지만 둘이 사귄다는 소문은 둘의 이 름을 널리 알리는데 활활 타는 불에 휘발유를 부은 효과를 냈다. 그리 의도한 바는 아니겠지만 최근 의사로 ‘데뷔’한 김형규에게도 자우림의 리드 싱어 김윤아의 남편이라는 사실이 적잖은 도움이 될 듯. 서울대 치의학과 재학중 VJ와 MC로 활동했던 김형규는 최근 서울 청담동에 치과를 개업했다. ★...대부분의 경우 상대편의 덕을 보려면 아무래도 사귀거나 결혼하기 전에 두 사람의 지명도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 전제다. 물론 ‘전 애인’이나 ‘전 남편’이라고 해도 마찬가지다. 이런 점을 마케팅에 이용하려 했던 사례가 없는 것도 아니다. 이런 효과를 노린 가짜 열애설도 적지 않았고. 아무도 사귄다고 의심하 지 않는데 기획사 측에서 먼저 ‘우리 아무개와 아무개는 절대 그런 사이가 아니다. 사귄다는 소문은 거짓말’이라고 바람을 잡는 경 우도 있었다. 흥미로운 점은 이런 기획들이 대부분 실패했다는 점. 남자친구나 여자친구의 지명도 덕분에 좀 더 주목을 끌게 되고. 좀 더 좋은 기회 를 잡게 될 수는 있지만 결국 그 기회를 성공으로 이끄는 것은 본인의 능력이라는 점을 간과했기 때문이었다. 애인을 마케팅 수단으로 이용하려 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거미가 휘성의 후광을. 홍은희가 남편 유준상의 후광을 입었다 해도 그 순간 주어진 세상의 관심만으로 성공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