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523 (목) 채상병 특검 ‘방탄 거부권’… “윤석열, 민심 거부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5월 21일 ‘채ㅜ근 상병 특검법’(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에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자신을 포함한 대통령실의 연루 의혹 등을 규명하자는 특검법안을 국회로 돌려보내, 민심을 거스른 ‘방탄 거부권’이라는 비판을 자초한 것이다.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쓴 법안은 올해만 4번째, 취임 이후 10번째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채 상병 특검법 재의요구안이 의결되자 이를 재가하고 법안을 국회로 돌려보냈다. 지난 5월 2일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단독으로 특검법이 국회를 통과해 7일 정부로 이송된 지 14일 만이다.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브리핑을 열어 “이번 특검법안은 헌법정신에 부합하지 않고, 특검 제도 취지에 안 맞으며, 수사의 공정성과 중립성을 담보하지 못한다”며 “국회의 신중한 재의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정진석 실장은 “헌법상 삼권분립 원칙하에서 수사와 소추는 행정부에 속하는 권한이자 기능”이라며 “특검제도는 그 중대한 예외로서 행정부 수반이 소속된 여당과 야당이 합의할 때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수사 중이라는 점, 특별검사 후보 추천을 야당이 하도록 한 점 등을 지적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 본인을 포함한 대통령실을 수사하는데 대통령이 특별검사를 추천 임명하는 것이 맞겠느냐’는 지적에 “대통령의 외압 부분은 수사 당국이 실체적인 진실을 규명해야 될 영역”이라고 했다.
민주당 등 6개 야당은 강하게 반발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국회 본관 앞에서 열린 ‘야당·시민사회 공동기자회견’에서 “윤석열 정권은 말로는 사과한다고 하면서 (특검을 수용하라는) 국민의 명령을 거역할 뿐 아니라 오히려 국민과 싸우겠다 선언했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로) 범인이라는 것을 스스로 자백했다. 이제 범인으로서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조국혁신당의 조국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은 ‘검찰 독재’에 더해 ‘행정 독재’로 가고 있다. 이승만 전 대통령의 뒤를 따라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야당은 오는 5월 28일 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채수근 상병 특검법 재의결에 나선다. 채수근 상병 특검법이 다시 부결될 경우, 야당은 22대 국회에서 재추진할 예정이어서 특검 대치 정국이 이어질 전망이다.
김건희, 단독 일정 재개… 우크라 아동 그림전, "평화 피어나길"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는 5월 21일 “우크라이나에서 천사 같은 아이들이 하루하루 공포에 떨고 놀이터나 학교에서 갑자기 폭발사고가 난다”며 “참혹한 현장의 이야기와 생명 존중·평화의 필요성을 우리도 같은 인류로서 꼭 공유하고 느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건희 여사는 이날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리고 있는 ‘희망을 그리는 아이들: 우크라이나 아동 그림전’ 행사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고 김수경 대변인은 전했다.
김건희 여사가 윤석열 대통령 없는 단독 일정을 소화한 것은 지난해 12월 네덜란드 국빈 방문 당시 동물보호재단 방문 일정 후 5개월 만이다. 김건희 여사는 명품가방 수수 의혹이 제기된 이후 약 5개월간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다가 지난 5월 16일 캄보디아 정상 부부 오찬으로 공개 활동을 시작했고, 사흘 뒤인 5월 19일엔 경기 양주 회암사지 사리 반환식에 참석했다. 전날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초선 당선인들이 한남동 관저에서 만찬을 하기에 앞서, 김건희 여사가 잠시 들러 당선인들에게 인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전시는 지난해 5월 우크라이나 대통령 특사 방한한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가 김건희 여사를 만났을 때 우크라이나 지원을 요청하면서 시작됐다. 김건희 여사는 두 달 후인 지난해 7월 리투아니아에서 ‘나토(NATO) 정상 배우자 프로그램’으로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이 그린 미술작품을 감상했다. 이후 며칠 뒤 우크라이나를 방문했을 때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 요청으로 한국에서도 전시를 열기로 약속한 바 있다.
김건희 여사는 인사말을 통해 우크라이나 방문 경험을 언급하며 “영상 속에서만 봐왔던 전쟁을 실제로 우크라이나 현지에 가서 느꼈다”고 전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어린이보호센터에 있는 어린이가 제 손등에 지뢰 탐지견 ‘파트론’의 스티커를 붙여주면서 전쟁 얘기를 했다”며 “젤렌스카 여사님께서 ‘전쟁으로 우크라이나의 역사와 문화뿐만 아니라 희귀한 야생 동·식물들이 다 파괴되고 있어 동물 애호가이자 문화 관련 일을 하신 한국 영부인께 전쟁의 참상을 한국에도 알려주실 것을 강력하게 요청드린다’고 말했다”고 했다.
김건희 여사는 또 “죽어가는 아이들과 동물들을 지켜달라는 젤란스카 여사의 말이 지금도 가슴에 남아 있다”며 이번 그림전의 의미를 강조했다. 현재 청와대에서는 국민 개방 2년을 기념한 윤석열 대통령 성과 안내 특별전과 함께 우크라이나 아동 그림전이 함께 열리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전쟁 중이라 전시를 위한 협력 과정에서 어려움이 많았지만, 양국 영부인의 강한 의지와 관계 기관의 노력 덕분에 전시가 성사됐다고 김수경 대변인은 전했다.
김건희 여사는 이날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에 보내는 편지에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의 그림에서 보여지는 희망의 메시지가 세계의 평화로 피어나길 기원합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우크라이나 어린이들과 함께 그림을 관람했다. 김건희 여사는 행사에 함께 참석한 우크라이나 아이들과 파트론을 그린 그림을 관람하기도 했다.
행사에는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우크라이나 대사 부부를 포함한 우크라이나 관계자, 국제구호단체인 유니세프한국위원회 최병오·김은선 부회장, 홍보대사인 배우 소유진, 우크라이나 아동을 비롯한 다국적 아동 10명이 참석했다. ‘희망을 그리는 아이들’이라는 제목으로 다음달 6월 3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그림전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고통받는 어린이들의 참상을 전하기 위해 기획됐다. 어린이들이 어린 나이에 전쟁을 겪으며 전쟁과 희망에 관해 그린 작품 155점이 전시 중이다.
“수류탄 안전핀 뽑고 던지지 않아”… 32사단 훈련병 사망, 교관 부상
세종시에 있는 육군신병교육대에서 5월 21일 훈련 도중 수류탄이 터져 훈련병 1명이 숨지고, 소대장(부사관 상사) 1명이 다쳐 국군수도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과 소방, 군당국의 설명을 들어보면 이날 오전 9시 50분께 육군 제32보병사단 신병교육대에서 수류탄 투척 훈련을 하던 훈련병 1명이 안전핀을 뽑은 채 수류탄을 던지지 않고 있자, 이를 지켜보던 소대장이 안전 조처를 하는 과정에서 수류탄이 폭발했다.
이 사고 탓에 훈련병은 심정지 상태로 국군대전병원에 옮겨졌지만 숨졌다. 소대장은 손과 팔 등을 다쳐 국군수도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군당국은 “당시 훈련병과 소대장은 모두 방탄복과 방탄모를 착용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수류탄 투척 훈련은 전체 6주간인 신병 훈련 기간 중 5주차에 진행된다. 육군 군사경찰과 민간경찰은 현장에 있던 훈련병 등을 대상으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육군 관계자는 “사망 장병과 가족에게 깊은 위로의 마음을 진심으로 전하며, 민간경찰과 함께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군사경찰의 사고 원인 조사 결과에 따라 민간경찰이 수사할지가 정해진다. 2021년 개정된 군사법원법에는 ‘사망하거나 사망에 이른 경우 그 원인이 되는 범죄’는 민간 수사기관이 수사권을 갖는다고 돼 있다. 이와 함께 육군본부는 이번 사고 원인이 규명될 때까지 수류탄 투척 훈련 때 실제 수류탄 대신 연습용 수류탄을 사용하도록 전군에 지시했다.
육군과 경찰은 주변에 있었던 훈련병 등 목격자를 대상으로 수류탄 핀을 제거한 후 벌어진 상황, B씨가 다친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이날 전체 교육 대상 훈련병은 235명으로, 주변에 있던 상당수의 훈련병이 사고현장을 목격했다. 수류탄 투척 훈련은 통상적으로 전체 6주의 훈련 기간 중 후반부인 4∼5주 차에 진행한다고 군 당국은 설명했다.
숨진 A 훈련병을 비롯해 사고를 목격한 훈련병들은 다음 주 6주간의 훈련을 마치고 수료식이 예정돼 있었다.육군본부는 사고 발생 직후 원인이 규명될 때까지 실수류탄 대신 연습용 수류탄을 사용하도록 전 군에 지시했다. 또 유족지원팀을 파견해 필요한 제반 사항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현재 국군수도병원 외상센터에서 치료 중인 소대장 B씨의 치료를 돕고, 참혹한 사고 현장에 무방비로 노출됐던 훈련병들의 심리적 안정을 돕기 위한 정신건강팀도 운영하기로 했다.
*****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