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000년대 중반, 중동의 귀화선수들에게 호되게 당한 경험이 있는 한국농구는, 문태종의 국적회복으로 혼혈,외국인선수의 위력을 직접 체감하게 되구요
2014년 농구 월드컵에서 인사이드 경쟁력이 세계기준으로 너무 처참함을 경험하고 외국인 귀화선수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끼게 되고,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귀화준비에 나서게 됩니다.
당시 국가대표팀 감독은 허재였고, 2017년 아시안컵에서 8강 결정전 일본, 8강에서 필리핀을 이기고
4강에서 이란에 패배, 순위 결정전에서 뉴질랜드를 잡고 3위를 기록했습니다.
당시 이란의 하다디가 아직까지 건재했고, 이란의 황금세대가 마지막 불꽃을 내뿜는 상황이었구요,
우리나라는 ‘Kor든 스테이트’ 라는 별명으로 외신들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엔트리 12명의 선수가 모두 3점을 구사하는 농구를 이미 하고 있었고, 화룡점정으로 센터 한명만 제대로 들어오면 아시아 제패는 꿈이 아니라는 생각을 모두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라건아 귀화후, 라건아가 들어오게 되면 팀의 트랜지션 오펜스가 망가지고, 팀 속도가 현저히 줄었구요
대신 인사이드에서 엄청난 파괴력을 가지게 됩니다.
당시 중국이 서서히 내려오고 있긴 했으나, 아직까진 호주 제외하면 적수가 없는 팀이 었는데 라건아 하나로 중국을 잡아 버리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구요
허재감독이 18년 아시안게임에서 이란에 패배(아직까지 하디디, 황금세대 유지), 동메달결정전에서 동메달을 따고 사임한 뒤, 김상식체제에서는 그래도 허재가 시도했던 한국농구모델을 재현하려고 열심히 노력을 했으나, 추일승 감독 부임후(20년) 완전히 폐기되버리게 됩니다.
이쯤부터 일본에게 역전을 당합니다. 한3~4년 된거죠
2.
추일승 감독 부임후에 3점 라인보다, 3점 라인 살짝 안쪽에서,
전체 팀 신장 향상으로 수비에서 우위를 점하고, 3점보다 좀더 확률 높은 2점 농구를 해보려 했는데,
전세계적으로 3점 성공확률이 매우 늘어서, 팀 3점 기댓값이 2점에 육박하거나 넘어서는 팀들도 나왔구요.
센터라인은 귀화가 대세가 되면서, 단순히 전통적인 5번을 골밑에 박아놓는걸로 골밑 지배력을 강화하기도 어려워졌습니다.
우리가 예전부터 잘해왔던 스피드+빠른 트랜지션 + 외곽슛 조합에서, 우리가 그동안 갖지못한 환상이 있었던
전통적인 5번 센터, 3점보다는 확률높은 2점농구 하려다가 3년동안 과거로 회귀를 했고 그 결과가 23년 아시안 게임 일본전이구요.
3.
추일승 해임후 안준호 감독이 오셨고, 60이 넘으신 분을 감독으로 데려왔을 때 많은 걱정이 있었으나,
우리의 문제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현재 장점은 취하고, 과거 장점을 다시 되살리려고 노력하고 계시고, 저번 25아시아컵 예선 호주전에서 그 모습을 봤습니다.(호주를 4쿼터 초반까지 잡을뻔 했죠, 당시 호주가 베스트 멤버는 아니었으나, 호주리그 플레이오프 탈락팀 중 팀에서 다 주전으로 뛰는 선수들이었습니다)
현재 일본의 장점은 아이러니 하게도 강력한 4 5번에서 나옵니다.
특히 5번 포지션은 4번 선수 둘이서 스피드를 죽이지 않고, 외곽에서도 상당한 경쟁력을 가지면서 플레이를 합니다.
귀화선수가 스트레치형 선수로 하프라인부터 골밑까지 활동반경이 넓고 스피드도 빠르고 슛도 준수합니다.
와타나베, 하치무라는 뭐 다들 아시니 패스하구요.
1,2번라인조차 일본에 밀린다는 분들이 계시는데 그건 사실이 아니고, 그들의 모든 플레이는 4 5번 선수의 국제경쟁력을 바탕으로 나옵니다. 다만 외곽슛은 매우 좋고 스피드가 빨라서 얘네들을 막으려고 하는것보다, 더 많은 골을 넣으려고 접근해야 할거구요
이번 5일 7일 경기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가 됩니다. 이번 한국팀은 1명 빼고 전부 99년생 이하로 구성 돼있고, 여준석, 이현중은 빠졌구요
앞으로 우리가 어떤 농구를 할지 하나의 모델을 제시해주는지를 포인트로 보면 될 듯 합니다.
일본도 4,5번 포지션에서 와타나베 하치무라 말고는 경쟁력 있는 선수는 없어서 우리가 앞으로 5년을 어떻게 운영하냐에 따라 다시 재역전이 가능할지 결정될거 같구요,
외국인선수는 이제 사이즈좋고 힘좋고 인사이드 지배력은 강하지만, 느리고 기동력 떨어지면 경쟁력이 없습니다.
귀화선수 선발시 꼭 이점을 고려해야됩니다.
4.
그리고 한가지 더,
농구가 주말농구리그 하면서 클럽농구가 굉장히 활발해 졌고, 클럽농구 하면서 엘리트 농구로 진입하는 인원들이 늘었습니다. 저변이 확대된거죠.
일본이 이런방식으로 예전부터 선수수급을 해왔는데, 긍정적인 모습이 많이 보입니다.
배구는 이런 주말리그조차 활성화가 안되서 농구보다 저변 확대가 많이 힘든 상황이네요
앞으로 인구 감소가 중요 포인트긴 한데,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국가대표팀 레벨에서 농구 하시는 분들의 방향성이 정말 중요한 때입니다.
첫댓글 좋은글 잘읽고갑니다
Kor든스테이트 시절도 그렇고 이번 한일전도 그렇고 기대감이 없던 감독분들이 새로운 면모를 보여준 반면에 포워드농구 벌떼농구로 기대감을 모았던 추일승 감독님은 돌아올수 없는 강을 건넌 모양새네요.
농협이 진짜 일을 잘해야할텐데... 요즘에 턴오버나 고등볼러로 농구가 그나~~마 관심 좀 받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네요
안준호 감독님은 정말 기대를 안했었는데 오늘 경기 모습 보니 좋더라구요..이현중 여준석에 태종이형 아들까지 잘 데려오면 아겜도 해볼만은 할텐데
저랑 생각이 비슷해서 더 재밌게 잘 본 것 같습니다ㅎㅎ
ㄷㄱ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