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번 2024년 국가직 세무직 합격자입니다.
수험 공부를 하면서 힘들고 지칠 때마다 이렇게 다른 합격자분들처럼 합격 수기를 적는 날을 그리면서 버텨왔는데 지금 이 순간이 너무나 얼떨떨하고 감격스럽네요..ㅎㅎ 다소 긴 얘기라 가독성이 떨어질 수도 있겠지만 다른 수험생분들에게 도움이 될까 싶어 저의 합격수기 적어봅니다.
-기본 베이스
저는 영어영문학 주전공, 경영학 복수전공을 했습니다.
하지만 영어의 경우 공시 영어와 문학을 영어로 읽는 전공과는 괴리감이 컸고 문법은 기본적인 문법 문제마저 감으로 푸는 수준이라 물실력이었습니다.
경영학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회계와 관련된 수업 한두개 수강하였지만 차변, 대변 정도만 아는 수준이었기때문에 철!저!하!게! 노베이스나 다름 없었습니다. 부끄럽지만 한국사는 매국노 그 자체였습니다,, ㅎ
—수험 기간
2023년 5월 ~ 2024 3월 23일 국가직 시험일
우선 수능 공부를 한 지도 꽤 오래 됐고 이렇게 각을 잡고 공부하는 것이 굉장히 오랜만이었어서 워밍업 차원으로 5월부터 7월 중순까지는 공통과목 틀을 잡아두었습니다.
스스로 국어, 영어 문법에 취약한 점을 잘 알고 있었기때문에 이때 신민숙 선생님 국어 문법 수업과 비비안 선생님의 문법 수업을 수강하였고, 한국사는 이중석 선생님의 맵핑 한국사 수강하였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국어는 문법 파트가 굉장히 줄어드는 추세이고, 내년부터는 시험 기조가 격변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서 이렇게까지 시간을 들일 필요가 있었나 싶긴 합니다.)
그리고 전공 과목인 회계학과 세법의 경우 해커스 개강일에 맞춰서 (대략 7월 중순으로 추정) 시작하여 약 9개월정도 공부하였습니다.
-하루 루틴
저의 하루 루틴은 두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5월 ~ 11월> 순공시간 8-10시간정도
10시 : 기상, 아점
11시-5시 : 공통과목 공부
5시-6시 30분 : 저녁식사 및 휴식
6시 30- 11시 : 전공과목 공부
11시-새벽1시 : 자유시간 및 부족한 공부 보충
새벽1시 : 취침
<11월 ~ 3월> 순공시간 10-13시간정도
아침식사는 따로 하지 않고 커스타드나 초코파이 하나 먹고 갔습니다.
8시 30분 : 기상
9시 - 1시 : 국어,영어 하프 모의고사 및 오답노트
1시 -2시 : 점심식사
2시-12시 : 한국사, 전공과목 공부
*제가 소화가 느린 편이기도 하고 이때는 시험 날짜 발표난 직후라 조급한 마음에 저녁식사는 거르고 배고프면 독서실에서 공부하면서 두유나 간단한 간식거리로 끼니를 떼웠습니다.
그런데 이 방법은 크게 추천은 하지 않습니다…! 저도 점심 식사 이후에 쉬지 않고 12시까지 달리다보니 막판에는 체력이 따라주지 않아서 슬럼프가 오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나중에는 꼭 저녁식사를 하지 않더라도 30분 또는 1시간정도 집에 가서 조금 쉬고 왔습니다.
-과목별 공부 방법
국어 : 저는 학창시절부터 국어를 잘하는 편은 아니었습니다. 모의고사 볼 때도 3-4등급 언저리로 나온 것으로 기억합니다..ㅎㅎ 그래서 일단 문법 파트, 띄어쓰기, 맞춤법, 사자성어 등 보자마자 답을 알기만 하면 바로 맞출 수 있는 부분은 확실하게 암기해두자! 라는 생각이었습니다.
먼저 맞춤법, 표준어, 문법은 신민숙쌤 쉬운국어 교재, 사자성어는 마찬가지로 신민숙쌤 교재 중에 하루 분량으로 나눠져있는 것으로 아침에 독서실 도착하자마자 이틀치씩 눈에 발랐습니다.
비문학은 하프모의고사 강추합니다. 꾸준히 풀면서 문제 푸는 감 익히기에 정말 도움됩니다. 이때 맞은 문제, 틀린 문제 할 거 없이 정답의 근거, 오답의 근거를 빨간 펜으로 적어두는 거 중요합니다.
해커스 교재 중에 비문학 독해333 시리즈 있는데 이거 vol 1,2,3 다 풀었습니다.
문학의 경우는 저는 문해력이 진짜 약해서 처음엔 문학마저도 어려웠습니다 ㅜㅜ 그래서 따로 시간을 할애해서 문학 공부를 해야하나 했지만 가성비가 너무 떨어지는 것 같아서 기출에 많이 나온 빈출 작품 위주로 정리하고 공부했습니다. 처음에는 걱정 많이 했는데 이렇게해도 충분한 것 같습니다.
영어 : 저는 영어를 전공하기도 했고 학창시절에 점수가 줄곧 잘 나왔던 과목이라 (수능 기준 2등급) 처음에는 근자감이 있었지만 … 수험 생활하면서 영어때문에 많이 울었습니다.
단어는 해커스 노랭이 책으로 했고 처음에는 day1씩, 2번정도 회독하고 나서는 day3 분량씩 암기하였습니다. 시험날까지 무한 회독했는데 정말 최소 15회독은 한 것 같습니다.
전 부끄럽지만 독해와 문법 모두 감으로 풀었었습니다. 아예 내용을 모르지도 정확히 알지도 않는..ㅎㅎ 잘못된 습관이 있어서 이걸 바로잡는데 애를 많이 먹었습니다.
먼저 독해는 김우택 선생님의 독해 특강 수업을 수강하면서 틀을 잡았고, 하프 모의고사 풀면서 정답의 근거를 찾는 연습을 꾸준히 하였습니다. 이렇게 하다보면 거짓말처럼 문제 보는 순간 어떤 포인트를 묻는지 감이 점점 오기 시작합니다. 문법은 제가 제일 자신 없는 과목이었습니다. 이거때문에 영어 과락 나올 수도 있겠다 싶었던.. 그래서 시간 투자를 많이 했습니다. 해커스 적중 문법 555 교재가 있는데 5회독정도 하였고 공무원 영어 문법의 경우 물어보는 핵심이 딱 정해져 있어서 그 부분을 꼭 암기하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영어도 결국 암기더군요..! 문법 공부하면서 우는 날이 많았는데 다행히 시간이 갈수록 내용이 축적돼서인지 점수가 나오기 시작하더니 나중에는 가장 자신 있는 파트가 되었습니다.
한국사 : 저에게 한국사는 정말 효자 과목이었습니다ㅜㅜ 저도 처음에는 공시 한국사의 방대한 양에 좌절했지만 회계학과 세법을 공부하면서 한국사만큼 힐링인 과목이 없었습니다.
한국사는 이중석쌤 정말 추천드립니다. 중석쌤 특유의 개그와 스토리텔링은 정말 취향저격이고 기억 저장 시간이 매우 오래갔습니다. 저는 다른 과목 공부하다가 너무 힘들면 쉬는 타임(?)으로 중석쌤 수업을 들었습니다. 맵핑 한국사 교재는 닳아질정도로 회독한 것 같습니다. 한국사는 무작정 암기하는 것보다는 특정 사건들을 머릿속에서 연결지어 그려내는 방식으로 공부하면 효과적입니다. 그런데 근현대사, 문화 파트의 경우는 암기가 답인데 저는 연도나 헷갈리는 단어 모조리 포스트잇에 적어서 독서실 사방에 붙여놓고 고개 들면 보일 수 있도록 하여 암기했습니다.
세법 : 세법은 아예 처음 접해보는 과목이라 굉장히 힘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ㅋㅋ
용어도 생소하고 말장난처럼 말을 이상하게 꼬아놓은 법 조문도 많아서 초반에는 외국어마냥 한문장 읽기도 어려웠습니다. 결론만 말하자면 세법 또한 회독이 답이라고 생각합니다. 세법은 이훈엽쌤 강의를 들었는데 약간의 개그를 섞어가시면서 강의하시고 다소 어려운 파트는 판서하면서 설명해주시는 부분이 이해하는 데 도움 됐습니다. 저는 시간이 없어서 훈엽쌤 기본강의, 심화강의만 수강하였고 기출 강의는 아예 수강하지 않았습니다. 회계사, 세무사, 7급,9급 기출문제 모아놓은 두꺼운 훈엽쌤 기출 문제집이 있는데 12회독하고 들어갔고 단권화 노트는 따로 없길래 타사 교재를 이용했습니다. 이 두가지를 무한 반복했습니다. 그리고 회독하다보면 어떤 파트가 빈출인지, 말장난치는 포인트가 어디인지 보이게 됩니다. 저는 이것들을 다 모아 a4 종이에 수기로 정리했습니다. 20장 조금 넘게 나왔던 것 같은데 엮어서 자기 전 침대 위에서나 이동 시간에 짬짬이 봤습니다. 이정도 하다보면 문제 보자마자 답이 떠오르는 경지에 이릅니다. 이번 시험에서 세법이 역대급으로 불로 나와서 문제 풀면서 망했구나..하고 멘탈이 터져 다른 과목에서 시간에 많이 쫓겼지만 80점으로 세법에서 나름 고득점을 할 수 있었습니다.
회계학 : 회계하면 또 할 말이 많습니다. 저는 일단 수포자 출신이라 숫자 알레르기(?)가 있어서 공부하면서 영어 다음으로 회계가 제 눈물 버튼이었습니다..ㅎㅎ 회계는 나중에야 깨닫게 된 건데 정해진 계산 툴이 있습니다. 문제를 보자마자 어떤 계산 툴을 적용해야하는지 바로 떠올리고 답을 빨리 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는 정윤돈쌤 강의를 수강하였고 세법처럼 기본 강의, 심화 강의만 듣고 기출은 강의 없이 혼자 무한 회독했습니다. 기출 문제를 외워버릴정도로 회독해서 나중엔 답이 바로 보였습니다. 공시 특성상 계산기 없이 1분 내에 문제를 풀어야하기에 이 부분이 많이 부담이 됐지만 처음에는 이해 중심으로, 나중에는 시간 재면서 문제 풀다보면 훈련이 됩니다.
그리고 시험 한달 전부터는 전과목 100분 맞춰두고 마킹까지 포함하여 모의고사 훈련을 하였고, 처음에는 주1회 했으며 2주 전부터는 3일에 한 번정도 하면서 시간 관리했습니다.
주의하셔야할 점은 학원가에서 나오는 모의고사의 경우 실제 시험보다 난이도가 높다는 점입니다! 저도 모의고사 보면서 처참한 점수에 다시 한 번 멘탈이 터져 마음 잡기가 힘들었던 적이 있기에 모의고사 응시할 땐 점수보다는 시간 관리에 주안점을 두어 공부 하시면 좋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면접 : 면접은 피티윤 선생님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간혹 교재만 구매해서 독학하시는 분들도 많은데 저는 피티윤쌤 카페에 수강생들만 이용할 수 있는 면접 후기나 자료들을 많이 참고하고 싶어서 인강도 수강하였습니다. 특히 면접 스터디 강추합니다! 평소 지인들 사이에서 나름 분위기 메이커로 통할만큼 말수가 많았던 저도 필기 공부만 하느라 사람을 잘 못만나다보니 말 주변이 없어지는 기이한 현상이 발생하였습니다. 면접 스터디하면서 이런 부분을 회복할 수 있었고 다른 수강생들과 모의면접 하면서 객관적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공시하면서 저도 포기하고 싶던 순간이 많았습니다. 당장이라도 독서실을 뛰쳐나가고 싶을만큼 힘들 때도 울면서 묵묵히 공부했던 것 같습니다. 친한 친구 몇 명에게만 공부 시작을 알리고 Sns와 카카오톡 모두 지우고 외부 세계와 단절했습니다. 너무 극단적인 방법일 수 있지만, 시험이 끝난 뒤 나를 되돌아봤을 때 간절히 공부하지 않아 떨어진다면 그때 느낄 자괴감과 후회를 느끼는 것이 너무 두려웠고 싫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습니다. 시험 3-4개월 전까지는 시험이 다가오는 게 너무 무서워서 잠도 많이 설쳤지만 나중에는 심적으로, 또 체력적으로 많이 지쳤기때문에 얼른 시험이 끝나기만을 기다렸던 것 같습니다.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나는 최선을 다했고 살면서 이렇게까지 공부한 적이 있나 싶을정도로 열심히 살았기 때문에 떨어져도 후회가 단 한 점도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요즘 공시 경쟁률이 많이 떨어졌다 하지만 그래도 결코 쉽지만은 않은 공부인 것은 변함 없습니다. 지금까지 긴 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꿈을 향해 도전하시는 예비 공무원 분들 모두 좋은 결과 있으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