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의 로비. 연합뉴스
KB국민은행에서 120억원대 부정대출이 실행되는 사고가 발생해 금융감독원이 현장검사에 착수했다.
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의 한 지방 지점에서 2021년 5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약 1년7개월간 120억4000만원가량의 부정대출이 실행됐다. 대출을 받기 위해서는 담보 등 관련 서류가 모두 갖춰져야 하는데 담당 직원이 일부 대출 건에 대해 서류가 미흡하다는 사실을 알고서도 대출을 실행한 정황이 파악됐다.
이번 사고에는 부동산 중개업소와 대출 모집인 등도 연루된 것으로 알려졌다. 2년 가까이 지속된 이 사고는 내부 직원의 제보를 받은 국민은행이 자체 감찰부를 투입해 조사한 결과 드러났다.
국민은행 보고를 받은 금감원은 이날부터 서울 여의도에 있는 국민은행 본점 등을 대상으로 현장검사에 돌입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장검사에 나선 인력이 사고 원인과 규모 등에 대해 확인 중”이라며 “최근 불법 외화송금이나 횡령 사건 등의 검사 사례에 비춰 현장검사가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이번 사건 관련 인원에 대해 인사조치하고 형사고발할 예정이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KB국민은행 120억원대 금융사고 발생..범죄 가능성도
지방 영업점 직원, 대출 서류 조작 120억 규모 부당 대출
금감원, 현장 조사 착수..“대출 과정 적절했는지 실체 파악”
대출 중개업자 등 연루..작년 2금융권 휩쓴 작업 대출 정황
“단순 실수 아닌 의도적 배임..범죄 가능성 들여다 봐야”
윤성균 기자 승인 2023.01.04 10:41 | 최종 수정 2023.01.04 11:09 의견 0
KB국민은행 여의도 본점 [자료=KB국민은행]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KB국민은행의 한 영업점에서 120억원이 넘는 배임사고가 발생했다. 대출 실행 과정에 부동산 중개업소, 대출 중개인이 연루된 정황이 드러나면서 금융감독원이 현장 검사를 통해 실체 파악에 나섰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의 한 지방 영업점에서 대출 담당 직원이 부동산 담보 대출 서류를 조작하는 방식으로 120억3846억원을 부당 대출한 정황이 포착됐다.
국민은행은 내부 직원의 제보와 자체조사로 이러한 사실을 파악하고 조사 결과를 지난달 30일 공시했다. 국민은행의 보고를 받은 금융감독원은 전날부터 국민은행 본점과 해당 영업점 등을 대상으로 현장 검사에 나섰다.
금감원 관계자는 “자체 감찰 결과를 보고 받은 뒤 해당 건이 규모가 크다고 판단해 현장 검사에 착수했다”며 “대출의 담보가 적절하게 산정됐는지 등도 확인해 실체를 파악하고 조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장 검사는 7일간 진행될 예정이다.
국민은행이 자체 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배임 사고는 지난 2021년 5월 7일부터 지난달 2일까지 약 1년 7개월에 걸쳐 이뤄졌다. 배임액은 120억3846억원으로 이중 82억4323억원이 담보로 설정됐다.
국민은행은 해당 지점 대출 업무 관련 팀장이 대출 서류를 조작해 대출을 부당하게 내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부동산 중개업소와 대출 중개인 등이 연루된 ‘작업 대출’의 정황도 포착됐다.
작업 대출은 제도권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리기 힘든 노년층, 청년층 등 급전이 필요한 이들을 대상으로 대출 브로커가 서류를 조작해 은행 등으로부터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알선하고 수수료를 받는 수법이다.
금감원은 지난해 저축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현황을 점검하는 과정에서 작업 대출 조직이 개입해 서류 위·변조 등으로 대출이 부당 취급된 사례를 다수 확인하고 저축은행업계 전반에 고강도 검사를 진행한 바 있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청년 전월세 지원 제도를 악용해 총 33회에 걸쳐 32억원을 챙긴 전세자금 대출사기 일당을 기소한 바 있다.
금융권에서는 국민은행에서 발생한 이번 사고도 대출 브로커가 개입된 대출 사기 범죄일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여신 업무가 관련 법과 제도가 자주 바뀌다 보니 직원이 실수로 놓치고 갈 수도 있다”면서도 “국민은행의 배임사건은 단순 실수가 아닌 의도적으로 발생한 것이라 범죄 가능성도 들여다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민은행 관계자는 “금감원에서 현장 검사로 들여다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검사 결과가 나올 때 까지는 공시된 내용 이상으로 언급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