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문학가를 선정하라면 쉽지도 않을뿐더러 가능하지 않을 수 도 있지만, 가장 알려진 문학가를 선정하는 것이라면 그윗자리에서 빠질 수 없는 인물이 "윌리엄 셰익스피어" 일것이다. 훗날 초강대국이 된 영국이 그를 인도 와도 바꾸지 않겠다는 말이 생길 정도로 그의 존재는 영국의 상징과도 같은 인물이었다.
셰익스피어는 1564년 4월 26일 혹은 23일에 영국에서 태어났으며 1616년에 죽었다. 애석하게 52년의 길지않은 세월을 살았을 뿐이지만, 창조주 이후에 가장 많은것을 창조한 자 라는 극찬을 받을만치 52년은 위대한 생애였으며, 그자신은 별로 행복한 삶을 살진 않았지만, 그로인해 後代의 수많은 文士와 독자(讀者)들이 그에게 자극받고 분발할 수 있는 멘토로서 영향력은 누구보다도 지대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셰익스피어의 탁월함을 보자면 우선 그문장의 자연스러움에 있다고 할것이다. 막히는 바가 없이 물이 흐르듯 천의무봉(天衣無縫)함은 그비교대상이 훨씬 후대의 거장으로 불리우는 톨스토이가 있어 겨우 언급될만큼 누구도 범접키 어려운 독보적인 경지라 할 수 있겠다. 그다음은 그문장의 신출귀몰(神出鬼沒)함이 독자의 상상력을 앞서고도 남음이 있다 하겠다. 독자를 농락이라도 하듯이 이리저리 문맥과 문장 사이를 끌고다니며 그끝과 시작이며, 장면의 전환을 짐작조차 할 수 업게 만드는 최면술과도 같은 그의 필력(筆力)은 유사이래 으뜸이라는데 이견이 없다. 빅토르 위고, 발자크, 도스토예프스키, 그리고 셰익스피어를 부인하고 싫어하는 톨스토이마져 그의 문학적 우산아래 영향력에서 무사할 수 없으며, 현대 중국 무협소설의 대가인 김용(金庸)은 시대와 지역, 장르는 다르지만 셰익스피어의 재판(再版) 이랄 수 있는 문학적 형태를 보여주기도 한다.
그래도 셰익스피어의 최고의 神技는 그의 캐릭터 창조력에 있을것이다. 실제로 존재했던 그어떤 유명인 보다도 생생하게 지금도 미래에도 살아있을 햄릿, 오필리어, 오델로, 이아고, 데스데모나, 리어왕, 맥베드, 로미오와 줄리엣, 샤일록, 폴스타프등 일일이 열거 할 수 도 없을만큼 수많은 셰익스피어의 창조물들이 인류가 존재 하는한 인간의 뇌리 속에서 죽지도 않고 떠돌아 다닐 것이다. 18세기 인류 최고의 知性이랄 수 있는 괴테의 친구가 "햄릿에 비한다면 자네의 파우스트는 영혼조차 없는 좀비(허수아비또는 허깨비같은 표현을 썻지만 의도를 명확히 하기위해 당시에는 쓰지않는 좀비라는 표현을 쓴다)에 불과하다" 라는 비평에 괴테가 반박조차 못하고 평생 셰익스피어에 대한 컴플렉스로 괴로워 했다고 전한다.
셰익스피어는 결혼생활이 행복하지는 않았지만, 문학적으로는 커다란 좌절을 겪은 기록을 찾아 볼순없다. 그렇다고 그의 인생에 라이벌 또는 분발의 원동력이 되는 상대가 존재하지 않았다고는 할 수 없다. 평생 한번도 만나지도 못했고 영국에 사는 영국인도 아니였다. 하물며 상대는 죽을때까지 셰익스피어의 존재조차 알지못했는데, 셰익스피어는 그를 두려워 했다고 한다. 그는 전성기 스페인이 낳은 대문호 세르반테스였다.
세르반테스는 무적함대로 불리우는 전성기 스페인에서 1547년 9월 29일에 태어났다. 셰익스피어보다 16~7년 먼저 였다. 당시 스페인은 유럽의 최강대국으로 군림하던 시절이었고 하위 귀족이었던 세르반테스는 그시대의 富와 權力에 소외된 다른 젊은이 들처럼 軍人으로 출세하려고 마음을 먹었지만 서른도 되기전에 전투에서 왼손을 쓰지못하게 부상을 입고 그의 야망은 허무하게 꺽인다. 시대의 중심에서 낙오하고 시대에서 소외되는 그의 정신은 그대로 그의 문학에 투영되어 "나는 글을쓰고 그는 행동한다"는 유명한 獨白의 주인공이며, 햄릿의 원형이며, 인류 문화사에 가장 독보적이고 위대한 캐릭터 돈키호테를 창조하는 추춧돌이 된다.
세르반테스가 셰익스피어를 인지하지 못하는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셰익스피어에 자극받은 세르반테스의 반응과 응전 그리고 다시 셰익스피어의 대응, 상상만으로도 유쾌한일이다. 실제로는 셰익스피어만이 세르반테스를 인지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돈키호테 1부의 완성이 영국과 유럽에 소개되었다는 기사가 있었던 것으로 보아 늦어도 그때쯤 셰익스피어가 그소식을 접하고 동키호테의 원고를 구해서 보았을 것으로 보인다. 당시 희극작가로 영국의 인기작가로 칭송받던 셰익스피어가 돈키호테의 1부를 보고 그작품의 위대한 가능성을 간과했을리 없고 이에대한 자극과 분발이 4대비극의 완성으로 나타난다. 세익스피어는 인류문화사에 희극과 비극을 모두 완성한 최초이자 유일한 작가라는 월계관과 더불어 그의 분신인 햄릿도 탄생한다.
지금도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배우들만이 도전할 수 있고 극소수만이 성공하는 위대한 햄릿과 셰익스피어는 현존하는 최고의 No 1 콤비임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미래는 알 수 없다. 20세기와 21세기를 겪으면서 세상의 도처에는 시대를 적응하지 못하는 너무도 많은 시대의 돈키호테들이 출현하면서 아직 아무도 분석해내지못한 불가사의한 돈키호테의 캐릭터가 정복되는 그때, 다시 셰익스피어와 세르반테스가 眞劍을 들고 싸우게 되는 날이 오게 될지도 모를일이다. 아마도 그날은 들판가득 진군하는 셰익스피어의 햄릿을 위시한 수많은 창조물들의 軍團을 언덕위에서 시종(侍從)인 산초 판자를 거느리고 오만한 표정과 알 수 없는 미소를 머금은 필마단기(匹馬單騎)의 돈키호테가 들판으로 달려가고 있을것이다.
近代와 現代文學의 모태가 되는 두거장은 모두 1616년 4월 23일에 죽었다. 두사람은 태어난 나라, 나이도 다르며 한사람은 또다른이의 존재조차 모르고 있었는데, 운명은 두사람을 같은해 같은날 죽게 하였다.
첫댓글 마음을 살찌우는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문득 요새 유행하는 평행이론이 생각납니다.오랜세월이라 제2제3의 셰익스피어,세르반테스가 있지않을까 하는 상상도 해봅니다
이론은 이론일뿐이 아닐까요~
저도 이런 글을 볼 때마다 컴플렉스로 괴롭습니다..
극복해야죠~
제가 아라곤님에 대해서 갖는 궁금증이 바로 그것입니다. 저는 천재들의 글을 읽을 때(그리고 잘 만든 영화를 볼 때도 특히) 깊은 우울증에 빠지곤 하는데 아라곤님은 그런 천재들의 이야기를 너무 경쾌하게 하셔서 어떻게 저렇게 편안할 수 있을까 싶거든요. 그래서 지난번에 닉네임 앞에 수식어를 붙일 때도 "無콤플렉스 아라곤"이라고도 댓글을 달았었지요.
예전에는 우울증까지는 아니더라도 기분이 침체되고는 했는데 하도 겪다보니 천재의 창조물을 조금이나마 맛보고 즐길 수 있다는 것에 기뻐하고 만족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아직도 박력님에게는 가능성과 자기안의 천재가 무엇인가 질투하고 바라고 있어서 그럴겁니다. 저에게도 문학을 창작하려는 꿈을 가진 시절이 있었는데, 일본의 에로소설가인 "도미시마 다케오"란 작가의 소설 몇권을 읽고는 창작의 꿈은 버렸습니다. 도스토예프스키라면 몰라도 에로작가에게서 절망을 느낀다면 비젼은 없겠다 싶었던거죠. 그런데 훗날 다시 읽어도 그에로작가의 글솜씨가 비범 하더란 말입니다. ㅎㅎㅎ
아직 한참 덜 깨진 것이겠죠^^
저는 책을 천천히 읽는 편이어서 읽으려고 마음먹은 도서 리스트에서 없어지는(읽어서) 속도보다 새로 추가되는 속도가 몇 배 빠르지만 그래도 중간에 도미시마 다케오의 소설을 넣어 보겠습니다. ㅎㅎㅎ
셰익스피어는 정말 불멸입니다. 근데 몽블랑에서 아직 셰익스피어 한정판은 안나왔죠? (갑자기 질문이 유치한 데로 빠지는군요;;)
몽블랑이 아직 셰익스피어를 이해할 경지까지는 안되었을 수 도 있습니다.
맞습니다!! 명언이십니다 ^o^//
아라곤님의 해설도 바느질 자국 없이 민트(?)합니다. 보통 말이 유수인 사람은 글이 시원찮고 잘 쓰는 사람은 혀가 부드럽지 못한 법인데 아라곤님은 어찌하여... ㅎㅎ
얼마 전에 로렌스 올리비에의 햄릿을 감탄하며 봤는데 마침 셰익스피어 얘기를 해 주셔서 반갑네요^^
그리고 어렸을 땐데 버스에서 틀어 놓은 라디오에서 문학비평가협회가(우리나라가 아니고 세계의 무슨 협회) 최고의 소설로 돈키호테를 선정했다는 소식을 듣고 돈키호테가 그렇게 대단한 작품이었나 싶어 완역본을 구해서 읽은 기억이 납니다. 애들 읽기 쉬우라고 간편하게 초역한 버전이나 동화 만화로 소개하는 것이 좋은 것만은 아닌 것 같아요 ㅎㅎ
박력님 혀(아니면 筆)도 이정도면 상대를 홀릴 수 있겠는데요.
그쵸 저도 은근 박력님 필력에 감탄할 때가 많아요^^
고1때 돈키호테 완역본을 짜증내가며 끝까지 읽긴 했었는데 시대적배경에 대한 지식이 없다보니 뭘 읽었는지도 몰랐었지요. 당시 이 말씀을 들은 어른이,사회풍자소설이라 읽기에 벅찰것이다라고 하셨던 것이 기억나요.조만간 본가에 두고 온 고전을 전부 가져와서 찬찬히 읽어보고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파비님! 반드시 그렇게 하세요. 파이팅!
파비아나 존스님, 저도 응원합니다!
-_-)乃 (엄지손가락을 치켜든 것임. 탑건처럼.)
세익스피어는 무대에서 (텅빈)공간을 오히려 도구로 사용했더군요. 여백에서의 의미, 각자 상상을 통한 현현을 이끌어 내는 것은 동양 고유의 미적기법인 줄 알았었는데, 이를 사용한 것을 읽고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셰익스피어는 동양이나 서양의 울타리에 가둘 수 있는 그릇이 아니지요. 외계인이 있다면 그들에게 "니들은 이런 작가가 있느냐?" 라고 말해주고 싶은 文의 별입니다
추천하지 않을 수 없는 글입니다. ^^
감사합니다.
좋아하는 감독 구로자와 아키라의 영화들이 많은 경우 셰익스피어 원작이었읍니다.문학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지만 이런 것을 보면 역사상의 주인공들은 무대에 2번 등장한다는 말처럼 셰익스피어도 먼 훗날까지 후세에 이어지겠다는(어떤 형식으로든지) 생각이 들더군요.
모든 名人에게도 스승은 있듯이 구로자와 아끼라에게도 셰익스피어와 존 포드라는 위대한 밑거름이 그를 가능하게 한것이겠죠.
셰익스피어가 왜 대단한 문학가 인지 이제사 알게 되었습니다.^^ 강력 추천!!!!
천재는 천재를 알아볼 수 있습니다.
저도 이책 구해서 읽어봐야 겠습니다. 그런데 책제목이 아닌가 봅니다. "창조자들"이라는 제목으로 나오는 책하고 같은 책인가요?
그건 그냥 제글의 제목입니다. 별도의 책이 있는것은 아니구요.
네 알겠습니다.
제가 몸담고 있는 연극동아리에서 이번에 정기연극 대본으로 거론되던 것 중 하나가 햄릿이었습니다. 물론, 아마추어의 실력으로는 제대로 연기해 내기 어렵다는 판단 하에 선배 한 분의 창작극으로 교체되었지만요. 생각난 김에 당장 도서관에서 셰익스피어의 작품부터 찾아봐야겠습니다.
무관심하게 보면 셰익스피어 만큼 따분한것도 없지만 마음을 셰익스피어에게 빼앗기면 그곳이 武陵桃源입니다.
영국이라는 나라를 좋아하게 된 작가입니다.^^
영국만의 개성이 있죠. 디킨스, 블론테 자매, 제인 오스틴등 그러나 누구도 셰익스피어의 후계자라 할 정도는 아닙니다.
셰익스피어는 연극이론에 충실한 극작가였다고 생각합니다. 비극의 주인공은 언제나 신분이 높고 고귀한 왕족, 귀족, 또는 장군이 됩니다. 왕이 죽으면 사람들은 슬퍼하지만 이름도 모르는 아무개가 죽으면 사람들은 신경쓰지 않습니다. 반면에 희극의 주인공들은 신분이 낮은 평민이 됩니다. 엔딩도 사랑하는 연인과의 결혼으로 끝나지요. 로미오와 줄리엣의 경우 비극으로도 해석될 수 있고 희극으로도 해석될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두 연인이 죽은 것은 비극이지만 그 죽음으로 인해 앙숙이었던 두 가문이 서로 화해했기 때문에 희극으로도 해석될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다양한 해석으로 평론가들에게 많은 숙제를 남긴 천재 작가였습니다.
이론 보다는 實在하는 삶이 그작품에 溶解되어 있기에 셰익스피어가 永遠不滅이 될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