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밥상살림 수업은 '살림의 즐거움-노동과 창조'라는 주제로 이야기 나눔 듣고 9가지 질문에 답하는 시간으로 진행되었어요. 정성껏 쓴 답변 보면서 학생들이 마을에서 자라오며, 학교 생활하며 경험한 관계, 놀이, 일, 창조의 기억이 담겼구나 느꼈습니다. 함께 나눕니다.
1. 내가 했던 일 중에 ‘창조적 에너지’가 있었다고 느껴지는 일이나 놀이 또는 시간을 보냈던 기억은?
“5,6학년쯤 한창 코로나가 왔을 때 집에 많이 있으면서, 한동안 재밌게 요리하며 지낸 적이 있다. 방앗간 가서 쌀가루 빻아와서 떡하고, 닭볶음탕, 잡채, 강된장 등의 요리를 했었다.”
“솔직히 어렸을 때 논 것들은 다 기발한 것 같다. 동네 목욕탕 냉탕에서 돌을 넣고 잠수해서 먼저 찾는 놀이 등. 어렸을 땐 어떻게 그렇게 놀 수 있었을까?”
“초등학교 때 필요한 공책을 만들어 썼던 기억이 나서 중학교에 와서도 직접 종이를 자르고 엮고 표지를 꾸며서 만들어 보았었다.”
“귀찮은 일을 할 때 많이 생기는 것 같다. 원래 하던 방식과 같은 결과가 나오면서 더 쉽게 하는 방법이 가끔씩 생각날 때가 있다.”
“큐브로 새롭고 다양한 모양을 만들 때 새로운 모양을 발견할 때마다 뿌듯한 마음과 기쁨이 있다. 맞추는 것과는 또다른 기쁨이었다.”
“하늘땅살이 하며 씨 이어받고 이어주고, 밭에서 난 작물 먹고 나누고 하는 것에서 창조적 에너지를 느낀다.”
2. 삶에서 빛나는 것들 또는 소중한 것 하면 무엇이 떠오르나?
“동무. 동무 없이는 외롭다. 마음을 알아주고 위로해주었던 기억 떠올리면 이런 동무들 없었으면 어떻게 살았을까 생각한다.
가족. 소중한 것 하면 가족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지금 있는 이 자리가 소중하다.”
“밥먹는 것, 편히 자는 것, 재밌게 노는 것 등 사소한 것들 하나하나 소중하다 느낀다. 나에게 소중하게 느껴지는 걸 그렇게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이 세상에 있다는 걸 알기에 지금 내 삶이 소중하고 감사하다.”
“책, 먹거리, 동무들, 선배들, 동생들, 엄마, 아빠.. 내 삶을 빛나게 해주는 것들이라 소중하다.”
“거리낌없이 신나게 노는 것이 참 소중하다. 꼭 신나게 놀지 않아도 몇몇 모여 소소한 이야기 나누는 시간이 참 즐겁고 편안하다. 함께 할 수 있는 누군가가 있다는 게 큰 힘이다.”
“대화, 운동, 먹는 것, 울력하는 것 따위. 사실 내가 아끼는 관계가 가장 크다. 그 사람들과 함께하는 모든 것이라고 해야 더 맞겠다.”
“가족, 친구, 생명, 하늘, 땅.. 고맙고 없어선 안되는 소중한 존재들..”
“밥상과 학교. 밥상은 삶에서 매일 매일 함께하는 거고.. 학교에서 하는 배움, 함께 하는 벗들.. 벗들이 없었다면 지금 내가 있었을까?”
3. 내가 혼자 떨어져 있는 게 아니라 모든 것의 한 부분이구나 깨달아졌던 기억이 있다면..
“하늘땅살이하면서 느꼈다. 밭생명을 키우고 그걸 내가 먹고 그게 다시 거름이 되어 흙으로 돌아가고 이렇게 계속 돌고 도는 것. 낮은 학년 때부터 하늘땅살이 했지만 그땐 이런걸 느끼지는 못했고, 높은 학년 선배나 선생님 이야기 듣고 ‘떠올려보니 정말 그렇지’ 정도로만 느꼈다. 올해 내 밭을 가지고 밭생명 만나며 더 마음 깊이 느끼고 있는 것 같다.”
“6살인가 7살인가 여행을 가서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과 다양한 장소, 다양한 풍경을 보고 깨달아졌던 것 같다.”
“학교에 들어와서 몸놀이 수업으로 발야구나 축구등을 하면서 내가 실수했을 때 위로해주고 잘했을 때 칭찬해주는 모둠의 힘을 받았을 때. 또 풋살하다가 패스가 딱딱 맞아서 골이 들어갔던 순간. 내가 잘하면 모두가 잘하는 게 된다는 말을 들었을 때. 정말 ‘우리’라는 것과 ‘모두’라는 것은 수많은 ‘나’가 이룬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에 울력으로 마늘을 까는데 마늘이 거의 모든 음식 조리에 들어간다는 걸 알고 내가 까는 마늘이 모든 것의 일부라는 생각이 들었다.”
4. 무언가를 꾸준히 해서 실력이 늘거나 변화를 느꼈던 기억이 있다면 구체적으로 적어보기.
“학교에서 배운 풍물. 일주일에 한번 씩 하며 너무 빠르다고 느꼈던 박자가 쉬워지는 변화를 느꼈다. 예전 영상 보면서도 실력이 늘었다고 느낀다.”
“그래도 내가 열심히 해온 풋살이 아닐까? 5학년 때 적어도 일주일에 3번 학교 끝나고 집에 와서 30분 이상 리프팅을 열심히 연습했다. 잘 될 때도 있고 안 될 때도 있는데 그게 쌓이니까 실력이 늘더라. 마을 뛰는 것도 이때쯤 열심히 했었다.”
“분리수거할 때 만져서 재질 확인하는 걸 못했는데 이제는 만져서 other인지 아닌지 구분할 수 있게 되었다. 날이 좋은 저녁마다 밤하늘 천체들을 찍었는데 처음엔 달, 목성, 화성만 찍을 수 있었다가 이제는 안 보이는 별들도 찍을 수 있게 되었다.”
“리코더 발표를 해야해서 계속 꾸준히 하다가 일주일 동안 하루에 9시간씩 리코더 분적이 있었는데 하루가 지날수록 실력이 많이 는다는 걸 느꼈었다.”
“어릴 적 기억인데 동그라미를 그리다가 내가 너무 못그린다고 생각돼서 엄청 연습한 적이 있다. 이게 생각났다.”
“리프팅 등 풋살을 꾸준히 연습했는데 연습하던 것이 실전에서 잘 될 때.”
“꾸준하게 하는 것보다 한번에 이루어지는 것을 원하지만 꾸준하게 하는 것에 의미를 두고 열심히 했던 것은 배구다. 약 4년 정도 했는데 즐겁게 하니 자연스레 실력이 느는 것 같았다.”
“탁구를 배울 때 늘지 않는 것 같다가도 어느 순간 늘어있는 것을 발견한 일이 꽤 있다.”
“빛알찬에 와서 1학년때부터 기타를 지금까지 이어서 하고 있는데 그때는 할 수 없었던 곡을 치고 코드를 익히고 악보를 보고 바로 손이 움직일 정도로 실력이 느는걸 느꼈다.”
5. 공동의 일을 나누어서 하다가 전체적인 흐름을 몰라 답답하거나 엉뚱한 결과와 만났던 기억이 있나요?
“하나의 목표를 위해 여럿이서 조금씩 몫을 나눠 해가던 때가 있었는데 따로 소통을 맡았던 사람이 없어서 약속 장소, 시간 등의 소통이 원활하지 못했고 변경된 사항을 잘 소통하지 못해 힘들었던 일이 있다.”
“끝까지 정신없이 하다가 엉뚱한 결과까지 나온 적은 없고, 늘 중간에 알아채고 바로 잡았다.”
“풋살 같은 운동경기를 할 때 그렇다. 나에게 공이 있으면 바로 그 주위만 집중돼서 더 좋은 곳으로 패스를 못주게 된다.”
“함께 요리를 할 때 다른 사람들과 내가 이해한 게 달라서 결과가 엉뚱하게 나왔던 기억이 있다.”
“내가 그 일의 주체가 아니고 집중을 안하거나 다른 생각에 빠져있을 때 그랬다. 김장이라던가 어떤 준비든 부분부분만 맡아서 하고 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하다가 내가 맡은 부분의 일도 제대로 못해냈을 때가 있었다.”
“풍물할 때 흐름이라는 것이 있고 함께 맞춘다는 게 뭔지 몰라 답답하고 어디로 어떻게 가야할지 몰라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
“6학년 동아리 때 책을 나눠서 썼는데 앞뒤 이야기가 서로 달라서 맞추는 수고를 해야했다.”
6. 학교에서나 집에서나 일상에서 하게 되는 일 중에서 앞으로 어른이 되어서도 내게 꼭 필요한 일이라 생각되는 것 적어보기.
“청소, 설거지 등 뒷정리다. 뭔가를 했다면 정리는 필수다.
스스로 공부하는 것이다. 학교를 안다닌다면 공부를 안하게 될 수 있는데 계속 발전하기 위해 공부해야 한다.“
“내 마음을 잘 나눈는 것, 해야할 일을 미루지 않는 것, 내가 쓴 물건을 제자리에 놓는 것이다. 마음을 나눈는 건 언제나 필요하고, 할 일을 미루면 고생하게 되고, 물건을 잘 치워야 삶이 어지러워지지 않는다.”
“우선, 집안 살림. 당연한 말이지만 살림이 내게 꼭 필요하고 살림을 할 수 없다면 제대로 된 삶을 살 수 없을 것 같다. 가꾸기, 설거지 등등 작은 것을 못한다면 내 주변, 내 삶이 엉망이겠지?
그다음은 소통. 어른이 되면 지금보다 소통할 일이 많아지니깐.
마지막으로 살피는 것. 누군가와 함께 지낸다면 중요한 것은 살핌. 다른 사람에 대해서도 내 몸과 마음에 대해서도 잘 살필 줄 알아야 한다."
”일단 기본적인 건 살림. 살림을 안하고서야 살 수가 있나? 누군가와 소통하는 것. 그 힘이 나를 깨어있게 하는 것 같다. 놀이. 뭘하든 즐겁지가 않으면 기운이 안난다. 한번씩 놀아줘야 뭐라도 좀 할 맛이 난다.”
“청소, 밥하기, 빨래, 설거지.. 살림을 잘해야겠다. 내 집이 있다면 혼자 생활할 수는 있어야겠다고 생각한다. 또 주위를 살피는 거랑 내 자신을 잘 아는 것도 중요하다고 느낀다.”
“밥해먹기, 방 쓸고 닦기, 설거지, 놀기, 하늘땅살이.. 내가 행복하게 살아가려면 꼭 필요한 일들이니까. 그리고 내 삶을 슬기롭고 자연스럽게 꾸려가는 데도 필요하다.”
“날적이 쓰기. 재미도 있고 정리도 되고, 기억도 할 수 있다.
쉼. 멍때리기. 이럴때도 있어야지.
책읽기. 고요히 읽는 시간도 필요할 것 같다.“
“살림, 살림은 살아갈 때 누군가는 꼭 해야된다.
놀기. 살아갈 때 락이 없다면 살아갈 흥미가 없어진다.
쉬기. 쉼없이 산다면 몸과 정신에 과부화가 온다.“
7. 내가 평소에 해가고 있는 수련 중에 이어서 더 잘해가고 싶은 것이 있다면 적고 앞으로 그것을 위해 어떤 노력을 더 하고 싶은지 써보기.
“체계적으로 배우진 않고 여기저기서 알아보며 짜집고 있지만 천체물리학을 계속 배우고 싶다.”
“하기 싫은 일을 먼저 하는 것. 하기 싫다고 계속 미루는 것 보다는 피하지말고 마주하고 싶다.”
“탁구를 지금처럼 즐겁게 꾸준히하기. 하다보면 귀찮거나 늘지 않는 것 같아 고민될 수 있는데 힘내서 끝까지 하고 싶다.”
“나를 드러내는 걸 더 잘해가고 싶다. 그러기 위해 내 생각을 더 적극적으로 말해야겠다.”
“날적이 쓰기. 시간을 조금씩이라도 내서 꾸준히 쓰고 싶다. 미래에 그걸 다시 보고 싶다.”
8. 동무들이나 선배들이 했던 펼쳐지음 떠올리며 기억에 남는 것이 있으면 적고 기억에 남는 이유 써보기.
“필사. 내 생각에 필사란 복사기가 없던 시절 했던 것이다. 그런데 필사를 하는 선배를 보고 이 힘든 걸! 하는 생각이 들었고, 계속 수련 하는 게 멋져보였다.”
“운동을 꾸준히 하는 선배를 보고 정말 대단하고 닮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라면 그렇게 꾸준히 할 수 없을 것 같다. 하다가도 힘들어서 포기하는 것 같다.”
“소설쓰기.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했는데 어떤 방식으로 하는지.. 궁금하다.”
“운동을 펼쳐지음으로 했던 친구가 기억에 남는다. 왜냐하면 운동이란 것이 느는 게 바로 보이지 않아서 포기할 법 한데 꾸준히 했고 결국 실력이 느는 것을 내가 직접 보았기 때문이다.”
“영어 펼쳐지음이었다. 그 사람이랑 그걸 주제로 이야기 나눠보기도 했고, 그 이야기를 하면서 그냥 자기가 그걸 더 열심히 해봐야겠다는 생각에 하게됐다고 했다. 이미 있는 과목을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는 것도 멋있고 그걸 꾸준히 했다는 것도 멋있다. 보면서 나도 배움을 할 때 부족한 걸 더 해보려는 그런 마음 가짐으로 해야겠다는 생각했다.”
9. 자신이 해보고 싶은 펼쳐지음을 시공간이나 조건에 제한을 두지 말고 자유롭게 상상해서 적어보기.
“로켓을 만들고 싶다. 만들려면 필요한 것이 있다. 코딩을 통해 만드는 정교한 것이 아니라면 질산 칼륨이 필요하다. 근대 개인구매 금지다. 만약 구할 수 있다면 당장 만들어보고 싶다.”
“길에서 쓰레기 줍기. 예전부터 해보고 싶었는데 혼자는 엄두가 안나고 같이 하고 싶다. 얼마나 많은 양의 쓰레기들이 버려지고 있는지 궁금하기도 하다.”
“운동도 좋고, 그림도 좋고, 악기 배우는 것도 좋다. 요리도 해보고 싶다. 실험삼아 자꾸 해봐야하는데 망치면 안된다는 생각에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것 중 하나다.”
“자전거 타기. 가볍게 바람 즐기며 달리면 충분할 것 같다.”
“어느 재료로든 만들고 싶은 것을 마음껏 만들어 보는 것. 내가 만들고 싶은 것을 직접 설계도 해보고 완성하는 걸 경험하고 싶다.”
“수영, 모르는 곳 돌아다니기. 사진찍기. 모셔배움(다른 새로운 사람의 이야기 듣기)”
“요리를 해보고 싶다. 한식, 일식, 양식, 중식 세상 모든 나라의 대표 음식을 만들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