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와 통제’
미국의 패권은 지리적으로는 전 세계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그 영향의 성격은 정치를 비롯한 사회, 문화적 영역에까지 강력한 헤게모니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신문사설이나, 영화 등을 통해 목격하게 되는 미국의 영향력은 음모론의 영역을 넘어 몇 가지는 사실로, 몇 가지는 강력한 심증이가는 절반의 사실로 받아들여집니다.
경계를 넘어선 패권의 개입은 통제를 만들어냅니다. 정치체제에 대한 강력한 통제로 패권을 유지시킬 방법을 마련하고, 문화권력을 통한 패권에 대한 순응과 홍보를 강화시킵니다. 자국의 범죄를 통제하게 위해 타국에 특수부대를 개입해 범죄자를 소탕하기도 합니다. 오래된 방식으로, 계속 발전된 방식으로 패권은 지금껏 유지되고 있습니다.
영화 시카리오는 경계에서 시작합니다. 아리조나는 멕시코와 경계를 이루고 있는 곳입니다. 아메리칸 드림을 찾아 멕시코 이민자들이 하루에도 수없이 줄지어 경계를 뛰어넘고자 하는 곳입니다. 멕시코인들은 아리조나를 기회의 땅이 시작되는 곳으로, 현지인들에게는 흘러오는 잠재적 범죄자와 경제적 약탈자들을 막아야하는 방파제로 기능하는 곳입니다.
마약은 미국이 가장 두려워하는 문제 중 하나입니다. 마약범죄는 카르텔이라는 조직적인 방법으로 이루지는데다, 부패, 살인, 매춘 등의 파생범죄를 야기시키는 숙주같은 범죄유형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미국으로 반입되는 마약은 주로 남미의 카르텔을 통해서 이루어집니다. 멕시코를 비롯한 남미의 마약들은 미국의 경계를 뛰어넘어 미국을 부패시키고 패권을 가능케 했던 시스템을 마비시킵니다. 이는 미국에 대한 위협이며, 패권이 가지는 세계적 통제력을 약화시키는 요인 중 하나입니다. 따라서 당연히 관리되어야 하고, 그들이 지니는 패권을 통해 이를 통제하여야 합니다. 허나 반대로 항상 이 패권이 지니는 폭력성과 은밀성은 안티테제를 양성시켰고, 이에 따른 내외부의 반발은 아이러니하게도 계속적으로 패권유지를 위한 새로운공작과 반대공작을 양성시킵니다.
영화 속에 중심이 되는 3명의 인물은 이러한 상황을 인식하는 축을 대변합니다. 케이트는 법적인 테두리와 윤리 도덕적인 책임을 끊임없이 제기합니다. 반대로 맷은 패권을 유지키 위해 경계를 넘어선 통제를 시도합니다. 이는 굉장히 비도덕적이고 초법적인 행태로 전개되기에 위험천만하게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알레한드로는 경계와 통제를 넘나들며 사적인 목적을 채우려 합니다.
세 인물이 가지는 자기 논리에 의한 충돌은 이 영화를 지탱하는 가장 큰 추춧돌입니다. 법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며, 상대방의 경계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이상적인 케이트의 주장에, 맷은 거악의 제거를 위해 필요악의 존재를 역설하고, 어디에도 속해있지 않다는 알래한드로의 슬픈개인사는 선악이 혼재되어 가치판단이 불가능케하는 현실의 모호함을 대변케 합니다.
견고하게 이루어진 각각의 논리는 결국 패권의 유지와 통제의 논리로 귀결됩니다. 맷과 알레한드로는 통제와 사적 목표라는 이득을 초법적이고 비윤리적인 방법을 통해 취득하고, 케이트는 알레한드로를 겨눈 총구를 거두어 들입니다. 도덕적이고 절차를 중시하는 케이트가 위에서 아래를 보며 총구를 거두는 그 모습은 어쩌면 이상주의가 세속적 필요악의 존재를 마지못해 인정하는 모습처럼 비춰집니다.
드니 빌뇌브는 앞서 논한 각각의 축을 스릴러의 문법 속에 성공적으로 녹여냅니다. 충격적으로 다가오는 첫 시퀀스의 강렬함은 물론이며, 경계에서 벌어지는 총격시퀀스의 압도적인 비주얼과 호흡은 관객을 얼어붙게 만들기 충분합니다. 후반의 터널시퀀스에 이르러선 소리와 카메라만 가지고도 그 어떤 스릴러 영화도 쉽게 이루지 못하는 서스펜스를 충분히 만들어냅니다. 폭력을 단순한 카타르시스를 발생시키는 이미지가 아닌 현실로, 공포로 만들어내는 그의 능력은 이 영화에서 충분히 검증되었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또한 그의 전작 프리즈너스에서부터 보여주던 극단적으로 신념이 강한 인물들은 주어진 상황에서 적절하게 기능하며 관객의 서스펜스와 지적 호기심을 지속적으로 발생키시는 동인으로 작용하며 장르의 문법과 영화의 주제 속에 어우러집니다.
마지막으로 언급하고 싶은 부분은 베네치오 델 토로입니다. 알레한드로 역할을 맡은 그는 인물이 가진 슬픔과 분노, 폭력과 고통을 온전하게 묘사해내는데 성공합니다. 비밀을 가진 인물이 가진 신비로움을 온 몸으로 내 뿜으며 그의 두 번째 마약영화(ㅋ마찬가지로 카르텔을 다룬 트래픽에서도 그는 굉장히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줬습니다.)를 성공적으로 장식합니다.
결론적으로 시카리오는 한마디로 스릴러라는 형식이 가지는 기능적인 측면과 패권의 통제논리가 가지는 충돌들을 다룬 내용적 측면을 조화롭게 소화시킨 수작입니다. 개개인으로 의인화된 각각의 정치논리들은 정치적 올바름과 필요악이라는 경계에서 각자의 입장을 대변하고, 그 올바름에 대해서도 여전히 논쟁의 여지가 분분한 결말을 만들어 냅니다.
다만 언제나 그렇듯이 무엇이 옳은가에 대한 결론은 개인의 몫으로 남겨두고 말입니다.
첫댓글 선물 치고는 야동스럽군.
지막은 싫어요
ㅋㅋㅋㅋㅋㅋ
난 평화주의자~~~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