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언제더라..? 그것이 언제부터였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았다. 사실, 해리가 지금에 와서 그때의 일을 생각한다는 것은 좀 무리인 감이 있다. 그것은 무척이나 오래된 이야기, 벌써 4년도 더 된. 해리의 기억력이 결코 짧은 편은 아니지만 그만큼 오래된 추억을 완벽하게 떠올리기란 무리가 있다. 헤르미온느라고 해도 어려울 것이다.
그래도 완벽하게 잊어버린 것은 아니었다. 아침, 바람은 조금 쌀쌀하고 두 뺨에 닿은 찬색의 공기는 차갑게 손끝에서 얼어붙는다. 덜렁, 떨어진 것마냥 사라진 해그리드의 뒷모습을 더 이상 쫓을 수는 없고, 난생처음 듣도 보도 못한 승강장으로 몸을 던져버리는 순간, 마음은 어떻게 그렇게 식어버리고 머릿속은 공포로 휘감기는지.
그때, 기차의 승객 문을- 네가 열었었지. 론.
혼자서 떠밀린 것은 아니고, 완전히 바뀌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새롭게 미래가 시작되고 있는 그 순간. 그러나 기차의 바퀴소리는 요란하게 빈 심장을 울렸고 닫혀있는 창문 밖으로 흐르는 풍경은 결코 옆에 머물러주지 않고 쉽게 사라졌다. 고정되어있음에도 흔들리는 철제의자는 쿠션이 푹신했지만 혼자의 몸으로는 무척이나 차가웠다. 싸늘하게 식은 두 뺨을 감쌀 수 있는 두 손조차 없었어.
그런데, 네가 들어왔어. 내 검은색 조금 정리되지 않은 머리카락 속, 이마 위에 새겨진 상처를 보고 호기심과 경외심이 동시에 느껴지는 눈동자를 하고. 아마 이 상처가 없었다면 넌 그렇게 내게 호기심을 보이지 않았을지도 몰라. 다른 차장으로 가버렸을지도 모르지. 그러나 넌 그렇게 하지 않았고-
언젠가부터. 아니 사실은 내가 눈치 챘을 때보다 훨씬 빠르게.
이마에 상처가 난 해리 포터가 아니라 론의 친구인 해리 포터로써 날 대해주고 있었다.
「...해리.」
「......」
그래서 너는 나를 영웅 해리 포터가 아니라 친구 해리 포터로 보아주고 있었다는 것을, 나는 알게 된 거야. 그렇다면 너는 틀림없이 언제까지나 어디까지나 진심인 거겠지. 그리고 너는 그 누구보다 영원이라는 세월을 나의 친구로 남아있을 줄 거야. 그런 너를 잃게 된다면 나를 틀림없이 많은 것을 잃는 거나 마찬가지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지.
그런 너니까. 정말 어쩔 수 없는, 나에게는 그런 의미의 너니까.
해리는 웃었다. 평소처럼 스스럼없는 미소를 띄고 싶어서 노력했지만, 론의 당혹한 얼굴을 보니 사실은 조금 어색한 미소를 띄었는지도 모르겠다. 시선을 피하지 않고 계속 보니, 론은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고 있다. 해리는 입가가 아파왔지만 그래도 저도 모르게 근육을 당겨 또 피식, 웃고 말았다.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바보. 네가 잘 보이는 쪽으로, 네가 잘 보이도록 무리의 가장 바깥에 서있었던 거야, 나와 헤르는.
언제든지 우리에게로 달려오라고. 그냥 아무렇지도 않게,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우리에게로 뛰어와 내가 좀 늦었나, 라고 내뱉으며 머리를 긁적이고는 어색하게 웃음을 날린다면, 우리는 그냥 그것으로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없는 척이 아니라 정말 완전히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이 다시 웃으려고 하고 있었어. 너의 사과를 받고 싶은 생각은 없었어. 너에게 사과하고 싶지도 않았어. 그런 거 이상하고, 어색하잖아.
그렇지만 그런 것도 눈치 채지 못하고 다른 곳으로 달려 가버린 너는, 역시 론 위즐리라고 생각했어. 우리는 서로 얼굴을 마주보면서 웃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어.
있잖아, 론. 빨리 도로 옆으로 와. 우리와 네가 싸운 어제 일따위 이미 우리들 마음속에는 아무것도 아닌 게 되어버렸는 걸. 그따위 걸로 너를 진심으로 싫어 할리가 없어, 단지 네가 그렇게 외치고 달려 나간 밤, 네가 정말 우리를 싫어하게 될까봐 무서워 졌던 거야. 눈이 섞인 찬바람보다 네 마음에 정신이 더 싸늘했어. 무서워서 얼어붙은 손 끝을 신경도 쓰지 못할정도로 절뚝절뚝 걸어가는 너의 뒷모습을 바라보고만 있었어.
그래서 기다렸던 거야. 네가 먼저 다가와주기를. 그래서 병원에도 찾아가 볼 수가 없었지, 정말 무서웠어.
그러니까 부탁이야. 좀 먼저 다가와주라.
해리는 얼얼해져서 조금 감각이 사라지는 오른쪽 뺨 위를 손으로 꾸욱 누르면서 한숨을 쉬었다. 입속이 아파오는 것도 같지만 화끈거리는 열외에는 크게 신경 쓸 일이 아니었다. 여자의 손끝은 생각보다 매웠고, 붓기도 생각보다 심해질지도 모르겠지만, 해리는 자신이 한 행동을 후회하지는 않았다.
「하여간, 뭐하고 있는 거야.」
「헤르.」
「......」
론과 해리, 그리고 울고 있는 팬시를 바라보면서 어느샌가 그들에게로 다가오는 그리핀도르의 군중 사이를 뚫고, 헤르미온느가 조금 눈썹을 치켜뜬 채로 걸어나왔다. 보폭은 좁지만 빠르게 움직이는 리드미컬한 다리. 약간 물이 빠진 듯한 갈색 머리카락은 출렁이며 풍성하게 웨이브져 있었고, 어깨 위를 부딪히며 허공으로 흔들린다. 다리사이를 휘감아오는 망토를 요령 있게 퍼지게 만들며 걷고, 씩씩하게 팔을 휘두르는 모습이 언제나 시선을 잡아 놓아주질 않았지. 먼 곳의 대리석복도에서부터 차근차근 밟아 다가오는 너의 작은 몸은 언제나 모든 것을 현명하게 잡아두고는 했어. 론은 해리에게 다가가는 헤르미온느를 바라보며 저도 모르게 주춤하고 말았다.
「바보 멍청이. 뭘 하는 거야.」
「아...」
헤르미온느는 론을 보며 말했다. 그 목소리가 너무나 가깝게 들려왔다. 그러니까 저거, 나를 향해 말해주는 거지? 론은 저도 모르게 망토를 손으로 꾸욱 잡으며 긴장했다. 약간 몸이 움츠려을 정도로 뚫어져라 바라보는 눈동자, 그러나 그것은 론이 알고있는 헤르미온느의 오래된 습관일 뿐, 화를 내는 것이 아니었다. 그래, 알아볼 수 있어. 우리가 얼마나 오랫동안 얼마나 긴 시간을 공유해 왔는지, 다른 사람들은 짐작조차 하지 못할걸. 그러니까, 나는 헤르미온느의 얼굴만 보아도, 해리의 얼굴만 보아도, 아무말도 하지않아도 무슨말을 하는 건지 알 수 있다.
걱정해주고 있어. 나를.
「.....」
마음 한구석에서 희망이 샘솟는 것 같았다. 미워하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잊어버린 것도 아니었다. 론은 입술을 꽈악 깨물고 고개를 숙였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금방 눈물이 떨어질 것 같았기 때문이다. 주먹을 꽉 쥐고 그 위를 입술로 덮는다. 치아를 세워 힘껏 숨을 눌렀다. 헤르미온느의 한숨이 귀너머로 들린다.
헤르미온느는 손수건을 꺼내어 해리의 뺨에 대어주었다. 해리는 웃으며 헤르미온느의 연한 갈색 손수건을 받아들였다. 그녀는 그대로 해리에게서 떨어져 론에게로 다가갔다. 론은 고개를 숙인채로 들 수 없었다. 울 것 같은 표정으로 눈가를 붉히는 론의 얼굴을, 키가 작은 헤르미온느는 쉽게 볼 수 있었다. 약하게 떨리는 어깨가 조금 슬퍼졌다. 어느샌가 길어버린 머리카락은 앞으로 쏟아져 론의 눈동자를 가리는 데, 왜, 론, 그래도 넌 너의 눈물을 남에게 보이고 싶지 않은거지? 알 것 같아.
「바보.」
「.....」
헤르미온느의 작은 손이 론의 머리를 꾸욱 눌러주었다. 버석거리며 퍼지는 머리카락 때문에 론의 얼굴이 더욱 가려졌다. 자신의 주먹을 물어 애써 눌린 치아 사이로 한숨이 신음처럼 떨리며 가늘게 세어나왔다. 작은 손의 체온이 남달랐다. 예쁘게 생긴 작은 손은 론의 머리를 다 채우지는 못했지만 쉽게 머리칼 사이로 스며들었다.
「하여간.」
「.....」
「바보야, 넌.」
울리지 말아줘. 더 이상. 간절히 내가 바랬던 목소리로 따뜻하게 안아주지 말아줘. 헤르미온느는 쉽게 론의 머리칼에서 손을 떼어내고 론의 옆을 스쳐지났다. 론은 있는 힘껏 목구멍을 눌렀다. 울고 싶지 않아, 울어선 안 돼. 고개를 숙이니 오히려 더 떨어질 것 같은 눈물방울들을 티나지않게 주먹으로 닦으며, 론은 헤르미온느가 스치고간 오른쪽 어깨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울먹이며 눈물을 떨구고 있는 팬시에게, 헤르미온느는 가볍게 다가갔다. 론은 약간 떨면서 자신의 오른쪽 손을 바라보았다, 비어있다. 그래, 헤르미온느가 스쳐가면서 목걸이를 가져갔어. 그리고 헤르미온느의 오른손이 매몰차게 팬시의 뺨을 때리는 것을 소리로 먼저 들은 론은, 저도 모르게 소리쳤다.
「헤르!」
「.....」
론의 외침에는 조금도 신경쓰지않고, 단지 헤르미온느는 냉정한 표정으로 약간의 경멸을 담아, 팬시를 바라보았다. 팬시의 뺨을 때리는 행동에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어보였다. 그래서 헤르미온느의 손바닥에 인간의 살을 때린 여운이 얼얼하게 남아있음에도 헤르미온느는 눈썹하나 까딱하지 않았다. 팬시의 눈물방울이 날카로운 신경의 고통, 그리고 고개를 옆으로 젖히는 반동 때문에 팬시의 얼굴밖으로 흘러내렸다. 팬시의 하얀 볼이 금방 새빨개졌다. 헤르미온느는 팬시의 손을 잡아들어 그 손위에 사파이어를 내려놓았다. 사파이어는 빛이 조금도 바라지 않은 채 빛나고 있었고, 그것을 바라보는 팬시의 눈썹이 조금 흔들렸다. 냉정한 목소리로 헤르미온느는 내뱉었다.
「론 위즐리는 우리 그리핀도르에게는 소중한 사람이야.」
「.....」
「사실은 그리핀도르에 필요없는 사람이래도. 나에겐, 해리에겐 둘도 없는 친구인 거라고.」
「.....」
「함부로 대하면 다시는 용서하지 않겠어.」
헤르미온느가 언제나처럼 단호하게 말한다.
그녀는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말할 때. 이것이 당연하다고 생각될 때, 그 누구보다 확고한 말투로 또박또박 이야기한다. 그 온전한 영국식 발음은 딱딱하게 느껴지지만 오히려 그녀에게 당연하다는 듯이 어울린다. 그 목소리는 결코 낮지 않고, 결코 높지도 않지만, 조금 흥분하면 높아지는 고음을 조절하기 위해 그녀는 숨을 고른다. 지금처럼, 단호하게 상대방만을 바라보는 눈, 호흡을 조절하는 것 같은 신경, 그리고 침착함을 유지하려는 목소리- 그 모든 것으로, 그녀는 팬시에게 말해주고 있었다.
소중한 사람이라고?
소중한 사람이라고.
둘도 없는 친구라고.
「바보.」
「.....」
「울지 마.」
옆으로 다가온 조지가 론의 눈두덩을 누르는 것처럼 감싸주었다. 망토 소매의 풍성한 옷자락이 론의 눈앞에서 펼쳐졌다. 조지의 옷깃이 자신의 어깨를 누르는 것이 처음으로 무겁지도 않고, 싫지도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우습게도, 감추려고 노력했던 눈물은 이제 더 이상 론의 제약에도 말을 듣지 않고 바닥으로 흐른다. 론은 입술을 깨물며 재빨리 눈물로 떨어지는 것들을 손으로 닦았다. 감동으로 넘친 눈물은 쉽게 그쳤다. 속눈썹은 촉촉히 젖었다 다시 마른다. 대신 눈물의 흔적처럼 입가에, 미소가 번지기 시작했다. 계속 웃음이 흘러서, 바로 귓가가까이에서 역시나 웃고 있는 조지의 미소에마저 행복해지기 시작했다.
팬시는 빠르게 달려갔다. 운동장을 건너 호그와트 중앙건물로 들어가려는 복도로 뛰어가는 것을 마지막으로 그녀를 볼 수 없었다. 그녀가 흘린 눈물자국 같은 것은 틀림없이 바닥에 떨어져 남아있을테지만 어차피 질퍽한 땅위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 헤르미온느는 다시 해리에게로 다가갔다. 붓기가 제법 시작되어 보기에도 아플 정도로 부어있는 해리의 뺨을 보자, 헤르미온느는 망설이지 않고 지팡이를 들어 치유마법을 걸어주었다. 그 틈을 따 프레드가 재빨리, 조금 산만하게 퍼진 그리핀도르의 시선을 박수를 치며 다시 모았다.
「자, 자! 슬리데린의 바보여자는 내버려두고, 우린 우리들끼리의 급한 불을 끄자구! 토너먼트 말이야!」
「아- 그래! 뭔가 규칙같은 것도 다 같이 생각해서 정하는 게 좋으니까, 지금부터 당장 정해서 결정지어 버리자. 어차피 앞으로는 자유강의 시간밖에 없잖아 다들!」
「그래! 저녁때 까지.」
다시 그리핀도르 학생들이 결투에 대해 신나게 토론하기 시작했다. 왠지 어색하게 빨갛게 된 눈을 가리려고 노력하는 론에 대한 배려이기도 했다. 슬리데린에서부터 흘러나와 그리핀도르에게 나지막하게 깔렸던 론 위즐리에 대한 소문은 모두들 들어 알고 있었고, 그러나 상처가 되는 소문을 다들 쉬쉬하며 조용히 분노하고만 있던 차였다. 그리고 지금, 론이 애써 떨구지 않으려 노력하고 조지가 살풋 가려주기는 했지만 사실 누구나 한방울 쯤은 보게 된 론의 눈물에, 이제 모든 응어리가 전부 풀렸음을 깨달은 그리핀도르들은 더 이상 거기에 대해 왈가왈부 하지 않는 게 좋을 거라는 판단을 했기 때문에, 그들은 별다른 저항감없이 망설이지 않고 결투에 대한 이야기로 다시 돌아간 것이다.
「...고마워, 형.」
「응. 아냐.」
론의 인사말에 괜히 기분이 좋아진 조지는 조금 얼굴을 붉히며 씨익 웃었다. 얼굴을 닦으며 다시 고개를 드는 론의 얼굴은 아까전과는 딴판이었다. 다시 생기가 돌아왔다. 눈은 조금 충혈 됐지만, 상기된 두 뺨과 흔들리는 입술은 다시 즐거움을 이야기하려 하고 있어. 그것으로 충분해. 조지는 론의 시야를 가리는 팔을 내려주었다. 해리와 헤르미온느가 여전히 론을 바라보고 있었다. 조지는 쾌활하게 론에게 어깨동무를 하며 해리와 헤르미온느에게 들릴정도의 소리로 힘차게 말했다.
「어때? 론. 어서 선전포고를 해야지? 결투를 하더라도 저 두 사람에게 절대 지지 않을 거라는 말이야, 뭔가 단호한 남자의 포부! 같은 걸 말이지.」
「하아? 그게 뭐야...」
론이 조금 주춤하며 말끝을 흐렸다. 해리와 헤르미온느는 서둘지 않고 론의 말을 기다렸다. 어느새 자신의 목의 양옆으로 팔을 두른 조지의 무게를 의식조차 못한 상태로, 론은 머리를 긁적이며 바닥을 바라보았다. 찰랑이는 앞머리가 흩어져 아래를 보고 쏟아졌다. 아니야, 이러고 있으면 안 되지. 론은 침을 꿀꺽 삼키셔 다시 고개를 들었다.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된 웃음. 론은 활짝 웃었다. 그래, 그 웃음. 모두가 기다렸던 론의 진짜 웃음이었다.
「저기- 나, 이번주 일요일에는 선약이 있어. 그래서 결투에는- 못나가.」
「.....」
「호그스미드에서 만나기로 한 약속이야. 사실 별로 나가고 싶지는 않지만 안 나가면 안 되거든. 그러니까-」
「.....」
「그러니까, ..저어-」
발끝에서 버석이는 모래. 한 번 얼었다가 다시 녹는 모래가 다시 예전처럼 잘 마른 모래가 될 수 있을까? 론은 초조를 이기지 못하고 구두로 모래를 조금 짓잇긴다. 지면 가장 위의 모래가 론의 신발의 움직임때문에 위쪽으로 밀려나, 새로운 모래가 지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가장 위에 있던 모래보다 훨씬 축축하게 젖어있다.
「저기, 선물 사올테니까. ..갖고 싶은 거 있으면 말해줄래? -아, 나 돈은 없으니까. 될 수 있으면 가장 싼 걸로 말이야.」
「......」
해리가 웃는 것이 보인다. 헤르미온느도. 둘은 쉽게 대중사이로 사라졌다. 4학년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섞여 들어가, 두 사람은 금방 결투에 대한 화제로 빠졌다. 어깨를 누르는 조지의 무게가 서서히 느껴지기 시작하고, 두 사람의 뒷모습을 눈을 쫓아도 더 이상 마음의 응어리가 없다. 론은 피식 웃으며, 다시 한 번 눈가를 닦았다.
「두 사람에게 가까이 다가가지 않아도 돼?」
조지의 목소리가 왠일로 상냥하게 들린다. 론은 조지를 바라보며 웃었다.
「응. 이제 괜찮아.」
이제 괜찮아. 굳이 두 사람의 옆으로 다가가려 하지 않아도, 이제는 정말 괜찮아. 론은 조지의 손이 자신의 어깨에서 떨어져나가는 것에도 괴로워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제 더 이상, 망설이지 않으며 한 발을 내딛었다.
이제 정말, 괜찮았다. 정말, 모든 것이 전부.
*
계속 말하는 거긴 하지만, 오늘도 날이 추웠다. 최근, 호그와트 주위에 쌓인 눈은 녹을 기미도 없이 그대로 여전히 존재했다. 나무위의 눈마저 얼어붙어 고드름이 되어 떨어졌다. 론은 작게 기침을 했다. 콜록거리는 반동으로 숨은 급하게 내쉬어지고, 론의 어깨가 조금 떨렸다. 한손은 자연스럽게 입을 막는 제스츄어를 취했고, 원래는 넓은 어깨였으나 추위에 구부려진 어깨는 뒤에서 보면 왜소해보였다.
「.....」
바보 같아 보이기는 하지만. 론은 조금 긴장하고 있다. 긴장이라는 자체가 우습다고는 생각되고 있지만, 그래도 긴장이 되는 것은 할 수 없었다.
론은 전신거울 앞에서 한숨을 푸욱 쉬었다. 오늘따라 한층 더 커보이는 쌍둥이에게 물려받은 망토가 팔 아래로 투욱 떨어졌다. 웃기는 얘기기는 하지만, 론 위즐리는 일요일, 호그스미드에 가는 날, 교복을 입었다. 평소와 다름없이 꼭 여민 교복, 벨트까지 확실히 잠근 바지에, 발아래로 휘감기는 망토. 언젠가 잃어버린 목도리만 제외하면 어디에 누가보든 론은 호그와트의 그리핀도르 학생이었다.
「....그럼 어쩌겠어, 상대가 그녀석인데.」
정말 아니꼬운 일이기는 하지만 블론드의 남자는 미남이었고, 사복을 입은 것을 몇 번 본적은 없지만 단정하고 눈에 띠었다. 론은 자신의 외모를 잘 알고 있었고 봐줄만은 하지만 뛰어난 미남은 아닌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니까 처음에는 오히려, 블론드에게 반감이 일어나 자신이 가지고 있는 옷중에 가장 고급으로 입고 나갈 생각을 했었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부자인 말포이집안을 뛰어넘을 만한 옷을 가지고 있을 리가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론이 찾은 돌파구는 바로 ‘말포이따위를 만나러 가는데 그렇게 꾸밀 필요는 없는 거다’였다. 그녀석을 상대로 꾸미는 것도 우스운 거지. 그래서 반 자기합리화를 시키며 주워입은 것이 교복이었다.
「....」
쳇. 왠지 기분이 전혀 나아지질 않는걸. 론은 한숨을 쉬었다. 론은 호그스미드의 허니듀크에서 파는 먹고 있는 동안 둥둥 뜨는 과자를 사 먹는 것을 무척이나 좋아했다. 부자가 아니니까 그다지 많은 양을 살수는 없지만, 그래서 더더욱 감질나게 입안을 황홀하게 하는 과자- 론은 호그스미드에만 가면 그 가게의 있는 그 과자를 꼭 샀었다. 그렇지만 이번에는 안 되겠지? 망토의 한 주머니가 축 늘어질정도로 말포이의 지팡이는 망토속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왠지 점점 마음이 긴장으로 가득차 초조해진다. 아, 몰라. 론은 짜증을 내며 온통 난장판이 된 방바닥의 물건들을 밟지 않도록 피하며 문으로 걸어나갔다. 그냥 이 지팡이만 건네주고 후딱 돌아오는 거야. 그럼 됐겠지.
「아.」
「.....」
「.....」
방을 나서고 계단을 내려와, 공기가 차갑다는 생각이 들어 내려다 보았더니 휴게실의 창문이 열려있었다. 오늘은 결투가 있는 날이고, 맥고나걸 교수님의 이름으로 큰 강의실을 하나 빌려 벌어지는 결투에 그리핀도르 학생들의 대부분이 아침부터 방에서 사라져, 론은 휴게실에 아무도 남아있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차가운 창문에 기대어 있는 해리와 헤르미온느를 발견한 순간, 론은 저도 모르게 가벼운 헛기침을 하고 말았다.
「뭐하는 거야? 두 사람, 그런데서.」
괜히 헛기침을 하며 쑥쓰러운 듯 론은 떠듬떠듬 거리며 계단을 마저 내려왔다.
「결투에 안 나가?」
「...이제 갈거야.」
해리의 웃음섞인 말에는 론도 웃을 수밖에 없었다. 왠지 가느다랗게 내뿜는 숨속에는 싸늘한 겨울의 기운이 섞여있었지만 세 사람의 마음은 그렇지 않았다. 론은 삐죽대며 두 사람이 기대어 있는 창문을 바라보다가, 곧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그리고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문 쪽으로 다가갔다.
「론.」
「.....」
헤르미온느가 부르는 소리에 론은 고개를 돌렸다. 다가오는 헤르미온느의 발걸음 소리가 카펫에 묻힌다. 창문가에 기대어 두 사람은 무슨 생각을 한 걸까? 어느 차가운 밤, 그곳에 기대어 달을 기다리던 론은 그 창문에 결코 쏟아지지 않는 달빛을 기대한 적이 있었다. 헤르미온느의 숨결이 얼음알갱이처럼 부서지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을 때, 얼마나 오랫동안 그 곳에 기대어 있었는가가 갑자기 궁금해졌다. 입 밖으로 내뱉지는 않았지만.
헤르미온느의 작은 손이 자신의 목도리를 풀었다. 눈이 아플정도로 밝은 색의 목도리. 그것은 그리핀도르를 나타내는 목도리로, 론의 목에 그것이 언제나 존재해 이제는 그것을 하는 것이 당연했지만, 그래도 처음에 그것을 둘렀을 때 론은 거의 기절할 정도로 행복했었다. 헤르미온느의 섬세한 손은 그것을 쉽게 론의 목 너머로 두르었다. 싸늘하고 차가운 공기를 그대로 받아야만 했던 론의 목은 금방 따뜻한 털실의 목도리에 둘러싸여 포근해졌다.
「.....」
「오늘도, 어김없이 날씨가 추워.」
그리고 상냥한 목소리가 론의 주위를 감쌌다. 공기처럼. 밝은 색의 목도리는 론의 목 앞에서 매듭지어져 두가닥의 끝이 론의 가슴쪽으로 흘러내렸다. 헤르미온느의 장난스러운 손 매무새는 긴 목도리를 거의 리본식으로 묶어버렸다.
「그럼 내 것도.」
헤르미온느가 킥킥대는 소리넘어, 또 버석거리며 카펫을 밟고 다가오는 해리의 차가운 망토의 기운, 그리고 쉽게 뻗어보는 해리의 목도리와- 또, 헤르미온느의 목도리 위로 해리의 목도리가 겹쳐져, 이번에는 뒤로 매듭이 지어져 론의 등 아래로 떨어졌다. 해리의 목도리였던 것은 이제 론의 목을 감싸 길게 출렁이며 천천히 흔들렸다.
「있잖아, 론. 넌 그 날 부끄럽다고 말했지. 우리가 도와주러 간 것, 말이야. 나 그말, 절대 인정 못 해.」
「.....」
「내가 널 도와주는 건 결코 부끄러운 일이 아니야. 왜냐면, 내가 그런 일 당하고 있었다면 너도 도와주러 왔을 거잖아? 너도 내가 맞고 있다면 그냥 안본 척 지나갈 수 없을 거잖아?」
「.....」
「나도 그래. 헤르미온느도 그래. 너의 불행을 그냥 보지 않고 지나갈 수 없어. 너를 도와주는 건 당연한 거야. ...친구니까.」
목도리를 감겨주는 해리의 손이 떠나고, 싸늘하게 식은 두 사람의 손끝이 이상하게 따뜻하게 느껴졌다. 헤르미온느의 목도리위에 감겨있는 해리의 목도리, 두 개의 목도리가 서로 파묻혀 론의 목과 턱까지 잠기어, 숨을 내뱉자 털실위로 숨이 감겨들어갔다. 가슴에서 흔들리는 목도리와, 등뒤에서 흔들리는 목도리는, 마냥 따뜻하기만 하고, 너무나 따뜻하기만 해서.
「.....」
코끝이 찡하고 울리는 느낌은 아마, 추위속에서 갑자기 따뜻해진 것만은 아닐 거야. 론은 저도 모르게 훌쩍 거렸다. 그리고 금새 창피해져서 좀더 목도리에 얼굴을 파묻었다.
응. 그래. 그래.
나도 그럴 거야. 너희 두 사람에게 불행이 닥치면 발 벗고 나서서 도와줄 거야. 너희들이 누군가에게 맞고 있다면 절대로 그냥 넘어갈 리가 없지. 내 온몸을 다 바쳐서라도,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동원해서라도 너희들을 도와주러 갈 거야. 절대로 너희들을 도와주러 가.
..친구니까.
「...고마워.」
헤르미온느가 웃는다. 해리도 웃는다. 두 사람은 꽃같이 웃어서, 론의 마음도 가득 채워졌다.
*
행복해서 죽을 것 같기 때문에 현재 론의 발걸음은 너무 가벼웠다. 마음이 너무 따뜻한 것처럼 몸도 따뜻했다. 호그스미드의 사람들은 아마 론의 앞, 뒤로 매듭지어진 목도리가 이상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론은 그런 것 따윈 아무 상관도 없었다. 다른 사람이 두 개나 되는 목도리의 존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도 상관없었다.
호그스미드는 집집들이 밀집하여 있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길을 잃을 수 있었다. 사람들이 많아지고, 지붕위로 눈이 쌓인 멋진 건물들이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하자 론은 가볍게 달리는 것 같았던 발걸음을 신중하게 놀렸다. 인파가 드문 곳으로 가면 이상한 곳으로 빠질지 모르니 조심해야 했다. 론은 스리부룸스틱으로 가는 길은 하나 밖에 몰랐고, 조금 구부정한 길이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가야 한다는 사실을 기억해냈다. 이제 몸과 마음이 전부 무거워지는 놈을 만나러 가는 거긴 하지만, 후딱 끝내고 돌아가면 될 일이었다. 론은 그렇게 결심하고 또 조금 달렸다.
「.....」
하얀 입김이 눈앞에서 부서지는 블론드의 남자는, 크지도 작지도 않은 건물 옆 기둥에 서서 조용히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았다.
입은 다물고 있었다. 단지 숨만 뽀얗게 퍼진다. 쓸어 넘긴 머리칼은 반쯤 백색으로 변한 오래된 건물과 무척이나 어울렸다. 끝이 얼었는지 부서질 것처럼 흔들리는 금색 머리칼 사이로 한 두 가닥 흩어진 것들이 남자의 하얀 이마위로 쏟아져 있었다. 그리고, 몸을 휘감고 있는 짙은 색의 망토는 호그와트의 지정 망토는 아니었지만, 언젠가 학교의 도서관 가까운 곳에서 그것을 입었던 말포이를 보았던 것 같다. 남자의 가느다랗게 빛나고 있는 금발, 믿을 수 없는 색으로 반짝이는 푸른 눈, 새하얀 얼굴과 오똑한 콧날에 잘 어울리는 망토였다. 그리고 바지와, 조금 질척하게 변한 눈 쌓인 바닥에는 별로 어울리지는 않지만 하여튼 무척 깔끔한 구두. 론은 인상을 찌푸리며 더 이상 말포이에게 다가가지 못했다.
뭐야, 저 녀석. ...왜 저렇게 신경써서 입고 나온 거야.
론은 저도 모르게 자신이 입고나온 호그와트의 망토를 꼬옥 움켜쥐었다. 펄럭이는 두 개의 목도리에는 자신감이 넘쳐흘렀지만 평소와는 다름없는 약간 목 부분이 늘어난 셔츠를 입고 형에게 물려받은 망토를 두른 자신에게는 그다지 자신이 없다. 론은 빗질도 제대로 안해서 끝이 죽어버린 자신의 머리칼을 쓸어넘기며 초조하게 인상을 찌푸리며 팔목시계를 보는 말포이를 주시했다.
평소와는 너무 달라 보이는 그 남자에게 왠지 가슴이 뛰는 것이 이상하게 느껴졌다. 제기랄, 그건 너무 달라보이는 옷차림을 하고 있어서야. 평소와 비슷한 것은 그 완벽한 올백과 슬리데린임을 보여주는 목도리밖에는 없잖아. 론은 다시 한 번 머리칼을 쓸어올렸다. 괜히 입술이 바짝바짝 말라서 혀로 한 번 훔쳤다. 손끝, 유일하게 맨살이 드러난 얼굴부분과 동시에 그곳만 화끈거렸다.
「...제길, 무슨 상관이야. 그냥 이것만 후딱 주고 가면 돼지.」
그래도 저도 모르게 목구멍 너머로 침이 삼켜지는 이유는 뭘까. 론은 다시 한 번 두 개의 겹쳐진 목도리 속으로 목을 움츠리듯 한 뒤에 눈을 부릅뜨고 망토 주머니 속 지팡이를 꺼내어 손에 쥐고는 일부러 더 씩씩하게 말포이에게 다가갔다.
「이봐!」
「.....」
론의 퉁명스러운 목소리에 말포이가 드디어 시계에서 눈을 떼고 고개를 들었다. 약간 급한 감이 있는 행동에 론은 저도 모르게 걸음을 늦추었다. 자신을 바라본 말포이는 그제야 초조한 기색을 없애고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제기랄, 뭐야 그 표정. 론은 머뭇거리며 말포이 앞에 섰다. 그렇게 기다렸다는 표정 짓지 말란 말이야. 론이 자신의 손에 닿을 만큼 가까이 다가오자 말포이는 천천히 머리카락을 쓸어넘겼다.
「너무 늦어.」
「니가 너무 일찍 나온 거 아니고? 열시에서 겨우 5분밖에 안 지났어.」
「...하여튼, 늦은 건 늦은 거잖아.」
「아, 시끄러워. 뭐 좋은 사람 만난다고 내가 부리나케 나오겠어?! 웃기지 좀 마!」
「...그렇지.」
「.....」
퉁명스러운 목소리에도 말포이가 화를 내지 않는다. 그게 왠지 더 어색해서 론은 저도 모르게 일부러라도 더 거칠게 내뱉었다. 그래도 말포이는 화를 내지 않고, 오히려 가벼운 미소를 짓고 있는 게 들뜬 것 같아서, 론은 점점 더 기분이 이상해졌다. 블론드의 남자는 가볍게 다가와, 조금 고개를 숙인채로, 한쪽 입꼬리를 조금 올리는 어색한 표정을 짓고 있다. 기쁜 것 같은, 기쁜 것이 쑥쓰러운 것을 감추고 싶어해서 더 어색해지는.
「...됐어. ..이렇게 나와줬으니까.」
「.....」
요 며칠. 최근 계속. 남자의 이상한 행동에는 적응할 수 없었고, 오히려 점점 불안해지기만 하고 마음이 혼란해. 대체 이 슬리데린의 블론드는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나를 왜 이런 식으로 대하는 걸까. 언제나 풀리지 않는 이 질문만 계속 머릿속을 맴돌고 답이 돌아오지 않는 질문을 또 내뱉고 또 내뱉었다.
그리고 오늘, 너를 만났지만 역시 난 모르겠어. 너의 그 표정, 나와 비슷한 키, 머리와 머리끝이 서로 닿을 것만큼 가까운 지금 이 순간, 이상하게 찬바람을 막아주려는 듯이 앞을 가로막는 너의 행동.
론은 이내 입술을 깨물더니 머리카락을 쓸어넘기며 흥, 하고 내뱉었다. 마음은 술렁술렁 시끄럽다. 그래도 행동만은 애써 보통때처럼, 아니 보통보다 더 날카롭게 하려고 노력하는 것이었다.
「벼, 별로 안 나올 생각은 없었어! 나, 약속은 칼 같은 사람이니까.」
「...그래.」
「그, 그리고 그렇게 너랑 오래 있지도 않을 거야! 이것만 주면 금방 갈거니까!」
「.....」
론은 서둘러 손에 들고 있는 지팡이를 말포이 앞에 내밀었다. 투박한 지팡이는 날카로운 햇빛을 투영하며 론의 손안에서 조금 굴렀다. 말포이는 짧게 한숨을 쉰 후에 지팡이를 받아들였다. 그리고 손잡이를 잡고 몇 번 휘두르더니 나지막하게 주문을 외우자 곧 지팡이는 말포이의 손 안에서 사라졌다. 그리고 다시 바라보는 시선에, 론은 어색해하며 시선을 돌리고는 다시 한 번 흥, 하고 내뱉었다.
이상하게 능숙해졌다. 마법을 쓰는 것에. 공부는 론과 비슷하게 못했던 주제에, 언제부터 헤르미온느와 비슷한 성적을 냈던거지? 언제부터 눈앞의 남자는 점점 자신의 키와 비슷해지기 시작했을까. 론은 해리보다 컸다. 날이 갈수록 작아지는 헤르미온느가 점차 귀여워 보이기 시작했다. 드레이코 말포이는 아주 왜소한 편이었고 그것이 론이 이 남자에게 느낄 수 있는 작은 우월감이 되어주었다.
그렇지만, 어느샌가 너무나 가까워진 키. 비슷하게 벌어진 어깨. 표정은 좀 더 어른 같은 무표정함으로 변했고 언제부턴가 섬세한 시선을 느낄 수 있었다. 언제 그렇게 변한 거야? 그러니까, 더더욱 어떻게 행동해야 될지를 모르겠어. 어색하다고 느끼는 것은 나 혼자뿐이야? 어영부영, 지나가는 사람들이 괜히 자기를 쳐다보는 것 같은 느낌이라 론은 더더욱 어깨를 움츠려 트렸다. 말포이는 머리카락을 쓸어넘기며 잠시 눈을 깜박였다. 주위를 훑어보다가 금새 다시 론을 바라보는 눈동자가 무표정했지만 예전처럼 싫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돌아가지 마.」
「.....」
이상한 소리하지 마. 어깨가 조금 흔들린다. 말포이의 입술이 조금씩 움직이는 것을 론은 보고 있었다.
「돌아가지 마. ..론 위즐리.」
「..헛소리 하지 마.」
「할 말 있어.」
「난 없어, 할 말 없어.」
「..그럼 내가 말 할테니까 넌 듣고 있어.」
「듣고 있고 싶지도 않아!」
이상하게 발아래가 흔들리는 느낌이 들어 론은 더욱 몸을 움츠렸다. 말포이의 눈, 계속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말포이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움츠려드는 느낌은 아닌데, 언제나 과거의 그 남자처럼 자신을 벌레 보듯 하는 시선도 아닌데, 저런 눈으로 자신을 볼거라면 차라리 그때처럼 벌레 보듯이 하는 게 더 낫겠다는 이런 기분은 뭐지. 이상하게 절실한 말포이의 눈동자와 그 눈동자 때문에 안정을 찾을 수 없는 론은 결국 어색하게 말포이와 자신의 사이를 벌리는 수밖에는 없었다. 그래서 론은 조금 주춤하며 뒤로 물러났다. 질퍽한 길바닥 때문에 발끝이 조금 미끌렸다.
「조심해, 미끄러우니까.」
「...!」
어딘가 걱정된다는 표정으로 한 걸음 다시 따라온다. 얼굴이 달아오르는 게 느껴진다. 이상해, 분명 차가운 날, 발가락 손가락은 끝에서부터 얼음처럼 딱딱해져가는데 왜 얼굴만 이렇게 뜨거운 거야. 론은 더더욱 인상을 찌푸리며 다시 뒤로 물러났다.
「부탁이니까 신경 꺼줘. 너 앞에서는 절대 안 미끄러져.」
「..뒤로 물러나지 마.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어서 위험해.」
「난 돌아 갈거야.」
「...이봐, 데이트 해주기로 했잖아.」
「아, 말도 안 돼!」
이유가 필요해.
론은 입술을 깨물었다. 이유가 필요해졌다. 이 남자를 하여튼 떼어놓을 이유가 필요하다. 론은 이제 겨우 마음의 안정을 찾았다. 못된 놈들과의 인연도 끝이 났고, 곧 자신을 괴롭히던 소문들도 수그러질 것이다. 친구들과의 안 좋아진 관계는 다 회복되었다. 아직은 조금 어색하겠지만 그들과는 또 금방 십년지기처럼 친하게 지낼 수 있을 것이다. 결투는 참가하지 못하겠지만 지금 당장 돌아가면 구경은 할 수 있을 거야. 그리고 체스마스터의 자리를 놓고 또 게임을 실컷 해야지. 그리고 호그와트의 맛있는 디너도 내가 전부 다 먹는거야.
그러니까 드레이코 말포이가 지금, 내 세계를 무너뜨리려하는 짓을 빨리 막아야 해.
평소와는 다른 행동, 놀라울 정도로 예쁘다고 생각되는 나를 바라보는 얼굴. 거의 본능처럼 론은 말포이의 변화가 자신의 세계에 영향을 줄거라는 생각을 할 수 있었다. 그것들은 전부 어제와는 너무 달랐고 앞으로 조금만 더 하면 다시는 ‘지금’으로 돌아올 수 없을 것이 뻔했다. 그것들은 전부 이상한 거야, 아마도 분명 주위가 변화하고 말거다. 이이상의 변화는 감당 못 해, 더 이상 달라지는 것은 감당 못 해. 론은 목도리를 손으로 콱 움켜쥐었다.
달 아래의 그 남자를 보았을 때, 솔직히 말하면 너무 고마워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었다.
그러니까 그때부터 비정상이었던 거야. 네가 이상한만큼, 나도 이상했는지도 몰라. 그러니까 더 이상은 안 된다고, 론은 생각했다.
론은 두 개의 목도리를 꽉 움켜잡으며 약하게 소리쳤다.
「너, 넌 슬리데린이잖아!」
「...!」
「호그스미드에는 주말에 호그와트 학생들이 얼마나 많이 오는데! 그 가운데에 그리핀도르와 슬리데린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걷는다면, 어떤 가게에 같이 담소나 나누며 버터맥주나 한 잔 하고 있다는 상황이 얼마나 웃길 것 같은지, 생각도 안 해 봤냐?! 난 싫어, 마치 배신자가 되는 것 같은 느낌이야!」
「..위즐리, 난-」
「싫어! 봐, 내 목도리! 난 그리핀도르의 주황색 목도리를 하고 있어, 넌 검녹색이잖아, 이건 이상한 거라구!」
「.....」
그렇지? 내 말이 맞지? 너도 사실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거야. 그러니까 반론할 것도 없을 거야. 그러니 반론하지 마. ..반론하지 마.
말포이는 조용히 입을 다문 채 론을 바라보았다. 그 시선에 론의 눈동자는 약간 흔들렸지만 론은 결코 말포이에게 다가가지 않았다. 호그스미드의 주변은 조금 시끄러웠고 어느새 인파가 늘기 시작했다. 론의 외침은 가느다란 소음이 되었을 뿐 주변 사람들의 시선은 끌지 않았다. 발 아래, 조금 오랫동안 신어서 밑창이 약간 닳은 운동화 속으로 찬 기운이 스멀스멀 올라오기 시작했다. 쉽게 발은 얼고 그래서 론은 오랫동안 차가운 지면을 밟고 싶지 않았다. 입을 다문 말포이는 더 이상 말이 없었다. 론은 머리카락을 쓸어넘기며 한숨을 쉬었다. 그 입술이 조금 떨렸다.
「그 동안, 도와줘서 고마웠어.」
「.....」
「너의 기행(奇行), 더 이상 깊게 생각하지 않겠어. ..궁금해 하지도 않을 테다.」
「.....」
「이대로, 예전처럼. 앙숙으로 돌아가자구. ...더 이상 휘두르지 말고. ..휘둘리고 싶지도 않아.」
그러니까 이대로, 그럼이라고 내가 말하고. 그대로 고개를 돌리고 몸을 돌려, 말 없는 너를 내버려두고 나는 다시 호그와트로 돌아가면 평소와 다름없는 내일이 되는 거야.
론은 움직였다. 약간 뻣뻣해진 두 다리를 놀려 몸을 돌렸다. 팔랑이는 네 개의 목도리가 서로 부딪히며 흩어졌다. 목도리는 조금도 무겁지 않았고, 긴장했는지 손바닥에서 흐르는 땀 때문에라도 목도리가 조금 더워졌다. 그러나 론은 벗지 않았다. 운동화의 밑창은 미끌미끌해서 또 길위에서 미끄러질뻔한 론은 약간 손을 버둥대며 다시 중심을 잡았고, 인파 사이로 보이는 길을 따라 먼저 시선으로 노선을 정하고, 그대로 루트를 따라 걸어가려고 했다.
그러나 론은 그러지 못했다.
말포이는 론을 세게 당겼다. 발밑이 미끄러지면서 몸의 중심이 말포이쪽으로 기운다.
「!!! 뭐-」
「......」
믿을 수가 없었다.
하늘은 놀라울 정도로 새하얗다. 금방이라도 눈이 뚝뚝하고 떨어진다면 떨어질 수도 있겠다 싶은 새하얀 하늘은 틀림없이 구름이 끼었을 텐데도 높았다. 호그스미드를 가득 채우는 지붕들 위로는 눈들이 조금씩 길쪽으로 떨어져 물이 되어 녹았다. 끊임없었던 인파들은 각자의 소음을 길위에 내뱉으며 갈 길로 걸었고, 약간 이르다 할 수 있는 아침, 오픈시간이 다른 가게보다 조금 늦은 몇몇의 가게들이 서서히 문을 열기 시작했다.
말포이의 목도리를 말포이의 목을 떠났다. 말포이의 강인한 손에 의해 풀어진 목도리는 그대로 허공에서 펄럭였지만, 그렇게 주인없이 떠나있는 시간은 얼마 되지 않았다. 말포이에게서 시선을 돌렸기 때문에, 론은 말포이에게 등을 보였고, 결국 말포이의 목도리도 뒤로 매듭이 지어지게 되었다. 론은 목도리가 코위까지 올라갈 정도로 자신의 목과 어깨를 푹 감싼 것을 보았다. 거의 목 부분을 조르는 정도로 말포이의 검녹색 목도리가 휘감겨 왔다.
「무슨-!!」
조금 목을 당기는 말포이의 힘 때문에, 론은 별 수 없이 말포이 쪽으로 뒷걸음질을 하는 수 밖에 없었다. 그리핀도르의 목도리 두 개위에 슬리데린의 목도리가 감겨, 론은 조금 갑갑해졌다. 말 없이 말포이의 빠른 두 손이 가볍게 매듭을 짓자, 슬리데린의 목도리는 론의 등뒤로 한 끝이, 그리고 가슴쪽으로 한끝이 떨어지게 되었다.
「드레이코 말포이! 너, 이게 무슨-!!」
「슬리데린이고, 그리핀도르고, 생각 안 하면 되잖아!!」
「....!!」
말포이의 외침 사이로 공기가 갈라졌다. 새하얀 입김은 론의 뺨에 다가왔다. 목도리 끝을 잡고 있던 말포이의 손이 조금 떨리는 것을 육안으로 확인한 순간, 론은 저도 모르게 말포이 쪽으로 몸을 돌릴 수 밖에 없었다. 말포이의 찌푸려진 눈썹아래로, 눈동자가 가볍게 흔들리고 있었다. 약간 흐트러진 머리카락, 그리고 슬리데린의 목도리는 그대로 론과 말포이를 이어주어서, 론은 자기도 모르게 말포이의 예쁜 콧날을 쳐다볼 수 밖에 없었다. 찬바람에 조금 질린 입술이 약간 떨리며, 말포이는 급하게 공기를 내뱉었다.
「-나라고, 너를 슬리데린에 데리고 오고 싶지 않은 줄 알아.」
「-무, 무슨 소릴 하는, 거야, 너-」
「......」
「..아니, 그-」
목에 휘감긴 세 개의 목도리가 서로 엉켰다. 론은 혼란스러운 머릿속을 손가락으로 헤집을 듯 머리칼을 움켜쥐었다. 스스로의 목소리가 갈라진 채로 흐르는 것을 깨달았다. 말포이의 손가락이 너무 가까이에 있어. 론의 손가락이 긴장으로 떨려왔다. 지금, 너 뭐라고 말하고 있는지 똑똑히 알고는 있어?
「이러면, 그리핀도르고 슬리데린이고 상관없어 지잖아.」
「.....」
「목도리를 세 개나 하고 있으니까 힘들면, 그리핀도르쪽의 목도리를 날 줘도 괜찮아.」
너 지금 네가 뭐라고 말하고 있는지 알고는 있어? 그런 절실한 눈동자로, 절실한 목소리로, 온몸으로 나를 알아달라는 것처럼 떼쓰는 것 비슷하게 이야기하고 있는 것, 알고 있어? 어째서 그렇게 처음 보는 모습을 계속 보여주는 거야. 왜 매달리면서 절실하게 나를 쳐다보는 거야.
쉽게 목안으로 침투하는 그의 손가락. 약간 차갑게 질려있으며 이상하게 길게 목을 감싸온다. 론은 저도 모르게 목을 움츠렸으나 말포이의 손가락을 피할 수는 없었다. 말포이는 망설이지 않았다.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자신의 목도리를 론의 목에 남겨둔 채 그리핀도르의 목도리를 두 개, 풀어내어 하나는 자신의 목에 감았다. 그리고 남은 하나는 바닥에 끌리지 않게 그대로 접어 잘 들었다.
「이러면, 이제 누가 뭐래도 상관없어지잖아.」
「.....」
그게 뭐야. 너 바보야?
진짜 멍청한 거야, 아니면 무슨 독이라도 잘못 먹은 거야. 어젯밤 벼락이라도 맞아서 정말 뇌의 어느부분이 이상해지기라도 한거야?
왜 이래. 진짜.
「.....」
론은 어깨를 떨며 얼굴을 감쌌다. 손끝도 차가웠고, 얼굴도 차가웠다. 그렇다면 화끈거리는 뺨은 무슨 이유지? 정신없어서 어지러워지는 머릿속은 무슨 이유야. 입술을 깨물고 차가운 입김을 내뱉으며 다짐한 듯 확고하게 말하는 말포이의 표정이 자꾸 머릿속을 맴돈다. 쉽게 떨어져 나갔던 말포이의 손가락은 다시 론의 손가락 사이로 엉겨들어왔다. 차가운 손과, 차가운 손. 그러나 말포이는 결코 론의 손을 놓아주지 않고 그대로 자신에게로 론을 끌어왔다.
「...네가 혼란스러워지는 것도, ...내가 최근, 무슨 생각을 갖게 된 건지도 이제 다 말해줄게.」
「.....」
「그러니까, ..오늘은 나와 같이 있어줘. ...론.」
「.....」
모르겠어.
론은 그대로 걸어가는 말포이의 뒤를 따라가는 수밖에 없었다. 물론 손이 잡혀있는 이유도 있었지만, 더 다른 이유가 있는 것 같아 론은 스스로 생각하는 것이 무서워졌다. 얼굴을 감싼 손도 내려놓을 수가 없었다. 말포이의 목에서 흔들리는 그리핀도르의 목도리를 보는 것도 이상했지만, 자신의 목에 감겨있는 슬리데린의 목도리를 보는 것도 너무 이상했다.
「....드레이코..」
「....가자.」
「.......」
정말이지, 너무 이상해 말포이. 너의 뒷모습은 넓어 보이고, 너의 등은 놀라울 정도로 강해보이고. 너를 따라가는 나를 신경써서 너의 보폭은 평소보다 좁은 것 같고, 너의 발걸음은 평소보다 느린 것 같고. 너의 뺨이 긴장으로 얼어붙은 것 같고, 슬리데린의 목도리 속으로 파묻힌 내 뺨은 너무 화끈거리는 것 같고, ...그리고, 그리고..
「.....」
그래도 맞잡은 손이 점점 따뜻해져서, 론은 말포이를 뿌리칠 수가 없었다. 도저히 그럴 수가 없었다.
<퀄릿이 좀 떨어지더라도>
용서부탁해요 orz
드디어 자취방에도 조금 정이 붙기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자취시작한지 이제 일주일, 개강한지는 한 삼일정도 지났군요. 개강전부터 계속 술, 술, 술, 대학은 술난리지 이러넷은 금방 안깔리지.. 여러모로 힘든 한주였습니다.
다음주도 계속 술, 술, 술, 술파티 일 것 같지만 (대학은 왜 술만 마셔요?ㅡㅜ) 요령껏 마셔대며 슬쩍쿵 빠지면서 페이드문, 연재 다시 시작하겠습니다!! ㅡㅜ
드디어 해리와 헤르미온느와 론의 사이가 다시 좋아졌습니다. 조금 신경쓴다는 게 생각보다 그부분이 너무 길어져서 좀 지루하셨다거나 끄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을 것 같은 많은 읽어주시는 분들께, 죄송합니다. ;;
이제 그녀석들 얘기는 좀 접고 드디어 론과 드레이코에 관한 글을 쓸 수 있겠군요 ㅡㅜ 호호.
음.. 이번편은 왠지, 론의 시점으로 잔뜩 쓰여져서 론의 질척(...)대는 독백만 끊임없이 이어진 것 같습니다. 열심히 쓰려고 노력은 했는데 좀 불완전적인 것 같군요. 다음편은 더욱 분발하겠습니다!
사실, 페이드문을 쓰면서 가장 쓰고 싶었던 장면은 바로 이번편입니다. 론이 목도리를 잃어버렸던 것은 다 이유가 있는 거죠. 말포이가 자신의 목도리를 론에게 해주고, 론의 목도리를 말포이가 하고..
좀 더 잘쓰고 싶었는데. 아, 미흡한 거 같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했습니다!!
너무 늦었지만, 데이트, 드디어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ㅁ; (애간장을 다태웠네 그냥;)
삭제된 댓글 입니다.
드레이코가 멋있게 느껴진다면 한 70%는 성공한거네요 ㅡㅜ 보람이 있습니다!
와, 읽으면서 코끝이 찡해졌습니다. 론의 기분이 와닿는 느낌이랄까요? 해리랑 헤르미온느가 론을 얼마나 아껴주고 있는지도 느낄수 있었습니다. 또 말포이랑 론..읽는내내 혼자 웃었어요~둘다 너무 귀여운느낌이네요. 다음편이 상당히 궁금합니다. 얼른 올려주세요~
말포이와 론이 너무 투닥투닥하지요?; 도망가려는 론때문에 말포이가 좀 고심했습니다 ㅋㅋ 다음편도 또 열심히 달리겠습니다!
이제 둘의 러브모드가~~~크크크
정말 기다리고 기다리신 러브모드가~ 케케케
앗 드디어 올라왔군요. 기다리고 있었습니다ㅠㅠ 론이랑 말포이 무진장 귀엽습니다!!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좀 더 분발합니다!!
음흐흐흐흐... 두사람은 목도리 처럼 떼어질수없는 사이~ 엉키고 엉켜서 결국 끝까지 가는거야...<< 크크크 초반엔 다소 암울했었는데 랴뷰랴뷰해서 너무 좋아요 다음편 기대^^
이제 론의 암울했던 마음이 거의 풀어져가는 단계이기 때문에 해피모드만 지속될 겁니다~ 아, 그럴까나.. 글쎄, 어떻게될까요?;
우아우아우아+_+//ㅅ// ㅠ_ㅠ 부럽습니다요, 대학이라니,!! 드레이코 완전 귀엽+_+ 다음편 기대기대!!
대학이래봤자 술, 술, 술... ..다음편 힘내겠습니다!
이번편보면서 저까지 마음이 따뜻해져 오는것 같았어요. 역시 친구란 떼어놔야 떼어놓을수 없는 사이죠^^ 데이트 초반부터 분위기가 너무좋네요.
분위기 좋게느껴지셨어요? ;ㅂ; 루프님 포스가 강력하십니다...
아, 진짜로. 페이드 문 보면 친구가 얼마나 소중한지 새삼 깨닫는다니깐요. 술술술... 그렇군요ㄱ- 몸 망치지 않게 조심하시고 요령껏 빠져나오세요;ㅅ;!
우와...... 진짜 너무 글 잘쓰십니다. 다음편 기다릴께요!
너무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ㅡ^ 론 말포이 너무 귀여워요!!
오랜만에- 분위기좋은 글을..우후후후후 멋져요-ㅋㅋㅋ 말포이 너무 비굴해지지만 않았으면...콧대높은 말포이가 좋은데....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