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와 함께 세계시장으로… 소비재·콘텐츠 동반수출 ‘쏠쏠’
K-팝 공연 연계 행사로 바이어 만나... K-콘텐츠 활용한 PPL·제품화도 지원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한류 붐이 식을 줄 모르는 가운데 K-콘텐츠와 함께 세계시장을 공략하고자 하는 우리 기업들의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콘텐츠 수출이 1억 달러 증가할 때 소비재 수출은 1억8000만 달러 증가하며,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콘텐츠 수출이 100만 달러 증가할 때 국가브랜드 가치는 41만 달러 증가한다. 이처럼 영향력이 큰 콘텐츠 산업과의 동반 진출은 해외시장 개척에서도 더 큰 효과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 5월 10일부터 12일까지 3일간 일본 마쿠하리 메쎄 전시장과 조조마린 스타디움에서 개최된 ‘케이콘 재팬(KCON JAPAN)’ 2024에서는 무려 14만 글로벌 인파가 몰려 K-팝 인기의 현주소를 보였다.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지난해보다 3시간 더 연장 운영한 마쿠하리 메쎄에서는 K-팝부터 푸드, 라이프스타일, 뷰티, 패션까지 총망라한 104개사 278개 부스 운영이 사흘간 성황리에 진행됐다. 일본에서도 인기를 끈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 속 여주인공의 방을 그대로 재현해, 남주인공의 등신대를 비치한 부스도 큰 인기를 얻었다.
여기에 일본 최대 패션 축제 ‘도쿄 걸즈 컬렉션(TOKYO GIRLS COLLECTION)’과의 콜라보레이션은 물론, 약 1만 석 규모로 진행되는 ‘케이콘 스테이지(KCON STAGE)’는 3일간 기존 쇼 무대에서는 보여주기 어려웠던 수록곡과 유닛 무대, 아티스트별 개성을 보여줄 수 있는 퍼포먼스들의 향연을 이어갔다.
글로벌 페스티벌화를 위해 취식·휴게 공간도 작년보다 2배 이상 확장해 온종일 즐길 수 있는 페스티벌로 정비했다. ‘K-푸드 야시장’ 콘셉트로 꾸며진 ‘푸드 라운지’는 떡볶이, 김밥 등 한국의 다양한 먹거리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유수의 K-뷰티 업체들이 입점한 올리브영도 홍보 부스를 통해 소비자들을 만났다.
마쿠하리 메쎄를 찾은 한 20대 여성 관람객은 “편리하게 한국의 음식을 즐기고,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프로그램을 찾아가는 것만으로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를 정도로 알찼다”라고 들뜬 심경을 표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과 협력해 자력으로 해외 진출이 어려운 중소기업의 진출을 돕는 ‘K-컬렉션’도 뜨거운 반응을 모았다. 이번 행사에는 화장품, 식품, 콘텐츠 등 유망 소비재 분야 중소기업 40개사가 현지 바이어와 수출상담을 하고 케이콘에 모인 한류 팬들을 대상으로 판촉활동을 진행했다.
마스크팩을 판매하는 피엘웍스는 이번 K-컬렉션 참여를 계기로 일본 현지 바이어와 1억 엔(약 9억 원) 규모 수출계약을 현장에서 체결하기도 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이번 K컬렉션 참여기업 중 우수 기업을 발굴해 국내 최대 규모 중소기업·소상공인 제품 소비촉진 행사인 ‘2024 동행축제’와 연계한 글로벌 판촉 활동도 함께 지원할 계획이다.
오영주 중기부장관은 행사장에 마련된 중소기업 부스를 방문하여 중소기업인들을 격려하고, “우리 중소·벤처기업이 내수의 한계를 넘어 글로벌 경쟁시대의 주역이 되기 위해서는 글로벌 진출이 필요하다”며 “한류 열풍이 중소기업 글로벌 진출로 연결될 수 있도록 대·중소기업 상생을 확대하고, 한류 인기를 활용한 수출 전략품목 발굴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K-컬렉션에는 뷰티, 식품, 콘텐츠 분야 중소기업 40개사가 참여했다. 올해 K-컬렉션 앰배서더인 글로벌 보이그룹 ‘보이넥스트도어’ 또한 에너지 넘치는 열기로 부스에 함께했다.
CJ ENM 신형관 음악콘텐츠사업본부장은 “글로벌 음악 2위 시장인 일본에서 최초로 스타디움 개최를 통하여 대형화한 페스티벌을 선보였다”며, “아티스트의 글로벌 진출을 도우며 K-팝 산업 성장을 위해 K-팝 대표 페스티벌로 더욱 나아갈 것”이라고 전했다.
12년간 아시아, 중동, 유럽, 미국 등 13개 지역에서 개최해온 케이콘은 지금까지의 오프라인 누적 관객 수가 무려 183만여 명에 달한다. 특히 올해 최초 홍콩 개최를 통해 중화권까지 접점을 확대하면서 지난 3월 홍콩, 5월 일본에 이어 오는 7월 ‘케이콘 LA 2024’를 통해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K-콘텐츠와 함께 해외시장 개척… 판촉·브랜딩도 = 한류의 세계적인 영향력이 계속해서 확산하는 가운데 이를 이용한 수출도 활기를 띠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지난해 참가 수산업체들의 수출실적을 전년비 19% 끌어올린 ‘관계부처 합동 한류마케팅 지원사업’은 물론 ▷한류박람회 ‘2023 태국 K-박람회’ 개최 ▷해외 상설홍보관 인도네시아 ‘KOREA 360’ 운영 등 다양한 사업이 K-콘텐츠와 연관산업의 동반수출 활성화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지난해 개최된 ‘2023 태국 K-박람회’에서는 K-콘텐츠와 연관산업 기업 간 협업 제품을 전시하는 ‘융합존’을 마련해 총 6건의 업무협약에 이어 수출계약까지 체결하는 성과를 거뒀다. 연관 수출상담회의 상담 건수는 총 722건, 수출계약 실적은 229만2000달러 상당으로 전년 대비 75.3% 증가하며 K-콘텐츠와 연관산업 간 경제적 시너지 효과를 입증했다.
실제로 게임기업 나인투랩스는 ‘드로우샵킹덤리버스’ 캐릭터 IP를 활용하여 식품기업 인테이크 주식회사와 협업 제품 ‘슈가로로 곤약젤리 with DKR’을 출시해 태국, 싱가포르 등지에 선보일 예정이며, 캐릭터 기업 아트라이선싱의 ‘아크덕패밀리’ IP와 식품기업 휴먼웰의 협업 제품인 시리얼 6종과 김 제품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정종훈 나인투랩스 감사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진행되는 2023 태국 K-박람회 융합존 전시를 통해 대체식품 푸드테크 유망기업인 인테이크 주식회사와 협업하게 됐다”며, “게임 ‘드로우샵 킹덤 리버스’의 유명 캐릭터 IP와 슈가로로 곤약젤리 제품 간 매칭이 잘 맞아 바로 협업제품을 구상하게 됐고, 해외시장에도 보다 본격적으로 출사표를 낼 계획”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콘진원이 아세안 한류 중심인 인도네시아에 설립한 상설홍보관 ‘KOREA 360’은 개관 이후 콘텐츠를 비롯한 K-뷰티, 의료 등 총 534개 브랜드, 6300여 개 상품을 전시했으며, 월평균 14만 명이 방문하는 등 K-브랜드 알리기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해에는 월평균 매출액 7만5000달러를 기록하는 등 판촉 활성화 효과까지 더했다.
드라마 IP 기획 단계부터 방송사, 제작사와 간접광고(PPL) 연계 제품에 대한 사업화 협의를 통해 성과를 창출한 사례도 있다. 지난해 SBS 드라마 <마이데몬>에 노출된 건기식업체 누보의 식물영양제 ‘닥터조 블루밍 버블’은 드라마 캐릭터 IP인 ‘미오’와 협업하여 한정 리패키지 제품을 출시했으며, 향후 중국, 베트남, 호주 등으로도 수출될 예정이다.
김신덕 누보 전략기획본부장은 “한류마케팅 지원을 통해 글로벌 OTT 플랫폼에서 제품이 노출되며 자사 브랜드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었다”며 “간접광고 노출부터 드라마와 연계한 협업 제품까지 출시할 수 있어 수출 과정에서 K-콘텐츠 덕을 톡톡히 봤다”고 전했다.
아울러 만전식품의 ‘매운불맛김’도 JTBC 드라마 <웰컴투 삼달리>에 간접광고로 노출된 이후 5만5000달러 규모의 신규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이밖에도 콘진원은 올해 상반기에도 tvN 드라마 <눈물의 여왕>, JTBC 드라마 <비밀은 없어> 등 K-콘텐츠 내 간접광고 노출을 통해 연관산업 제품의 비즈니스 확대를 꾀하고 있다.
조현래 콘진원장은 “관계부처 협업사업의 성과를 통해 K-콘텐츠가 산업 전반에 미치는 수출 파급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라며, “지난해 기업들의 만족도가 높았던 ‘K-콘텐츠×연관산업 비즈니스 네트워킹 데이’와 K-박람회 융합존 전시는 올해도 지원을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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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콘 재팬(KCON JAPAN) 2024'. (사진 = CJ ENM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