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이 방에서 다 나올 때 들어가야 따뜻한 아랫목을 차지할 수 있다는 말을 들어 보신 적이 있으실 겁니다. 더불어 사는 사회에서 그렇게 역으로 산다는게 어려운 일이지만 부동산 시장에서는 아주 중요한 원칙이기도 합니다.
남들이 어느 아파트가 좋다, 어느 지역이 좋다고 줄을 섰을 때에는 이미 늦었다고 생각해야 하는데, 남들이 뛰어가니 나도 가겠다는 마음으로 뛰따라가는 걸 보면 안타깝기도 하고 답답하게 느껴질 때도 가끔 있습니다.
올림픽 때 100미터, 200미터 달리기 경주를 보거나 수영경기를 볼 때면 선수들은 출발신호에 엄청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출발과 동시에 신호가 떨어지느냐, 신호와 동시에 출발하느냐는 그 말이 그 말 같지만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출발과 동시에 신호가 떨어지는 선수들은 앞서 갑니다. 그러나 신호와 동시에 출발하는 선수들은 뒤처지게 됩니다. 그래서 0.01초가 선수의 운명을 좌우하기도 하고 매달과 꼴찌의 순간이 정해지기도 하지요. 그런데 부동산시장의 신호는 이런 경기의 신호보다 더 빨리 출발해야 한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별로 많지 않습니다.
벗님 여러분! 여러분들께서는 이 글을 보신 것만으로도 축복을 받으셨다고 봐야 합니다. 윤정웅의 부동산 노하우에 잠시 눈을 멈추시고 쉽고도 가벼운 이치를 놓치는 일이 없도록 유념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1. 부동산은 선견지명이 있어야
여러분들께서 소위 버블쎄븐 지역에 들어가시는 게 소원이었다면 이미 작년에 들어가셨어야 했습니다. 신도시 주변 좋은 아파트를 고르시고 싶었다면 역시 작년에 일을 저질렀어야 했습니다. 기차가 터널을 지날때는 숨이 막히지만 터널이 아무리 길어도 그 터널은 곧 끝이 나고 밝은 해가 비추는 산과 들과 강이 나오게 되는 것입니다.
미국의 예를 들어가면서 서브프라임모기지 때문에 한국의 부동산 시장이 폭락할 것이다, 일본 10년과 같은 형편없는 부동산 시장이 도래할 것이고 부동산 값은 반 토막이 날 것이다. 라고 했지만 한국의 사정을 미국이나 일본에만 비유하면서 멀리 보고 높이 보지 못한 체 지금까지 방황하고 있다면 그 후회는 자신의 몫으로 돌려야 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국민경제의 개념이 부동산 쪽에 치우쳐 있다고 볼 수 있지요. 자산을 이해하는 국민정서부터가 다릅니다. 따라서 순수한 주거개념이 되건 투자겸용이 되건 쓸만한 아파트 한 채라도 장만하려고 마음 먹었다면 어두운 터널이 언제 끝날지를 잘 판가름하는 지혜가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1960년대부터 우리나라의 부동산은 늘 주기적으로 상향과 하향곡선을 그리면서 움직여 왔습니다. 여기서 꼭 짚고 넘어가야 할 한 가지는 부동산은 고무풍선과 같다는 것입니다. 고무풍선은 어느 한쪽을 누르면 반드시 다른 한쪽이 부풀어 오르기도 하고 누렀던 손을 놓으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지 않던가요? 잠시라도 잊어서는 안될 중요한 이치라고 봐야 합니다.
남들이 아니라고 모두 방에서 나올 때 외롭지만 혼자 들어가서 따뜻한 아랫목에 앉아 기다리다보면 곧 다른 사람들이 들어와서 방을 메워 버리지요. 그러나 구들장은 몇 사람 앉는 자리만 따뜻할 뿐이고 나머지 부분은 차디찬 냉방이기도 하고 위쪽은 얼음이 얼기도 합니다.
긴 세월은 아니였지만 지난 몇 년 동안 우리나라 부동산은 압박과 설움에서 갖은 고초를 당하였기에 금년부터는 강보합세가 이어지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과거는 현재의 거울이요, 현재는 미래의 주춧돌이 됩니다. 잠시 해가 구름에 가리기도 하지만 금새 밝은 빛을 쏟아 냅니다.
금년부터 오게 될 강보합세에 대한 선견지명이 있었던 분들은 벌써 요소요소에 다 자리를 잡으셨을 겁니다. 앞으로도 오랜 세월 동안 부디 멀리 보시고 높이 보는 지혜를 터득 하시기 바랍니다.
2. 하늘을 봐야 별을 따지
선견지명만 있으면 뭐 합니까? 하늘을 봐야 별을 따지요. 마음이야 굴뚝같고 꼭 부동산에 손을 대고 싶지만 원체 가진 게 없으니 계산만 하다가 말이 버리지요. 그러다가 지난 일을 후회하기도 하지만 잡았다 놓친 고기는 왜 그리도 큰지,
부동산이 캄캄한 안개속을 오고갈 때면 위기를 찬스로 이용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 세상에 돈을 거저 가져다주는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이때다, 싶으면 부모님이나 친지 등과 의논하고 절대적으로 은행을 이용해야 합니다. 은행은 바로 내 지갑이다. 라고 생각해야 하는 것입니다.
대출이자가 무섭기도 하지요. 이자 낼 날짜는 어찌 그리 빨리 돌아오는지, 겪어보지 않은 분들은 모르실겁니다. 그러나 은행 대출금없이 부동산을 구입한다는 건 상당히 어려운 일이고, 지금이라도 아파트 신규 분양에 중도금 대출 제도가 없어진다면 아파트 분양하는 건설회사들은 모조리 저승으로 가게 될 것입니다.
제가 이런 글을 쓰게 되면 그럼 집 사놓고 은행이자만 내다가 목구멍은 거미줄 치란 말이냐? 하시겠지만 그도 형편에 따라서 다르겠지요. 쓸 곳 다 쓰고 먹을 것 다 먹고는 은행이자 낼 수 없는 것이고 그런식으로 계산한다면 이 세상에 집 장만 할 사람은 한 사람도 없게 될 것입니다.
3. 재개발. 재건축 장담 못해
이명박 당선자의 중심론이 거론되면서 재개발. 재건축이 불꽃을 튀고 있습니다. 빌라를 비롯하여 연립주택은 불문가지(不問可知)이고 허름한 아파트는 신규분양 아파트보다 가격이 높습니다. 이거 원, 이래도 되는 것인지 저로서는 분간하기 어렵군요.
순전한 투자목적이라면 그럴 수도 있을지 몰라도 주거목적이라면 저로서는 반대의 입장입니다. 앞으로 설사 재개발이나 재건축이 된다 하더라도 7년에서 10년을 기다려야 하는데 그때는 주택시장의 판도가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없는 일이 아닐까요?
말이 10년이지 강산이 변하는 세월입니다. 무작정 소형 아파트 하나 기대하는 마음으로 생활에 불편하고 주차난으로 시달리는 재개발. 재건축 장소에 오랜 시일 몸을 묻는다는 건 너무 아까운 세월이라고 생각합니다.
재개발. 재건축이 될 지역에 있는 매물을은 이미 시세가 향후 시세까지 포함되어 있다고 봐야 합니다. 그런 곳에 있는 물건들을 사서 전세로 놓고 자신은 다른 곳에서 또 전세로 사는 불편을 꼭 감수해야 하는지 글쎄요,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재개발. 재건축은 시일도 길지만 그 절차가 무척 까다로워 함부로 기대하다간 낭패를 당하기도 합니다. 재개발. 재건축 현장에는 꼭 송사가 끼어들게 마련이고 지분이 적으면 추가부담금도 많아 입주를 하지 못한 체 팔아넘기는 사례도 많습니다.
차기 정부에서 용적률을 완화하겠다는 공약에 마치 재개발. 재건축시장에 봄이 온듯 하지만 설사 그리되더라도 가는 길은 험하고 먼 길이 될 수 있으므로 상당히 조심하고 세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뜨거운 줄 모르고 덥썩 물게되면 이를 상하게 됩니다.
4. 그렇다고 외곽 막차타면 안 돼
지난 2년 동안 수요가 없는 지방에 아파트가 많이 들어서게 되어 결국 미분양천지가 되었습니다. 초기자금부담도 적고 기타 조건도 좋아서 군침이 돌겠지만 함부로 건드렸다가는 역시 뜨거운 감자가 되어 들지도 놓지도 못하게 되는 수가 있게 됩니다.
지금 수도권 외곽지역에 분양하는 아파트들은 분양가가 상당히 비싸다고 볼 수 있습니다. 10억이 넘는 아파트는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합니다. 지방이나 수도권 외곽지역의 아파트는 앞으로 3년 동안 크게 시세차익을 내기가 어렵다고 봐야 합니다. 그리고 산재해있는 미분양은 앞으로 2년이라는 세월이 흘러야 슬슬 자취를 감추게 될 것입니다.
혹시 지금이라도 아파트를 사고자 하신 분이 계신다면 저로서는 2007년 상반기까지 분양을 했던 미분양을 권하고자 합니다. 그런 아파트들은 분양가도 훨씬 저렴하고 질적인 면에서도 뒤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2006년과 2007년 상반기에 분양한 아파트들이 더 좋습니다.
미분양 아파트들은 주로 입지가 좋지 않은 곳에 있기도 하지만 나름대로 장점도 있습니다. 날이 갈수록 입지도 평준화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직장거리를 고려한 후 웬만하면 미분양 선택도 고려해 보심이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딱 입에 맞는 떡이 어디 그리 흔하게 있던가요?
5. 입주 3-5년차 기존 아파트는
입주 3년에서 5년차 아파트는 2만키로 정도 달린 승용차로 보면 어떨까요? 새 차 냄새도 없어졌고 길 들여서 마치 달리기 좋은 승용차가 되었다고 봐야 할 겁니다. 아무래도 신규아파트 분양받아 이사하는 것 보다 돈도 적게 듭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돈인데 신규아파트보다 가격대에서 경쟁력이 있습니다. 입지가 좋은 곳에 있는 기존 아파트들은 앞으로 값이 더 내려가리라고는 볼 수 없지만 생활인프라가 잘 구축되어 있으므로 살기도 편하고, 양도세가 완화되면 좋은 매물이 나올 수 있으므로 이런 기회를 잘 이용하는 선견지명도 있어야 할 것입니다.
수도권에도 좋은 곳이 있고 광역시나 지방에도 나름대로 좋은 곳이 있습니다. 역세권만을 고집하는 사람도 있고 청정지역을 원하는 사람도 있으므로 우선 입지는 자신의 생활환경에 맞는 지역이라야 하므로 원하는 지역의 매물을 유심히 관찰하는 밝은 눈을 가지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6. 도넛츠 이론과 저수지 이론
도넛츠를 기름에 튀기게 되면 외곽부분에서 부풀어 갑니다. 부동산은 늘 외곽으로 부풀어 가는 속성이 있으므로 도넛츠처럼 부푼 외곽부분을 따라 움직이라는 이론이고, 저수지 물은 가운데서부터 차오르지만 마를 때에는 외곽지역부터 말라 들어가게 되므로 함부로 외곽지역의 부동산에 손을 대지 말라는이론으로서 매우 중요한 이론들 입니다.
이 두 이론은 정반대의 이론 같지만 부동산 경기가 추위를 타게 될 것 같으면 저수지 이론에 맞춰야 할 것이고 외곽지역에 자꾸 신도시가 건설되고 개발이 잘 될 것 같으면 도넛츠이론에 맞춰야 할 것입니다.
이 두 가지 이론을 염두에 두시고 부동산 시장을 예의 주시하면서 길을 잘 못 가시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하겠지요. 재개발. 재건축에 너무 정주지 마시고 고가미분양에 크게 마음주지 마시고 적당한 미분양과 기존주택에 관심을 가지시라는 당부의 말씀으로 글을 맺고자 합니다.
부디 벗님 여러분들의 선견지명이 딱 맞아 떨어져서 좋은 선택이 있으시길 바랄 뿐입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돌호박님...오늘 한 수 배웠습니다.
ㅎㅎ 잘 읽고 갑니다^^
이큐가 빠른 ㅎㅎ연구대상입니다.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