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ARY
- 상장을 철회한 컬리와 달리 자본구성을 변경하고 IPO에 출격한 오아시스
- 온라인 새벽배송 시장에 진출해 급격한 성장을 이뤄내며 업계 유일 흑자 달성
- 지배회사 ㈜지어소프트가 개발한 자체 물류 소프트웨어가 효율성을 극대화한 영향
■ 비상장주식 투자
고수익에 숨겨진 가시
24시간 투자의 시대라고 합니다. 나도 열심히 일하는데 ‘내 돈은 놀면 안 되지’라는 논리입니다. 투자에 대한 사람들의 관점이 적극적으로 바뀌었습니다. 개인 투자자는 ‘동학개미, 서학개미’로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주식투자에 열을 올렸습니다. 투자는 남보다 빨라야 기회를 얻는다는 생각 아래 ‘비상장사 주식’에 투자하는 ‘선(先)학개미’까지 등장합니다. 선학개미는 장외시장 거래를 통해 고작 1~2주밖에 받지 못하는 공모주 청약의 제한을 넘어 고수익을 노립니다. 비상장 주식 거래는 <38커뮤니케이션>, <서울거래 비상장>, <증권플러스 비상장> 등 사설시장 앱과 사이트를 통해서 이뤄집니다. 개인들이 내놓는 비상장 주식이 시장에 나오는 터라 모든 비상장 주식을 살 수는 없습니다. 또한 비공개 시장이라 적정주가 예측도 힘듭니다. 게다가 개인 직거래라 투자사기 위험까지 존재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학개미들이 점점 늘고 있습니다. 특히 IPO 예정기업의 비상장 주식거래는 더 인기가 높습니다.
그러나 2022년 하반기부터 자본시장의 겨울이 매서운 편입니다. IPO 대상 기업들의 일정 취소로 해당 비상장 주식 역시 가치하락을 겪고 있습니다. 유니콘 기업으로 기대를 모았던 마켓컬리 역시 1월 초 상장철회를 결정했습니다. 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은 가운데 ㈜컬리와 자주 비교됐던 ㈜오아시스가 이번 달 IPO를 진행한다고 밝혔습니다. 총공모주식은 5,236,000주이며, 희망 공모가액은 30,500~39,500원입니다. 2023.2.14~15 양일간 청약이 진행됩니다. 오아시스는 이번 공모로 최소 1,596억 원의 자금을 조달하고자 합니다. 비상장 주식 거래 사이트에서 이미 공모 가격 이상의 시세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특히 1월 한 달 사이 30% 이상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공모 효과를 톡톡히 보는 모습입니다.
비상장주식 거래 플랫폼 운영사 사업 목적에도 “모험자본의 확대, 벤처, 중소기업의 증권 유통으로 인한 모험자본 활성화”를 명시하고 있습니다. 음성화되어 있던 ‘비상장 주식 중개’의 활성화를 취지로 생긴 회사들은 거래의 안전성을 높이는 중입니다. 남들이 발견하지 못한 회사에 대한 선투자로 고수익을 얻고, 최근 안정적인 거래 플랫폼도 생겼지만 여전히 비상장사에 대한 투자 정보는 부족한 실정인데요. 비상장 회사에 대한 공식적인 투자정보를 찾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비상장 주식이 상장 주식으로 바뀐다면 기업가치 평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에 거래량과 주가가 상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실제 상장이 진행되지 않거나, 공모 이후 가치하락 등 반대의 결과까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비상장주식에 대한 투자는 위험성이 따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회사에 대한 투자 판단을 위해 최대한 객관적인 정보를 수집해야 합니다.
■ 올해 IPO 풍향계 오아시스
자본구성 바꾸고 IPO 출사표
㈜오아시스의 공개된 증권신고서상으로 오아시스의 2022년 3분기까지 실적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보통 기업들이 상장을 앞두면 덩치(자산)을 키우거나 근육(매출액)을 자랑합니다. 증권신고서상으로 오아시스는 그런 면에서는 좀 색다른 점을 보입니다. 우선 2021년에 비해 2022년이 크게 달라진 게 없습니다. 오아시스는 새벽배송, 신선배송 시장에서 컬리의 대항마로서 ‘흑자를 내는 경쟁자’로 유명합니다. 물론 자산이나 매출액을 보면 컬리에 비교하기엔 너무 적은 편입니다. 2021년 컬리의 자산총계는 6,944억 원이며, 매출액은 1.5조 원에 달합니다. 이에 비해 오아시스는 1,643억 원의 자산총계 그리고 3,569억 원의 매출액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1/5 수준이긴 하나 “컬리는 상장을 철회하는데 오아시스는 그냥 하잖아요” 즉 내실이 있다는 자신감처럼 비칩니다. 그렇지만 투자자는 냉정한 시각으로 따져봐야 합니다.
컬리가 상장 철회를 한 이유는 4조 원으로 평가받던 기업가치가 1조 원으로 급감한 것과 관계 깊습니다. 이런 상황은 오아시스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시기에 상장을 해야만 하는 이유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오아시스가 자산, 매출액 등 비슷한 추세를 보인다면 가장 많이 변한 부분은 자본 항목입니다. IPO 전에 자본의 구성을 많이 손봤습니다.
회사는 2022년 2월 7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2022년 2월 24일에 5,503주(신주발행가액 주당 1,816,986원)의 보통주를 발행하여 9,999백만 원의 유상증자(액면초과발행)를 실시했습니다. 회사는 2022년 3월 30일 주주총회 결의를 통해 2022년 5월 3일에 액면분할(액면가액 5,000원 주식을 액면가액 100원으로 변경)을 실시했습니다. 2022년 5월 17일 전환청구에 의하여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했습니다. 2022년 5월 17일 제1, 2회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 전환청구에 의하여 2,523,096주의 보통주를 발행했습니다.
정확한 내용까지 다 모르더라도 보통주 발행, 유상증자, 액면분할, 전환권 청구 등의 키워드로 대략 추측을 해보아야 합니다. ‘공모’는 말 그대로 주주를 공개 모집하는 행위로 일반 개인과 다양한 지분투자자가 모입니다. 액면분할을 통해 주식수를 늘렸고, 대주주인 ㈜지어소프트는 소유한 오아시스 주식을 사모투자회사와 교환사채로 바꿨습니다. IPO 이후에도 지분 희석이 많지 않도록 계산을 했겠죠. 공모 이후에 상장사가 되면 까다로워질 지분정리를 사전에 추진한 것이며, 덕분에 자산과 매출이 크게 성장하지 않은 회사가 ‘현금 보유량’은 좋아집니다. 2022년 3분기까지 기말의 현금이 951억 원이며, IPO를 통해 모집되는 공모금액은 1,596억 원입니다. 자금의 사용처는 시설자금이 725억 원, 타법인취득이 369억 원으로 나뉩니다. 액면분할을 통해서 여유가 생긴 탓인지 총 공모주식수 523만 6000주 중에 신주모집이 366만 5000주(70%), 구주매출이 157만 1000주(30%)입니다. 지어소프트가 소유한 지분이 구주매출로 나오며 구주매출 후 지어소프트의 오아시스 지분은 55.17% → 43.85%로 낮아질 예정입니다.
■ 새벽배송 유일흑자 기업
이익 나는 신선식품
㈜오아시스는 2011년 (사)우리소비자생활협동조합을 설립해 약 30여 곳의 매장에서 유기농, 친환경 신선식품을 판매합니다. 오아시스는 오프라인 직영 매장을 중심으로 유기농∙신선식품을 저렴하고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해 성장했고, 2023년 현재 기준 53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한 오프라인 사업뿐만 아니라 온라인 새벽배송 시장에 진출, 2019년 이후 급격한 매출 성장을 자랑합니다.
온라인 신선식품 플랫폼 <오아시스마켓>이라는 브랜드를 2018년 런칭하고, 새벽배송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때부터 컬리와 경쟁사로 거론됐는데, 2019년에는 온라인 회원 수 20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이후 물류시설 확충과 자체 유통 소프트웨어 개발을 통해 물류효율화, 판매관리비 등의 원가절감을 이뤘다고 합니다. 2020년 온라인 회원수 50만 명 돌파, 매출액 2,386억 원을 기록했고, 2022년 3분기 기준 매출액 3,118억 원을 달성했습니다. 오아시스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은 매출액 규모는 작지만 매년 흑자를 내고 있다는 점입니다.
오아시스마켓을 운영하고 있는 코스닥 상장기업 ㈜지어소프트의 관리력을 흑자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할 수 있습니다. 오아시스가 오프라인 신선식품 판매에서 새벽배송, 온라인 마켓으로 진화할 때, 경쟁기업인 스타트업과 달리 안정적인 손익구조에 주안점을 두었다는 게 느껴졌는데요. 한 마디로 ‘이익도 챙겨가면서 사업을 펼치고 있는 중’이죠. 실제로 매출원가율이 75%(2018~2022)로 동종업계 평균과 비슷하지만 이익을 내고 있습니다.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면서도 판매관리비를 20% 초반을 유지합니다. 판매관리비 분포를 분석해 보면 인건비 분포가 살짝 준 것 외에는 동일한 수준입니다. 광고선전비 등의 마케팅 비용을 최소화로 유지했고, 자연스럽게 온라인 사업 확장으로 매출원가율이 낮아지는 효과를 얻고 있습니다.
시장 이번 IPO를 통해서 오아시스가 가장 강조하고 있는 오아시스의 강점은 ‘재구매율’입니다. 오아시스의 경쟁자들이 아무리 성장성이 높고, 물류 인프라와 가입 회원수를 자랑해도 실질적인 이익을 내는 것은 다른 차원이라고 말합니다. 특히 신선식품에 관해서는 오아시스를 이길 수 없다는 자신감을 내보이고 있습니다.
대기업도 발 빼는데 나 홀로 웃음
국내 온라인 식품시장은 마켓컬리의 새벽배송 서비스 마케팅 덕분에 급성장했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늦은 밤 온라인, 모바일로 주문하고 다음날 새벽에 배송받는 건 ‘장보기’를 대신하는 획기적인 서비스였죠. 특히 계란, 야채 등 신선식품은 새벽배송이 이상적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아직 새벽배송을 통해 식품을 주 1회 이상 구매하는 소비자는 전체 가구수의 14.1%(2022년 기준 한국농어촌경제연구원)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이를 두고 아직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있다고 긍정론을 가질 수 있으나, 반대로 신선식품은 ‘직접 눈으로 보고 사는’ 오프라인 판매를 이길 수 없다는 반증이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신선식품+새벽배송 시장에 도전장을 낸 롯데쇼핑, BGF리테일, GS리테일 등 대기업들이 2022년 대거 서비스 중단을 선언했습니다. 게다가 전국망이 아닌 서울∙경기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신선식품∙새백배송 서비스는 매출액 확장성에도 한계를 보이고 있습니다.
장밋빛 미래로 시작했지만 지금도 시장에 남은 플레이어의 현실은 오아시스 외에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다른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퀵 커머스 경쟁은 물류인프라와 시스템 투자를 요구합니다. 쿠팡은 ‘풀필먼트’를 통해 2022년 흑자전환 등을 이뤘습니다. 그러나 2021년 기준 쿠팡의 결손금 5.9조 원은 많은 시사점을 줍니다. 도대체 얼마나 투자를 해야 경쟁적 시장에서 독점사업자로 살아남을 수 있을지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시장을 좁혀 신선식품만을 품목으로 새벽배송을 유지해야 한다고 가정하면 ‘수익성’을 포기해야 할 수 있습니다.
신선식품을 고객의 집 앞으로 새벽배송 하려면 첫째, 좋은 상품을 골라야 하고, 둘째 유통기한이 짧은 신선식품의 재고관리와 신선도를 유지한 채 빠른 시간 내에 배송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2가지가 충족이 되지 않는다면 단지 브랜드 평판과 인지도로 고객 이탈을 막을 수 없습니다. 대기업 식품유통 회사들이 시장을 포기한 이유입니다.
오아시스의 지배회사는 유무선 시스템 개발, 운영, 유지보수 및 마케팅 등 IT 전 영역에 대한 토털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어소프트입니다. 지어소프트는 이를 십분 발휘하여 자체 물류 소프트웨어인 '오아시스루트'를 개발했고, 물류인프라의 자동화, 효율성 극대화를 오아시스와 오아시스마켓에 적용했다고 합니다. 결론적으로 오아시스는 신선식품+새벽배송 관련 비즈니스에서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한 오랜 경험과 모기업의 IT 기술이 흑자를 끌어내고 있다고 강점을 강조합니다. 크지는 않지만 무시 못 할 홍보 멘트입니다. “업계 유일한 흑자 경영”
SUMMARY
- 대형 IPO 부재 가운데 시총 1조 '오아시스'의 상장에 쏠리는 눈
- '신선식품+새벽배송' 틈새시장 공략에 성공하여 모기업의 매출 견인
- 그러나 영업 이익률이 낮고, 향후 시장 지배력에 대한 우려도 존재
- 투자자는 컬리를 지우고 오아시스 자체만은 냉철하게 바라봐야할 필요
■ 오아시스 재무제표 읽기(Feat. 증권신고서)
잘 키운 종속기업, 열 사업 부럽지 않다
오아시스 재무상태표를 2015~2022 3Q까지 나열해 보면, 2020년이 변곡점이라는 게 느껴집니다. 오아시스 2020년 재무제표에 공정가치-금융자산, 전환사채, 기말의현금성자산 수치 변화가 나타납니다. 자산총계가 2019년 301억 원 → 2022년 3분기 1,866억 원까지 성장하는 동안 제일 크게 늘어난 게 <현금및현금성자산>입니다. 자본 쪽 투자금 확충이 높은 덕분인데요. 부채비율은 310%(2020년) → 45%(2022년 3분기)로 줄었습니다. 이것만 봐서는 오아시스가 IPO를 할 이유가 별로 없어 보입니다. 재무건전성 좋고, 사내 유보되어 있는 현금도 많기 때문입니다.
매출액 변화는 평균 65% 증가율을 보이며, 증가 추이를 나타냅니다.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원가와 판매관리비의 큰 변화 없는 관리가 돋보이는데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영업이익률이 높지 않다는 것입니다. 2020년 4.1% 외에 어떤 해는 1% 미만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연속 흑자는 맞으나 높은 이익을 내는 사업구조는 아닌 것처럼 보입니다. 물론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좋은 편이고, 투자가 적극적으로 이뤄진 결과 오아시스는 재무적으로 탄탄합니다.
오아시스의 모기업인 지어소프트의 사업보고서에 신선식품 관련 유통부문은 2016년부터 등장했습니다. “친환경 유기농 도매 브랜드 우리생협”의 직영매장을 지어소프트가 운영하게 된 것이죠. 직영매장 형태로 친환경 농산물, 정육 등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사업으로 181억 원의 매출액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러고 보면 지어소프트의 IT, 미디어 사업보다 오아시스의 매출 비중이 높아지기 시작한 시점은 꽤나 오래전입니다. 하지만 폭발적인 성장을 이룬 건 최근이죠.
특히 온라인 신선식품 관련 매출액이 커지며, 사업의 규모가 확장되기 시작했습니다. 신선식품 플랫폼 기업으로 불릴 정도로 회원수 증가추이가 높아졌죠. 2019년 23만 명 → 2020년 56만 명 → 2021년 87만 명 → 2022년 13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판매채널 비중 역시 온라인이 2020년 이후 절반을 넘는 등 점점 더 신선식품+새벽배송 전문 기업의 이미지를 갖게 됐습니다. 자연스럽게 모기업인 지어소프트의 사업 구조도 변했습니다. 지어소프트의 2021년 기준 매출액 구분을 보면 유통 커머스 관련이 61%가 되며, IT서비스 역시 유통 커머스 즉 신선식품 종속회사 관련 매출임을 추측할 수 있습니다. 종속기업이 모기업을 먹여 살리는 꼴입니다. 잘 키운 종속기업, 열 사업 부럽지 않은 거죠. 주력 사업이 변경된 후에 이번 IPO는 지어소프트나 오아시스에게 매우 중요한 이벤트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신선식품+새벽배송 어필
퀵커머스, 라이브커머스 등 관련 기업들을 키울 뿐만 아니라 여전히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풀필먼터에 대한 보완까지 해결해야 합니다. 오아시스는 경쟁사에 비해 SKU(Stock Keeping Unit - 재고관리를 위한 최소한의 단위)가 부족하다는 평을 듣고 있습니다. 이를 높은 오아시스 고객 충성도로 커버한다고 하나, 마켓컬리 등 신선식품 또는 새벽배송 관련 회사들이 끊임없이 재구매를 높이기 위한 쿠폰을 제공하고 있죠. 소비자는 금방 변심하기 쉽습니다. 내가 찾는 제품이 없거나, 조금이라도 경쟁사에 비해 질이 떨어지거나 저렴하지 않다면, 쉽게 이탈하죠. 소비자의 선택을 높이기 위해서 상품군만 늘리면 재고관리와 구매 만족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양날의 검인 셈이죠.
현재 오아시스에는 총 696명의 임직원이 근무하고 있는데요. 오아시스 경영진은 CFO 출신의 대표 등 40대 젊은 경영진이 포진해 있습니다. 이들이 유기농식품 유통업을 온라인 신선식품+새벽배송 사업으로 부스터 업을 이룬 셈입니다. 식품 이커머스 시장에서 ‘신선식품+새벽배송’은 전에 없던 틈새시장이었습니다. 시장의 선도자는 오아시스가 아니라 마켓컬리인 것은 사실입니다. ㈜컬리는 소비자의 니즈를 먼저 읽고, 새벽배송의 특별함을 알렸죠. 전날 주문한 신선한 달걀과 우유, 아침 먹거리가 다음날 새벽 문 앞에 예쁘게 포장되어 배달됩니다. 컬리의 감성은 1인 가정 또는 솔로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한편 생협 ‘오아시스’는 이미 주부들에게 믿고 가는 식품관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먹거리 관련 친환경, 유기농 야채에 한해서 말이죠. 여기에 더해 마켓컬리처럼 새벽배송도 해준답니다. 더 좋네요.
■ 오아시스 IPO 투자자 유의사항
시장의 기대 한몸에 받고 있지만
컬리와 오아시스를 경쟁자로 보는 시선이 많지만, 사실 둘은 출발부터 다른 회사입니다. 오히려 오아시스가 컬리의 도움을 받아 성장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컬리의 대규모 적자, 상장철회 등 덕분에 오아시스가 조명을 받는 구도죠. 투자자는 컬리를 지우고 오아시스 자체만을 냉정히 살펴봐야 합니다. 만약 오아시스 공모에 관심을 둔다면 더욱 그렇습니다.
매출 성장은 있으나 이익은 그만하지 않습니다. 이후 시장 지배력을 갖출지 아직은 미지수입니다. 오아시스 스스로 밝혔듯이 신규 고객 증가보다 재구매를 높이는 게 당사의 장점이라고 말합니다. 즉 시장의 사이즈를 키우는 게 오아시스의 주된 사업 방향이 아닙니다. 2023년 신선식품+새벽배송 시장이 더 크지 못한다면 오아시스 매출액 증가와 이익률 상승이 어디서 올 수 있을까요? 경쟁사의 침체로는 부족합니다.
2023년은 IPO 관련 자본시장의 분위기가 안 좋습니다. 대형 IPO 예정 기업들이 속속 상장 철회를 외치고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오히려 오아시스에 기대가 집중되는 형국입니다. 1조 원에 가까운 기업가치 평가를 받는 중급 이상의 IPO가 거의 없습니다. 오아시스가 시장의 반전을 이끌지 모른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는데요. 지금까지 상황이 오아시스에게 유리하게 돌아가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컬리를 지우고 냉철하게 살펴라
최근 IPO(기업공개 상장)는 ‘영업’으로 돈을 버는 것보다 얼마나 투자를 받았는지, 적자가 나더라도 시장지배력(회원 증가) 또는 혁신적인 사업 아이템을 가졌는지가 핫한 주제입니다. 신선식품+새벽배송은 2022년 IPO 계획이 있는 기업의 가치를 2~4배까지도 높게 평가했습니다. 지속적인 투자가 있기에 IPO는 시장 분위기를 더욱 달구곤 했습니다. 왜냐하면 그래야 기존 투자자가 EXIT하는 기회를 마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투자자가 아니라 소비자의 관점으로 새벽배송 업체를 볼 때는 전혀 다른 면이 부각됩니다.
오아시스가 IPO를 서두르는 게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2022년 4분기 결산 전인 3분기 기준으로 공모를 서둘러 준비했습니다. 매출액의 하락 시그널이 있었거나, 기업가치 산정에 있어 부담이 더해지는 걸 고려한듯합니다. 투자할 곳이 없는데 자금이 과하게 유입되어도 문제입니다. 1천억 원 가까이 사용할 수 있는 현금이 이미 있습니다. 당장 대규모 시설투자 등의 사업 확장을 계획하고 있지 않습니다. 공모를 통해서 모아진 자금 세부계획은 2023년 물류센터 등 시설투자에 225억 원을 투자하고 이후 매년 점진적인 시설자금 이용으로 잡혀 있습니다. 공모에 참여한 새로운 주주들이 오아시스의 장기 플랜에 전적으로 동의할지 궁금합니다. 이미 IPO 이전에 액면분할, 유상증자를 통해 지어소프트나 오아시스는 그간의 영업활동현금 누계보다 막대한 자금을 확보했습니다.
보통 IPO는 성장하는 산업의 선두에 서기 위해 투자 자금을 모으기 위한 공모(공개모집)입니다. 신선식품+새벽배송의 IPO는 시작은 신선했으나 지금은 환경이 약간 달라졌죠. 신선식품과 새벽배송의 편리함이 온라인 식품판매 시장을 획기적으로 바꿀 줄 알았으나, 그렇지 못했습니다. 코로나19 상황으로 비대면 구매가 활성화된 것에 비하면 새벽배송의 소비자 요구는 높아지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그 사이 경기침체와 원자재 가격 상승 등 2023년은 생활물가의 압박도 시작되고 있습니다. 오아시스가 지금의 투자를 통해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전에 없던 성장성을 드러낼 수 있을까요? 판단이 어렵습니다. 한 가지 분명한 건 곧 IPO를 통해 시장의 결정을 지켜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투자자 유의사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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