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최고의 부자구 강남구청과 이 지역의 노른자위 삼성동에 있는 특급 라마다서울호텔(구·뉴월드호텔) 간에 성매매 단속과 처벌을 놓고 때 아닌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3년여의 법정소송 이후 대법원 판결이 난 사안임에도 여전히 전쟁이 진행형이다. 그 배경은 이렇다. 구청은 지난달 10일 대법원 판결에 따라 라마다호텔에 6~7월 두달간의 객실영업정지 조치를 취했다. 특급호텔에게는 사형선고나 다름없는 초유의 조치다. 이유는 지난 2009년 라마다호텔이 성매매 장소를 제공했다는 혐의였다. 구청의 당시 영업정지 처분에 호텔은 처분에 불복하는 소송을 냈지만 1~2심 판결에서 잇따라 패소하고 대법원으로부터 ‘원고 기각’ 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대법원 판결이 나고 보름정도 후 강남구청 건설과 직원 2명이 이 호텔 내 룸싸롱에서 술접대를 받은 뒤 여성접객원과 성관계를 가진 사실이 강남경찰서에 의해 현장 적발됐다. 당황한 구청 측은 관내 성매매 단속에 더욱 고삐를 조였고, 그 대상 중에는 라마다호텔도 포함됐다. 구청 측은 마치 화가 머리끝까지 나기라도 한 듯 영업정지 시작일인 지난 1일 호텔 정문과 프론트에 영업정지 처분 명령서를 붙였다. 하물며 공조실 제어장치까지 직접 막아 처분명령서를 붙이는 고강도 대응을 하고 있다. 구청은 프론트 직원에 대해서도 대기명령까지 발동하는 강수를 두고 있는 중이다. 호텔 측은 이 같은 행정행위에 일단 숨을 죽이고 있는 상황이지만 억울하다는 입장을 계속 보이고 있다. 두 달간 영업정지에 따른 막대한 피해액과 이미지 손실 등에 따른 신뢰추락에 호텔 측은 망연자실하면서 ‘해도 너무한다’는 반응이다. 스카이데일리가 강남구청과 라마다호텔간에 벌어졌던 사건의 전 내막을 현장취재를 통해 확인하고 두 번에 걸쳐 관련내용을 상보한다. <편집자 주> |
▲ 야간에 본 라마다서울호텔의 전경. 대형 특급호텔이 성매매 장소 제공 혐의로 무려 두달간이나 영업정지를 받는 전무후무한 일이 강남에서 벌어졌다. 호텔 전 객실에 불이 꺼져 있다. 강남구는 영업정지 단속을 더 강화하는 배수진을 치고 있다.
▲ 사진 : ⓒ스카이데일리
[연재 순서]
<상>사건 발단에서 영업정지까지 파문
<하>특급호텔 초유의 사태와 지역경제 영향
강남구는 밤이 되면 더 화려한 도시로 변모한다. 낮보다 밤이 밝은 지역으로 불리며 국내 최대의 밤문화가 이뤄진다.
그 한가운데 자리잡은 삼성동의 ‘라마다서울호텔’(이하 라마다호텔)은 강남지역 밤문화의 상징으로 불려지는 곳이다.
지난달 언론에는 라마다호텔의 성매매 관련 불법영업에 대한 대법원 패소판결과 함께 앞으로 강남구청의 결연한 의지를 보이는 기사들이 일제히 보도됐다.
하지만 사건 이후에도 호텔 성매매 관련 사건이 끊이지 않았고 강남구청 역시 그 사건의 중심에 서 있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기나긴 법정공방 끝에 판결이 난 지금도 강남구청과 라마다호텔 간의 전쟁은 끝나지 않고 계속되고 있다.
이에 스카이데일리는 성매매 단속을 둘러싼 치열한 강남판 전쟁의 시작과 현재를 집중적으로 현장 취재했다.
강남구청과 라마다호텔, 그 싸움의 서막
▲ 강남경찰서가 강남구청에 요청하는 라마다호텔에 대한 영업정지 처분관련 공문
▲ 자료 : 강남구청
지난 2009년 강남구청은 삼성동 소재의 특급호텔(무궁과 다섯개, 특2급)인 라마다호텔을 성매매 장소 제공 및 불법퇴폐 영업행위(매니아,유흥주점)로 2개월간의 영업정지 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호텔 측은 종업원이 호텔객실을 불법 퇴폐 행위 장소로 제공하는 것을 업주는 전혀 몰랐다는 이유로 강남구의 처분에 불복하는 행정 소송을 제기했다.
이 행정소송의 배경은 호텔입장에서 영업정지로 인한 손실을 줄이고 호텔이미지 실추를 염려해 과징금 처벌을 받을 목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과거 비슷한 사건의 ‘과징금 처벌’ 판례가 있었다는 점도 소송의 이유가 됐다.
▲ 강남구청은 3년간의 소송끝에 라마다호텔에 2개월의 영업정지 처분을 내렸다.
3년간의 공방 끝에 강남구청은 이 소송에서 승리했고 처음 내린 처분대로 호텔에 2개월의 영업정지를 내리게 됐다.
이에 라마다호텔은 지난 6월 1일부터 7월 말까지 두 달간 영업(객실영업)을 할 수 없게 됐다.
구청은 지난달 22일 보도자료를 통해 ‘불법 성매매 퇴치 종결자’라고 외치며 앞으로 성매매 관련 범죄퇴치에 더욱 힘쓰겠다고 밝혔다.
앞서 같은 달 10일 대법원의 판결이 내려진지 보름후인 25일 강남경찰서는 이미 영업정지 처분이 내려진 라마다호텔에서 또 한번의 성매매 현장을 포착, 관련 인물들을 검거했다.
성매수 의혹을 가지고 있던 남성들을 수사하던 중 경찰은 강남구청 소속으로 확인되는 두명을 발견했다.
수사 결과 강남구청 건설과 소속직원 2명이 업체 관계자로부터 술접대를 받은뒤 8층 객실로 올라가 여성접객원과 성관계를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강남구청은 기나긴 싸움의 승리도 만끽하지 못한 채 몇 명의 직원들로 인해 구청 전체의 이미지에 큰 손상을 입었다.
성매매 전쟁서 배수진 친 강남구청
25일 사건 이후 언론에는 강남구청에 대한 비난여론이 쇄도했고, 사태를 직시한 강남구청은 재빠른 움직임을 보였다.
성매매 관련 업소 단속에 더욱 매진하는 한편 이미 처분이 내려진 업소에 대해서도 철저한 단속에 들어갔다.
처분이 내려진 단속 대상의 중심에는 강남구청과 오랜 시간 싸워온 라마다호텔도 속해 있었다.
▲ 호텔 공조실에까지 붙은 강남구청의 처분장
영업정지 시작일인 이달 1일 강남구청은 라마다호텔 정문과 프론트에 커다란 영업정지 처분 명령서를 붙였다.
프론트에서 객실 예약문의를 받는 직원에 대해서도 프론트대기 자제 명령을 내렸다.
나아가 구청은 호텔 전체 공조실의 제어장치를 직접 막고 처분장을 붙이는 등 감시망을 피한 영업에 대해서도 철저한 대비에 나서는 강수를 두었다.
강남구 관계자는 스카이데일리와의 만남에서 “구청장의 특별명령이다. 우리 구에서 성매매 관련 처분에 대해서는 절대 협상은 없다”고 말하며 단호한 의지를 보였다.
구는 이번 사건 발생 후 성매매 관련 업소에 대한 단속을 더욱 철저히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재 구청 공무원 4명과, 시민감시단 2명 등 6명으로 구성된 1개조를 투입해 주 3회씩 미리 지정된 업소가 아닌 단속 30분전에 15개의 업소를 임의로 지정받아 불시에 벌이는 단속을 시행하고 있다.
또한 영업정지 처분을 내린 호텔에 대해서도 주기적으로 구청직원들의 단속과 영업정지 이행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강남구청은 이번 기회에서 불법 성매매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법원 패소 후 전열 가다듬는 ‘라마다호텔’
▲ 주말 저녁이지만 영업정지를 받은 호텔 앞은 매우 한산했다.
라마다호텔은 현재 영업정지 상태로 부대시설만 운영중에 있다.
호텔은 결과에 승복하고 호텔 영업이나 기타 손해를 감수하면서 우선은 호텔 이미지 쇄신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24일 호텔은 전면적인 객실 보수로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특급호텔로 거듭하기 위해 영업정지 기간을 이용해 대대적인 리노베이션을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호텔은 이 발표 후 불과 하루가 지난 25일에 또다시 성매매관련 위법행위 혐의로 경찰에 적발된 것이다.
호텔측은 또 한번 사건에 휘말려 진퇴양난에 처했다.
호텔은 성매매에 관련된 연이은 적발로 호텔이미지는 물론이고 호텔의 단골 고객까지 잃고 있는 실정이라고 호소하고 있다. 또한 장기간의 영업정지로 인한 막대한 영업 손실을 입고 있는 상황이다.
호텔 관계자는 “기존 6~7월 예약돼 있던 객실 고객들에 대해 일일이 연락해 모든 예약을 취소했다. 또한 호텔직원이 나서서 다른 호텔 예약을 대신해 주었다”고 밝혔다.
또한 “6~7월 예약 취소 여파가 최소 11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호텔을 찾던 외국인 단골 고객들의 불만도 연이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호텔 내 부대 시설은 영업정지는 아니지만 정상적인 영업은 힘든 실정이다.
기자가 최근 저녁시간에 호텔을 찾았을 때는 호텔주차장에 다섯대의 차량만이 있었고 로비는 한산했다.
프론트에는 끊임없이 문의전화만 빗발쳤고 직원들은 객실 리모델링으로 인해 객실예약을 받지 않는다는 설명에 분주했다.
▲ 라마다호텔 측이 로비에 놓은 객실영업 정지에 대한 안내문구
호텔 정문과 프론트에는 영업정지를 알리는 안내문구가 커다랗게 쓰여 있다.
호텔 관계자는 “호텔은 서비스업이라 이미지가 가장 중요한데 호텔 정문에 까지 처분장을 붙이는게 맞는건지 모르겠다”며 “어찌됐든 판결에 대해 확실하게 지킬 건 지키고 운영해 나갈 방침이다”고 말했다.
라마다호텔은 비록 성매매 장소의 메카로 낙인찍힌 상황이였지만 여전히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특급호텔이라고 자부하며 판결에 승복해 호텔 정상영업을 위해 힘쓰고 있다.
‘글로벌 명품도시 강남구‘의 새로운 다짐
작년 한해 경찰에서 강남구청에 전화로 통보된 불법 성매매 단속 업소는 28건이다. 그중 11개 업소가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고 그 외 업소는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리됐다. 올해는 8건중 2건만이 처리되고 있는 상황이다.구청은 이 같은 상황에 대해 관련 업소에 대한 경찰의 확실한 증거자료가 넘어와야 영업정지 처분을 내릴 수 있다고 전했다.구 관계자는 “해당 업무에 대해 경찰 일손이 많이 부족해 처리가 늦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구는 미리 밝힌 바와 같이 성매매 관련 사건에 대해서는 끝까지 강경 대응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라마다호텔과의 긴 싸움에서 승리한 강남구청은 불법 성매매 척결에 더욱 자신감에 차 있는 모습이다. 비록 현장을 잡기 힘들고 단속대상 업소도 많지만 강남구 내에서 성매매 관련 사건은 철저하게 단속한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강남구 관계자는 “G20 정상회의, 핵안보 정상회의 등을 성공적으로 개최한 글로벌 명품도시 답게 깨끗하고 건전한 사회풍토 조성에 앞장설 것이며 성매매 등 불법 퇴폐 행위는 강남구 내에 일절 발도 못 붙이도록 강력하고 엄정하게 대처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출 처 : http://www.sky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