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울회는 참 대단한 모임입니다.
2004교감연수단의 분임원 친목모임 형태로 출발하여 이제 7년째를 맞는 모임인데 그간 정기모임 18회, 비정기모임 8회를 기록한 활력이 넘치는 모임이지요.
이런 역동적이고 멋있는 모임에 회원자격도 없는 제가 참여를 하게되고 이렇게 모임 후기가지 쓰게 되었으니 저에겐 더할 나위없는 영광이지요.
한울회의 끈끈한 정과 아름다운 모임 정경을 제대로 묘사를 할 수 없는 아둔한 솜씨를 탓하면서 모든 교장 교감나라 회원님께 참관기를 올립니다.
1.
구갈중학교 김종태 교장선생님으로부터 한울회 모임에 참석해주길 바라는 전화를 받고, 평소에 존경하던 교장선생님인데 교장 부임 축하인사를 드리러 가야겠다는 생각 뿐, 게으름의 소치로 학교방문을 차일, 피일 미루어 죄송하다는 생각이 들던 차 참석 권유를 받고는 불감청에 고소원이라는 마음으로 흔쾌히 응했습니다.
모임에 객꾼으로 끼어서 조금은 어색했지만 다른 분들이 조금도 개의치 않으시고 따뜻이 맞아주시고, 정말 서로를 배려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가지는 모습을 보고는 알콜의 힘을 빌려서 이 모임의 정모후기를 제가 쓰겠다는 택도없는 말을 하고 그 책임을 지기 위하여 지금 끙끙 거리고 있습니다.
오늘 출근하여 시간 짬짬이 써서 오후 두시쯤 초고를 완성하였는데 컴이 말썽을 부려 모두 다 날라 가 버려서 두 번째 쓰고 있는 중입니다.
첫 번째 글은 엊그제의 감흥이 짙게 남아 있어서 신나게 써 내려 갔는데 그게 모두 휘발해버려 상당히 감이 다운된 상태에서 쓰니 둔한 필치가 더욱 답답하게만 느껴집니다.
2.
2004교감 연수단의 회장을 엮임한 정일국 곡반중학교 교장선생님과 함께 한울회 모임 장소인 구갈중학교를 방문하던 지난 토요일은 정말 전형적인 가을날씨였습니다.
하늘은 푸르고 공활하였고 바람은 청량하여 마음까지 산뜻하게 해 주었지요.
구갈중학교의 첫 인상은 정갈하고 조용하며 잘 정리되어 있는 학교라는 인상이 강하게 풍겨서 늘 성실하시고 사람을 대할 때나 사물을 대할 때 정성을 다 하시는 김종태 교장선생님의 모습을 닮은듯 했습니다.
교장실로 들어서니 김 교장선생님이 반갑게 맞아주십니다.
우리가 제일 먼저 왔나보다 생각했더니 구리 광릉중학교의 서연자 교장선생님께서 부군과 함께 오셨다가 부득이한 사정이 있어 가셨다고 합니다.
뒤이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한울회의 면면들이 등장하십니다.
백종찬 선배님이 예의 건강하고 활달한 웃음을 흘리시면서 들어오십니다.
퇴임후에도 사회활동을 놓지 아니하시고 지방법원 민사사건 조정위원으로 활동하고 계시다 합니다.
저하고는 안산에서 가끔 뵙던 인연이 있습니다.
권오수 서울 영락고등학교 교장선생님이 뒤따라 들어 오십니다.
안양 신성고에서 근무를 하시다 영락고등학교로 초빙되어 가신 분으로 현재 한울회의 회장을 맡고 계십니다.
선한 얼굴로 선비의 기개와 풍모가 넘치는 분입니다
광덕중학교의 정흥섭 교장선생님이 사람좋은 웃음을 짓는 모습도 보이십니다. 한울회의 산 주역이시죠.
창립 시부터 4년간 총무를 맡아서 오늘의 한울회를 반석위에 올려놓는데 큰 역할을 하신 분입니다.
신동원 고잔고등학교 교감선생님도 보이십니다. 맺고 끊는게 확실하시고 매사에 열정이 넘치시는 분이십니다.
금년에 교장연수를 받으셧으니 내년엔 멋진 교장선생님이 되실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미녀 3총사도 등장하셨습니다.
김성숙 소하중학교 교장선생님은 뵐 때마다 대갓댁 안방마님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후덕하시고 정이 넘치시는 분입니다. 현재 한울회 총무일을 맡아 열심히 회원들을 챙기시고 계시지요.
이광진 대경중 교장선생님은 미모와 카리스마를 함께 지니신 멋진 분이십니다.
학교경영도 멋지고 아름답게 하실것으로 생각됩니다.
함께 오신 의정부 천보중학교의 윤미영 교장선생님은 저렇게 이뻐도 되나하고 그 뛰어난 미모때문에 기가 약한 저는 남아있는 기까지 팍 죽습니다.
학교경영도 미모만큼이나 멋지게 해나가실 것 같은 생각이 저만의 생각은 아니겠지요?
그리고 등장한 훤칠한 신사, 장곡고 김성태 교장선생님입니다.
어릴 때 읽었던 키다리 아저씨처럼 숨어서 누굴 말없이 도와줄 것 같은 넉넉한 인품이 팍팍 풍겨오지요.
자매결연 관계로 중국에 며칠 체류하시다가 전날 늦게 귀국하셨다는데 여독도 풀기 전에 이리 달려 나오셨습니다.
류헌식 권선고등학교 교감선생님도 예의 그 온화한 미소를 한껏 띠시면서 등장하셧구요.
먼저 다녀가신 서연자 교장선생님까지 모두 열네분,
한울회는 매회 모임마다 참석율이 거의 80% 이상이랍니다.
3.
김종태 교장선생님이 학교 현황을 설명하십니다.
총26 학급규모에 특별교실도 17실이나 갖춰져 있습니다.
시설도 훌륭하고 선생님들도 열심히 노력하는 학교라 며칠전엔 5개 지역교육청의 장학관, 장학사님 서른 몇분이 모여서 수업개선에 관한 워크샵도 가졌고 전교사가 수업을 공개하였다고 합니다.
저는 영어전용교실과 영어 체험학습장이 특히 부러웠습니다
일종의 미니 영어마을인데 복도를 막고 교실 두칸 넓이를 확보하여 은행, 병원, 우체국등등의 모의시설을 만들어 실제로 체험케하는 학습현장입니다.
아이들에게 큰 도움이 되겠다란 생각과 저런 시설을 관리하려면 관리자에게 남다른 노력도 요구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학교시설을 견학한 후 참석자 전원이 기념 촬영을 하고 이웃에 있는 백남준 아트센터로 이동을 했습니다.
3.
백남준 아트센터에 도착하니 직원 몇분이 대기하고 계십니다.
사전에 김종태 교장선생님이 기념관측과 접촉하여 해설사도 수배해 두셧습니다.
책임 학예관으로 일하시는 분이 나와서 작품 하나하나에 대한 설명을 해 주십니다.
저처럼 미술에 문외한인 사람은 해설사의 자세한 설명이 없으면 작품이 고철덩어리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백남준의 고뇌와 작품제작의 배경, 그분의 철학을 녹여낸 작품 표현기법등의 설명을 들으면서 예술세계에 새로운 인식을 갖게 되었습니다.
예술관을 나서니 밖은 벌써 어두워 졌습니다.
또 다시 차를 타고 이동을 합니다.
정갈한 저녁상이 기다리고 있는 <곰솔마루>식당입니다.
풍성한 먹거리 앞에 이야기도 풍성해 집니다.
오늘 모임의 화룡정점격인 류헌식 교감선생님의 섹스폰소리가 가을밤을 수놓습니다.
해가 갈수록 원숙해지시는 섹스폰 연주 실력이십니다.
마지막으로 윤미영 교장선생님이 선창하신 구호를 끝으로 식당을 나섰습니다
(가 ~~~ 족 같 이 !!!)
4.
헤여지기에는 달빛이 너무 환합니다.
가을 달빛속을 그냥 달려 귀가한다면 두고 두고 후회할테죠.
그래서 다시 뭉쳐 들어간곳이 노래방입니다.
모두들 하나씩 내려 놓습니다.
첫 싸랑의 추억도, 지금도 진행중인 진한 부부 싸랑의 애잔함도,
그리고 사람살이의 고단함도 모두 다 내려 놓습니다.
노래말로 풀어 갑니다.
전부 다 카수요 전부 다 시인입니다.
아~~, 저는 정말 참석하길 잘 했습니다.
이런 진한 아낌과 끈끈한 연결이 한울회를 앞으로도 유장한 강의 흐름처럼
10년, 20년 게속케 되리란 느낌을 강하게 받습니다.
멀리 가실 분들을 위해 참을 줄도 아는 한울회입니다.
10시에 모두 나와 다음을 기약하며 그리운 집으로 돌아갑니다.
손을 흔드는 아쉬움뒤로 달빛도 흐뭇하게 흐릅니다.
그래서 다음 겨울정모 글도 버릇없이 써 봅니다.
무자격자의 제멋에 겨운 초대장입니다.
저처럼 객꾼들에게도 문을 열어 놓은 모임이니까요
겨울, 편지
우리들,
벙긋 웃으며 한번 만나면 어떨까요?
오래 된 연인처럼
그러나
살다보니 만나지 못한 시간이 제법 길었고
바쁜 척, 책무에 충실하는 척 ,또 다른 삶터를 돌아보느라고
그러느라고 오래, 오래, 기다리게 했던 연인들처럼...
그럴 때,
우리, 가벼웁게 만나
조금 어색하게 웃고, 적당히 멋있는 산책을 하고
눈덮힌 가로수 길을 잠시 걸으며 지난 세월을 이야기하기도 하고,
꼭 그렇지 않더라도 해 지는 언덕에 앉아 칼바람소릴 들어 보는 것도 괜찮겠지요.
어둠이 내리면 고독이 스멀스멀 새어나오는 키작은 주점이라도 찾아가야 겠지요.
나이 먹어 간다는 애틋함으로 서로의 잔을 채우고
조금은 슬픈 목소리로 혹은 달뜬 목소리로 얘기를 하면 겨울 분위기에 어울리겠네요.
둥지가 먼 사람은 기다려 줄 가족을 위하여 조금 일찍 일어서야겠지요.
누군가를 바래다주는 그 짧은 시간엔 별리의 악수를 세게 한들 어때요.
손을 흔드는 사람과 거리에 남는 사람의 모습은 그 자체로 겨울풍경이지 않을까요?
어쩌면,
그 옛날 흑백필름의 영상처럼
템즈강 다리에 선 비비안 리 처럼
혹은 카사블랑카나, 안개에 젖은 파리의 새벽처럼
남은 삶의 여로를
비척비척 걸어서 가는 거지요
핫, 핫,
재밋는 센치멘털이지만 치졸하다구요.
압니다, 그래도
산다는 게 얼마나 고되고 성스러운 일인데
이리 아기같은 칭얼거림이냐고 나무라면서도
누구나 걸리는 계절병에 걸렸나보다 하곤
고맙게도 없던 일로 봐 주시겠다는 분들이
많으실 거라는 것두요
예, 저도 고걸, 고걸 알지요.
그래서 이렇게 편지를 쓴 답니다.
그런데요,
겨울 바람이 세차게 불 때 마다
스카프를 푹 눌러 쓴 여자나
코트의 깃을 바짝 세운 남자를 보면
혹, 저 친구가 그런 사람은 아닐까 한번쯤 쳐다 봐 주세요.
시간의 그리움을 가시고기처럼 나누어주고 가야 할 우리들에게는
겨울.... 모임.... 한울회가
'딱'이란 생각을 강요하던....
2010,10,18 의왕부곡중학교장 곽한인
첫댓글 객으로서 세번째 참석하신 곽한인 교장선생님! 정말 이렇게 감동스러운 글을 써주심을 무한 감사드립니다.시인이십니다.생김 생김과는 전혀 다른 멋을 풍기십니다.ㅎㅎㅎ 우리 한울회를 극찬해 주시니 회장으로서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한울회 정모 후기를 이렇게 잘 써주시리라고는 미처 생각치 못했습니다.감사합니다.다음부터는 객으로서가 아니라 정회원으로서 함께 할 수 있는 영광을 주시기바랍니다.우리 모두는 객들이 모여 친구가 되는 것이랍니다.곽한인 교장 선생님 오늘과 같은 멋이 항상 변하지 않기를 바랍니다.한울회 홧팅
초청해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지금은 야간 멘토링 수업과 자주학습을 하는 아이들 수십명이 남아서 공부에 열중하는 시간입니다. 감독을 핑게삼아 교장실에 남아서 글을 쓰고 댓글을 씁니다.
권오수 회장님 늘 건강하시고 한울회의 큰 발전을 기원드립니다
고맙습니다. 글을 너무 아름답게 기술하시는 재주가 계신가 봅니다. 좋은 글 고맙습니다. 매번 나오세요. 두터비
모임이 아름다웠지요. 글이야 뭐 사실대로 기술하면 되는거지만...
평소 존경했던 곽형님의 문학적인 글은 대단합니다. 여전하시군요 상록중학교에서 맺은 인연으로 지금까지 15년동안의 함께 한 시간이 행복하였습니다. 참석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훌륭한 학교경영의 현장을 참관케되어 기뻣습니다. 평소의 인품이 학교경영에도 녹아있는것 같아 존경스럽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가을빛 다 스러지기전에 한번 뵈어야죠?
웃음과 행복을 전하고자 노력하는 신동원입니다.
곽한인 교장선생님(형님)멋있어요.
형님의 글을 보고 나니 글이 너무나 아름답고 감동적이여서 미치겠군요. 한울회 모임에 참석하셨기에 이런 멋있는 글과 아름다운 이야기거리가 되었겠지요. 정말 감사합니다. 형님동생 신동원올림
장년 남성의 기운과 매력이 철철 흘러 넘치는 신교감 선생님, 저도 함께 하여서 즐거웠습니다.
내년에 교장 부임하시는 학교에서 학생들이 행복한 좋은 학교, 학부모와 선생님들이 만족하는 멋진 학교, 경영하시길 바랍니다.
글을 쓴다는 것이 그렇게 쉽지만은 않은데 한울회의 만남을 일필휘지로 아름답게 묘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렇게 만남의 후기가 있어 그날을 기억하게 하는군요. 사람 좋아보이는 사람이 글도 잘 쓰시는군요.ㅎㅎㅎ
정많은 총무님, 남은 가을 행복하시고 건강하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