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극동의 날 ; 세상에서 가장 빠른 검.
-마법과 욕(Magic and Curse)-
-3-
“뻐 큐-!라고 말하면서 이렇게… 가운데 손가락을 세우고… 그렇지, 그렇지~”
고작, 9살짜리 진석은 사촌형에게 새로 배운 ‘외국의 욕’을 친구인 8살 후서에게 뭐 좋은 것이라도 되는 냥 알려주고 있었다. 알파벳 A, B, C, D도 모르는 애들이 외국의 욕부터 배우는 것이었다.
“이렇게?”
8살 후서가 물었다.
“아니, 아니~ 위가 아니라 앞으로 향 하는거야, 이렇게.”
9살 진석이 후서의 손가락 방향을 똑바로 잡아 주었다.
“이렇게?”
후서는 대놓고 진석에게 그 것(새)을 날렸다.
“그렇지, 근데 나를 향하진 말고~, 이 바보야~”
후서가 손까락을 자신쪽으로 향하자 손을 저으면서 진석이 말했다.
“어, 어.. 알겠어. 근데, 이건 대체 무슨 뜻이야?”
후서가 물었다.
“어? 음… 외국어로 섹스를... 해라, 뭐 그런 뜻이래.”
진석이 말했다.
“..뭐? 잠깐만… 그게 왜 욕이야? 그건 좋은거 아니야?”
초등학교 2학년인 후서와 진석은 같은 반이자, 같은 아파트에 사는 친구사이였다. 그들은 막, 학교에서 ‘성교육’이란 것을 배웠지만, 그들은 그저 ‘아기를 만드는 것’이라는 정도만 이해했다.
사실, 말이 교육이지, 뭘 알아야 이해를 하던지 할텐데, 중요한 걸 쏙 빼먹고 간접적으로만 그걸 설명하자니 어느 집 아이가 그것을 다 이해한단 말인가. 이건 뭐, ‘토마토’를 한 번도 본적도, 먹은적도 없는 아이에게 직접 토마토 영상을 보여줘도 이해하기 힘든 판에, 정작 ‘토마토’는 안 보여주고 온통 캐첩이랑 스파게티 같은 것들만 잔뜩 보여주면서 토마토를 설명하는 격이었다. 그러니 애들에게 기억에 남는 것이라고는 그저 ‘아~, 아기 만드는 거구나~’정도일 뿐이었다. 하지만, 적어도 ‘중요하고, 소중한 것’이라고 배웠다. 아니 그런데, 그것이 왜 욕이란 말인가.
“음…. 글쎄….. 사실 나도 잘은 몰라. 우리 사촌형한테 그렇게 까지만 들었어. 나도 물어 봤는데, 그 형도 잘 몰라. 여튼 그게 제일 나쁜 욕이래. 그니까, 어른들 앞에서는 절대로 하면 안돼. 알았지?”
진석이 말했다.
“응, 알겠어.”
1999년, 후서는 대학에 들어갔다.
“교수님, 왜 수많은 욕들 중에 성과 관련된 욕들은 다른 악질적인 욕들보다 더 나쁜거에요? 예를 들어서, 우리는 TV에서 ‘난 널 죽여버릴거야’, 혹은 ‘지옥에나 가버려’와 같은 무시무시한 욕들은 할 수 있으면서도, 왜 성과 관련된 욕은 ‘삐~’처리를 하거나 아예 금기어인거죠? 뭐가 더 나쁘냐는 거에요.
사실, 누가 저더러, ‘너, 좋은 말로 할 때, 셋 중에 하나 골라라~고 물으면요,
1번, 너 죽을래?
2번, 너 지옥갈래?
3번, 너 그거 한 번 할래?
솔직히 여기서 누가 다른걸 고르겠어요?”
<성과 문화>라는 교양 수업을 듣던 중, 후서가 담당 교수님에게 질문했다. 수업을 듣고 있던 학생들의 입에서 웃음이 터져나왔다. 듣고보니 그랬다. 왜 TV에서 1번, 2번은 되는데 3번은 안되는 것인가.
“흠.. 글쎄, 나도 여태 그렇게는 생각해 본적이 없는 것 같은데… 흠… 글쎄, 욕이란 건 꼭 그 단어들의 본래의 의미만 가지고 있다기보다는 그 단어의 의미 외에 많은 부정적인 감정과 의미들을 그 단어에 내포하는 것, 그 때문이 아닐까? 영어로 뻐큐~ 하고 말을 해도, 그 의미는 그냥 ‘가서 자위 한번 해라, 섹스 한 번 해라’뭐 그런 의미라기 보다는 아주 나쁜 자신의 감정을 담아서 말하는.. 그러니까 일종의 사회가 규정한 아주 부정적인 표현법이지, 꼭 그 단어의 뜻만 가진 것은 아닐거야..”
교수님이 대답했다.
“그렇죠, 교수님. 욕은 나쁜 의도로 하는 것이지, 상대를 축복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그러니까, 제가 정말 궁금한 것은... 이것도 나쁜 욕이고, 저것도 나쁜 욕인데… 왜 성과 관련된 욕들은 유독 더 나쁜 건가 하는거에요.”
후서가 진지하게 다시 질문했다. 이번엔 아무도 웃지 않았다.
“흠….. 글쎄… 나도 그건 솔직히…. 잘 모르겠는데? 어디 네가 한번 조사해서 발표 해보는 건 어떨까?”
교수님도 모른다 했다.
“아하하, 뭐 점수만 잘 주신다면야… 저도 사실, 정말 궁금했었는데, 아직까지 아무도 이걸 정확히 아는 사람을 못봤어요. 대체 이세상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죠~?”
후서의 말에 학생들이 다시 웃었다.
“그럼, 어디 제가 한 번 찾아보겠습니다.”
후서가 의무감을 가지고 말했다. 본의 아니게 후서는 특수 임명을 받아버렸다.
하지만, 당시의 후서는 그에 관한 어떤 단서나 자료도 찾을 수가 없었다.
‘이게 말이 되나.., 아무도 모른다는게…
근데도, XX, 이게 제일 나쁘다는 건 세상에 모르는 사람이 없다. 심지어는 애들도 안다. 뭐 이런 X같은 죠크가 다 있지?
3번, 그거 대체 왜 안되는 거냐고~’
라며 후서는 생각했다.
후서는 그 해답을 13년이 지나서 도쿄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찾게 될 줄은 꿈에서도 생각지 못했다.
-죠의 마법수업(Joe`s magic lesson)-
“하하하, 와~ 넌 그래도 그걸 생각이라도 해봤었구나. 미친놈~일세~.크크크큭. 난 마법수업을 듣기 전엔 완전히 생각도 못했던 건데 말이야~크크크큭, 그렇잖아 크크크크,”
죠가 비행기 안에서 낄낄대면서 말했다.
날씨 상황이나 바람의 변화에 따라 정확한 계산은 어렵지만, 워싱턴 DC에서 도쿄로 가는데에는 대략 13~14시간 정도 걸렸다. 못다 잔 잠도 충분히 잤으면 이제 일어나서 밥 먹고, 수업해야지. 인생 뭐 있나, 죽을 때까지 배우는 것이다.
“그… 그래서.., 그래서 답이 뭐야? 왜 성과 관련된 욕들은 다른 나쁜 욕들보다 더 나쁜거야? 나 이거 정말 궁금했었거든.”
후서가 물었다. 후서는 왜 기초마법 수업에서 성과 관련된 욕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 것인지 몰랐지만, 그 이유야 뭐가 되어도 좋았다. 그 미스테리에 대한 답만 들을 수 있다면 말이었다.
후서는 죠의 답을 기다렸다.
“금지시켰으니까.”
죠가 말했다.
“엥? 금지? 누가? 무엇을?..”
후서의 미간과 입모양을 일그러트리며 말했다.
“누구긴 누구야, 니들이지. 살아남은 인간 종족이라곤 니들밖에 없는데, 뭐 개나 고양이가 금지시켰겠어?”
상황을 지켜만 보던 메리가 끼어들면서 한 마디 했다. 자비의 신수는 그 짧은 문장으로 충분히 모두를 비꼬고 있었다.
“살아남은 인간 종족… 으~, 그건 또 무슨 소리에요~?”
대화에 큰 맥을 모르는 후서는 답답하기만 했다. 꿈에서도 메리는 그런 이야기는 해주지 않았다.
“자자, 우선 이것부터 가자구. 그것까지 나오면 너 머리 터져버릴지도 모르니까말이야. 그리고 마녀는 잠시 빠져 있으시고~”
죠가 웃으면서 말했지만 후서는 이것과 그것이 무엇인지도 몰랐다. 죠의 눈빛은 하룻 강아지를 조련이라도 하려는 죠련사의 눈빛이었다.
정확히 상대를 깔보는 눈 빛.
후서는 그 눈빛이 매우 거슬렸지만, 역시 붉은털의 대머리 죠의 강렬한 눈빛에는 위축될 수 밖에 없었다. 그 것은 변호사의 눈빛이 아니라 바이킹(Viking:8세기 후반~11세기 초까지 북유럽 해상을 장악했던 전투민족)의 눈빛이었다.
하지만, 후서는 마법의 백의민족(白衣民族) 화랑의 후손이다. 바..바이킹이라고해도 절대 꿀리지 않는다.
“조...좋아. 그래서.. 누… 누가 성과 관련된 욕을 더 나쁘게 만든거야?”
후서가 본론의 질문을 다시금 물었다.
“어?? 누… 누구??
흠…., 글쎄.. 딱히 한 사람이나 단체를 지목하기는 어려울거야.
지구의 마법은 아주 오랜 시간에 걸쳐서 여러 사람과 집단들에 의해 금지당해왔거든. 하지만 성을 금기시 시킨건 역시 카톨릭, 즉, 기독교(Christianity)의 영향이 가장 크지.”
죠가 말했다.
“뭐? 잠깐만, 잠깐만..”
후서가 열 손가락으로 테이블을 찬찬찬 치면서 대화를 잠시 정지하자는 신호를 보냈다.
“잠깐만, 죠. 성과 관련된 욕 이야기를 하다가 왜 갑자기 마법이 금지된 이야길 하는거야?”
후서가 물었다.
“멍청아, 마법 수업이니까 글지. 뭐, 성교육 시간인줄 알았냐? X나 등신. 크크크 다 관련있어서 설명하는 거니까 입 다물고 계속 들어, 묻는 말에만 답하고 알었어?”
죠가 후서를 노려보면서 말했다.
“음… OK….그래서 뭐? 종교? 그것도 크리스찬? 대체 뭔말을 하고 싶은거야?”
후서가 꿀리지 않고 질문했다.
“잘~들어..
이 세상에는 사실, 마법이 존재해. 그걸 우리만 몰랐던 거야. 왜? 안가르쳐주니까. 비밀이니까.”
죠가 마치 무언가 큰 비밀이라도 폭로하는 듯한 얼굴로 말했다.
하지만, 꿈에서 이미 메리로부터 대강의 상황과 사정을 전해들은 후서는 그다지 놀라지 않았다.
“어~이, 안놀라?”
죠가 자신의 손바닥을 흔들어 보이면서 물었다.
“어?? 어, 아… 하하, 미안, 난 오직 성과 관련된 욕… 그것만 생각하다가 다른 건 잘 못들었어… 그.. 그래서 뭐라고 했었지?”
“아~ 친구, 너 참 재미없다. 보통은 여기서 놀라는거야. 이 세상에 마법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사실말이야~! 이 무감각한놈~”
죠가 말했다.
“아, 미안 미안…
그리고 나야 뭐 마법도 봤고, 피드미드랑 가이아도 만났으니까.
그건 그렇고, 그래서… 원점으로 돌아가서…. 성과 관련된 욕들이 더 나쁜, 다시 말해서, 비도덕적인 의미를 내포하기 시작한게 크리스찬, 종교랑 관련이 있다는 말이야?”
후서는 정말로 그것만 생각하고 있었다.
“어, 용케 짜맞추었네? 그래.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A.D 590년에 당시 교황 그레고리 (Gregory)1세가 7죄악(7 Deadly sins)이란 걸 새로이 지정했어. 당시에는 신권주의시대였으니까 교황이 왕들보다도 위였고 힘도 샜지. 그런 그가 7가지 본능을 죄악이라고 지정한 것이야. 그 중에 하나가 바로 러스트(Lust) 즉, 성욕이야.
하지만, 그건 꼭 교황이 독단적으로 주장한 것이라기 보다는 과거부터 쭉~ 존재해오던 이념이었어. 여튼, 그레고리 1세의 7죄악의 리스트는 4세기 경에 그리스의 다른 종교의 사제가 작성한 7죄악과 거의 모든게 일치하지. 단 하나 다른 것은, 그리스의 사제는 러스트를 사치와 향락을 즐기는 마음이라고 해석했지만, 그레고리 1세는 그냥 성욕이라고 못 박은거야.
여튼, 그때부터 성욕은 비도덕성을 내포하기 시작한 거야. 마찬가지로 욕심(greed)이나, 식탐(gluttony), 게의름(Sloth), 화(Wreth), 질투(Envy), 그리고 자존심(Pride) 역시도 같은 이유로 죄악시 여겨지게 된 것이지.
뭐, 7죄악이란 것에 대해서는 지난번에 차에서 잠깐 설명했었지, 기억나?”
죠의 말에 후서는 고개만 끄덕였다.
“이것들은 어릴적부터 교회와 사회가 아이들에게 동화라는 이름으로 주입시키는 세뇌식 교육이기도 해. 뭐 교육과 세뇌는 보는 관점의 차이이지, 그 본질은 같으니까.
즉, 우리 머리에 세뇌된거야. 그래서 모든 이야기의 주인공들은 으례 착하고 성실하고, 예의바르거나 하는 반면, 나쁜 역에는 늘 욕심많고, 질투많고, 화 잘내고, 게으르거나, 뚱뚱한 등으로 묘사되지. 7죄악~! 그럼 너 지옥간다~!! 하고 어릴적부터 머리에다 못을 박는 거야.
여튼 그렇게 해서 성은 비도덕성을 띄게되었고, 세상이 남성의 세상이었기 때문에 성적인 욕들도 여성(female)을 암시하거나 가리키는 단어들이 남성(Male)의 것보다 훨씬 많고 다양한 거야. 성은 여성에게 더욱 더 많은 걸 지켜야하는 것으로 가르치고 말이야. 그래서 같은 잘못을 해도 여자 측이 도덕적으로 더 크게 비난을 받는거야. 그리고 욕이란건 욕을 더 많이 듣는 쪽이 더 다양한 단어들을 가지게 되지. 자연스럽게 여성을 향한 남성을 향한 욕보다 더 많이 발달하게 된 배경이야. 이건 세계 3대 종교의 공통점이기도 해. 그리고 그 세 종교가 한번이라도 영향을 미쳤던 지역이나 언어, 국가는 반드시 이 7죄악에 대한 개념이 나타나거든.”
“아….. 그래서…..”
“믿음을 기반으로 하는 종교는 모든 문화의 초석이야. 기술과 무기의 발전 이전에 종교가 존재하지 않는 문화나 나라는 없다는 것이야. 그러니 그 종교의 세력이 한번이라도 지나간 지역의 언어를 포함한 문화는 그 해당 종교적 색체를 강하게 띄게 되는거야.”
“음… 그래서, 전 세계가 성을 비도덕적인 것으로 생각하고 성과 관련된 욕을 사용하는 거야?”
“다는 아니야,왜냐면, 아직까지 단 한번도 세계 3대 종교가 주류가 되어보지 못했던 나라와 문화가 있거든. 단, 1초도 종교적으로, 정치적으로도 장악 되어본 적이 없는 나라와 문화, 그게 어딘 줄 아니? ”
죠가 물었다.
“그런 나라가 있어? 그냥 어디 아프리카 오지의 작은 민족들 아닐까?”
“미안하지만 아프리카는 이미 오래전에 무슬림과 크리스천의 영향을 받았었거나 받고있어. 오지의 소수 민족이라면 나라가 아니지.”
“흠….”
“그건 일본이야. 바로 우리가 가고 있는 곳.”
“뭐 일본?!”
“응, 2011년 기준으로도 일본의 세계 3대 종교의 총합은 전체 종교의 3%미만이야. 골때리지. 이런 나라가 없었거든. 크크크크. 알고보면 일본보다 신기한 나라가 없어. 여튼, 그래서 우리가 일본 영화나 성인 TV쇼를 보아도 성과 관련된 욕은 아예 찾아볼 수 없는거야. 왜?그런 욕이 없거든.크크크크 X나 귀여워.”
“그럼.. 일본은 성적인 단어들을 욕으로 사용하지 않는다구? 전혀?”
“응, 전혀. 기껏해야 다마레(닥쳐), 후자케르나(까불지마라), 쿠소(젠장), 코로시때 야르(죽일거야), 뭣보다 제일 가장 일반적인 욕이 바가야로(바보)이니까 말이야. 하지만, 어떤 측면에서는 그것이 참 많은 것들을 시사하고 있으니까, 그것은 스스로 복습으로 찬찬히 이해 하도록 하고~!”
“아.., 그러고니 일본어로 성과 관련된 욕을 어디서도 들어본적이 없는 것 같어. 와....”
“일본은 역사상 단 한번도 세계 3대 종교가 주류가 된 적이 없는 유일한 나라야. 아직도 일본은 세계 3대 종교를 다 합쳐도 전체 종교 중에 3퍼센트가 안되거든. 그런, 그들의 문화는 성에 대해서 보다 더 솔직하지.”
“그..그럼 일본의 대다수의 종교는 뭐야? 어떤 문화든 종교는 반드시 기본으로 깔린다고 했잖아. 일본도 주류의 종교가 있을거 아냐.”
“있어, 도가사상이 결부된 신토이즘(Shintoism), 감소하는 추세라도 70%이상이야. 그것은 일본의 토착 종교야. 그것이 의미하는 진짜 의미는 일본은 지구상 가장 많은 주술과 마법이 남아 있는 나라라는 뜻이야.”
-Magic and Curse-
“자, 여기서 중요한 것은 성적인 단어들이나 종교가 아니라, 욕(curse)이란 무엇이며 욕망(desire)이란 무엇인가? 하는 것이야. 짜잔~ 하하, 이게 핵심이야.”
죠가 문제를 내듯이 말했다.
“욕?(Curse?)”
“응. 그게 뭔데?”
“글쎄… 그건.. 나쁜 걸… 바라는... 것? 대상이 미워서… 나쁜 단어들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 하는 것? 아니면...나쁜 단어를 쓰면서 자신의 약한 면을 강하게 보이려고 하는… 그런거 아니야?”
“아니야, 네말도 틀린 말은 아닌데 내가 찾는 정답은 아니야. 단어 그 자체를 잘 봐.”
“단어 그 자체?”
“응. 그 자체.”
“컬스…(Curse), 컬스…, 컬스... 아! 컬싱(Cursing:저주하는 것.)이구나~!!”
“그래. 또 다른 단어로는 맹세(Swear)가 있지. 스웨어(swear)도 컬스(curse)같은 말로 쓰이잖아. 이상하지 않아? 왜 서로 다른 이 두 단어가 같은 의미를 지니는지.”
죠의 말에 후서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잘 봐. 컬스(curse)와 스웨어(swear) 사이의 흑마법과 백마법의 차이말이야. 분명히 설명했다, 흑마법과 백마법의 차이.”
“아~!”
욕(Curse)이란, 상대에게 나쁜일이 벌어지기를 바라는 나쁜마음으로 저주 하는 것. 맹세(Swear)란, 반드시 신께 맹세코 상대에게 벌을 내린다고 맹세하는 것이었다. 그것이 흑마법과 백마법의 차이를 짧고도 정확하게 설명해 주기에 죠의 주제는 성과 관련된 ‘더 나쁜 저주’였다.
“지옥에나 가버려~!(Go to hell~!), 신께 맹세코 널 기필코 죽여버릴거야~!(I swear that I`m gonna kill you~!!)
이게 욕의 정체야. 원래라면 마법 그 자체지.”
“원래라면 마법 그 자체??”
“응, 욕은 마법을 설명하는데 완벽한 소재이거든. 덤으로 흑마법과 백마법까지 한번에 보여주니까 말이야.
마법의 공식이 다 들어가거든.”
“그게 뭔데?”
“기억않나? 원 + 믿음 + 재료. 라고 했잖아.”
“원이 어디에있어?”
“두 눈. 원은 더욱 완벽할수록 더욱 정교한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데, 인간의 홍체와 동공은 거의 완벽에 가까운 원을 가지고 있어. 둘째, 믿음. 믿음의 본질에 대해서 설명했지?”
죠가 물었다. 후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믿음에 본질에 대해서는 메리에게도 들었으니 꽤나 이해하고 있었다.
“그리고, 여기에서 재료는 욕망(desire)이야.”
“욕망?”
“응, 그게 있어야 마법이던 냉장고던 돌릴거 아니냐구.”
후서는 그저 고개만 끄덕였다. 사실 메리에게서 이미 한 번 설명을 들은 후서는 벌써 이것을 어느정도 이해하고 있었다. 하지만 모른척 해야만 했다.
“욕망이,,, 어떻게 재료가 돼?”
후서가 물었다.
“배가 고픈 자는 먹고 싶다는 욕망이 그의 마법을 만들어내고, 가난한 자는 부자가 되고 싶다는 욕망이 그녀의 마법을을 만들어내. 즉, 욕망이란 목적 그 자체야. 목적이 없는 마법이 존재 할 리가 없잖아? 욕망(Desire), 다른 단어로는 소망(A wish)이지.
마법의 공식, A + B + C . A는 A wish, 즉 시전자가 무엇을 간절히 원하는지 그 간절한 마음, B는 Belief, 믿음, 그리고 C는 Circle(원).”
“자…. 잠깐만, 그럼 그냥… 그렇게 말만 하면 마법이 걸린다구? 눈도 있고, 믿는 것도 내 결정이고, 바람도 내가 가지는거니까… 그냥 말로 말만 해버려도 그게 이루어 진다는 거야?”
“응, 나도 예전엔 몰랐어, 그게 그렇게 되는건줄…”
“세..상에….. “
사실, 후서는 꿈에서 한번 했던 리액션을 복습할 뿐이었다. 다시 들어도 놀라운 것이긴 했다.
“주변에 기도발 잘 받는다는 사람들 있지…”
“그..그냥, 말로 바라는것 뿐인데??!”
“뭐, 당연히 정도의 차이는 있지. 같은 인간이라고 다 칼 루이스(Carlton Lewis:20세기 후반의 전설적 육상선수)처럼 달리거나, 마이클 펠프스(Michael Phelps:21세기 초반의 전설적 수영선수)처럼 수영할 수 있는 건 아니잖아? 타고나는 재능이란 저마다 다르니까.”
“재능?”
“그래, 노래 잘하는 녀석, 춤 잘 추는 녀석, 수학 잘하는 녀석 다 다른 것 처럼 마법에도 재능이란게 있어. 뭐 대부분은 고만고만한 재능이니까 괜히 대마법사 꿈꿀일도 없고 말이야.”
“하...하지만 그렇게 그냥 말로 바로는 것만으로 효력을 발휘한다는 거야?”
“응, 말과 믿음만 있으면 효력은 발휘돼, 그 정도는 사람의 재능에 따라 다르지만 말이야.”
“어.. 언어는?”
후서는 기가 찬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지만 그것은 연기에 가까운 복습이었다.
“언어는 상관없어. 오히려 단어 자체도 필요없어. 자신의 바람을 표출할수만 있다면 말이야. 오히려 시전자가 마법을 시전하면서 자신이 무슨말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고 있다면 그거야 말로 마법이 안되는 것이지. 그래서 말에는 힘이 깃든다는 거야.”
“그럼 이렇게 좋고 간단한 것이라면 왜 종교와 사회는 이것을 금지시킨거야?”
후서가 물었다.
“거기엔 복합적인 이유라는 뒷배경이 있지.”
“복합적인 이유?”
“응, 우선 사회를 이끌어가는 입장에서 마법은 금지되어야 마땅하니까 말이야.
첫 째, 법과 질서를 위해서 마법은 금지되어왔어.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어. 지구상 그 어느 동물들도 인간처럼 끝없는 욕망을 가진 동물이 없어. 그런 우리는 마법이라는 힘을 가지게 되면 뭐가 됐든 분쟁을 낳게돼. 통제가 어려워 졌던거지. 질서를 위해서 마법은 사라져야 했어,
둘 째, 마법은 백성들의 생명력을 갉아먹어. 세상에 공짜는 없어. 마법은 더 많은 것을 바랄수록 자신의 죽음을 재촉하는 것이지. A+B+C=D 여기서 D는 빚(Debt) 혹은, 죽음(Death)을 뜻해. 사회가 욕하지 말라고, 맹세하지마라고 가르치는데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는거야.”
“그말은 마법을… 아니 욕을 많이 하면 할수록 더 빨리 죽는다구?!”
“응. 마법이 발동 되어버린 다면 말이야. 세상에 그냥 얻어지는 것은 없어. 마법이 설사 성공해버린다면 그 성공한 크기만큼 시전자는 수명을 단축하게 돼. 사회와 종교가 이것을 금지해야하는 이유야..
반드시 주는 만큼 돌려 받는 것이 세상의 이치야. 마법도 그 이치에서 벗어나지 않지. 받은 만큼 다 빚이야. 무엇인가를 이루면 그 대가를 갚아줘야해. 자신의 수명이나 재앙으로 말이야.”
후서는 고개만 끄덕였다.
“그리고 세번 째는, 솔로몬의 대왕의 보물들 때문이야. 솔로몬 대왕의 보물들은 시전자에게 C와 D를 요구하지 않아.”
“뭐? 그게 무슨 말이야?”
“말그대로, C, 원(Circle). 즉, 눈도 필요 없고, D, 빚(Debt)도 없다는 거야.
쉽게 이야기 해서, 수명 단축 없이 네가 원하는 대로 쓸수 있다는 거야.”
“아….”
“솔로몬의 도구들의 돌들은 오직 인간의 7죄악이라 불리는 그 7가지 욕망을 재료로 하고, 그들은 스스로 주인을 선택하고 주인을 찾아 나서거든.”
“주인을 찾아 나선다니?”
“어떤 식으로든 주인의 소유물이 되게 되는거야, 마치 네 붓 타오구가 너에게도 이렇게 왔듯이 말이야. 주인이 물건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물건이 주인을 선택하는 것이야. 때문에 교회는 그 7가지 욕망을 금지 시켰어,”
“아….”
“그리고 마지막이유가 있어. 그건, 그 7가지 죄악이 사실은 인간의 기본적 본능(instinct)이란 것이야. 잘 생각해봐, 본능과 마법의 관계. 그리고 대가로 지불되는 생명이나 다른 재앙.
그래서 지배층은 신권이든 왕권이든 혹은 정부든 세상의 무수한 마법의 흔적들을 지워왔어. 마녀사냥도 세상에서 마법을 내쫓기 위한 일환이었고 말이야. 왕이 시키지 않는 일따위를 일반 백성들이 할리가 없지.”
말을 하며 죠는 메리를 한번 쳐다 보았다. 메리는 마녀 사냥이 일어나던 시대를 실제로 겪었다. 자비의 신수를 이토록 비뚤어지게 만들어버린 마녀사냥이라는 이름의 슬픈 이야기.
“그렇게, 마법은 여러 세기에 걸쳐서 봉해졌고 마법의 전승은 대를 지나면서 점차 사라졌지. 많은 것들이 사라진거야.
그리고 이게, 왜 일본에 상대적으로 많은 주술이 남아 있는 이유인거야. 왜냐면, 일본은 다른 종교나 사상의 침투를 한번도 허락하지 않았던 나라이니까.”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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