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즉흥 발언으로 모두 멘붕…애들만 불쌍" 일타강사들 일침
2023. 6. 18. 17:46
https://v.daum.net/v/20230618174658189
업계 "학교마다 가르치는 게 천차만별" 지적
윤석열 대통령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교과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분야의 문제는 출제하지 말라고 지시하면서 수능을 5개월 앞둔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혼란에 빠졌다. 현직에서 '일타'로 손꼽히는 사교육 강사들은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수학 영역에서 일타급으로 분류되는 현우진씨는 16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관련 보도를 언급하며 "애들만 불쌍하지. 그럼 9월(모의고사)하고 수능은 어떻게 간다는 거지"라고 지적했다. 현씨는 "지금 수능은 국·수·영·탐 어떤 과목도 하나 만만치 않은데 정확한 가이드를 주시길"이라며 "쉬우면 쉬운 대로 어려우면 어려운 대로 혼란인데…"라고 썼다.
사진=연합뉴스
현씨는 "매번 말씀드리듯 6·9월(모의평가), 수능은 독립 시행이니 앞으로는 더 뭐가 어떻게 어떤 난이도로 출제될지 종잡을 수 없으니 모든 시나리오 다 대비하는 수밖에 없다. EBS 꼭 챙겨서 풀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역사 강사인 이다지씨는 "학교마다 선생님마다 가르치는 게 천차만별이고 심지어 개설되지 않는 과목도 있는데 '학교에서 다루는 내용만으로 수능을 칠 수 있게 하라'는 메시지라"고 통탄하며 "9월 모의평가가 어떨지 수능이 어떨지 더욱더 미지수"라고 했다.
사회문화 강사 윤성훈씨도 "교육은 백년대계인데 대통령의 즉흥 발언으로 모두가 멘붕(멘탈붕괴) 상태"라고 했다.
국어 강사인 이원준씨는 "한국은 교육 면에서 비교적 평등하면서도 학습에 대한 동기부여가 강한 사회이고, 젊은이들이 무기력한 일본·영국이나 경쟁이 치열하긴 하지만 학력이 세습되는 미국에 비해 한국은 공정함과 효율성을 갖추고 있다"며 "더 좋은 대안이 없다면 섣부른 개입은 문제의 해결책이 아니라 원인이 된다"고 지적했다.
또 윤 대통령이 대표적 개선 사항으로 지목한 '비문학 영역'에 대해 "수능 비문학은 비판적 사고력을 배양하려는 세계적 추세에 맞는 시험"이라며 "수능 비문학을 무력화하면 수능 국어 시험은 인공지능 시대에 고전 문학이나 중세국어 위주로 가게 되고, 한국 엘리트들은 국가 경쟁력을 잃고 뒤처지게 된다"고 했다.
학생과 학부모는 물론 업계 관계자들도 날 선 시선을 보내자 교육부는 "대통령이 쉬운 수능, 어려운 수능을 이야기한 것이 아니라 출제 범위에 대한 이야기한 것"이라고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교육계에선 최소한 어려운 수능이 되지는 않는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