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온 데: 말을 잘하고 글을 잘 쓰려면 꼭 알아야 할 것들
글쓴 이: 리 의도(춘천교대 교수)
한문과 한자, 영문과 로마자
하상오, 河相五, Ha Sang-o. 이 세 가지 표기 방법을 가리켜 각각 '한글', '한자', '로마자' 표기라고 한다. 그런데 河相五 식으로 표기하는 것을 '한문'이라 하고, Ha Sang-o 식으로 표기하는 것을 '영문'이라 하는 것이다. 이렇게 표현하는 것은 옮지 않다.
먼저, '한자'와 '한문'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 이 두 개념은 매우 다르다. '한자'란 낱낱의 글자를 가리키는 용어(예를 들어 '한자는 그 수효가 50,000자나 된다.'는 말은 이를 두고 하는 말이다.)이며, '한문'이란 한어(중국어, 우리말을 비롯하여 한어 이외의 언어를 한어로 번역하여 그것을 한자로 표기한 것도 한문이라고 한다.)를 한자로 표기해 놓은 월, 또는 그런 월의 집합체(글=문장)를 가리키는 용어이다. 그러니 우리 나라 사람의 한자식 이름을 한자로 표기했다 하더라도, 그것을 월이나 월의 집합체로 볼 수 없으므로 '한문'이 아니라 '한자 표기'라고 하는 것이 옳다. 애초부터 우리 토박이말로 지은 이름이라면, 그것은 한자로 표기할 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을 것이다.
로마자는 라틴글자라고도 하는데, 모두들 잘 알고 있는 a, b, c, d, ……, w, x, y, z 등으로 된 한 무리의 낱자를 가리킨다. 이것을 그저 '알파벳'이라고도 하는 것을 보는데, 이 한 자 한 자를 가리켜 말할 때에는 '로마자 알파벳', 또는 '라틴 알파벳'이라고 해야 옳다. 우리 나라 사람들에게는 로마자가 영어를 통해 가장 일찍 보편화되었기 때문에, 영문과 로마자를 동일시하여 로마자를 '영문자' 또는 '영문'으로 여기는 현상이 생긴 것이다. 우리 나라 사람의 성명을 Ha Sang-o 식으로 표기한 것은 영어도 아니며 영문도 아니다. 로마자를 빌려서 표기한 것에 불과하다.
'한문', '영문'이 아니라 각각 '한자', '로마자'로 분명히 구분해 주어야 할 것이다. ▣
첫댓글 그렇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