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렙산에서
하나님을 만난 모세
성경에
기록된 인물 중에서 가장 위대한 인물을 꼽는다면 모세를 빼어 놓을 수 없다. 예수님께서
변화산상에서 변화된 모습으로 제자들에게 모세와 엘리야와 동반하여 자신을 드러내신
적이 있을 정도로 성경의 인물 중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감당한 사람이다(마17:1-3).
하나님의
선민 히브리민족이 가장 힘들고 어려웠던 시절에 레위지파에 속한 가정에서 한 사내아이가
태어났다(출2:1,2). 그 아이가 태어난 시대적인 상황은 세상에 태어나자마자 죽임을
당해야 하는 그런 시절이었다(출1:15,16). 그러한 시절에 태어난 이 아기는 가족들의
지혜와 하나님의 특별하신 섭리 가운데 구사일생으로 생명을 살아남을 수 있게 되었다(출2:9).
하나님의
섭리는 레위지파에 속한 한 가정에서 태어난 어린 아기가 단순히 사망의 위협 속에서
살아남게 되었다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았다. 노예종족의 아들로 태어나 나일강에
버려졌던 어린 아기는 당시대에 히브리 민족을 지배하던 애굽 왕 바로의 딸 공주가
살렸을 뿐 아니라, 자신의 아들로 삼아 이름을 모세라고 지어 궁궐에서 애굽의 왕자가
되어 자라게 하셨다.
이렇게
애굽 궁정에서 자라난 모세는 당시 애굽의 최고학문을 공부했다. 그에게는 미래의
성공에 대한 확실한 보장이 있었다. 누구도 그가 노예민족 히브리인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그는 분명히 애굽 왕 바로의 딸 공주의 아들일 뿐이었다. 그런
모세에게 위기가 닥쳐왔다. 그 위기는 젊음의 호기를 부려 사람을 죽이는 일을 일으키면서
시작된 것이었다.
한
번은 모세가 '자기 형제들에게 나가서 그 고역함을 보더니 어떤 애굽 사람이 히브리
사람 곧 자기 형제를 치는 것을 본지라, 좌우로 살펴 사람이 없음을 보고 그 애굽
사람을 쳐죽여 모래에 감추'었다. 이튿날 모세는 다시 나가 두 히브리인들이 싸우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 그 그른 자에게 모세는 '네가 어찌하여 동포를 치느냐?'고 권면하였다.
그러나 그는 반성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누가 너로 우리의 주재와 법관을 삼았느냐?
네가 애굽 사람을 죽임같이 나도 죽이려느냐?'고 대들었다(출1:11-14).
이
일로 모세는 자신의 범죄가 탄로된 것을 두려워하여 애굽을 탈출하여 미디안으로
도망하게 되었다. 바로의 얼굴을 피하여 망명하게 된 미디안은 애굽의 동방에 위치하고
있었다(출1:15).
바로의
궁준에서 왕자로 살았던 그는 이제 생명을 구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장래가 확실하게 보장되었다고 믿었던 그에게 이제는 앞날에 대한 꿈이 없는 초라한
도망자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되고 말았다. 따라서 모세는 모든 것을 체념하고
미디안에서 자기에게 친절을 베풀어 준 미디안 종족의 제사장 이드로의 딸 삽비라를
아내로 맞이하여 그곳에서 정착하여 살기 시작했다(출2:16-22).
모세의
미디안 생활은 행복하지도, 화려하지도 않았다. 한 때 애굽 공주의 왕자로서 위세당당하고
호방한 삶을 살아왔던 그였다. 그러나 이제는 겨우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장인의
양 무리를 치며 처가살이로 초라하게 살아가며 늙어가고 있었다(출3:1).
이렇게
수 십년의 세월이 지났다. 그의 나이 이미 백발이 성성하게 된 80세가 되었던 어느
때였다. 그 때는 모세에게 있어서 이미 인간적인 소망이 꺼져가는 불길과 같은 시절이었다.
바로 그 때 하나님은 모세를 부르셨다. 이는 모세에게 막중한 시대적인 사명을 맡기시기
위함이셨다(출3:6-10)/
모세를
부르신 하나님의 부르심은 어느 날 갑자기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하나님의 계획된
섭리에 의해 이루어진 일이었다. 이에 대하여 하나님의 말씀 성경은 '모세가 그 장인
미디안 제사장 이드로의 양 무리를 치더니 그 무리를 광야 서편으로 인도하여 하나님의
산 호렙에 이르매 여호와의 사자가 떨기나무 불꽃 가운데서 그에게 나타나시니라'고
증거한다. 그리고 이어서 모세가 떨기나무에 불이 붙었으나 사라지지 아니하는 모습을
보고 '내가 돌이켜 가서 이 큰 광경을 보리라. 떨기나무가 어찌하여 타지 아니하는고?'하며
그곳에 가까이 이르자 하나님께서는 그에게 '이리로 가까이 하지 말라. 너의 선 곳은
거룩한 땅이니 네 발에서 신을 벗으라'고 하시면서 자신을 모세에게 드러내셨음이다(출3:1-5).
그렇다.
하나님께서는 옛날의 화려함을 접어두고 미디안 광야에서 장인의 양 무리를 치며
무력하게 살아가던 모세를 서편으로 인도하셨던 것이다. 그리고 그곳에서 모세를
만나주셨고, 모세에게 중요한 사명을 맡기셨던 것이다. 다시 말하면 모세는 미디안
광야로부터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따라 서진하여 하나님의 산 호렙에서 '떨기나무
불꽃 가운데서 그에게 나타나'셔서 그를 선민의 위대한 지도자로 부르신 것이었다(출3:1-10).
하나님의
섭리를 따르기 원하는가? 그렇다면 서쪽을 향하여 서라. 서쪽으로 향하라고 말씀하시는
주님의 섬세하신 음성을 듣기 위해 귀를 기울이라. 질서의 하나님께서 일관되게 인도하시는
그 이끄심에 순종할 수 있어야 한다. 모세를 미디안 광야에서 서편으로 인도하시어
호렙산에서 만나시고 그가 해야 할 사명을 주신 하나님은 오늘도 우리에게 같은 질서를
따라 만나시고 사명을 주신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하나님을
만난 이후의 삶은 확실하게 변화되어야 한다. 전혀 다른 신분과 전혀 다른 인격을
소유한 자로서 거듭나야 한다(요3:1-3). 이제는 초라하게 늙어가는 한 사람의 양치기
목자가 아니라, 주께서 지시하시는 크고 놀라운 일을 감당하기 위해 의연하게 일어선
위대한 하나님의 사람으로서의 삶이 시작되어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