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들어 수능제 폐지다, 대학서열 폐지다 하며 말이 많다고 들었다. 사실 난 이미 대학에 입학한 이상 그런 쪽엔 신경쓰지도 않고 있었지만, 생각해보니 현실의 이런 교육제도의 문제점들을 확실히 해결하지 않으면 내 동생이 그리고 나중엔 내 아들까지 교육문제의 악순환을 겪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사실 이러한 문제를 별로 생각해 보지 않다가 이러한 글을 쓰려니 말도 안되는 얘기가 많이 나올 것 같지만 읽으시는 분은 이해해주시길 바란다.
지금도 고등학교 3학년에서는 수능일 디데이 몇일이다 하면서 피땀흘리며 공부하는 학생들이 많을 것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그렇게 피땀흘려 공부한다하더라도 돈있는 집안의 자제, 즉 물량적인 면으로 많은 지원받는 학생들을 따라갈수는 없을거라고 생각한다. 하물며 빚까지 얻어가며 그 물량적인 지원을 받으려는 학생들도 늘고 있다고 들었다. 요새 우리나라 경제가 잔뜩 낀 안개처럼 불안정한 시점에서 교육을 위한 사교육비로 인해 안그래도 형편이 힘든 서민들이 더욱 힘들어 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교육의 밑거름인 학교에서의 광범위한 교육은 별반 도움안된다는 생각 때문에 모두들 알아놔야 될 것들만 딱딱 골라주는 과외, 학원 등에 몰리게 되기때문이다. 부모들의 성향이 남의 자식은 하는데 내 자식은 안시킬수 없다는 욕심 때문에도 사교육의 문제는 계속 증대되고 있는 것이다. 요즘 유행인 출산기피증도 사실 자식의 교육비로 인한 압박이 원인이라는 사실을 알고 매우 놀랐다. 결국 이렇게 수능을 위한 공부를 하다보니 그렇게 기를 쓰며 공부를 해서 대학을 가면 내 경험상 사실 머릿속에 남는 지식은 거의 없다. 대학에 가서 배우는 지식들은 이전의 지식들이 없어도 해낼수 있는 것들이 많았다. 그렇게 돈을 쏟아붓고 난 결과는 별거 없으니 아이니컬한거 아닌가. 수능이라는 것은 좀더 나은 대학에 가기위한 수단일 뿐인것이다.
내가 알기로는 수능이 생긴 것이 그리 얼마 안된 것으로 알고 있다. 교육정책이라는 것이 신중하게 바뀌어야 될텐데 내가 그리 오래 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교육장관이 바뀔때마다 교육정책도 판이하게 달라지는 것은 뭔가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선진국의 교육들을 보면 학생들이 즐기고 도움이 되는 교육을 하는 것을 티비로 보았다. 난 그런 모습들을 볼 때마다 우리나라는 왜 이렇게 안될까 하는 생각이든다. 자식 교육 때문에 캐나다, 호주 같은 나라로 떠나는 것을 보면 나는 어찌보면 당연하다고 생각할 정도다. 나는 그래서 수능제라는 것을 없애는 것보단 그 틀안에서 조금씩 고쳐나가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최대한 고쳐나가다가 도저히 안될 것 같으면 그때가서 수능제를 폐지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다. 갑자기 정책을 바꿔버리면 교육하던 교사나 학생들이나 모두들 바뀐 교육정책으로 인해 다시 혼란에 빠질것이고 교육방법도 순식간에 다시 바꿔야 될것이다. 그로인한 사교육비는 더욱 늘어날 것이다. 학생을 위한 교육이 아닌 교육을 위한 학생이 되는 불상사는 더 이상 없길 바라는 마음이다.
옛날에는 가난한 시절이었기 때문에 대학에 가신 어른들이 우리 부모님을 포함해서 그리 많지 않다. 그 시절 소수 대학을 간 엘리트들은 지금은 상류층을 이루고 있고 이런 현상을 보고 지금의 부모들이 자식을 대학에 보내려고 열을 올리는 것 같다. 자식이 잘 살길 바라는 마음에서 나오는 이러한 교육열은 세계에서도 우리나라가 우수하다고 한다. 하지만 이러한 교육열로 인해 대학가는 사람들이 늘면서 기존의 학벌주의가 확산되고 이것은 사회에서 악영향이 끼친다. 사람이 대학을 나오게 되면 일단 눈높이의 수준도 매우 높아지기 때문에 대부분 대기업같은 곳에 취직하기를 원한다. 이런 인식 때문에 인력의 배치는 당연히 불균형해 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중소기업은 인력이 부족하고 대기업은 인력이 넘치고 사회적 균형도 한쪽으로 치우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게다가 다들 대학을 나오기 때문에 일종의 숨은 인력도 찾기 매우 힘들어 질 것이다. 대학 가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그속에서 대학들 사이에도 서열화 현상이 나타나게 되고 그 서열 순위는 우리나라 수도인 서울쪽에서 더욱 높게 나타난다. 즉 지방의 대학들은 점점 무시받게 되는 것이다. 기업에서의 인력 채용이 아직까지 학벌을 우선시 하는 점에서 서울대를 비롯한 일류대로 인재가 모이다보니 지방대에서는 인재가 나오기도 힘들 것이다. 이러한 인재들은 서울에 가서 지방으로 다시 돌아오려하지 않는 경향 때문에 지역 발전에도 악영향이 끼치는 것이라고 본다. 서울에서 대학을 나오더라도 높은 수준의 일자리를 원하는 젊은이들은 자신의 마음에 드는 일자리를 찾기 힘들 것이고 그것으로 인해 청년실업 600만이라는 단어가 유행하는 것 같다. 누구의 얘기를 들어보면 채용을 위해 모인 수많은 사람들 중에 그만한 자질과 능력을 갖춘 사람은 몇 안된다고 한다. 겉으로 드러내기식의 학벌주의 때문에 훌륭한 인재 발굴도 힘든 것 같다. 대학의 이름이 자신의 명함같이 이용하는 것은 안좋은 현상이다. 이러한 문제들 때문에 대학서열 폐지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생겼다고 본다. 사실 우리나라 대학의 수준은 세계에서 100위안에 들까말까 하다고 한다. 우리나라 교육열에 비교해 보면 그리 높은 수준이 아니라서 놀랍다. 대학끼리의 경쟁이 대학 질을 높이는 길인데 평준화를 하게 되면 이런 질 향상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다. 학벌이 금전적 보상과 출세의 수단으로 인식되는 상황에서는 어떤 대가를 지불하고서도 원하는 학벌을 가지기 위해 노력할 것이므로 학벌의 폐해를 지양하고 양질의 인력이 사회의 적재적소에서 능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학교 졸업 후의 ‘사회진입시스템’을 개선해야 될 것이다. 현재 국가나 민간기업의 인적 자원 선발이 ‘머리 좋은 사람만을 뽑는 방식’인 바 이것이 ‘직무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교육이란 우리나라의 미래가 달린 사업이다. 이 사업을 실패할 시엔 돌이킬 수 없다. 세계화속에 우리나라도 더 이상 우물안의 개구리가 되지 말고 선진국의 본받을 마한 교육정책은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적응시키고 획기적인 교육개혁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 전에 우리나라 사람들의 기본 사고방식부터 바뀌어야 될 것이다. 그리고 대학교에서도 전문직에서 일정 능력 이상이 되면 졸업할 수 있도록 요건을 까다롭게 해야 사회 균형도 바로 잡힐 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