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리의 고향 제주
김 영 호
제주는 흔히 비바리의 고향이라고 한다. 비바리는 전복 따는 여인네라는 제주도 방언을 말하는데 해녀를 일컫는다. 아마 해녀들이 바다에서 전복 해삼 문어 낙지 등을 잡아 생계에 도움을 주고 남편들은 가사일 농사일을 주로 하여 생겨난 말 같다.
한라산 국립공원과 서귀포 시립해양공원, 화산섬과 용암 동굴이 국내 최초로 유네스코 세계 자연유산에 등재되어 타원형 섬 전체가 화산박물관 모형을 형성하고 있다.
제주에서의 첫날은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 지정 행사와 비바리 축제 때문에 많은 사람으로 붐비고 있었다. 점심을 먹고 바닷가 섭지코지로 향했다.
섭지는 드나들 수 있는 골목이 100m 이내로 좁다는 협지에서 유래된 말이고 코지는 “곶”을 의미하는 제주 방언이다. 여기저기 붉은 모습으로 우뚝우뚝 솟아 있는 화산재의 돌 무리가 밀물과 썰물에 따라 물속에 잠겼다가 수줍은 모습으로 솟아오르는 기암괴석이 바다의 수석전시장 같다는 착각에 빠져든다.
한가로이 쉬었다 흘러가는 흰 구름 아래로 조랑말들이 선바위 인근 유채밭 속에 파묻여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다.
문득 드라마 “올인”에서 송혜교와 이병헌이 열연하는 모습이 눈앞에 떠오르며 내 자신이 드라마의 주인공이 된 것 같은 착각 속에 빠져든다.
서귀포시 주상절리는 화산에서 분출된 뜨거운 용암이 지표면과 접촉하는 하부가 차가운 공기와 빠르게 접촉하여 상부가 냉각되고 수축하어 표면이 오각형이나 육각형 모양의 틈이 생긴다. 이 틈이 수직 방향으로 변하여 기둥 모양으로 틈이 생기는 것을 주상절리라고 한다.
눈앞으로 전개되는 형형색색의 동물모양의 절리의 모습이 홉사 한려해상공원에 떠있는 수많은 조형물처럼 아름다웠다. 아쉬움이 있다면 경주 양남면 항구의 주상절리처럼 부챗살 형태로 둥글게 펼쳐진 모양이 한두 개라도 있었으면 금상첨화 일 텐데. 약간의 아쉬움이 따랐다.
너무나 크고 기기묘묘한 모양으로 웅장하게 그려진 대자연의 조화 속에 한동안 넋을 잃고 있는데, 파도치는 절리 위에서 낚시질하는 사람이 도인처럼 우아하게 느껴졌다.
절리 한쪽에서는 해녀들이 방금 바다에서 따온 전복, 소라, 해삼, 문어를 손질 하여 팔고 있다. 문어 한 점을 초고추장에 찍어 먹으니 단백하고 너무 맛이 있다.
해녀 생활 25년 동안 풍랑과 싸우며 힘들고 어려운 일도 많았지만 자녀들을 모두 대학교육을 시켜 육지에서 직장 생활을 하고 있다는 그녀에게서 비바리들의 근면함과 억척스러움을 엿볼 수 있었다.
소주 한잔을 따라 드리니 고맙다고 하며 제주출신 탤런트인 고두심씨의 이야기를 하신다. 제주의 억척이 인 그녀의 제주 자랑과 해녀들에 대한 가없는 사랑을 이야기한다. 공인으로서 바쁜 시간을 틈내어 제주에 내려오고, 드라마나 언론에 홍보를 하는 그녀에게서 진정으로 고향을 사랑하는 비바리의 참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낚싯배 위에는 갈매기들이 망중한을 달래며 사색에 잠겨 잇는데 갈대밭 사이로 석양이 뉘엿뉘엿 넘어가고 있다.
다음날 우리나라 최남단 섬인 마라도로 향했다. 제주도 서남방에 우뚝 솟은 마라도는 우아한 모습으로 우리를 반긴다.
마을 입구에 들어서자 마라도의 명물인 “짜장면” 집들이 우리를 유혹한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짜장면을 맛있게 먹고 국토의 최남단인 마라 분교를 방문했다. 새파란 잔디 위에서 두 명의 어린이가 선생님과 술래잡기 놀이에 빠져있다.
조그만 섬이지만 파출소, 교회, 불당까지 갖추어져 있다. 불당에 앉아 맑은 공기와 파도소리를 듣고 있노라니 모든 잡념이 훨훨 사라져 가는 기분이 들었다. 하얀 백사장 사이로 수줍은 듯 갈대들이 손을 흔들고 우리를 환영한다. 철없이 꼬리를 흔들고 돌아다니는 삽살개와 낚시꾼들이 수없이 건져내는 방어를 구경하니 너무 신이 났다.
방어회를 초고추장에 찍어 소주 한잔 곁들여 먹으니 너무 맛이 있고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 때맞추어 들려오는 혜은이의 “감수광” 노래에 취해 내가 마치 신선이 된 것 같은 착각에 빠져든다.
에코랜드는 제주의 자연생태 숲을 체험하고 여행하는 기차여행이다. 모든 건물이 유럽풍으로 지어져 있어 마치 꿈속에 동화 나라로 빠져 들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기차여행은 자연습지 넓은 잔디밭과 야생화 군락지가 무리를 지어있는 자연의 꿈속으로 안내한다. “토피어리”는 자연식물인 “이끼”를 여러 가지 동물이나 식물모양으로 보기 좋게 만드는 기술과 작품을 말하는데 토피어리 체험관 앞의 동물들이 홉사 살아서 우리를 환영하는 듯하다.
하얀 야생화의 꽃내음속에 푹 빠져 한없이 걷고 있는데 눈앞에 서로 다른 종류의 나무가 한몸이 되어 자라는 연리지 나무가 나타난다.
초록색 환승 열차에서 학모양의 토피어리가 나의 마음을 끌고 있을 때 기차는 우렁찬 팡파래 를 울리며 메인 역에 도착하며 에코랜드 테마파크 여행은 끝이 난다.
이번 제주여행은 제주 비바리들의 억척스러운 삶을 몸소 보고 체험하는 시간을 가져 즐거웠다. 제주문화유산 유네스코 홍보대사로 맹활약하고 있는 제주지역 출신 탤런트 고두심의 제주사랑과 열정 자부심을 볼 수 있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제주의 성산 일출봉과 만장굴이 지속해서 보존 발굴되고 많은 외국 관광객을 유치하여 세계 속의 관광 제주로 거듭나길 기원해본다.
첫댓글 며칠전에도 제주에 다녀왔습니다. 이 수필은 재작년도 에 다녀온 제주기행 수필입니다. 갈때마다 제주가 주금씩 변하고 잇지만 얼마안가서 제주도가 중국자본에 넘어갈것 같아 안타까운 심정입니다.하루빨리 제주해녀들(비바리들)이 세계문화 유산에 등재되길 기원합니다.
제주에 자주 갔었지만 에코랜드는 가지 못햇는데 한라산 기슭에 있는 에코랜드에서 낭만열차를 타고 싶어요.
에코랜드는 봄에 5-6월경에 가시면 여러기지 볼거리를 체험 하실수 있어 좋지요.제주여행중 추천 장소중 하나니 한번체험 하고 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