룬달레 성이 있는 바우스카에서 시굴다까지는 약 2시간 정도 걸립니다.
역시 창밖에는 비가 오고, 활짝 개고....
이렇게 파란 하늘을 날마다 볼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큰 행운일까요?
이 나라 사람들은 늘 하늘은 파란 것이려니 생각하고 고마운 줄도 모를 겁니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이런 혜택을 충분히 누릴만한 자격이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거리에는 담배꽁초 하나 휴지 쪼가리 하나 굴러다니는 것도 못 보았으니까요.
그렇게 환경을 중요하게 생각하니까, 날마다 파란 하늘을 볼 수 있는 것 아닐까요?
투라이다 성에 도착...
투라이다 성은 1200년 대주교가 살던 곳입니다.
지금은 박물관으로 사용하고 있지요.
난생 처음 보는 꽃입니다.
너무 신기해서 한 장 찰칵!
성으로 올라가는 길에 있는 묘비.
투라이다의 장미...라고 쓰여 있습니다.
1601년 스웨덴이 투라이다를 점령하자 그들은 포로들을 모두 풀어주고 자신들의 승리 파티에 참여하게 했습니다.
그때 그 파티에 참여한 한 학자가 아기 울음소리를 듣고 달려갔더니 남자와 여자가 피를 흘리며 죽어 있었습니다.
엄마의 품에는 귀여운 아기가 안겨 있었고요.
학자는 그 아이를 데려다 양녀로 키웠습니다. 아이의 이름은 마이아 로즈...5월의 장미라는 뜻입니다.
또 한 사람, 빅터 헤일이라는 청년이 있었습니다.
빅터 헤일과 로즈는 눈이 맞아 밤마다 작은 동굴에서 데이트를 즐겼습니다.
하지만 둘에게 암흑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었으니...
마을에 폴란드 군인이 살았는데 그 남자는 로즈에게 홀딱 반했지요.
날마다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었지요.
1620년 로즈가 스무 살 되던 해, 드디어 로즈는 빅터헤일과 결혼 날짜를 잡았어요.
그런데 생각도 못할 불행이 두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폴란드 군인이 빅터 헤일인 척 로즈에게 편지를 보냈고, 로즈는 둘이 항상 만나던 동굴로 갔습니다.
그런데 거기서 기다리고 있는 것은 자신의 연인이 아니라 폴란드 군인이었고
그 남자는 로즈를 탐하려고 했지요. 그러자 로즈는 말합니다.
"내가 두른 스카프는 마범의 힘이 있으므로 당신은 나를 해할 수 없다."
당시 사람들은 마법이라는 것을 굳게 믿었던 모양입니다.
폴란드 군인은 칼로 로즈를 찔렀고, 그녀는 맥없이 죽어버렸지요.
사랑은 죽음보다 강하다...라는 것인가?
어떻게든 살아나야 하는 것 아닌가요? 하긴 스무 살이니 철이 없었을 나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아무튼 로즈는 죽었고, 그 무덤에서 보리수 나무가 자랐고, 지금도 엄청난 크기로 자라고 있다는 것입니다.
어느 핸가 보리수가 죽을 듯했지만 잘 살아나 지금의 고목이 되었다는 이야기...
무덤이 있는 걸 보면 100% 전설은 아닌 것 같네요.
어쨌든 이런 전설을 뒤로 하고
투라이다 성으로....
투라이다 성이 있는 곳은 가이야 국립공원으로 이 나라에서는 환경보호를 아주 철저히 한답니다.
역시 수닭 풍향계가 달려 있는 교회....
왼쪽 둥그런 건물이 돈 존 타워...말하자면 전망대입니다.
중세 시절, 이곳에서 적을 정찰했겠지요.
오밀조밀 꾸며져 있는 박물관을 모두 구경하였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영어로 설명되어 있는 것이 별로 없다는 것입니다.
앞으로 관광객을 많이 받아들이려면 간판도 그렇고, 관광지 설명도 그렇게 영어로 되어있어야 할 것 같은데 말이죠.
한적한 투라이다 성...
박물관 운영은 잘 되고 있는 듯합니다.
중세 복장을 한 관리인(모두 여자)이 곳곳에 배치되어 박물관을 관리하는 걸 보면.
돈 존 타워 올라가는 길....
두 사람이 겨우 지나갈 수 있는 좁은 통로를 따라 쭈욱쭈욱 올라가면....
이런 풍경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초록 숲 사이로 가우야 강이 흐릅니다.
멋진 가우야 국립공원을 내려다 보고 내려오니
이름모를 꽃이 반겨줍니다.
발트3국은 온통 꽃천지입니다.
오죽하면 화장실 안에도 생화를 꽂아 놓았을까요.
노래의 아버지 크리스티앙....
발트3국은 노래혁명을 벌였던 나라들답게
4년에 한 번씩 노래 축제를 한답니다.
너희들이 내 입을 막아 아무 말도 하지 못하게 하고 있지만
내 머리 속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생각이 들어있노라.
이 동상은 하고 싶은 말을 제대로 하지 못했던 구 소련 시절을 풍자한 것이랍니다.
늦게, 1991년 구소련의 멸망으로 인해 독립을 이룬 발트3국....
숱한 외압과 침략에 잘 견뎌온 그들 국민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여기서 잠깐 Tip!
1991년 발트3국과 우리나라, 북한은 함께 UN에 가입했습니다!
꽃이 있어 더욱 즐거웠던 여행!
이곳이 바로 로즈와 빅터 헤일이 밤마다 사랑을 나눴던 동굴, 사랑의 동굴입니다.
산의 거의 없는 라트비아에서는 참으로 큰 동굴이지요.
우리 나라의 동굴과 비교해서는 안 됩니다!
동굴 벽면에는 온통 낙서가 보이는데 모두 사랑에 빠진 커플들의 이름이랍니다.
사랑의 힘은 정말 대단한 듯합니다.
그 높은 동굴 벽면에까지 두 사람의 사랑의 증표를 만드는 걸 보면 말입니다.
오른쪽 큰 동굴은 자연동굴이고,
왼쪽 작은 동굴은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빅터 헤일이 파놓은 동굴이라네요.
믿거나 말거나....
국립공원 안에 놓인 액자...
여행에서 만난 대학 동창생(가운데)와 함께.
언제나 밝고 긍정적인 그녀로 인해 여행이 한층 풍요로웠습니다.^^
호텔에서 먹은 저녁
이 나라 소고기는 보통 질기다고 하는데
이 음식은 연하다 못해 결이 쫙쫙 찢어져 씹는 재미가 없었습니다.
그래도 맛있게 다 먹었답니다.
후식으로 나온 아이스크림을 먹고
이 지역 마트 구경을 나섰습니다.
사람 사는 모습은 거의 비슷하지만, 여기 물가는 정말 쌉니다. 싼 물가라고 해서 물건이 나쁜 것도 아니고요.
여행올 만한 나라입니다.^^
이제 다시 거꾸로 또 올라갑니다. 에스토니아로....
라트비아여, 안녕!
너를 언제 다시 볼 수 있을까?
첫댓글 역사도 함께 배워서 좋네요. 입 막고 있는 조각상이 정말 인상적이에요.
하지만, 발트3국은 노래혁명으로 끊임없이 구소련에 대항했다는 사실, 참말 인상적이에요. 에스토니아는 합창으로 아주 유명하답니다.
어딜가나 파란 하늘이 인상적입니다. ㅂ밤하늘의 별들도 잘관일듯... 사진찍어봐요.^^
해가 너무너무 늦게 져서 별을 찍기는 어렵습니다. 백야....
@바람숲 '백야' 하얗게 밤이...
잠들기도 힘들텐데, 잘 챙겨 자야 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