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도 경기문화재단(한국문화예술진흥원)선정 경기도 작가(문학)로선정된 소설"한강로 랩소디'외
8개 단편중 하나임.
-미사일 박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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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박사가 인도에 출장 갔다. 거래처 방문과 현지진출을 위한 공장입지 조사 목적이다. 산업공단 몇 곳을 둘러보고 개별 입지도 조사목적이다. 당초 귀국하기로 한 날에 볼일이 생겨서 시간이 더 걸린다는 연락이 왔다. 며칠 후에 또 더 머물러야 한다는 말과 다시 연락하겠다는 팩스가 들어왔다.
공장 지을 좋은 장소가 있어 구체적인 상담을 진행 한다든지 신규사업아이템이 발견되어 상담이 있는지 여부에 대하여는 정확하게 말하지 않았다. 막연하게 일 때문에 더 머물러야 한다니 본사에 있는 추 사장은 무척 궁금할 뿐이다. 팩스 들어오고 2주 지난 뒤 다시 연락이 왔다. 불가피한 사정이 발생하여 당장 돌아가지 못하고 상당기간 머물러야 한다면서 회사에서 돈을 송금 해 주기를 요청했다. 자세한 내용은 나중에 돌아가서 설명하겠으니 돈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회사 내에 자금 사정이 좋지 않는 형편을 잘 알면서 큰돈을 송금 해줄 것을 지시하는 김 박사의 요청이 몹시 궁금했다. 인도 출장에서 무슨 큰 사고라도 발생했는지, 혹시 납치라도 되었는지 별 생각이 다 들었다. 그렇게 큰돈이 왜 필요한지 도대체 설명을 하지 않으니 의문만 커갔다. 요구하는 큰 자금을 회사가 당장 현금으로 가지고 있지도 않았다. 비밀구좌에 묻어둔 자금은 연대 서명으로만 인출이 가능하다. 김 박사의 자필서명 없이 일방적으로 인출 할 수 없다. 김 박사, 자금담당이 공동 서명을 해야 자금을 꺼낼 수 있도록 조치해 두었다. 김 박사의 요구와 장기간 출장지에서 머무는 일이 도대체 이해가 되지 않았고 날이 갈수록 궁금증만 커갔다. 돈이 필요한 일이라면 돌아와서 충분하게 검토하고 계획을 세우고 추진해도 될 것이다. 추 사장은 할 수 없이 그의 지시대로 그의 소유 지분 주식을 우선 일부 팔아 가능한 범위 내에서 송금해 주었다. 공개기업이 아니므로 장외 비공개 취급 회사를 통하여 주식을 매도했다. 해외로 송금하기 위하여 금액 제한이 있다. 기계설비나 재료의 구입 경우는 견적서를 첨부해야하고, 원자재구입, 현지 공장설립투자 경우는 계약서를 작성 하고 인허가기관의 승인을 거쳐야 해외로 송금 할 수 있다. 이런 기초적인 상식은 누구나 잘 알고 있다. 김 박사는 그의 소유주식을 팔아서 외화송금이 가능한 범위 내에서 여러 번 나누어서라도
최대한 조속하게 송금 해 달라고 수차 독촉했다. 비록 비공개기업이지만 코스탁 등록을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에 상장되기 전의 주식도 거래가 가능했다. 김 박사의 회사 소유 지분은 30% 정도 된다.
대표이사인 추 경진은 직원들에게 김 박사의 귀국 지연과 송금 요청에 대하여 외부거래처나 금융기관에 절대로 말하지 말라고 단단히 단속시켰다.
김 박사는 간혹 가다가 베일에 가려 일을 남몰래 처리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이번 일은 통 이해가 가지 않았다.
인도에 일이 많으면 추사장이나 다른 임원이 그곳으로 출장 가서 의논하자고 제안 했다. 그럴 필요 없다, 거절했다. 출장간지 벌써 2달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았다.
김 박사의 소유 주식의 일정부분을 시장에 내다 팔아서 별도로 구좌를 만들어 보관 했다. 아무래도 의심 가는 구석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김 박사는 추사장과 담당직원에게 송금을 독촉하는 전화와 팩스를 여러번 보내 왔으나 회사가 해외로 송금하기 위해서는 외국환관리법이 정하는 요건과 절차를 갖추어야 된다. 서로 잘 알고 있는 상식이다. 조금 기다리면 자금을 송금하는 방법을 만들어보겠다고 대답은 했으나 요구하는 금액을 송금 하는 일은 쉽지 않은 문제다.
연락이 올 때 마다 아직 승인이 나오지 않아 보낼 수 없다는 핑계를 대고 시간을 끌었다. 김 박사는 송금도 못하느냐며 화를 네고 심하게 나무랐다.
“지시하는 일을 핑계되고 이행하지 않는 너들은 모두 모가지다. 나중에 돌아가면 혼날 줄 알아라.” 엄하게 야단쳤다. 직원들을 닦달하는 소리가 추 사장의 귀에 전해왔다.
추 경진 사장은 ‘안드로이드 파워’ 사의 등기된 대표이사다. 법적인 책임자이며 김 박사는 연구소장 직위다. 김 박사가 회사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주주지만 벤처케피탈의 투자금도 지분이 크다. 추 사장은 법적인 대표이사로 되어 있으나 지분은 김 박사가 더 많다. 김 박사는 회사의 창업자이며 실질적인 지분소유자이지만 등기이사로 직책은 연구소장으로 남아 있다. 왜 그렇게 회사의 직제를 만들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회사는 김 박사의 행방 때문에 침체되어 있었고 추 사장은 머리가 맑지 못하다. 사방으로 알아보았으나 연락이 되지 않았다. 거래처와 알만한 곳과 연락하고 인도에 임원이 출장 가서 찾아보았다. 방문하고 떠난 후 모른다는 대답만 들었다. 한국으로 돌아간 줄 알고 있다는 그들도 걱정이라고 위로했다. 소식이 끊기고 일 년 가까운 시간이 흘려갔다.
그의 행방불명 사실과 실종신고를 하자니 시끄러운 일이 될 것 같고 가만히 있기도 마음이 편치 않았다. 추 경진은 처음 몇 개월은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어떻게 잘 되겠지 운명에 맡겼다. 회사를 운영하면서 매일 부딪치는 눈앞의 일 처리에 나날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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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사장은 친구의 소개로 김 박사를 만났다. 해외지사에서 근무하다가 귀국하고 몇 개월 후 회사구조조정으로 퇴사 당하여 비 맞은 가랑잎처럼 맥없이 쉬고 있을 때다. 창업하고 얼마 되지 않은 IT계열 회사를 소개 받아 합류했다.
김 박사는 공대 전산과를 졸업하고 미국 UCLA 공학 박사를 받았다. 미국IBM 연구소에서 근무했다. 퇴사하고 컴퓨터 부품을 개발하는 회사를 창업하여 컴퓨터부품 회사를 운영했다. 인도와 거래한 회사에 미국회사를 팔아넘기고 한국에 나왔다. 경기도 디지털 공단에 컴퓨터 부품제조회사를 만들었다.
P.C HDD 메모리칩, CPU, RAM 조립에 들어가는 핵심 키트를 제조했다.
미국의 세계적인 회사에 OEM납품을 받아 수출을 막 시작했다. 몇 년 지나면 성장 할 것이라고 기대 했다.
생산 아이템의 재료가 귀하고 원가가 높아 비록 남는 이익이 작았으나 비전을 가지고 움직이고 있었다. 그는 음밀하게 친구의 조언을 받아 주식투자도 했다. 그의 친구는 뛰어난 주식투자 컨설턴트다. 3개월 내지 1년 만에 주가가 10배씩 상승하는 K사, S사, O사, 등의 주가조작 작전세력이 움직이는 정보를 입수하고 주식투자로 큰돈을 만들어 준다는 사람이다. 김 박사는 구조조정으로 정리하는 회사의 부채를 안고 인수했다. 세상에 잘 알려지지 않은 전자회사 ‘안드로이드’는 인수 후 법인명을 변경하여 등기했다. 처음에는 엔젤투자 클럽에서 투자 받아 설비를 보강했다. 나중에 벤처케피탈로부터 추가로 투자 받았다. 부채 비율이 높은 회사로서 부지런히 수출하여 이익을 남기고 원리금을 갚아야하는 처지다. 눈코 떨새 없이 바쁘게 회사를 운영해야 하는 형편이다. 추 경진 사장이 김 박사의 회사에 합류한 후 3년이 흘러갔다. 추사장도 일부 투자하여 자본금을 증자 했으나 추 사장 지분은 크지 않았다. 새로운 유망한 회사 인수나 자본금 증자의 기회가 있으면 지분을 늘리려고 마음먹고 있었다.
김 사장이 어디로 갔는지 혹은 사고로 죽은 사람이 되었는지 심히 궁금한 상태로 시간이 흘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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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장마가 이어지는 날 추 사장은 전화 한통을 받았다. 정보기관이라면서 알아 볼 것이 있으니 나오라고 했다. 후암동에 위치한 허름한 건물 사무실로 찾아갔다. ‘안전과 평화연구소‘라는 작은 간판이 붙은 사무실로 들어가서 조사관의 안내를 받아 의자에 않으면서 둘러보니 사무실 분위기는 여느 회사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안녕하세요, 여기는 국가정보원 서울 제X 분실 사무실입니다. 바쁘신데 와 주어서 감사합니다.” 이름과 전화 E-메일만 적힌 명함을 주면서 정보원이 자기를 소개했다. 추 사장도 명함을 건너 주면서,
“무슨 일인데 여기서 나를 부르셨나요?”
조사관은 상당히 긴장되고 소명감 넘치는 목소리로 말했다.
“약 일 년 전에 김 박사가 이북으로 넘어갔습니다. 사장님이 그와 같이 회사를 운영하고 지금 인도회사와 거래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김박사를 잘 알고 있는 사람 중의 한사람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그는 인도로 출장 가서 일 년 지나도록 돌아오지 않고 연락도 없어 우리도 어떻게 되었는지 행방을 계속 찾고 있습니다.“
"그에게 지금까지 돈을 얼마나 송금 해 주었습니까?
“그의 소유지분주식을 팔아서 허가 받은 금액 일부를 송금했습니다.
그의 주식지분은 그 동안 몇 번 에 걸 처 모두 팔았습니다. 그러나 큰 돈은 외국환 송금 인가 요건을 마련하지 못해 보내지 못 했습니다.”
“그는 인도에서 이북 비밀요원들에게 납치되어 끌려가게 된 것 같습니다.”
“우리도 짐작은 어느 정도 했지만, 그렇게 되었습니까? 이 일을 어쩌나,
“미사일 박사는 이북으로 끌려가서 러시아와 중국의 기술자들과 함께 미사일 개발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유경미사일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는 것으로 정보를 가지고 있습니다. 중국, 러시아 인도에 한두 번 왕래 했습니다”
“이 일을 어쩌나, 김 박사가 이런 불행한 일을 당하다니”
“그의 정체가 포착되어 몇 개월 전부터 조사하고 있습니다. 그와 관련된 국내외 사람들을 조사하는 중에 추사장님 회사에서 돈을 송금했다는 정황도 포착했습니다.”
“그의 주식을 매도 위임장을 받은 임원이 나누어 처분했습니다. 처음 판 돈 일부는 달러로 환전하여 그에게 송금했습니다.
나중에 주식 처분한 돈은 별도로 은행계좌에 넣어두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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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절 조사받고 회사로 돌아온 추 사장은 앞날을 염려하며 머리가 천근만근 무거웠다. 김 박사가 영 돌아오지 않으면 회사의 앞날이 어떻게 될지 걱정했다. 그렇다고 걱정하고 손 놓고 있을 수만 없었다. 추 사장은 전반적인 후일을 계획하는 그림을 그렸다. 그가 돌아오면 회사의 주인으로 당연히 대우해 주면 될 것이다. 유망한 사업아이템을 찾거나 팔려고 나오는 회사를 인수하는 방법을 구상했다. 김 박사는 기술자로서 첨단 IT 분야에 대한 지식을 소유하고 있다. 회사나 집에서 어떤 비밀스러운 통신을 누구와 주고받았는지 잘 모른다. 그럴만한 게재는 충분히 있다. 미국 회사에 온라인으로 일을 해 주기 때문에 시차가 다른 밤늦게 까지 일하는 날이 종종 있었다.
김 사장이 없어도 기술담당을 채용하여 연구소장을 맡기고 현제의 업종을 성장 발전시킬 수 있겠지만 많은 어려움이 닥칠 것이 예상 되었다.
생산 시스템이 갖추어졌고 기술자가 있으니 회사 운영은 되겠지만, 매일 변하는 새로운 기술 개발과 투자는 문제가 있을 것이다.
좋은 방법이 없는지 궁리 중에, 기술 경영자를 찾아보았다.
마침 굴지의 전자 회사에서 곧 은퇴하게 되는 공대 출신 선배를 만났다.
회사의 사정을 상세하고 브리핑하고 회사 자본금 증자에 투자하여 회사에 합류하기를 요청했다.
추사장의 설명을 들은 이 창식은 조금 생각할 한 두 달 시간을 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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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사장은 인도에서 업무 보는 중에 친구나 사업파트너 인도인과 술을 마시고 호텔로 돌아가다가 택시기사로 변장한 북한비밀요원들에게 납치 되었다. 인도 북한 대사관에 들어갔다. 대사관 직원들이 귀한 손님을 맞이하는 듯이 태도가 아주 친절하였으므로 납치되어왔다는 기분이 금방 사라졌을 것이다. 북한의 첩보원과 고위급 간부로 짐작되는 사람들과 마주 하고 많은 대화를 나주었을 것이다. 이북요원들에게 납치된 당시 상황을 상상해보았다.
“우리는 오래 전부터 미사일 박사님을 한번 뵙기를 바래왔으나 공식적으로 만남을 요청해도 응하지 않을 것 같아 이렇게 무례하게 모시게 된 점을 송구하게 생각합니다.”
“무슨 일로 저를 이렇게 실고 왔습니까?
“아, 예 박사님의 미사일 속도 계산시력은 대단히 정확하고 탁월하다고 알고 있습니다.”
”과찬의 말씀입니다.“
“사실은 우리공화국이 추진하는 미사일 개발에 박사님의 조언을 조금 받고자 합니다.”
머리가 잘 돌아가는 미사일 박사는 이들의 요구가 무엇인지 금방 짐작했다.
대화가 한참 진행 되면서 결국 이들로 부터 미사일개발 업무에 협조 해 줄 것을 강요받았다. 거절해도 강제로 납치되어 온 몸이 어떤 운명이 될지 모른다. 사태를 판단한 그는 어쩔 수 없이 모험을 결심했다.
김 박사가 한국 오기 전에 일본에서 창업한 중소기업의 전산 시스템 구축 업무를 하는 UEC는 운영이 잘 되지 않아 은행부채만 남아있다. 자연스럽게 폐업하게 될 것이다. 한국의 ‘안드로이드’도 기업 인수합병 시의 투자받은 돈과 은행의 차입금을 모두 변제하고 나면 남는 돈은 제로에 가깝다. 한국의 회사도 날로 경쟁이 심하여 앞날이 마냥 밝지는 않다. 김 박사가 빠지고 나면 경영을 맡은 추사장이 능력을 발휘하여 ‘안드로이드’를 발전시킬지는 미지수다. 김 박사는 회사를 어떻게 운영하고 성장 시켜 나갈지 궁리했다. 밤낮없이 뼈 빠지게 스트레스 받으며 일해야 하는 자신을 고민하고 있었다.
현재 닥친 상황을 인식하고 운명에 순응하기로 작정했다. 연구소의 책임자로 부터 앞으로 가족을 보살펴주고 안전한 거주지와 적지 않은 대우를 해 준다는 약속을 받았다. 무엇보다 하고 싶은 일을 한다면 행복하고 보람된 삶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어디서든지 대우 받고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면 보람 있고 행복한 인간 삶이 될 것이다.
기술자 입장에서 인념이다 무슨 주의다 하는 것들은 잘 모른다.
북한에 가지 않고 인도의 은밀한 어디에서 특정 분야를 연구하여 보내주기만 해도 된다고 설득했다. 비밀스러운 장소에서 감시를 받으며 지내다가 상황이 차츰 달라지고 부득이 북한으로 가게 되었을 것이다. 상상으로 짜 맞추어 보았다. 김 박사는 한국서 대학 전산과 졸업하고 미국 가서 미사일속도 계산으로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북의 미사일 개발에 필요한 인재로 점찍었다. 추 사장이 정보원 서울 제2사무실에 불려가 조사 받을 적에 보여준 김 박사의 모습을 보면 그의 현재 삶이 외견상 나쁘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자 이것 보 세 요“
책상위의 랩을 잘 보이도록 돌려놓고 이미지를 재생시켜 보여 주었다.
"미사일 박사가 맞지요? 지금부터 김 박사를 미사일 박사로 부르겠습니다.
"그런 것 같은데요"
머리를 길게 길러 이마를 약간 가리고 있는 모습이 약간 변해 보이는 것 외는 그대로 다름없었다. 어떤 백화점에서 일본스타일의 여자와 그녀의 딸 같은 처녀와 아장아장 걷는 꼬맹이와 손잡고 쇼핑하는 모습이다. 멀리서 찍은 사진이다. 이들이 일본인 북한 스파이거나 북한에 납치된 일본인이거나 중국여행 온 것이라고 짐작되었다. 김 박사의 옷차림과 몸짓 거동을 보니 궁색하지 않은 것 같았다. 선글라스를 쓰고 대로를 걸어가는 모습,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대화하는 장면, 쇼핑하는 여러 이미지를 보여 주었다.
수수하게 옷을 입고 다니는 습관은 한국에서 입은 옷차림이나 지금 사진 속이나 비슷하게 보였다. 멀찌감치 감시자의 눈이 항상 그를 살피고 있는지 간혹 눈을 들어 예리하게 째려보았다.
“그동안 어떤 정보자료 보내 준 것 있지요”
“어떤 자료도 보내 준 것 없습니다. 주식 판돈 일부는 말씀드린 것처럼 현지 거래처를 통하여 담당임원이 송금했습니다.”
“제품 수출검사는 어떻게 합니까?
"공장 공정과정에 품질관리팀이 제품을 검사하여 인도에서 요구하는 표준 상자에 포장하고 수출 컨테이너 차가 와서 싣고 갑니다.
선박이나 급할 때는 항공편으로 보내기도 합니다.“
"인도는 얼마나 수출 했습니까?
"인도에 회사가 발주해오는 물량이 간혹 있는데, 큰 수량은 아닙니다.“
“어떤 제품인데요?
"컴퓨터 하드 드라이브 디스크(HDD)에 들어가는 메모리 부품입니다.
인도서 설계도면 오면 그대로 제조하여 수출 합니다“
“어디에 사용되는 부품입니까?”
“특수하게 디자인 된 장거리 미사일에 장착되는 부품으로 사용 됩니다.”
“그 제품이 러시아와 중국을 통하여 이란과 이북으로 들어가서 미사일 장착 부품으로 사용 되는 것 같습니다.”
인도회사가 일본에서 수입한 부품을 얼마나 이북으로 보냈는지, 인도 공장에서 컴퓨터 부품으로 모두 사용했는지, 그것 까지는 일본에서 알지 못한다.
인도 세관을 통하여 통관기록 제공 협조를 요청했으나 비슷한 물량이 너무 많아 인도, 중국, 러시아 세관은 통관서류 제공하기를 거절했다. 비행기 탑승객이 수 백 개씩 핸드캐리어 할 수 있어 사실상 중국이나 러시아를 통하여
북한으로 가지고 간 기록은 확인 할 수 없고, 확실한 증거가 나오기 전에는 알려 진 것이 없었다.
“미사일 박사를 협조하면 반공법에 걸리는 것은 사장님도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정보원이 주의를 주었다.
“미사일 박사가 적대국을 위하여 일한다면 왜 협조 하겠습니까,
그 점은 염려 하지 않아도 됩니다.“
“오늘은 시간도 늦었으니 돌아가시고 며칠 후 필요하면 다시 전화 드리겠습니다. 앞으로 저희들을 잘 협조 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당부 하는데, 여기 오셨다는 이야기는 누구에게도 말하지 마세요, 이적 행위자를 잡는 일을 만약 누구에게 말하면 정보가 새어나가 국익에 반하는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추 사장은 이런 경고의 말을 들었다. 김 박사가 이북으로 강제 납치된 것이 분명해졌다. 김 박사가 돌아오지 않는다면 회사 운영은 전적으로 추사장의 결정에 달렸다. 솔직히 걱정보다도 마음속으로 이상한 용기가 솟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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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원 사무실에 불려가서 조사를 받고 난 얼마 후 독일 함부르크 소재 미국회사 법인 신시나티 밀라 기계제작 회사가 팔려고 내 놓았다는 소식이 들어왔다. 신시나티 밀라는 미국이 본사지만 영국과 독일 공장이 세계 시장에 알려져 있다. 추 사장은 젊은 시절 기계회사근무 할 적에 이 회사와 기술 도입계약을 하여 아시아지역 담당자와는 자주 만나고 함부르크의 ‘캠벨’사장을 만난 적이 있다. 그는 외모가 단단하게 보였고 실력이 대단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추 사장은 신시나티 밀라 기계를 인수해보자는 마음이 생겼다.
기술자 개발이사를 시켜 신시나티 최근 현황에 대한 조사를 시켰다.
추 사장은 한국의 H 그룹 계열 공작기계회사에서 기술제휴사 신시나티의 다축밀링머신 중에서 브로칭 머신의 기술제휴 서류를 처리했고 실제 견본 기계도 도입하였다. 일본의 OKK 머시닝 센타와 브로칭 머신을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이미 오래전의 일이다.
현재 ‘안드로이드’의 첨단 IT의 수주물량이 줄어들고 생산이 증가하지 않으므로 회사 운영이 점점 힘들어졌다. 앞날이 불투명했다. 무엇보다 추 사장 자신이 잘 모르는 분야다. 신시나티 밀라 제품은 수요처도 대단히 광범위하다. 인수자금으로 소요될 투자자금 중 일부는 보관중인 회사의 보유자금과 나머지 독일 현지은행의 연합금융으로 차입하면 인수가 가능할지 검토했다.
신시나티 밀라 사를 인수하기 위하여 열심히 검토 하고 잇을 무렵
이창식을 다시 만났다. 다음 달 말로 은퇴하고 추 사장 회사에 합류 하겠다는 결심을 말했다.
마침 여주에 이창식이 소유하고 있는 땅이 아파트 개발 지역으로 지정되고 보상이 나오는 돈이 적지 않았다. 그 동안 주식으로 만든 돈과 땅 판 돈을 안드로이드 회사 증자 시 투자하기로 합의했다. 안드로이드 사의 공동대표로 취임하여 기술 분야는 이창식이 담당하고 관리 분야는 추경진이 담당하는 그림을 그렸다. 미사일 박사의 주식은 거의 다 매도하여 지분이 없고 이창식과 추경진이 회사 전체 지분의 각각 3분의 1을 소유하게 되고 나머지는 벤처케필탈사와 임직원들이 나누어 소유하게 되었다.
추 사장은 바로 행동으로 옮겼다. 고문법무사를 통하여 공동대표 등기이사등기하고 사장실을 개조 했다.
추 사장은 기술이사와 담당직원을 대동하여 독일로 날아가 중개하는 컨설팅 회사와 상담을 했다. 신속하게 인수 업무를 진행하여 일 년 내에 인수 작업이 마무리 되었다. 신시나티 밀라는 세계적인 정밀공작기계 제조업체로서 미국의 독일공장을 한국의 ‘안드로이드’ 사가 인수한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이회사의 브로칭 머신은 대포의 내경을 가공하는 세계적으로 가장 우수한 정밀기계로 정평이 나있다.
일반소총 대포 등 포경 내부 브로치 절삭가공 작업에 절대 필요한 설비다. 여러 나라의 유수한 중공업 특히 군수물자 소총, 대포, 전함대포 할 것 없이 구경을 생산하는 업체가 고객들이다. 독일 신시나티 밀라 기계를 인수하기 위하여 수차 독일 함부르크를 왕래했다. 그러다가 현지에 몇 개월 머물었다. 현지 시티은행을 주간사로 하여 연합금융(Syndicated Loan)을 얻기 위하여 은행담당자와 변호사를 부지런히 만났다.
다행히 수년간 준비해온 ‘안드로이드’의 코스탁 상장이 이루어졌다. 예상보다 상장 첫날 주식가격이 아주 좋았다. 김 박사에게 송금하기 위하여 코스탁 상장하기 전에 매도하고 남은 주식과 추사장이 스탁옵션으로 받은 주식이 가격으로 환산하면 상당한 금액이 되었다. 이 주식을 공식 비공식으로 자금을 만들고 자본금 증자 시 들어온 자금과 현지은행의 연합 차입금으로 신시나티를 인수를 완료하였다. 자금사정이 좋지 않고 매출이 저조하여 경영이 힘든 신시나티 밀라 회사를 인수하였다.
6개월 후 다행히 오래전부터 개발해온 기술이 하나 완성 되었다. 대포열의 내경을 절삭하는 기술을 향상시켰다. 현저하게 마찰을 줄여 속도를 현재보다 빠른 절삭 브로칭 머신이다. 브로칭 머신은 총열 내부을 절삭하는 기계다.
총 구경을 들여다보면 나선형으로 파져있다. 비전문가로 이미지가 잘 떠오르지 않으면 돼지 그 시기의 발기된 모양을 상상하면 될 것이다.
개선된 기계 품평회에 참가한 업체들은 대단한 관심을 가지고 돌아갔다. 이란에서 찾아온 기계부품가공 방위산업업체는 돌아가서 협의 후 바로 주문하겠다는 언질까지 주었다. 이번 개발제품은 향후 회사에 크게 기여할 상품으로 연구원에게 포상도 했다.
신시나티 밀라는 기술 분야 회사지만 추 사장이 특별히 관심을 가지고 독일을 자주 출장 갔다. 회사인수 후 2년 후 신시나티 밀러 출장 가서 일을 보고 한국으로 돌아오기 전날 밤 임직원들과 함부르크 매춘거리 상 파울리에 위치한 중국식당 베이징 덕에서 알자스로렌 지방산 와인을 벌컥벌컥 마셨다. 신시나티 밀라 신제품 품평회 기사가 나간 후 며칠 동안 회사 주식이 상승했다. 상당히 무리하게 손아귀에 넣은 신시나티 밀라는 사실상 추 사장이 좌지우지하는 회사다. 추 사장은 앞날의 희망에 도취되어 기분이 들뜨고 술맛이 아주 좋았다.
젊은 시절 기계회사 근무 할 적에 독일 하노버 메세에 참석하기 위하여 독일을 방문 했을 적에 전시회가 열리는 하노버는 호텔을 구하지 못하고 함부르크 호텔에서 기차로 왔다갔다 전시회를 구경했다. 건설 중장비, 공작기계 등 전 세계의 신제품을 볼 수 있는 하노버 메세는 전통을 자랑했다. 철도와 비행장도 있고 국내외 관람자들이 모여드는 하노버의 전시장 규모도 부러웠다. 아이들 손잡고 관람 오는 유럽의 부모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이런 부러운 광경이 머리에 각인되어 있다. 추 사장은 하노버 국제박람회 참석이 유럽에 처음 와 본 곳이다. 함부르크 상사주재원이 운전하여 아우토반을 달리며 잘 만들어진 도로를 보면서, 인간의 역사는 도로의 역사라는 말도 기억했다.
추 사장은 길거리의 여자들과 농담을 회상하면서 와인을 과하게 마시고 취했다. 옛날은 성당인데 지금은 시청으로 사용하는 함부르크 시청 근처 호프집에서 2차로 맥주를 마셨다. 직원들이 호텔까지 모셔다 주었다. 양말도 벗지 않고 침대에 들어가 바로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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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일 박사와 아주 가까이 지내는 회사근처 식당의 서 마담 그리고 그녀의 딸 같은 처녀가 어딘지 잘 모르지만, 커튼과 장식으로 보아 호텔 커피 삽 같은 곳에 앉아서 커피를 마시면서 웃고 깔깔대고 있었다.
거참 이상하다, 저 사람들이 저기 있나, 궁금했다.
얼마 후 로비로 걸어 나가 문을 열고 택시를 타는 모습을 보았다. 꿈에 왜 미사일 박사가 나타났을까 이상하다. 목이 조여 오고 배속이 답답했다. 응 하면서 잠이 깨었다. 이것, 신발도 벗지 않았네, 일어나서 물 한 컵을 벌컥 벌컥 마시고 다시 침대로 들어갔다. 잠을 청했으나 김 박사의 모습이 머리에서 지원지지 않고 잠이 오지 않았다. 몇 번 몸을 이리저리 굴리다가 겨우 잠이 들었다 싶었는데 신경이 날카로워졌다. 순간 이상한 예감이 들었다.
벌떡 일어나 스탠드 램프 불을 켰다. 별다른 이상이 보이지 않았다.
다시 잠을 청하고 있는데, 침대 옆에 누가 움직이는 기척이 났다. 그 순간,
"좀 일어 나 시지요"
검은 물체가 보이고 손전등이 얼굴을 비추었다.
"너, 너 누구야 ! 여기 아무도 없어!
"소리 처도 소용없습니다. 이 방은 소음 장치가 워낙 완벽하여 밖에서
들리지 않습니다. 지금은 프런트 직원 밖에 없어 아무도 듣지 못합니다."
검은색 Lecoqsportif 캐주얼을 입은 물체가 말했다.
‘도체 너는 누구냐? 무엇 때문에 이 방에 잠입해 들어왔나?“
"예, 저는 시키는 대로 심부름하는 졸개입니다."
“누구의 졸개냐?
"닥터 미사일의 부탁으로 왔습니다. 돈을 받아가는 심부름 센타의 사람입니다.“
“닥터 미사일은 어디 있어요.”
“그런 것은 우리 센타 보수나 알지 나는 몰라요”
“여기는 어떻게 들어왔나“
"조금 전에 바로 위층에서 벽을 타고 내려와서 창문열고 들어왔습니다."
“거미 인간인가?
"나는 벽 타기는 거미 같이 잘 하는 스파이더맨입니다“
“돈은 얼마나 받아 오라 했나?
"금액은 얼마인지 모르고 이 은행 구좌에 돈이 들어오도록 지금 컴퓨터로 송금 신청 하세요" 침입자가 탁자 위의 컴퓨터 쪽으로 가서 부팅 시킨다.
오른손은 불룩하게 권총이 들은 주머니에 넣고 왼손에 들고 있던 손전등을 놓고 자판을 톡톡 쳐 보인다. 국제 해결사를 동원하여 돈을 받기 위한 007 작전을 시작 하나. 도둑이 제 발 저린 다는 말이 맞다. 왜 몇 년 동안 잠잠하다가 이제 와서 일을 벌이는지 궁금하다. 미사일 박사가 이북 정보부의 감시를 당하다가 조금 운신을 하게 되었는지 어찌 된 일인지 궁금했다.
서울에서는 간첩협조 일로 정보조사기관에 가서 조사 받았고, 독일호텔방에서 해결사에게 당하고 있는 모습이 무슨 놈의 험한 팔자가 이런지 순간 비참해졌다. 겁도 났다. 미사일 박사의 주식 팔아 남은 돈 일부와 다른 돈은 신시나티 밀라 인수자금으로 사용하여 은행은 빈 깡통이나 다름없다. 비자금이 은행에 조금 남아 있으나 김 박사와 회사의 자금 담당과 공동으로 서명하고 추사장이 비밀번호를 넣어야 인출이 가능하다. 비밀번호는 집에 금고 속에 보관한 수첩에 적혀있고 알파벳이 길어 기억도 못한다.
“지금은 혼자서 어떻게 할 수 없소. 시간을 주시오, 하루 시간을 주면 내일 회사 사람과 공동으로 사용하는 비밀번호를 알아보고 돈을 송금 하겠소”
"받을 돈의 20%을 받기로 했는데, 돈 못 받아 가면 우리는 이런 위험한 짓하고 비용이 커서 잘못하면 손해나는 장사돼요, 캡틴도 충분히 짐작 할 것입니다.
“봉투 하나를 침대로 던졌다. 열어보니 은행의 입출금 모든 업무를
추경진 에게 위임하다는 자필서명이 들어 있었다.
“날이 밝아야지 나 혼자는 어떻게 할 수 없소”
"그렇다면 새벽까지 기다렸다가 회사에 전화하세요, 오늘 중에 호텔을 떠나기 전에 해결해야 됩니다."
“알았으니 기다려요”
"우리는 돈만 받으면 그것으로 끝이요, 사람 몸에 털 하나 건드리지 않는 원칙을 지킵니다.“
새벽 2시부터 5시 까지 잠자지 못하고 이리 저리 뒤척이기만 했다.
침입자도 소파에 기대앉아 침대 위를 바라보며 3시간을 보냈다.
“돈 보내 줄 터니 걱정 말고 돌아가요“
“그냥 돌아가면 보수에게 맞아 죽어요.”
무거운 몸을 일으켜 화장실에 들어갔다.
샤워꼭지에서 나오는 물로 얼굴을 씻고, 아, 정신이 조금 나네, 샤워꼭지 밑의 고리를 힘껏 눌러 문 앞에 서 있는 침입자를 향해 쏴 뿌렸다. 약간 뒤로 멈칫 물러나는 순간 문을 콱 잡아당기고 안에서 고리를 잠가 걸었다.
변기 옆의 비상용 수화기를 잡아 큰소리로 외쳤다. 여보시요! 여보시요!
전화선이 이미 끊어졌다.
"점잔하지 못하게 그러시나요? 문 열고 나 오 시지요"
할 수 없이 문을 열고 나와 침대로 가서 비스듬하게 누웠다.
“물 뿌린 대가는 받아야 되겠지”
침입자가 이불을 확 제처 던지고 추사장의 무릎을 힘껏 한데 갈겼다.
다리를 못 쓰게 된 것 같았다. 고통스럽게 한참 끙끙거렸다.
“오늘 중으로 이 은행구좌 번호로 돈을 넣지 않고 나가면 살아서 돌아가기 힘들 것입니다. 여기 독일과 서울에 우리 팀과 사업 파트너가 배치되어 항시 감시하고 있다는 것쯤은 짐작 할 것입니다.”
“언제부터 나를 미행 했소?
“우리는 6개월 전부터 독일과 서울라인을 통하여 매일 캡틴의 움직임을 모조리 파악해 왔소. 매일 스케줄도 빠짐없이 체크하고 있습니다.”
“당신은 도체 어디에서 온 사람이요?
“그런 것 중요하지 않지요”
“어느 나라 사람이요?
“우리는 본사가 슬로바키아에 있는 집시들이요”
“그 참 요상한 인간들 다 보겠네”
“우리 손에서 도망갈 생각은 하지 않는 것이 몸에 이로울 것입니다”
전화를 들어 어딘지 통회를 하고, 침입자는 문을 쾅 닫고 나갔다. 물 한 컵을 벌컥 벌컥 마시고 나니 정신이 조금 들었다.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고 창밖이 밝았다. 시게를 보니 새벽 5시다.
*
본사 이창식 사장에게 문자를 보내 독일서 일어난 사건을 알렸다. 그리고 목숨이 위태로우니 신시나티 주식을 일부 팔아 현 상황을 모면하기로 의견을 나누었다.
신시나티의 자금부 직원에게 전화를 걸었다. 오늘 주식시장이 열리면 바로 회사주식을 일부를 팔아서 대금 들어오는 대로 통장으로 넣어라 지시했다. 증권시장이 열리자마자 신시나티의 주식이 대량 거래되기 시작했다.
호텔 프런트에 전화하여 몸이 불편하니 올라와서 숙박비를 계산해 주기를 요청했다. 조금 후 직원이 신용카드 계산기기를 들고 왔다.
"여기, 이리 잠간 와 봐요"
"예스 셔"
"나를 미행하는 악당들이 있으니 호텔에서 빠져 나가도록 도와주세요.
그리고 경찰에 알리지 말고요“
“알았습니다, 조금 기다리세요. 내려가서 팀장님과 의논 해보겠습니다.”
카드 계산을 하고 직원이 나갔다. 30분후에 아침 식사가 들어왔다.
우유 모닝 빵 에그 홍차 와 물병을 트레이에 싣고 들어왔다. 곧 따라 수건 비누 등 청소 비품을 잔득 실은 수레가 들어왔다. 식사할 동안 수레 밑에 있는 수건과 비누 바가지 같은 물건을 모두 다른 수레로 옮겼다. 식사는 먹는 둥 마는 둥 끝내고 호텔직원에게 여행용 가방을 나중에 회사로 보내 달라 부탁했다. 넉넉한 팁과 주소를 적어주고 간단한 손가방 만 챙겼다. 호텔 로비나 뒷문으로 나가도 악당들의 감시에 발각 될 수 있기 때문에 팀장이 청소차로 빼내는 방법을 고안했다. 청소 수레 밑으로 몸을 접고 꾸겨서 겨우 들어갔다. 청소 트레일러가 복도로 나와 승강기를 타고 내려와 식당으로 들어갔다. 제일 큰 비닐 자루에 들어가 주둥이를 끈으로 묶었다. 샤워 수건으로 덮었다. 좁은 수레에 실려 주방에서 한동안 기다렸다. 밖에 쓰레기차가 도착했다.
요리사 두 명이 비닐자루를 낑낑거리며 들고 나와 쓰레기차에 옮겨 실었다. 쓰레기 더미 속에서 차가 달리는 동안 느끼한 온갖 음식 냄새를 참았다. 20여분 달려 대로를 벗어나 뒷골목 또 다른 호텔의 쓰레기를 주어 담기 위해 차가 멈추었다. 기차소리가 가까이 들리는 기차역 근처인 것 같았다. 차가 멈추었다. 인부가 당신이 담긴 비닐자루를 내려 끈을 풀고 자루를 벌렸다. 먼지를 틀고 나왔다. 숨을 크게 한번 쉬고, 뒷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 지폐 몇 장을 건너 주었다.
"당케 세, 굿 텐 타 그! (감사 합니다, 좋은 하루)
*
추 사장은 택시를 잡아타고 공항으로 가지 않고 함부르크 항구로 갔다. 역사적인 함부르크 항구에는 컨추리 크레인이 콘테이너를 쉴 사이 없이 싣고 내리는 모습이보였다. 항구에서 내리지 않고 기차역으로 다시 돌아갔다. 골목과 큰 도로를 이리저리 돌아서 가기위한 승객의 의중을 모르는 기사는 의아하다는 눈빛으로 고개를 가우 뚱 했다. 기차역에 도착 하자마자 바로 떠나는 프랑크푸르트 행 열차에 몸을 실었다. 프랑크푸르트에 도착하여 혼탕에 들어가 목욕하고 독일식 큰 레스토랑에 들어갔다.
독일 정통 족발 ‘슈바인학센’을 든든하게 먹고 카이자 거리의 호텔 방에서 하루 밤을 보냈다. 호텔에서 하루 밤 보낸 여자가 괴테의 파우스트를 읽고 있었다. 독일은 자국민을 보호하기 위하여 타국에서 흘러들어온 여자들이 몸을 파는 공창이 존재하고 콜걸도 있다. 문학을 좋아한다는 그날 밤의 여자가 하루속히 현재 생활에서 벗어나 공부하는 기회가 오기를 진심으로 염원했다.
지갑에서 손에 잡히는 대로 마르크를 꺼내 그녀의 손에 쥐어주었다. 까무잡잡한 인도계 여자가 허리를 구십도 굽히고 고맙다는 큰절을 했다.
아리랑 간판이 붙은 한국 식당에서 아침을 천천히 먹고 기차역으로 가서 베를린으로 갔다. 독일 한국대사관에 연락하여 대사 면담을 요청했다. 대사는 독일 내 한국인이 운영하는 신시나티 밀라 주식거래 현황을 그냥 무관심 하게 보지 않았다. 며칠 전 신시나티 밀라 주식이 거래소에서 대량거래 되는 것을 보고 그 내막이 궁금하다는 현지 신문보도를 읽었다. 한국인 소유의 신시나티 회사 주식이 왜 그렇게 대량 거래되는지 몹시 궁금하여 알아보고 있는 중에 회사대표가 면담을 요청해왔다. 대사를 만나 명함을 건너 주면서 몇 년 전 신시나티 회사 인수과정과 현재의 운영 상황을 설명했다. 추 사장은
당분간 회사를 직접운영하기 위하여 나타나는 일이 힘든 처지가 되었다는 내막을 설명했다.
“주식 처분한 자금 일부를 학술연구재단을 설립하기로 결심했습니다.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하여 미력한 힘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습니다.”
“아, 그렇게 되었습니까?
“독일은 위대한 사상가들과 통일문제를 다루기 위하여 벤치마킹 할 사례가 많은 나라이므로 이곳에 한반도 평화연구재단 설립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큰 결심을 하셨네요, 개인이 나라의 평화와 경제성장를 위하여 자금을 투자한다면 국가와 나아가 세계를 위하여 크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추 사장은 늦게나마 사회와 공동체의 평화롭고 행복한 삶을 만들기 위한 작은 보탬이라도 해야 되겠다는 결심을 했다. 젊은 시절을 돌아보면 험난한 가시밭 길이였다. 사회로부터 도움을 받았고 국내외 많은 사람들로부터 받은 혜택도 잊지 못한다. 어린 시절 외국인 지원자의 도움, 대학 등록금 면제, 의과대학과 치과대학의 무료진료, 은행과 대기업에서 근무하면서 결혼하여 아이들 키우고 안정된 생활을 하고 있다. 비록 어릴 적이지만 6.25 전쟁을 겪었다. 이념적인 갈등 중에도 민주주의 자유경제 시스템을 선각자들이 투쟁하여 이룩한 나라다. 황패한 쓰레기 가운데서 장미를 피우기 위하여 물을 준 주역으로서 긍지를 가지고 작은 보탬이라도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1961년 존 F.케네디 미국대통령이 취임식 연설에서 한 말을 기억하고 있다.
‘국가가 당신을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묻지 말고, 당신이 국가를 위하여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물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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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은 ‘독일문제 (Germany Question)’을 해결한 나라다. 한국은 ‘한국문제 (South and North question)’ 는 유일하게 단일민족이 찢어져 분단국가로 남아 있다. 미사일과 원자탄 개발 실험을 끊임없이 하고 있는 북한은 인권이 보장되지 않고 있다. UN의 주장이다. 공산주의 유물사상으로 종교가 무시되는 나라로 알고 있다. 국민소득이 낮고 일반주민의 생활수준이 열악하다.
한국전쟁 후 민주주의 자유 시장경제 체제로 발전한 남한과 경제적인 수준 차이가 크다. 정치적인 공세와 비난을 멈추지 않고 간혹 불장난을 일으키고 있는 3대 세습 독제국가로 UN은 인권이 무시되는 국가로 말하고 있다.
인류의 위대한 사상과 전쟁과 분단된 국가의 문제를 연구하는 탁월한 전문가와 독일통일과정의 전문가를 초빙하여 국제정세와 독일 통일전후 일어난 과정을 연구하는 평화관련 연구소 설립을 상상했다.
손에 들어온 돈으로 초기 연구소 설립운영이 가능 할 것이다. 이 돈은 따져보면 김 박사의 돈도 아니다. 은행과 벤처기업으로 부터 투자받은 돈으로 회사를 발전성장 시키고 코스탁에 상장하고 추사장이 독일회사를 인수하여 성장시키고 만든 돈이다. 북한의 미사일 개발에 동참하고 있는 미사일 박사에게 보내주는 것은 이적 행위가 될 것이다. 한국대사관을 찾아가 연구소 설립에 대하여 의견을 말하고 향후의 구상을 설명했다.
사실 추사장이 말하는 연구소는 사실은 다방면의 연구를 하고 싶었다. 대사관으로 부터 연구소 설립과 운영에 필요한 협조를 하겠다는 대답도 들었다. 대사에게 협조를 부탁하는 인사도 넉넉하게 했다. 거의 모든 인간에게는 자기 주머니에 들어오는 봉투내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매우 만족하여 최선의 협조를 아끼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추 사장은 독일 신시나티 밀라 주식 매도대금을 연구소설립에 사용하기로 이창식 사장과 협의 하여 결정했다. 자기 하나를 위하여 밤낮 채찍질을 멈추지 못하고 살아온 지난날을 돌아보았다. 이런 날을 맞이한 것은 하늘의 큰 축복이라 감사하고 마음이 흐뭇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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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시내 유명하다는 가면제작소에 들어가 50대의 젊은 가면을 3D로 만들었다. 목에는 칩을 박아 목소리도 변장했다. 새로 태어난 외모는 누가보아도 과거의 추경진이 아니다. 50대 중반의 사나이는 베를린 브란덴부르크 근처를 둘러보고 동서를 막는 장벽이 허물어지는 장면을 떠 올려 보았다.
폴란드 행 기차를 탔다. 제일 먼저 찾은 곳은 이북의 전쟁고아 1,500명을 받아 양육시킨 학교가 있는 ‘프와코 비체’을 방문하였다. 북한과 사이가 나쁘지 않은 폴란드에 아이들을 보내 교육시키고 나중에 모두 이북으로 다시 데리고 갔다. 이들 중 성인이 되어 이북사회주의 체제의 지도자가 된 사람도 있다. 지구에 태어난 인간은 이념과 체제를 넘어 어떤 방법으로든지 자유스럽게 안전하게 생존하고 행복 할 권리가 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바로샤바 유대인 학살감옥 홀로코스트를 둘러보았다. 국가 사회주의를 앞세우며 1930~1940년대 당시 경제적 불평등의 모든 원인을 유대인에게 돌리고 유전적 혈통을 강조한 아리안 순혈주의에 집착하여 유대인 공격의 구실로 삼은 히틀러와 그의 추종자들의 나라에서 무엇을 느껴 보기로 마음먹었다. 유대인·집시·동성애자를 학살이란 광기로 수백만의 유대인을 학살한 처참한 역사의 한 장면을 응시했다. 머리가 복잡했다. 이런 나라에 연구소를 차려 좋을지 의심이 들기도 했다.
오스트리아 빈에 가서 ‘스테판 성당’ 지하 유골을 들여다보고 트렘을 타고 시내를 둘러보았다. 저녁때는 비엔나 오퍼근처에서 시간 뜰이 관람티켓을 구입하여 마침 공연 중인 오페라 ‘탄호이저’도 감상했다. 다음 날 비행기로 이스라엘 텔아비브, 아부다비를 거쳐 요르단 암만과 사해를 관광했다. 유럽에서 중동을 지그재그로 여행했다. 러시아 싼 테스부르크, 모스크바, 중국 상 글리라 와 동북 성 일제 강점기 한국독립운동의 본거지인 심양(봉천)을 거처 철광도시 해성의 일관작업 공정을 자랑하는 중국국제투자공사(CITIC)관련 철광회사를 둘러보았다. 여기서는 광산에서 싣고 온 원석이 공작기계가 되어 나오는 공장이다. 중국해성에서 나오는 철강 석은 비교적 가격이 저렴하다 독일 신시나티 밀라가 수입하여 사용 할 수 있는지 검토해 보기로 했다. 제지회사가 수입하는 탈크도 엄청 생산하여 수출하고 있는 지역이다.
북경으로 돌아가서 버스를 타고 천진으로 내려가서 비행기로 한국으로 돌아왔다. 중국과 이북의 가장 가까운 접경지역을 돌아보았다. 백두산을 올라가 보지 못한 점이 아쉬웠지만 다음 기회로 미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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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 경진은 규모 있는 프로젝트를 구상했다. 실천가능성은 미지수라도 계획은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독일이나 폴란드 안에 적당한 장소를 골라 정기적으로 남북의 단체나 학생들을 초청하여 세미나를 개최하고 서로 소통하도록
장을 만든다. 전세계의의 학생들이 학술세미나, 미술전시회, 음악회 같은 각종문화 행사도 개최한다. 한반도는 불행하게도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분단의 고통과 긴장의 시간 속에서 살아가는 나라다. 36년간 일본 제국주의에 의하여 수탈당하고 해방 후 얼마가지 않아 6.25 전쟁을 겪고 처참한 황무지가 되었다. 위대한 정치가 와 걸출한 사업가가 나타나 나라경제를 부흥시켜 산업대국이 되었다. 민주주의 자유 경제와 미국과 동맹국이 된 남쪽은 경제가 발전된 국가가 되었다. 한반도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준비로, 젊은 청소년들과 민간차원의 교류를 활발히 전개하여 미래 통일의 길을 모색하는 일은 다각적으로 이루어져야 된다.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있는지 심도 있게 조사해야 될 것이다. 미국과 유엔 한국내의 정치적인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있기 때문에 간단하지 않다, 고 예상된다. 회사가 틈틈이 구상해온 특별한 프로젝트, 동해서 서해로 통하는 운하프로젝트, 서해서 중국 가는 해저터널 프로젝트, 인구가 감소되는 광산지역과 해안지역에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여 교통과 물류를 개선하고 스페인의 빌바오 같이 관광지로 개발하여 세계적인 명소를 만들 수 있다. 거대한 사업으로 엄청난 규모의 자금 조달문제와 환경론자들의 반대 같은 문제가 일어날 것이 예상 되지만 풀어나갈 방법을 찾아 볼 것이다. 추 사장은 중동에서 시도했던 GCC 프로젝트가 수십 년이 지나도록 진정이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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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회사와 한국에 연락도 하지 않고 독일에서 실종된 사람이 되었다. 미사일 박사의 의뢰를 받은 해결사들이 언제 어떻게 추 경진 앞에 또 다시 나타날지 모른다. 그에게 불안감이 떠나지 않았다.
박에 나갈 때는 얼굴을 바꾸어 버렸다. 주독일 대사관의 협조로 가명으로 된 여권을 발급 받아 여러 곳을 여행하고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에 탑승했다. 얼굴은 중년으로 변장하고 있으니 아무도 알아보지 못했다.
‘안드로이드 ’와 독일 신시나티에 나타 날수 없다는 복잡한 잡념으로 머리가 무거웠다. 한국 돌아오는 기내에서 제공하는 와인을 몇 잔 마시고 잠간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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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대한민국의 초대 대통령 별장으로, 6.25 한국 전쟁 때는 북한의 김일성의 별장 겸 전쟁 지휘소로 이용된 화천 파라호가 보였다.
별장이 올려다 보이는 바위절벽 밑에 개인용 텐트를 치고, 파라호 일명 구만리 저수지에 낚시 줄을 담그고 희망 벅찬 날을 기다리기로 하고 시간을 죽이며 통일프로젝트를 다듬었다.
산과 물은 푸르고 아름다운 신록의 5월 이다.
‘나는 녹슬어 없어지기보다는 닳아 없어지기를 바란 다’ 조지 휫 필드의
말을 마음에 새겨 담았다. 해가 서쪽방향으로 기울어 질 무렵에 시작한 사업을 성공하고 죽기 전에 나라를 위하여 한반도에 불쑥하게 한 가지 일을 할 수 있다는 혼자만의 비전에 마음이 흐뭇하였다. 꿈속에서도 눈이 간혹 잠기는 순간 손에서 줄이 당기는 느낌이 왔다. 낚시 줄이 급하게 풀리면서 물의 움직이는 웨이브가 심상치 않았다.
"야 ! 큰놈이 걸렸나?
양손에 힘을 주어 줄을 잡고 끌려갔다 당기기를 수차례 반복했다.
큰 고기의 힘 빠진 감촉이 느껴져 줄을 슬슬 끌어당겼다. 낚시 대를 위로 치켜 올리기에는 역부족이다. 겨우 줄을 잡아 당겨 몇 미터 앞가지 끌려오더니 낚시 줄이 확 끌려 몇 미터 멀리 도망갔다. 다시 당기며 끌리며 대어를 끌었다. 손에 힘을 주어 신중하게 끌었다. 바로 발밑까지 설렁설렁 끌려왔다. 발밑까지 어른 장 단지 크기의 황금 빛 잉어의 자태가 환상적이다.
왼손으로 줄을 탕탕하게 움켜잡고 오른손에 힘을 넣어 땅위로 끄집어 올린다. 순간 펄쩍 뛰면서 낚시 바늘을 버리고 후다닥 물속으로 들어갔다.
야! 이놈아 어디 가? 아이고!
“허 허 허, 그러니까 망태기를 준비해야지”
누가 언제 왔는지 뒤에서 소리가 들렸다. 놀라서 확 돌아보니 중국 천진 항에서 고기 잡다가 너울 파도에 휩쓸려가 죽은 전 용남이가 웃으며 처다 보고 있었다. 꿈이야 생시야 어떻게 된 영문인지 자신을 의심하며 처다 보았다. 용남은 잘 있어, 라는 표정의 입술을 움직이면서 순간적으로 숲속으로 사라져갔다.
“어 어 어 정 사장”
자기 소리에 눈을 번쩍 떴다.
옆 좌석의 손님이 빙그레 웃으며 처다 본다.
이것, 잠꼬대를 했구나, 꿈이 생시 같네, 혼자 중얼거린다.
*
서울 도착 며칠 후 낚시광인 친구를 불러내어 파라호로 갔다.
단풍이 아름답게 물 들 때 까지 구만리 호수에서 낚시로 몇 개월 세월을 질러 올리면서 살아가고 싶었다. 물가에 몸을 맡기고 누리에서 젤 행복한 하늘 밑에 벌레가 되고 싶었다. 할 일이 많은데 낚시만 가지고 놀 수 없었다. 프로젝트를 실천하기 위하여 줄을 거두었다. 연구소 일은 하루라도 속히 시작해야 되고 일을 할 사람들과 대화를 서둘러야 된다는 강박감이 들었다.
베를린으로 다시 날아가서 베를린자유대학에서 교수하는 지인의 후배를 만났다. 현지인 교수를 추천받아 연구소 설립을 추진했다. 필요한 법적절차와 연구원의 규모 연구원의 대우에 대하여 안을 만들면 자금을 지출하기로 일을 위임했다. 2개월 동안의 밑그림 작성에 필요한 경비를 건너 주고 스위스로 날아갔다.
몇 년 전부터 금강산에서 생수를 제조하고 있는 중국 제약회사 계열 투자기업을 찾아가 총판매대리점 계약을 요청했다. 상담 결과는 예상대로 북측과 협의를 해야 된다는 대답이다. 중국과 중동지역에 주로 판매하고 있다. 남한도 생수 수요가 적지 않고 운송지역도 가까우니 판매량이 증가 된다면 당연히 환영 할만하다. 당연히 북한의 최고위급과 인맥이 닫는 국제적인 인물이 등장 할 것이다. 북한고위층과 손이 닫는 인물을 활용하여 움직이면 거래가 자연스럽게 일어나고 남북의 문제를 대화하는 계기가 마련 될 수 있을 것이다. 남한은 이미 중국 쪽의 백두산 생수를 들여와 마시고 있다. 금강산에서 나오는 생수가 남북을 흐르는 소통의 물줄기가 될지 모른다. 현재 대로 가면 인권이 무시되는 독재 국가와 감정적으로 무기로 적대시 하는 일을 언제 까지 해야 될지 모른다. 금강산 생수 제조 투자회사와 다시 상담하기로 약속하고 베를린으로 돌아갔다.
*
위촉한 교수들이 작성한 연구소설립 내용을 검토하고 대부분그대로 실행에 옮기기로 했다. 추 경진은 독일의 통일과정에서 발생한 ‘스푸트닉 스캔들과 로이나 스캔들 같은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도 했다. 국제적인 이해관계를 면밀하게 읽고, 지구상 강대국들 간에 설키고 얽힌 문제를 지혜롭게 연구해야하는 무거운 과제를 다루어야 도리 것이다.
연구소 명칭은 평화보다 다소 은유적인 냄새가 풍기는 ‘두물머리‘ 로 명명
했다. 연구소 명칭 안에는 추경진의 꿈과 상상이 들어있다. 연구소 명칭은 두물머리지만 사실은 더 차원 높은 분야를 연구하는 목적도 그 안에 내포하고 있었다.
인간은 물질과 비 물질, 생물적인 측면과 의식, 정신, 연혼이라는 풀지 못하는 인류의 근본적인 숙제 두 개의 사유에 대한 철학연구를 하고 싶은 꿈을 실현 해보고 싶은 욕망이 있었다.
추 경진은 학창시절 독일 가서 철학을 공부하겠다는 희망으로 독일어를 열심히 공부했다. 그 꿈을 늙어서 이렇게라도 성취하고 싶었다. 사무실은 한국의 양수리 같은 상징성이 있는 코불렌즈에 만들기로 했다. 두 개의 물줄기가 만나서 화합하는 장소의 상징성이 있는 장소다. 사무실 준비 연구원의 구성과 과제선택은 후배교수와 현지인 독일 교수들이 맡아서하기로 합의 했다.
독일의 국제정세 컨설팅 회사를 방문하여 협력하기 위한 양해각서(MOU)체결을 요청했다. 러시아, 중국 여타 나라의 정치 외교적 역량이 있는 인물과 접촉하는 일이다. 한국의 휴전선 바로 남쪽에 거대한 토목 공사가가 가능 한지 정치적인 이해관계 문제를 검토하는 것이 일차적인 일이다. 공사의 규모와 설계는 다음 차례다. 특히 북한이 어떻게 반응을 할지 미리 탐지하기 위하여 외교 채널을 접촉하는 일은 컨설팅 회사가 책임지도록 했다. 이 프로젝트가 실현된다면 한국회사 뿐 아니라 중국 동남아 국가들의 기술과 인력을 유치하고 기타 국가들의 인력도 들어와 일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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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 일은 교수들에게 맡기고 미사일 박사에 대하여 알아보기 위해 중국 심양으로 같다. 북한의 사정을 잘 아는 심양컨설팅 회사를 찾았다. 수소문 끝에 심양평화컨설팅이라는 업체를 찾아갔다. 인도에서 납치되어 북한으로 끌려간 한국인 미사일 박사에 대하여 조사 해 주기를 요청했다. 적지 않은 비용을 지불하기로 하고 우선 계약금 50%을 지불했다. 조사가 끝나면 나머지는 주기로 약속했다. 3개월 후에 미사일 박사의 근황에 대한 조사 결과를 메일로 보내 왔다. 몇 개월 전에 러시아에 출장 가서 감시의 눈을 피해 택시를 잡아타고 러시아 주재 슬로바키아 대사관으로 피신하는데 성공했다.
미사일 박사는 한국으로 돌려보내 주기를 요구했다. 한국과 독일에 돈이 있으니 충분하게 사례하겠다는 제안도 했다. 대사관측에서는 그렇다면 먼저 돈을 가지고 오면 협조하겠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안드로이드’가 사실상 자기 소유이며 회사를 운영하는 사장으로부터 돈을 받아 올 수 있을 것이라고 자세하게 설명 해 주었다.
대사관에서 알아보니 추 경진은 독일에 주로 머물고 있다는 정보를 알았다. 독일에서 추 경진을 추적하여 돈을 받기 위하여 청부업자를 사서 보냈다.
추 경진이 잠적해 버리는 바람에 대사관측은 김 박사의 말을 믿을 수 없게 되었다. 북한으로 다시 돌려보내는 방법과 미국 FBI로 넘기는 문제를 두고 논의 끝에 북한 비밀요원들의 눈을 피해 극비리에 미국FBI로 넘겼다.
김 박사의 신변을 인계받은 미국 FBI는 미사일관련 기술자로 북한에서 일한 내용과 북한 사정을 조사하고 이중간첩으로 의심했다. 비밀장소에 감금하고 외부인 접촉을 엄격히 제한했다. 전화 어떤 통신수단에 의한 접촉도 금지하고 한발자국도 밖으로 나갈 수 없고 외부인과 접촉도 금지 되었다. 외부와 접촉이 불가능한 비밀지역 지하에서 3개월 조사받는 과정에는 머릿속 뇌 와 얼굴 치아 몸속 장기도 모두 스캔하여 비밀탐지장치가 몸속에 장착되어 있는지 수차 확인했다. 의식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뇌의 일부를 수술하여 변경
시켰는지 세밀하게 조사했다. 물론 가족에게 김 박사의 미국 돌아온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이런 사실은 나중에 들은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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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탐정 컨설팅에서 날아온 메일의 내용이 진실인지 알아보기 위해 추 경진은 미국으로 갔다. 김 박사가 미국에 있다는 사실은 확인 할 수 없었다.
FBI에 수차 문의하였으나 알 수 없었다. 그런 사람이 있는지 알아보고 연락 하겠으니 연락처를 남기라고 대답만 들었다.
FBI의 6개월간의 조사와 검증을 거친 후 미사일 박사는 미국우주항공국 스페이스 태스크 그룹(Space Task Group)내 미사일 속도계산 요원으로 일하게 되었다. 우주 로켓발사를 위하여 정밀한 속도의 계산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속도는 로켓이나 미사일의 무게, 기압, 마찰, 고체연료, 액체연료에 영향을 받고, 궤도수정, 타원궤도에서 포물선 궤도로 전환과 그 반대의 경우 속도조절 계산 등에 오차가 있어서는 안 된다. 미소간의 우주항공 기술의 치열한 경쟁시대에 천재적인 수학적 계산능력을 소유한 뇌가 가능한 많이 필요했다. 김 박사는 ‘오일러’ 수학을 가장 잘 계산하는 실력자로 인정받았다. 연구소 요원으로 일하면서 췌장암 진단을 받고 나사를 떠났다. 수술 후 경과가 좋아 미국 육군과 ‘록히드 마틴’ 중앙정보국의 요원들과 기술자들이 모인 시애틀 근교 사드(Thadd)미사일 연구소에 연구원으로 배치되었다. 전 세계 미사일 개발 현황을 조사하고 이를 제압 할 수 있는 고고도 추격 미사일 개발에 집중하는 연구소에서 미사일 속도를 계산하는 팀의 고문역으로 일했다. 추 경진이 미사일 연구소로 부터 소식을 듣고 바로 시애틀로 날아가서 연구소 내의 접견실에서 김 박사를 만났다.
그 동안 일어난 복잡한 사업진행, 독일 신시나티 밀라 기계회사와 연구소 설립에 대하여 설명했다. 만약 슬로바키아의 청부업자에게 돈을 돌려주었다면 독일 인수회사 주식을 팔아 현금을 확보하고 연구소 설립도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신시나티 밀라 매입과 주식의 매도, 연구소 설립에 대한 내용을 자세히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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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부업자에게 돈을 주지 않아 고생했지만 결과적으로 잘 되었다고 김 박사는 말하고 추 사장의 심정을 이해한다고 했다. 앞으로 좋은 투자처를 찾아 사업을 추진하고 연구소는 유지하기로 서로 합의했다. 신시나티 주식 매도 자금 일부와 비밀자금은 김 박사에게 넘겨주었다. 미국 뉴욕 남부 법원에서 금융회사 리먼 브라더스의 파산선고가 일어나고 지구적인 금융위기가 시작되었다.
뉴욕 무역타워 사태이후 경제가 침체되기 시작하여 저금리 정책으로 불량채권과 파생금융 상품이 썩어서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기 시작하여 리먼 브라더스 사태로 미국의 부동산이 폭락 했다. 이때를 좋은 투자 기회로 보았다. 연구소와 김 박사 공동명의로 로스 엔젤리스에 한인 타운에 평소의 절반 가격에 건물을 하나 매입하였다. 몇 년 후 구입한 건물이 가격이 올랐고 사무실 임대수입도 적지 않았다. 안드로이드회사와 김 박사 공동 명의로 다른 건물을 매입하였다. 건물 가격이 올라 김 박사는 교표 사회의 재력가로 통하게 되었다. 미사일(Missile)과 안티미사일( Anti-Missile Thaad)의 속도 계산에 천재적인 그는 주식과 부동산 가격의 상승과 하강 곡선에 속도와 시간에 대한 감각도 뛰어나 재테크에 성공했다. 현재 두 개의 건물을 소유한 독일의 연구소와 김 박사는 인류의 문명발생지의 흔적과 그 당시를 지배한 자들의 사후에 대한 자료수집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인간은 모두 죽어도 남겨놓은 유적과 위대한 예술품은 불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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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의 피라미트, 멕시코의 마야유적, 로마의 수로, 판테온, 도로 같은 공학적인 흔적들과 여타 세계의 불가사의 한 구조물들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대단히 경이롭다. 이런 유적들은 인간이 영원히 살고 싶은 욕망과 신과 인간과의 관계 때문에 생겼다. 지구행성에 살아가는 인간은 끊임없이 더 행복한 생활을 만들기 위하여 과학을 발전시키고 물질을 변형시켜왔다.
물질적인 발전에 따라 의식의 문제, 신의 존재와 섭리에 대한 문제도 사유하고 연구하고였다. 최근에 뇌 과학 연구가 활발하여 인간 의식의 발생이 생물학적인 물질의 일부, 뇌의 신경작용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과 신이 창조한 영혼은 별개의 어떤 무엇이라는 이원론을 주장하기도 한다.
신이 만든 포괄적인 ‘사전 프로그래밍(Pre-programming)에 따라 인간은 사유하고 행동하다가 죽는다. 의식이라는 별개의 그 어떤 무엇은 육체를 더나 영화 매트릭스의 시온이나 혹은 우주 암흑물질 저 넘어 파라다이스에 간다는 믿음을 가지기도 한다. 신을 믿기는 해도 알 수 없는 영역으로 덮어두는 것이 현재의 종교 믿음이다. 연구소에서 서서히 연구 해볼 일이다.
김 박사는 그동안 암 수술로 술은 전혀 마시지 못하고 음식도 조심한다. 삶의 가치에 대하여 생각이 많이 변했다. 우리들 인생에서 돈 보다 더 가치 있는 무엇을 찾기 시작했다. 나는 곧 죽겠지만 저 밀어먹을 ‘생각하는 사람’ 조각품은 영원히 살 것이라, 고 로댕이 말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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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회사는 이창식 사장이 운영하고 추 경진은 코블렌츠 연구소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다. 조용히 혼자 있을 적마다 생각에 잠긴다.
독일 모젤 강과 라인 강이 합치고 빌헤름 1세의 동상이 웅장하게 서있는 삼각지 두물머리 연구소의 창문 넘어 오르내리는 케이불 카를 바라보면서 인생은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존재로다. 김 박사를 만나 사람의 삶의 근본적인 문제를 연구하는 자리에까지 오게 된 것을 다행으로 생각하고 어려운 시련을 잘 견디고 난처한 순간마다 결정을 잘 했다는 자신이 뿌듯했다. 사람의 살아가는 과정은 만남과 이별 인연의 연속이다. 분단국가 독일의 통일을 연구하고 지구상의 유일한 분단국가 한반도의 문제를 연구하는 코블렌츠(Koblenz) 두물연구소가 10주년이 되었다. 특별히 의미 있는 기념행사를 준비했다. 음악실도 구비되어 있고 청소년 수련장으로 사용하는 ‘라벨린성’에서 음악 연주회를 준비했다.
1년 전에 쇼팽국제피아노 콩쿠르에서 영웅이 된 한국의 피아니스트가 유럽순회공연 중이였다. 그를 이곳 코블랜츠에 초청하여 시민들을 위한 음악회를 준비했다. 오후 4시에 시작하는 연주회에 몇 시간 전부터 시민 남여 노소가 몰려들었다. 다른 도시에서도 소식을 듣고 찾아오기도 했다.
연주회가 끝나고 초청 인사들을 위하여 저녁파티에는 모젤지방의 와인을 준비했다. 참석자들은 한국의 훌륭한 음악가를 격찬했다.
초청된 참석자들 중에 돌아가지 않고 호텔에 묵는 동안 불편하지 않도록 호텔 측에 잘 대접하도록 부탁했다. 시장, 의회의원들, 단체장들이 저녁파티동안 친목과 대화의 시간을 가지도록 배려했다. 연구소 주최 측은 기대 이상의 값있는 시간을 마련했다고 자축했다.
연구소 10주년 기념 음악회가 있은 다음날 아침 CNN뉴스에, 한반도 북한에서 발사한 20여발의 미사일이 서울 평택 오산 대전 대구 고성 등지로 날아오는 순간을 포착하였다. 여러 곳에 배치되어 있던 다탄두 안티미사일이 날아올랐다. 특히 속도가 2배 빠른 사드와 안티 미사일이 발사되어 북쪽에서 날아온 미사일을 모두 공중에서 폭파시켰다.
미사일 박사는 뉴스를 보고 빙긋이 의미 깊은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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