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세음보살의 이근원통 / 남회근 선사
관세음보살과 관자재보살이라는 두 가지 명호가 나타내는 의미는 하나일까요? 둘일까요? 하나라 할 수도 있고, 둘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관세음보살'은 이근원통을 이용하는 수행법이고, '관자재보살'은 눈을 이용하여 색계의 '대광명정'을 닦는 것입니다.
인체내부에는 본래 빛이 있습니다. 우주는 원래 빛입니다. 빛과 소리가 이 우주에 충만해 있으며 심지어는 우주 공간에 까지 도달합니다. 우주공간에는 블랙홀이 있는데 검은 색도 빛입니다. 검은 빛 흰 빛, 붉은 빛등은 모두 빛으로서 光波임은 마찬가지지만 그 분자배열이 다를 뿐입니다.
'관자재보살'은 빛을 닦는 것으로 눈을 이용하여 닦으면서 의식과 결합시킵니다. '관세음보살'은 귀를 이용하여 닦으면서 소리와 결합시키는 것입니다. 여러분들이 이 두 가지 법문을 조금만 닦아 본다면 큰 효과를 보리라 생각합니다. 자연히 마음 속으로 깨닫고 이해하게 되고, 신체도 병이 줄고 수명이 늘어나게 되니 그 이로움이 무궁합니다. 이 두가지 법문은 신통비슷한 것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겁니다.
그렇지만 그 쪽으로 집착하다 보면 魔道마도로 걸어 들어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보리대도를 일 백층의 빌딩에 비유하면, '신통부리기'는 2층이상 오르지 못하는 것이라 할 수있습니다.
먼저 정중히 말씀드립니다만 여러분은 남녀노소 누구나 漸修점수의 길을 걸어가야 성취하게 됩니다. 특히 나이 드신 도반은 주의해야 합니다. 여러분은 각자 한 가지 법문을 선정해서 깊이 들어가 죽을 때까지 변치 않아야 합니다.
염불삼매를 닦든 대비주를 외우든 육자대명주를 외우든 육묘법문이나 백골관등 어느 법문이든 상관없습니다. 그러나 이리 저리 바꾸어서는 안됩니다. 저는 어떤 법문으로도 공부가 되지 않습니다 하는 분이 있다면 '관세음법문'을 활용하십시오.
지금 폭죽 터지는 소리도 들었는데 폭죽소리가 지나가고 나자 청정해졌습니다. 본래에 청정합니다. 이는 아주 초보적인 관음법문이지만 즉시 체험할 수 있습니다. 염불을 하든 어떤 수행법문을 닦든 간에 천천히 조용히 돌이켜서 자기 신체 내부의 소리를 들으면 되지 어떤 공부도 할 필요가 없습니다. 신체 내부에서는 원래 소리가 나는데도 여러분은 왜 듣지 못할까요? 과학적으로 연구해보면 인체혈액의 유동이나 심장의 박동등 신체 내부 소리의 진동은 원자탄 한 개의 폭발소리 보다도 큽니다.
노자는 말했습니다. '큰 소리는 그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우주 운행의 소리는 대단히 크지만 사람들은 습관이 되어버려 도리어 듣지 못합니다. 은하계의 소리가 가장 크지만 우리인류는 역시 듣지 못합니다. 우리 신체 내부의 소리 조차도 마찬가지로 듣지 못합니다.
여러분은 어느 때야 들을 수 있을까요? 여러분이 잠자기 위해서 베개를 베고 아직 잠들지 않았을 때 두 손으로 양쪽 귀를 마치 만두를 싸듯이 감싸면 심장의 혈액이 유동하는 소리가 크게 들립니다.
'관음법문'을 수행하는 사람은 고요한 상태에 있을 때 자기 내면의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설사 아주 시끄러운 곳에 있더라도 자기 내면의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수행이 이 정도에 이르면 신체상의 전환변화는 상당한 상황까지 도달합니다. 자기 내부의 소리가 고요해지는 것을 천천히 듣노라면 혈액의 유동이나 심장박동 소리도 고요해져 가는데, 어느 정도까지 고요해질까요? 신체 내부의 소리 조차도 고요해지면 그 때는 일종의 대단히 기묘한 소리가 출현합니다.
제가 아미산정상에서 폐관하고 있을 때의 경험입니다. 깊은 밤 조용할 때마다 일어나 온통 눈과 얼음으로 뒤덮인 아미산 정상에서 정좌했습니다. 천지는 온통 적막하고 나는 새조차도 없는데, 그 청정한 경계는 마치 내몸이 넓은하늘을 노니는 듯 하면서 마음은 편안하고 자재하였습니다. 신선의 경계인 양 아주 쾌적할 뿐만 아니라, 늘 허공 중의 천상의 음악 소리를 들었는데 대단히 미묘하였습니다. 그래서 장자가 말한 천뢰의 소리가 생각났습니다. 장자가 형용한 시원스럽고 청아하면서도 은은하고 아름다우며 소박한 소리는 정말 들어본 적이 없는 천상의 소리였습니다.
그러므로 여러분들이 이렇게 관음법문을 닦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틀림없이 성취가 있을 겁니다.
나무관세음보살
- 남회근선사 / '관음법문 강의'에서 - 그 림 / [수월관음보살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