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여행] 시그늘 속에서 영국사 가는 길
충북 가을여행으로 보은, 옥천, 영동군을 다녀왔다.
영동여행길...'충북의 설악'이라는 천태산,
공민왕이 국난을 극복과 국태민안을 위한 기도를 했다는 영국사 가는길.
우리나라 3국사 중 하나라는 영국사(寧國寺) 올라가는 계곡에는
성큼 다가온 가을 향기와 함께
예술을 사랑하는 영동사람들 때문에
시향(詩香)이 넘쳐나고 있었다^^
천년, 은행나무가 노랑말(言) 을 할 때...
다시 찾고 싶은 영국사^^
편안한 녕(寧) ...녕국사가
두음법칙으로 영국사가 되었는데
이왕이면 경영할 영(營)을 써서 나라를 경영하는 절.
세상사에 지친 중생,
부처님의 자비와 무심(無心)이 대한민국을 구제했으면^^
욕심도 아름다울 수 있고...
또?
산 山을 정복했다는 욕망만
주렁주렁 걸린 산악회 이름표...
차라리,
한 줄... 단시라도 나무가지에 걸어
산길 오르내리는 여행자나 길벗에게 시심(詩心)을 선물한다면 어떨까?
경제는 먹구름, 정치는 진흙탕,
소시민은 건강이라도 챙기려고
여행 오기 전날.
서울에서 벗들과의 화주(花酒) 통음에서
서울시장 선거가 화제가 되어...
욕망과 야망의 정치를 버리고,
버림과 헌신과 양보의 정치로 공동체를 위한 감동정치를
술안주 했었는데...
'나라의 평안을 빈다'는 영국사 가는 길에 만난
나부끼는 깃발처럼 울긋불긋 단풍든(?) 산악단체명.
가을이 내리기 시작하는 계곡은
아직 초록의 청량함이 가득 범람...
길손도 낙엽더미에서 가을을 찾는가?
저기 저 산처럼
하늘에 귀를 대고
가슴 미어질
소리 듣는 때 있는가?
다시 나무에게 묻는다
눈이 내리고, 찬바람 부는 날
어두워져 가는,
검은 들녘 속으로 사라져간
네 그림자를
망연히 생각해 보는 때가 있는가?
* 양문규 시인의 '나무에게 묻는다' 전문 (시집/영국사에는 범종이 없다)
영동 출신 양문규 시인의
애향심과 문화마인드가 있었기에
이런 문화예술로의 여행길을 조성했구나^^
산사로 가는 길...시인들은 나에게
마음을 비우고 살라는데...
이를 어쩌나?
죽으면 썩을 몸에 가득찬 화기(火氣)를 어쩔거나?
어느 큰스님...
중생들의 "부처란 무엇?" 질문에
'권시궐'이라 했다는데...
절에서 해우소 똥을 치울 때
굳어진 변을 휘저어 퍼내기 쉽게 하는 똥막대기!
권시궐의 힘이 필요한 사내...
화주(火酒)로 다스리며 하루살이처럼 살던 삶,
영국사 입구 천년 은행나무 밑을 지난다.
가을이 전화를 주셨는가요?
은행나무 밑에서
시인을 만났던 것 같아...
충북 영동 영국사엔 천년을 살고 있는 은행나무가 있다네
그가 일군 수백 평 그늘
한 바가지 푹 퍼서 목 축이고 등목까지 하고 나면
몸속까지 찌릿찌릿 한기가 든다네
저 우람한 덩치 속에는
우리가 모르는 상상 동물들이 살고 있는지 몰라
그렇지 않고서야 신인(神人) 형상의 줄기와 가지
이파리 하나, 하나에서 뿜어져 나오는 형형한 눈빛
뼈 시리도록 서늘할 수야 없지 않은가
얼마나 오랜 세월의 독경 소리와 종소리
윤회 거듭한 바람이며 구름, 새와 벌레의 가계사가
저 검푸른 몸속 드나들며 살림을 냈을 것인가
나무의 눈빛 쐬고 온 날이면
장마철 지하 장판같이 눅눅하게 젖어 끈적이던
영혼 덕장의 겨울 명태처럼 짱짱하게 말라가던 것을
나는 묵언의 회초리로 받아들이네
그러나 철들지 않은 영혼은
아픔 가시고 나면 금세 생활의 잔꾀에 속아
마음 퉁퉁 붓도록 울다가 또,
영국사에 갈 때가 되었군 하며 예의 그늘을 떠올릴 것이네
그늘에 물들다 / 이재무
충북 영동에 사는 '천태산 은행나무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해마다
은행나무에 가을이 주렁주렁 황금색으로 열리면
가을맞이 詩 축제를 여는가 봅니다^^
영동군 양산면 천태산 영국사를 가는 길목에서
지난 5일부터 '천태산 은행나무 시제 걸개 시화전'을 개최하고 있는
'천태산 은행나무를 사랑하는 사람들(대표 양문규·시인)'은
최근 국내 시인 326명의 시를 묶은 사화집 '노랑말로 말한다'를 펴냈다고 하며
오는 10월 22일에는 문화행사를 가지니...
가족, 연인들과 함께 동참해 보시길^^
천태산 은행나무 시제(詩祭)
일시: 2011. 10. 22(토) 오전 11시
장소: 천태산 은행나무 앞
영국사: 대한불교조계종 제5교구 본사인 법주사의 말사이다. 고려 문종 때 원각국사(圓覺國師)가 창건한 절로 당시에는 국청사(國淸寺)라고 했다. 그뒤 공민왕이 홍건적의 난을 피해 이원(伊院) 마니산성(馬尼山城)에 머물 때 이 절에 와서 기도를 드린 뒤 국난을 극복하고 나라가 평온하게 되었다 해서 영국사로 고쳐 불렀다고 한다. 일설에는 조선 태조 때 세사(洗師)국사가 영국사로 바꾸었다고도 하지만 확실하지 않다. 현재 대웅전(충청북도 유형문화재 제61호)과 요사채만 남아 있고, 중요문화재로는 부도(보물 제532호)·3층석탑(보물 제533호)·원각국사비(보물 제534호)·망탑봉3층석탑(보물 제535호) 등이 있다. 이밖에 절 입구에서 동쪽으로 조금 떨어진 곳에는 천연기념물 제223호로 지정된 은행나무가 있다.[사전 자료]
부처님이 득도했다는...
보리수 나무잎이 가을색인가?
3층석탑이 층층이 가을색인가?
'처처불상 사사불공(處處佛像 事事佛供)'
하는 일마다 불공을 드리는 마음으로 대하라.
"세상 사람 모두를 부처님처럼 모시다 보니
너그러운 마음을 갖게 되어, 인간관계에서
초래되는 스트레스가 없어지게 되었다."
- 이인석의《한국 최고경영자, 100인의 좌우명》중에서 -
영국사 부도와 원각국사비...
부처님이나 예수님이
다시 이 세상에 태어난다면,
아주 밑바닥에서 희망을 잃어버린 사람들
사이에 계시면서 그들에게 희망을 주고, 또
사람다운 사람으로 살아가도록 인도할 것이다.
그들이 정신적인 방황을 끝내고
인간성을 회복할 수 있도록 당신 스스로가
아주 낮은 곳에서 계실 것 같다.
- 한경혜의《오체투지》중에서 -
"나는 부처에게 귀의합니다.
나는 법에 귀의합니다.
나는 승가에 귀의합니다."
영국사 토담에서,
이름 모를 가을꽃 사이로...
삼보(三寶), 3귀의처(三歸依處)를 발견하다.
천태산에는 영국사가 없다
산과 산 사이 물 따라 바람 따라
영국사는 온 데 간 데 없고
그 자리 천년 은행나무
안과 밖 경계를 지우며
가고 오는 사람들에게 참배를 한다
구름과 구름 사이 희미한,
영국사에서 빠져나온 부처
무주공산 떠돌다 지상으로 돌아와
행불杏佛이 되었던가
수천수만 나뭇가지 비집어
광대한 허공 속으로 귀를 내고
천수천안 관음을 펼친다
은행나무가 계절을 돌아간다
오고가는 발자국도 없이
자박자박 소리를 낸다
중심을 잃은 사람들의 맨발
말 없는 말씀을 주워 담는다
천태산에는 영국사가 없다
천태산에는 영국사가 없다/양문규
부처가 사탄이고
사탄이 부처이며,
무(無)가 유(有)고
유가 무......
아! 언젠가 타향의 인연들과 들린
불국사의 무설전(無說殷)의 역설...
석공이 조각한 부처상 보다...
아무 불평불만없이
이끼, 담쟁이, 잡초 등에 몸을 맡기고
가을이 내려앉으려는
이 바위의 얼굴...
부처가 아닐까?
시(詩)그늘 속을 걸어 산행했기 때문인가?
도시인의 삭막했던 상상력은 자연을 닮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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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베스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