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스트레스를 받거나 원하는 대로 상황이 풀리지 않을 때 욕으로 감정을 표현하곤 합니다. 나도 모르게 입에서 욕이 튀어나오는 것인데, 혹시 욕을 하고 나서 기분이 나아지거나 스트레스가 풀리는 경험을 한번쯤 겪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이러한 현상이 단순히 기분 탓인지, 과학적으로 근거가 있는 것인지 자세히 알아보았습니다.
하나의 문화적 현상인 욕설
욕은 특정 공동체, 언어 집단, 사회, 국가 또는 종교 안에서 공동의 이해가 있어야 통용되는 문화적 현상 중 하나입니다. 욕설은 감정과 연관이 깊은데 기쁨, 놀람, 고통, 후회까지 다양한 감정들과 욕설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나라마다 다른 욕설 문화
나라별로 욕설 문화에 차이가 있을까요? 스페인의 경우 주어와 동사, 목적어가 다 들어간 완전한 문장을 욕으로 발화하는 것이 특징이며 러시아의 경우 모욕적인 단어가 아주 많아서 거의 모든 말이 모욕적일 수 있다고 합니다. 중국의 경우 욕을 먹는 상대가 대대손손 조상으로 올라가는 게 특징이며, 이와 같이 각 나라별 특징으로 미루어 보아 욕설의 내용은 문화별로 다르지만 욕설이 인간 문화에 공통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욕이 거센소리들로 이루어져 있는 이유?
욕은 주로 거센소리로 이루어져 있는데, 거센소리 중 하나인 된소리나 쌍시옷 같은 것들은 강하고 격한 감정을 표현하는 데 효과가 있습니다. 심리학적인 측면에서는 본인이 좌절감을 많이 느꼈을 때 가만히 있기보다는 어떠한 것으로 보상하려는 면이 작용하면서 이때 욕을 하게 되면 자기가 강한 에너지나 힘을 받았다는 생각이 들고 살아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아프거나 짜증 날 때 욕하면 해소가 될까?
욕과 고통은 상관관계가 있을까요? 영국의 한 대학에서 욕과 고통의 상관관계에 대해 실험한 결과, 욕을 한 그룹이 고통에 더 오래 견뎠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욕을 하면 기분이 통쾌해져서 고통을 잊을 수 있게 도움을 주는 ‘엔도르핀’이 분비된다는 것인데요, 당장의 문제를 해결해주진 않지만 스트레스를 줄여주고 정서적인 불균형을 어느 정도 바로잡아 주는 효과가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욕이 도움이 된다 느낄 때
직장 동료들 간에 나누는 가벼운 욕은 스트레스가 풀려 업무에 도움이 된다는 흥미로운 사실도 있습니다. 욕은 집단의 결속력을 강화시켜 주고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을 준다는 것인데, 욕뿐만 아니라 소리 지르기, 샌드백 치기 등도 공격성을 없애 스트레스를 완화시킨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욕할 때 분비되는 스트레스 호르몬
욕이나 폭력적인 행동을 하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분비가 되는데 이때 분비된 호르몬은 뇌의 전두엽에 영향을 미치며 전두엽은 우리 뇌에서 이성을 관할하는 부위 중 하나로 본능을 통제하는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스트레스 호르몬이 전두엽을 손상시키면 본능을 제어하지 못하고 과격한 행동이나 욕이 나올 수 있습니다.
청소년기에 욕을 자주 하면?
청소년기에 욕을 자주 하면 전두엽이 제대로 자라지 못해 성인이 된 후에도 충동적이고 폭력적인 행동이 반복될 수 있습니다. 지속적인 욕으로 인해 나오는 코르티솔은 우리의 어휘력과 사고력도 저하시키게 됩니다. 스트레스 호르몬은 좌뇌와 우뇌가 정보를 주고받는 ‘뇌량’에도 손상을 입히게 되며 뇌량에 문제가 생기면 좌뇌의 지각 능력과 우뇌의 감각 능력이 원활하게 오고 가지 못하고 좌뇌와 우뇌를 적절하게 사용해야 하는 어휘력과 사고력에도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언어 폭력 당하는 사람도 위험
욕은 하는 사람뿐 아니라 언어 폭력을 당하는 사람의 뇌도 손상될 수 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언어 폭력을 당한 사람들의 뇌를 조사한 결과 언어 폭력을 당한 적이 없는 사람들보다 뇌의 뇌량, 전두엽, 해마가 상당히 위축된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또 이러한 사람들 중 많은 이들은 불안과 우울증, 소외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른 스트레스 해소 습관 들이기
화가 나면 욕을 할 순 있지만 이것이 해결책이 될 순 없습니다. 욕은 본인뿐 아니라 상대방에게도 상처를 남기기 마련이며, 평소 욕을 입에 달고 살거나 습관이 되었다면 고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부정적인 감정이 생겼을 경우 욕보다 이를 그대로 설명하거나 표현하는 연습을 하면 욕이 나오는 것을 막을 수 있으며, 스트레스 해소 방법으로 땀을 흘릴 만한 운동이나 산책을 하거나 자신이 좋아하는 취미 활동을 하며 마음을 다스리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필요합니다.
어른부터 모범 보여야
비단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부터 먼저 모범을 보여야 합니다. 청소년들의 무분별한 욕들은 모두 주위의 어른들에게서 배운 것이나 다름이 없기 때문인데요, 청소년들만 나무라고 바꾸라고 할 것이 아니라 어른들이 먼저 바뀌어야 합니다. ‘말은 인격’이라는 말이 있듯이 어떤 말을 하느냐에 따라 그 사람이 어떤 인격을 가지고 있는지 보여줍니다. 따라서 욕을 하기보다는 감정을 다른 방법으로 풀고 바르고 고운 말을 쓰도록 모두가 노력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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