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가야의 제가 묵고있던 미얀마 절에서 대탑으로 가기위해서는
먼지와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앞길로 가든가,
이렇게 한적한 우리나라 60~70년대의
풍경을 고스란히 간직한 뒷길로 가야하는데....
나는 항상 뒷골목으로 향한다.
이곳에서 가난하지만 자유롭게 사는 그들의 삶을 조금씩 엿보는 재미를 누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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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제가 태어났던 60년대의 인천 송림동에 와 있는 느낌이었다.
저 아이에게서 문득 어릴적 나의 모습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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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묵던 미얀마 절 숙소...
제일 윗충에 장기투숙객들이 묵는 곳이다.
아주 싸고 쾌적하다.
제가 묵을때는 벌써 하루 숙박비가 50루피에서 100루피로 올랐는데
미얀마 주지스님께 아양을 좀 떨어서 50루피에 머물수 있었다.
이곳은 매년 정기적으로 명상을 하러 오는 외국인들이 주로 묵는다.
제 옆방은 그전에 한국의 호진스님이 묵으시던 곳이다.
지금은 떠나셨지만 전에 아마도 스님이 햇빛가리개로 해놓은신 듯한
가사가 펄럭이고 있다.
왠지 이 가사가 곁에 있어서그런지 더욱 든든한 마음으로 편안하게
묵을수 있었던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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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탑에 다니면서 한국비구니스님들(영휴스님, 서담스님, 진산스님)이 사용하시던 절판을
떠나시면서 물려주셨다.
이 절판은 티벳절에서 1000루피를 주고 빌리는데
떠날때 970루피를 되돌려 받는다.
그러니까 사용료가 30루피인셈이다.
결국 저도 스님들께 970루피를 드리고 이 절판을 물려받았다.
제가 보드가야를 떠날때는 한국비구니스님(도열스님, 일양스님)들과 갑작스럽게
의기투합이 되어 함께 떠나게 되었느데,
제가 짐을 싸는 동안 그 스님들이 이 절판을 티벳절에 돌려주셨다.
결국 저는 절판을 빌리는 티벳절에는 들어가보지도 못하고
절판만 아주 유용하게 사용하고 온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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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탑앞에 있는 모모(인도만두)집이다.
사실 가게는 길가에 의자 몇개 놓고 장사를 한다.
음식은 지금 이 곳 집안에서 만드는데 길가의 가게에서 주문을 받으면
담장에다 대고 모모 1인분이요~라고 소리치면, 담장 안쪽의 집에서 온가족이 만든 모모를
담장으로 건네준다. 맛은 정말 끝~내 준다.
주로 베지모모(야채만두)를 먹는데 1인분(6개)에 15루피이다.
밥을 안해먹을때는 주로 이 모모를 먹었다.
그런데 가게문을 오후늦게 열기때문에 아침에는 먹고싶어도 먹을수가 없다.
길가옆의 가게만 알았지 사실 이렇게 집에서 온가족이 모모를 만드는 줄은 몰랐었다.
그런데 이날은 특별히 집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호사를 누렸다.
길가에 있는 나무위에 있던 어마어마하게 큰 벌집을 누군가 건드려서 벌들이 온통 거리를 장악하게 되었다.
그래서 모모를 먹으려해도 벌들이 떼거지로 달려드는 바람에 결국 안쪽에 있는 집으로 들어가게 된 것이다.
앞에서는 아주 성실하고 잘생긴 젊은 인도남자가 장사를 하는데,실망(?)스럽게도 결혼을 했구먼.....
집안에서는 형님이 가족들과 함께 만두를 빚고 있다.
예쁘게 생긴 여자아이는 형님의 딸이다.
만두도 예쁘게 만들고 어찌나 사진을 의식하는지 사진기만 들이대면 저절로 포즈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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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부간이다.
시어머니, 큰며느리, 뒤에는 작은 며느리, 그리고 시어머니의 막내딸인듯......
온 가족이 총동원되어 모모를 만든다.
앞에서 장사하는 동생도 잘 생겼지만 그 남자의 부인 또한 대단한 미인이다.(분홍색 사리를 입은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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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준비를 하고 있는 중이다.
이것이 제가 먹을 한끼분의 식사.
어마어마한 양을 먹어댄 덕에 인도에서 돌아온 지금도 위가 커져서 고생좀 하고 있다.
도대체 양이 줄어들지가 않는다.
이렇게 나만을 위해 식사준비를 하는게 웬지 너무 호사스러운 마음이 들어서
보드가야에 계신 한국비구니스님들을 초대하곤 하였다.
대탑에서 기도하고 계신 한국비구니스님이면 식사초대를 하고는 했는데 처음보는 사람이 무조건 식사초대를 하니까
처음에는 스님들도 조금은 의아해 하셨던 듯하다.
그러나 금방 서로 친해져서 여행도 같이 하기도 하고 여러가지 정보도 나누기도 했다.
특히 그분들을 통해 다양한 수행방법들을 접할 수 있어서 더할나위 없이 좋은 시간들이었다.
기억력이 그다지 좋지 않기때문에 일부러 그 분들의 법명을 적어본다.
한국선수행을 오랫동안 하셨던 서담, 진산, 영효스님....
영효스님의 절판을 물려받기는 했으나 영효스님과는 아쉽게도 많은 시간을 나누지 못했다.
서담스님과 진산스님은 정말이지 오랜 도반사이라고 하시는데 하루도 싸우지 않는 날이 없으셨다.ㅋㅋㅋ
그러면서도 서로를 끔찍이(?) 아끼신다. 마치 오래된 부부사이같다.
보드가야를 떠나 룸비니로 가셨는데, 지금은 어드메쯤에서 수행하고 계시는지......
티벳으로 출가를 하신 정암스님....
정암스님은 다람살라의 달라이라마스님을 모시고 계신다.
보드가야에서 그 스님을 따라 다람살라로 가려했으나
결국은 인도를 떠날때까지 다람살라를 들르지 못하고 온게 못내 아쉽다.
다람살라에서 내가 오기를 기다리고 계실지도 모르는데.....
그리고 한국불교에 귀의는 하셨으나 나중에 다시 티벳불교에 귀의하신 뗀징 깔르랑스님....
지금은 한국에서 수행하고 계신다.
그리고 미얀마로 출가하신 도열스님....
웬지 가장 많이 그리워지는 스님이다.
언젠가 다시 만날 날이 있겠지.....
아마도 요즘 내가 미얀마의 파옥에서 수행하고 싶은 마음이 더욱 간절해서 일수도....
도열스님과 함께 뵈었던 일양스님....
일양스님과는 그 이후로도 바라나시, 사르나트, 남인도 첸나이의 오로빌과 마하르쉬아쉬람 등을 함께 여행하기도 했다.
일양스님은 오로지 영어를 배우기 위해 인도에 오셨는데...
여하튼 영어를 배우겠다는 집념 하나는 대단하셨다.
지금은 캐나다에 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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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많은 양을 나혼자서 다 먹는다.
아니구먼..... 조금은 나누어 먹는다.
다람쥐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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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밥을 함께 나누어 먹던 다람쥐....
근데 이 녀석 성격이 대단히 포악하다.
다함께 나누어 먹으면 좋으련만 동료 다람쥐들이 옆에 와서 먹을라치면
울매나 사납게 협박을 해서 내쫓든지.....
지금도 잘 있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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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언제 다녀오신 건지 궁금하군요... 그 한달 사이에 다녀오신 건 아닐테고 ㅎㅎ 어쨌거나 그들의 삶의 현장이 살갑게 느껴집니다.
헹~ 그럴리가요... 아무리 제가 번갯불에 콩구워먹는 사람이지만서두....
작년에 잠시 바람쏘이러 갔던 여행이 길어져서 6개월간(2008년 12~2009년 7) 정말로 소중한 경험들을 했습니다.
여행하며 찍은 사진은 많은데 워낙에 게으름뱅이라서리....제가 이제사 조금씩 사진 정리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검은호수님~ 건강하시지요~~ ^^
바람개비님과 함께 밥 나누어 먹던 다람쥐, 그 사이 많이 커서 식구를 늘려 놓은 것은 아닐지 궁금하군요.^(^
ㅎㅎ 그렇겠네요. 다음번 만남에서는 식구들 거느리고 온 다람쥐 가족들과 함께 밥 나누어 먹어야 될지도.... ^.^
10여년 전 저도 보드가야에 갔던 적이 있습니다. 갑자기 그 때가 그리워지는군요. 글 잘 읽었습니다.
제가 벌써 이렇게 그리운데.... 돌멩이님은 울매나 더 그리우실까....
저두 10년전에 보드가야에서 15일정도 머문적이 있습니다. 그때가 그리워지네요.
룸비니 대성사(한국절)의 누룽지도 생각나고...
정암스님 은 제가 아는 스님 같군요. 덕분에 이렇게 소식을 들으니 반갑네요.
그렇지요~~ 룸비니 대성석가사 누룽지, 미숫가루, 음식등이 너무나도 그리워지는군요...
아~ 정암스님을 아신다니 더할나위 없이 반갑습니다. 인연이 되면 언젠가 다시 만날날 있겠지요...
나도 인도 가고 싶다 .. ^^ 호진스님께 많은걸 배웠는데 ..( 인도가면 마야당에 큰거울 하나 기증하라 셨는데 언제쯤 될런지 ..) 부럽네요 ..
바람개비님, 내공이 대단하신 분이라 느꼈는데, 이미 보드가야에서 수행(?)도 하셨군요. 부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