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오 훈화
2024년 주님 승천 대축일 훈화
우리 주님 귀천하셨네
주님 승천 대축일 제1독서(사도 1,9-11)에는 예수님의 승천 장면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도행전이 승천이라는 기상천외한 사건을 서술하면서 정황한 설명도 없이 그저 “그들이 보는 앞에서 하늘로 오르셨는데, 구름에 감싸여 그들의 시야에서 사라지셨다.” 라고 담담하게 기술하고 있습니다.
번개가 친 것도 아니고, 뇌성이 울린 것도 아니며 환상적인 불꽃도 비친 것도 아닙니다. 성경을 예수님의 승천 장면을 있는 그대로 간명하게 보여줄 뿐입니다. 이 점이 바로 승천이 환상이거나 꾸며진 것이 아니라 역사적 진실임을 알려주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은 부활과 승천이 추호도 의심에 여지가 없는 역사적 사명임을 간접적으로 증명하는데 있습니다.
‘승천’ 은 글자 그대로 하늘로 올라간다는 말입니다. 그러면 예수님이 하늘로 올라가셨다는 말은 무슨 뜻일까요? ‘하늘’에는 공간적 의미와 차원적 의미 두 가지가 있습니다.
공간적 의미의 하늘은 푸른 ‘창공’ 영어의 sky’에 해당하는 하늘입니다. 그러나 차원적 의미의 하늘은 푸른 창공이 아니라 ‘하느님 나라’를 말합니다. 영어의 ‘Heaven’에 해당하는 하늘입니다.
사도신경에서는 “저승에 가시어 사흗날에 죽은 이들 가운데서 부활하시고 하늘에 올라 전능하신 천주 성부 오른편에 앉으시며”라고 부활과 승천을 대등하게 고백하고 있습니다. 사도신경이 부활과 승천을 나란히 서술하는 것은 부활과 승천을 나란히 서술하는 것은 부허ᅟᅡᆯ과 승천을 동시적 사건으로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부활에서 승천을 보고, 승천에서 부활을 보아야 합니다. 부활의 참뜻과 의미는 승천에서 밝혀주고 있는 것입니다.
승천은 예수님의 부활이 사망 당시의 몸으로 회생한 것이 아님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그 몸은 이 땅에서 다시 매인 몸이 아니라 신령한 몸이라는 것입니다.
이제 예수님은 사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 영광스러운 몸으로 창세 이전 성부와 함께 누리셨던 권능의 주님이 되셨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