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올 6월초였던가...</p><p>강원도 철원엘 갔었다.</p><p> </p><p>가장을 졸라서 그의 부산 일을 다 정리하고 올라온지 </p><p>얼마 되지 않아서 지금보다 시간이 널럴했었기에</p><p>그간 가보고 싶었던 이곳저곳을 돌아다닐 때였다.</p><p> </p><p>서울의 동쪽 언저리에</p><p>북쪽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시원한 도로가 뚫려서</p><p>철원까지 소요시간도 짧거니와</p><p>경기도 연천외곽을 거쳐서 가야했는데</p><p>그곳은 민가가 드물고 군부대 표시가 드문드문 보여서</p><p>을씨년스럽고  무섭더라.</p><p> </p><p>철원 백마고지 전투 이야길 교과서에서도 배운적 있고</p><p>민통선 안 농부들 이야길 방송에서도 몇번 본적이 있던터라</p><p>철월을 산간오지로만 상상해왔던 난</p><p>그곳의 너른 평야지대에 적잖이 놀랐었다.</p><p> </p><p> </p><p> </p><p> </p><p>그러고보니 2018년 쥐방에 잠시 머물때 보았던</p><p>삼부연이란 닉네임의 쥐방주류 고향이 </p><p>철원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p><p>그땐 쥐방가족이 지금보다 훨씬 단촐했었고</p><p>댓글들도 대부분 진솔한 일상이야기가 주류였어서</p><p>금세 잊히질 않는다.</p><p> </p><p>그때 대전에서 모피의류 매장 운영한다던 분이 </p><p>가끔 올리시던 파란 호도열매 사진은</p><p>지금도 기억에 생생하다.</p><p>직접 가꾸는 호도나무 밭이 있다고 해서 엄청 신기했었다.</p><p> </p><p> </p><p> </p><p>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졌네~</p><p>다시 본론으로...</p><p> </p><p>난 농촌지역의 작은 마을을 돌아보는게 재미있다.</p><p>철원에 갔던 날이 마침 동송읍 오일장날이라서</p><p>장구경을 하며 더덕과 나물 몇종류를 사고는</p><p>도심을 흐르는 하천 건너편 마을엘 갔었다.</p><p> </p><p>하천을 건너자마자 도로 왼편에 </p><p>유명한 어느 개신교의 수련원 건물이 웅장하게 서있던게</p><p>기억난다.</p><p>오른편은 1~2층의 주택 밀집지역이었다.</p><p> </p><p>폭이 1m남짓 되는 어느 한 골목을 들어서서 쭈욱 가다가</p><p>막다른 골목이 나오는 좁은 삼거리에서</p><p>철망 울타리 너머로 이쁜 정원이 훤히 보이는 집을 만났다.</p><p>울타리를 쭈욱 둘러 야생화를 심은걸 보니</p><p>주인의 취향이 나랑 비슷할거라는 생각이 들었다.</p><p>골목엔 사람 그림자도 안보이고 너무나 조용하고.....</p><p> </p><p>울타리에 바싹 들러붙어 꽃구경 삼매경에 빠져있을때</p><p>등뒤에서</p><p>"집 보러 오셨어요?"</p><p>라고 묻는 내 나이 또래의 여인이 나타났다.</p><p> </p><p>"이니에요,지나가다가 꽃들이 너무 예뻐서 구경좀 하느라구</p><p>요....여사님 댁인가요?"</p><p> </p><p>"아유~이 좁은 골목안에 뭐 볼게 있다고..."</p><p> </p><p>어휴....</p><p>죄 지은것도 아닌데 어찌 그리도 쫄리던지...</p><p>그 아줌니 말씀처럼</p><p>집집마다 울타리가 처진 좁디좁은 골목에</p><p>뭘 보려고...ㅋㅋ </p><p>부부도둑단 취급을 받을수도 있다는 섬뜩한 생각이</p><p>머리를 스치고...</p><p>난 또 내가 농촌지역 탐방을 좋아해서 이쪽으로 왔다가</p><p>우연히 이 골목으로 발길이 들여졌고 어처구 저쩌구..,.</p><p>변명같은 해명을 해대느라 주절주절....</p><p> </p><p>친절도 150%인 수수한 차림새의 그 아줌니는</p><p>정원 이쁜 집과 좁다란 골목을 가운데 두고 있는 앞집에</p><p>산다고...</p><p>정원 이쁜 집은 현재 비어있고</p><p>교회 관계자가 수련원 비슷한 용도로 지은 건물이라서</p><p>겉모양만 주택이고 </p><p>실내는  40명정도씩 취침이 가능한 큰 방 몇개와 </p><p>주방시설 샤워실이 있다고 친절히 일러준다.</p><p> </p><p>아마도 아까 마을입구에서 보았던 유명 개신교 교육관에</p><p>교육 받으러 오는 사람들이 묵는 숙소인가보다.</p><p> </p><p> </p><p>한참 이야기를 나누다가 발걸음을 옮기려 할때</p><p>그 아줌니가 커피나 한잔 마시고 가라며 집으로 이끌더라.</p><p>세상에나...</p><p>처음 보는 사람한테도 이렇게 친절을 베푸시다니...</p><p>이런걸 농촌인심이라고 하는건가보다.</p><p>농촌이라고 하기도 뭣한 2층 양옥집이 촘촘한 동네인데...</p><p> </p><p>차를 동송시장 공용주차장에 놓아두고</p><p>걸어서 탐방을 하던 중이라 아줌니한테 뭔가 작은 선물 </p><p>드릴것도 없고 하여 사양했으나</p><p>극구 쉬어가며 천천히 동네 구경하라며 대문 안 평상으로</p><p>이끄신다.</p><p> </p><p>그댁 마당에 정말이지 너무도 소박한 화단이 있더라.</p><p>우리집 베란다 식물 자리의 1/3이 될까말까 옛 공간에</p><p>옛적 우리 어머니가 키우시던 화초들이 거기에 떠억하니...</p><p> </p><p>웬지 모르게 눈물이 왈칵 솟아올라서</p><p>그걸 꿀꺽꿀꺽 삼키느라 애먹었다.</p><p>아마도 어린시절에 대한 아릿한 향수가</p><p>내 안에 내재 돼 있었나 보다.</p><p> </p><p>일년초인 백일홍이 있었고</p><p>봉숭아 채송화와 글라디올러스 칸나 키다리꽃 과꽃</p><p>종이꽃 메리골드등등등....한두포기씩.</p><p> </p><p>한켠엔  내가 아는 바위솔 종이 얹힌 옹기조각이 있길래</p><p>내실에서 커피를 타서 내오신 아줌니께</p><p>바위솔에 대해 말을 걸었더니만</p><p>그거 다육이라고...</p><p> </p><p>정식 명칭이 연화바위솔이라고 일러드리고</p><p>소박한 화단의 꽃들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고</p><p>계단밑에 놓인 화분의 시들어가는 염좌 잎 정리도 해드리며</p><p>커피를 마시고는 </p><p>핸드백 안에 몇개씩 넣고 다니던</p><p>스틱 어류콜라겐 몇개를 건네 드리고 일어서려는데</p><p>내가 화초들을 너무 좋아하는거 같다며</p><p>동네에 바위솔을 무진장 예쁘게 키우는 집이 있다며</p><p>구경시켜주신단다.</p><p> </p><p>심봤다~~~</p><p> </p><p>그 아줌니가 형님이라고 호칭하는</p><p>고상하고 자애로운 인상을 한 여인의 집엔 </p><p>갖가지 바위솔로 자그마한 정원을 너무도 정성스럽게</p><p>꾸며놓으셨더라.</p><p>자연상태에서 겨울나기가 가능한 식물이다보니</p><p>손도 많이 안가고 </p><p>연세드신 어르신들의 취미꺼리로는 안성맞춤인듯 보였다.</p><p>커피여인 집의 연화바위솔도 이댁에서 분양해주신거라고...</p><p> </p><p>아줌니는 그댁 말고도 서너집을 더 구경시켜 주시더라.</p><p>남의 집이지만 정원구경 정도는 괜찮다면서...</p><p>골목에서 누군가 마주치면 다 형님이라 부르며 </p><p>마음에서 우러나 보이는 찐반가움으로 대화를 나누시더라.</p><p> </p><p>그 분위기가 얼마나 정겹고 좋던지</p><p>그 동네에 빈집 있었으면 아마 그날 난 계약하고 왔을거다.</p><p> </p><p>전방에 논이 있어서 거길 드나들며 벼농사를 지으신다는</p><p>그 아줌니는 그날 남편분이 약속있어서 나가시는 바람에</p><p>시간이 남아서 집에 머물다가 우릴 보신거란다.</p><p> </p><p>친절히 동네 안내를 해주신 아줌니가 너무도 고마워서</p><p>폐가 된다며 망설이시는 아줌니를 정중하게 청해서</p><p>점심식사를 같이했다.</p><p>더 맛있는걸 사드리고 싶어서 다리건너 번화가로 가시자고.</p><p>거기에 차가 있으니 식사후 모셔다 드리겠다고 했으나</p><p>한사코 손사레를 치시며 동네입구에 단 하나뿐인 </p><p>작은 해장국집으로 가자시더라.</p><p> </p><p> </p><p> </p><p>뜬금없이 오늘 출석부에 철원 이야길 꺼낸 이유는</p><p>그날 헤어질때  </p><p>언제든 동네에 놀러올 기회가 있으면 아줌니가 집에 없어도</p><p>대문은 항상 열려있으니까 평상에서 다리도 쉬어고</p><p>화단의 꽃사진도 찍고 그러라고 하시던 아줌니의 말씀에</p><p>너무도 고맙고 감동 받아서</p><p>다음에 또 가게 되면 그땐 근사한 밥 대접하고 싶어서</p><p>전번을 여쭙고 서로 교환했었다</p><p> </p><p>그 뒤로 한번 문자를 드렀었는데 너무 간단한 답이 와서...</p><p>아줌니는 나와의 만남이 </p><p>나만큼 좋은 기억이 아닌가 보다라는 생각에 </p><p>더이상 이어가질 못하겠더라.</p><p> </p><p>그런데 엊그제 그 아줌니가 문자를 보내신거다.</p><p>날보고 카톡을 하란다.</p><p>지난번에 카톡을 할랬더니만 내가 먼저 나갔다면서...</p><p>무슨 말씀인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너무 반가워서</p><p>저녁에 귀가하자마자 곧바로 카톡초대를 하고  인사톡을</p><p>보냈더니만 아줌니가 화단에 너무 이쁜 꽃이 피었다면서</p><p>그거 사진 보내줄려고 연락한거라고....</p><p> </p><p>봄에 모종을 사다 식재한거라는 싸리꽃 형태와 비슷한</p><p>이쁜 꽃을 들여다 보고 있노라니</p><p>피식 웃음이 났다.</p><p>난 아줌니의 타고난 스스럼 없고 순수한 인품에 반하고</p><p>동네분들의 정겨운 분위기에 반해서</p><p>노후의 삶 터를 그쪽으로 옮겨갈까 하고 </p><p>부부가 의논을 하기도 했었구먼</p><p>아줌니에게 나는</p><p>그저 한낱 꽃구경이나 다니는 사람 중 하나였겠구나....</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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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넬친구님이 요며칠 안보이시네요~
딸을 본토 대학엘 보내고
혼자 지내는구먼
혹시 어디 아픈건 아닌지....
아니면
파인트리님처럼 한국엘 나와서
꿈같은 시간을 보내시는건가?
어디에 계시든
건강히 잘 지내길 바래요~^^
맑고친구님 안녕요ㅎ 띵동 ㅎ
고마워요 ㅎ
걱정도 해주고 꼭 큰언니 같은 마음을
가졌어요 ㅎ
샤넬 걱정해주는분
예쁜 맑고친구님
아직 한국은 안 갔어요
딸아이 보고 와서
기분이 다운 되네요 ㅎ
항상 고마워요 ㅎ
행복한 날들 되세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