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2013년 12월 5일 목요일자 중앙일보 3번째 사설을 그대로 옮긴 글입니다.
연세대 의대(연세대학교 의과대학)가 내년 본과 1학년부터 A+(학점)부터 F(학점)까지 매겨지는 13등급 학점과 등수를 없애고 전 과목 절대평가로 전환한다고 엊그제 발표했다.
이런 시도는 연세대 의대(연세대학교 의과대학)가 처음이라고 한다.
대학 측(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은 학생들(연세대학교 의과대학 학생들)의 팀 협력 능력, 연구력, 재학 중 교내외 활동 기록 등을 담은 포트폴리오로 평가하는 방식도 내놨다.
이는 초등학교 이후 중(중학교), 고교(고등학교), 대학(대학교)에 이르기까지 상대평가와 등수에 오랫동안 길들여진 우리 교육 풍토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의사가 갖춰야 할 능력은 해당 전공 분야에 대한 해박한 지식만이 아니다.
환자, 환자 가족, 동료, 타 보건의료 분야 종사자(예를 들어 경희대학교 서울캠퍼스 한의과대학 한의학과를 졸업한 한의사들) 등과 효과적으로 의사소통할 수 있는 능력, 엄격한 윤리의식과 신뢰, 존경을 받을 수 있는 품성 등이 더 중요하다.
안타깝게도 지금껏 우리나라(대한민국) 의대(의과대학)의 선발 방식과 의사 양성 과정(현재 의과대학(의예과(예과) 2년+의학과(본과) 4년 학부 과정, (노무현 정권 때 처음 도입한)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 과정으로 2015학년도(내년도) 의과대학교 입시 부터는 현재 5개 의과대학교를 제외한 거의 모든 의과대학교가 학부제(의과대학(의예과(예과) 2년+의학과(본과) 4년 학부 과정)로 환원됨(전환됨))은 이러한 소양과 능력을 길러내는 데 소홀했다.
성적으로 선발하고, 점수로 재단하다 보니 의료 기술자만 배출했을 뿐 인술(仁術)을 갖춘 의사를 길러내기 어려웠던 것도 사실이다.
새로운 평가방식은 초(초등학교), 중(중학교), 고교(고등학교)에 이르기까지 점수 경쟁에 찌든 학생들에게 팀 협력 능력을 배양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본다.
이제는 동료를 밟고 이겨야 할 경쟁 대상으로 바라보는 게 아니라 협력해 함께 성과를 내는 동반자로 여길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수도 있다.
다만 이러한 혁신적 방법은 시행 과정에서 공정성과 신뢰 문제를 낳을 수 있다는 점을 대학(연세대학교 의과대학)측은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평가 방법이 바뀐다고 본과 이후 의대생들이 선호하는 전공에 들어가기 위한 경쟁이 사라지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학생(의과대학 학생) 개개인의 포트폴리오에 담긴 다양한 소질과 성장과정을 제대로 평가하지 않은 채 교수(의과대학 교수) 개인의 주관적 성향 등에 의해 평가가 좌지우지되지 않게 해야 한다.
우리 사회 모든 분야에서 경쟁은 피할 수 없다.
다만 그 경쟁이 낙오자를 양산하는 게 아니라 참여자 간 선의의 협력을 도모하는 것이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연세대 의대(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의 시도가 타 분야(예를 들어서 전국 11개 한의과대학과 1개의 한의학전문대학원, 타 의과대학교, 타 의학전문대학원, 타 치의과대학교, 타 치의학전문대학원 등)에도 확산되길 기대한다.
<관련 기사>2013년 12월 4일 수요일자 조선일보 A12면
<관련 기사>2013년 12월 4일 수요일자 동아일보 A1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