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카메라의 역사를 말하기 전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카메라 자체의 역사다. 현대 카메라의 근원으로 대부분 라틴어로 ‘어두운 방’이라는 뜻을 가진 카메라 옵스큐라(camera obscura)를 꼽는데, 이는 어릴 적 과학시간에 해봤던 바늘구멍 사진기를 떠올리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카메라 옵스큐라는 사진을 남기기 위해서라기보다는 그림을 더욱 사실적으로 그리기 위한 도구로 사용되어졌다. 카메라 옵스큐라와 달리 처음부터 화상을 고정시킬 목적, 즉 사진을 촬영하기 위해 제작된 최초의 카메라는 다게레오타입(daguerreotype) 카메라다. 다게레오타입 카메라는 2개의 나무상자가 포개어져 있고 앞에 렌즈가 달려 있어 상자 뒤쪽에서 다크 슬라이드(끼워넣는 상자)를 밀어 넣어 초점을 조절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이후 동시다발적으로 혹은 조금의 차이를 두고 칼로타입, 스테레오 카메라(이안식 입체카메라), 리플렉스 카메라 등으로 조금씩 다양하게 발전하게 된다. 1900년대에 들어서 오늘날 카메라의 토대가 된 제품이 선을 보이게 됐는데, 그 첫 번째가 1925년 독일인 O. 바르낙이 설계한 35mm 필름을 사용하는 ‘라이카’다. 이 라이카는 지금까지 이어져 현재 M6형까지 발매되고 있다. 또 하나는 1929년 발매된 프랑게하이데케사(현재 롤라이사)의 롤라이플렉스다. 2안리플렉스 시대를 연 기종이지만 현재는 소량만이 생산되고 있다. 또한 차이스콘사의 스프링 카메라군(群)도 한 시대를 이뤘으며, 이 카메라들이 현재의 소형 카메라의 기초를 구축했다. 필름을 사용하지 않는 디지털 카메라의 상품화는 1981년 소니사에 의해 제작된 아날로그 방식의 스틸 비디오 카메라에서 비롯됐다. 마비카(Magnetic Video Camera)라는 상표로 선보인 이 스틸비디오 카메라는 필름 대신 플로피 디스크를 이용해 영상을 기록하는 방식으로, 비디오 테이프 레코더의 원리를 이용한 것이었다. 역설적이게도 초기의 디지털 카메라는 이렇듯 아날로그 방식으로 시작했다. 디지털 카메라는 사진의 현상과 인화라는 절대 시간을 필요로 하는 필름 카메라의 조건 때문에 시간 단축이 생명인 언론사들을 중심으로 그 필요성이 요구됐다. 그래서 디지털 카메라는 발명 초기부터 언론매체를 근간으로 뿌리내리려고 했으며, 실제로 세계적인 관심과 이목을 모았지만 조악한 화질 때문에 다른 인쇄매체에 비해 지질이나 인쇄 성능까지 뒤떨어진던 신문에 전자 사진을 사용하기에는 적합하지 못했다. 아날로그 방식이 디지털 방식으로 전환된 것은 1990년 다이캠(Dycam)의 출시부터다. 32개의 화상을 저장할 수 있는 메모리 칩을 적재한 다이캠은 376x240의 해상도로 TV 화면만큼도 못했던 마비카보다는 눈에 띄게 개선된 화질을 자랑했지만 애석하게도 흑백 사진만을 촬영할 수 있었다. 다이캠 이후, 도시바에서 12개의 40만 픽셀 컬러 이미지를 저장할 수 있는 MC200 카메라를 발표했으며, 코닥사는 니콘의 F-3 또는 캐논의 EOS 카메라의 바디를 이용해 뒷 부분에 전자 메모리 장치를 장착한 전문가용 디지털 카메라 DCS 시리즈를 개발했다. 현재, 디지털 카메라는 크기, 디자인, 화질, 제조사, 기능에 따라 수십, 수백 가지의 종류가 나오고 있다. 여기에 필름 카메라로는 절대 실현 불가능한 다양한 기능(디지털 카메라의 기능을 다 익힌다는 것이 아날로그 세대에게는 형벌에 가까울 만큼)은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요즈음엔 웬만한 디지털 카메라 성능을 가진 핸드폰 카메라까지 선을 보이며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
2. 디지털 카메라란 무엇인가?
그렇다면 디지털 카메라란 무엇인가. 디지털 카메라도 사진이 찍히는 원리는 기존의 필름 카메라와 거의 동일하다. 일반 35mm 필름 카메라와 비교할 때 가장 큰 차이점은 뭐니뭐니 해도 필름을 쓰지 않는다는 점일 것이다. |
① 빛이 일련의 렌즈를 통해 카메라에 들어오면 렌즈의 구경이 빛의 양을 결정한다. ② 셔터가 작동하는 순간 CCD에 노출이 되면서 빛의 양을 조절해준다. ③ 촬영된 영상의 빨강, 녹색, 파랑 빛이 CCD 필터에 의해 각기 다른 색광으로 분리된다. ④ 빨강, 녹색, 파랑 색광으로부터 분리된 영상은 광센서로 구성된 수십만 개의 픽셀(picture element : 화소, 이미지 구성의 기본 단위로 쉽게 말하면 점과 같다. 사진을 확대해서 보면 사진은 수없이 많은 점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점이 바로 픽셀이다)에 등록된다. ⑤ 각 픽셀의 색깔 농도는 필터를 통과한 빛의 양에 따라 결정된다. CCD에 닿는 빛의 양이 많을수록 전기량도 많아진다. ⑥ CCD에서 나온 전기신호는 0과 1의 디지털 신호로 변환되어 정지 영상 압축(JPEG)칩으로 보내진다. ⑦ JPEG칩에서 중복되는 영상과 색상 데이터가 제거된 압축영상 데이터는 PC카드 등 고체 상태의 메모리 장치에 저장된다. |
① CCD | ||
1970년 미국의 벨 연구소에 발표한 반도체 소자로 레지스터나 기억장치로 응용된다. 현재 디지털 카메라 및 비디오 카메라의 이미지 센서로 사용되고 있다. |
② 내장 필터 | |
1970년 미국의 벨 연구소에 발표한 반도체 소자로 레지스터나 기억장치로 응용된다. 현재 디지털 카메라 및 비디오 카메라의 이미지 센서로 사용되고 있다. |
③ 파일 | |
대개 디지털 카메라에서는 JPEG 파일 형식을 가지고 있다. JPEG 형식이 TIFF나 RAW와 비교해 월등하게 파일 사이즈가 작고 촬영일, 셔터 속도, 조리개 개방치 등 촬영 정보를 등을 파일에 기록할 수 있기 때문이다. |
④ 메모리 | ||
스마트 미디어 : 높은 내구성과 데이터의 신뢰성을 보장한다. 현재 128MB까지 나와 있다. 가장 큰 특징은 두께가 0.76mm로 초박형이며 가격이 저렴하다는 것. | ||
메모리 스틱 : 소니에서 독자적으로 개발한 메모리 제품으로 컴팩트 플래시 메모리와 스마트 미디어의 장점을 모두 가지고 있다. 그러나 소니 제품에만 사용가능하다. | ||
마이크로 드라이브 : 340MB, 540MB, 1GB의 대용량이면서 무게가 16g밖에 안되는 고성능 메모리다, IBM에서 개발했고 거의 모든 휴대용 장치에 장착할 수 있지만 안정성이나 데이터 입출력 속도가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고 현재까지는 디지털 카메라와 호환성 면에서 많은 제약이 있다. | ||
MO디스크 : 대용량 저장 매체로 한번에 플로피디스크 2000여 장을 저장할 수 있지만 반드시 외장 MO디스크 드라이버가 있어야 한다. 최신 산요 제품은 이를 저장 매체로 채택했다. | ||
컴팩트 플래쉬 : Sandisk사에서 최초로 발표했으며 많은 디지털 카메라의 메모리 카드로 사용되고 있다. 가격대별, 용도별, 용량별로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
⑤ LCD | ||
디지털 카메라의 특징 중 하나로, 촬영한 이미지를 LCD화면을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이 화면을 통해 이미지를 지우거나 사진 촬영 정보를 입력하거나 설정할 수 있다. |
⑥ 트와인드라이버 | |
PC가 없는 디지털 카메라는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촬영한 사진을 PC에 전송, 보관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이 직렬 포트를 사용하지만, 직렬 포트가 생각보다 느리기 때문에 좀 더 빠른 속도를 지원하기 위해 USB 포트를 지원하는 제품도 나오고 있다. |
① 현상이 필요 없다. (LCD 화면으로 현장에서 즉시 확인할 수 있다) : 디지털 카메라는 카메라와 스캐너의 역할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즉, 현실의 장면을 필름에 기록하지 않고 디지털 저장 매체에 저장하기 때문에 현상과 인화, 스캐너를 통하지 않고도 직접 컴퓨터에 디지털 이미지를 입력할 수 있다. ② 깨끗한 화질을 변형 없이 반영구적으로 보존할 수 있다. ③ 필름 대신 플래시 메모리를 기록매체로 사용하므로 삭제와 재사용 등 반영구적인 반복사용이 가능하다. ④ 필름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유지비가 적게 든다. ⑤ PC를 통해 편집이 쉽고 인화가 쉽다. ⑥ 촬영 즉시 사용이 가능하다. |
3. 디지털 디지털 카메라의 힘
대부분의 디지털 기기가 그런 것처럼, 디지털 카메라는 많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세상을 보여주었다. 디지털에 열광하는 젊은이들에게 디지털 카메라가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 혹은 관심이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는 그 사람이 깨어 있느냐 아니냐의 기준과 미묘하게 맞물려 간다. 그 중에서 가장 큰 변화는 모든 사람이 사진가인 세상을 연 것이 아닐까. 필름 카메라와 다르게(물론 자동 필름 카메라도 존재하지만) 초점을 맞추려 애쓰지 않아도 되고, 디지털 카메라 하나만 있으면 전문적인 사진가가 아니더라도 언제, 어디서나, 부담 없이 찍을 수 있으니 말이다. 필름을 미리 준비하지 않아도 되고, 필름을 갈아 끼우는 다소 번거로운 작업을 피할 수 있으며, 필요 없는 사진이나 잘못 나온 사진은 언제든지 지울 수 있다. 카메라가 제공하는 다양한 기능을 활용해 어렵고 복잡한 기술을 구사하는 대신 조작 버튼 하나로 전문 사진가 못지않은 느낌의 사진도 가능하다. 게다가 컴퓨터 프로그램의 발달과 맞물려 제대로 찍지 못한 사진이라도 쉽게 수정할 수 있게 됐다. 예전처럼 특별한 날에만 사진을 찍는 것이 아니라 사진을 찍는 것이 일상이 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삶의 재미가 더욱 많아지고 즐거움이 풍요로워진다. 젊은이들의 왕성한 표현욕구 충족에도 그만이다. 언제나 자신을 표현하고자 하는 젊은 세대에게 바로 찍어서 확인할 수 있으며 컴퓨터만 있으면 현상하고 인화해서 스캔하는 수고로움 없이 어느 곳에라도 보낼 수 있다. 또 자신 외모의 장점은 부각시키고 단점은 쉽게 고쳐서 보여줄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수 있을까. 디지털 카메라의 힘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디지털 카메라를 중심으로 한 하나의 조류가 형성되기도 한다. 젊음의 코드와 상통하는 디지털 카메라의 매력을 신봉하며 디지털 카메라로 모든 것을 말하는 젊은 집단 문화는 젊은이들을 열광시켰다. 또, 디지털 카메라가 있기에 자료를 축적하는 일이 한결 쉬워졌다. 손상 없이, 최소한의 부피로 반영구적인 보관이 가능하기 때문에 자신이 남기고 싶은 다양한 모습들을 촬영해 축적해갈 수 있다. 그러나 이렇듯 ‘사는 맛’을 한층 맛깔 나게 하는 디지털의 힘은 종종 ‘사는 맛’을 포기하게 하기도 한다. 작게는 필름 카메라로 조심스럽게 찍을 때의 손맛, 디지털 카메라로는 표현할 수 없는 필름 카메라로 찍은 사진이 죽는 묵직함, 그 한 장의 소중함, 한 장의 사진이 나오기까지 기다리는 마음의 여유를 포기하는 것에 그치지만 상대의 의사나 프라이버시 거창하게 말해서 인권 같은 것은 내팽개치고 들이대기에 바쁜 핸드폰 카메라와 관련된 사건 등은 우리의 추한 모습을 확인시키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결국, 디지털 카메라만의 힘을, 매력을 온전하고 유용하도록 만드는 것은 역시 사람의 힘이다. |
<참고 문헌> | |
김성배, 보도사진 실제(사진영상 제작기법), 책섬, 2001. 김현진, 사진촬영 편집을 위한 디지털 카메라, 영진닷컴, 2002. 유경선, 사진·어떻게 찍을 것인가?, 미진사. 1997. 정순영, 포토매니아가 되기 위한 디지털카메라 활용, 아이북스, 2002. 조현재, 박종훈, 강정래, 조경국 공저, 디지털카메라&사진수정 편집 확실히 배우기, 영진 닷컴, 2003. | |
<참고 사이트> | |
http://www.cameramart.co.kr http://www.foto119.com http://www.iphoto.pe.kr/dica2.htm http://www.jcominfo.co.kr/chair http://www.jinyoungad.com http://www.kwangcheo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