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은 가고 없지만 그의 주옥같은 노랫말은 시(詩)가 되어 우리의 가슴 속에 영원히 남을 것입니다.”
원주가 낳은 이 시대 최고의 시인이자 작사가 고(故) 박건호(1949∼2007년) 선생의 예술혼을 기념하는 ‘박건호 노랫말비 제막식’이 9일 무실동 모닥불공원에서 문화계 인사를 비롯한 각계각층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박건호노랫말비건립추진위원회(공동대표:강태연·박수준·계동균·김장현)와 강원일보사가 공동 주최한 이날 제막식은 대성고 관악부의 식전 공연과 고민교 한국시낭송가협회 원주지회장의 ‘아! 강원도’ 시낭송 등으로 막이 올랐다.
이어 경과보고와 박건호 작가 약력 소개, 제작자 박광필 조각가의 비 모형 설명, 고창영 박경리문학공원 소장의 아름답고 따뜻한 ‘모닥불’ 시낭송이 이어졌다.
마지막으로 가수 김희진의 통기타 연주에 맞춰 참석자 모두가 ‘모닥불’을 합창하며 아쉬운 시간을 마무리했고 인근에서는 실제 모닥불이 따뜻하게 타올랐다.
유족대표로 나선 박종락 전 원주문화원장은 “그저 감사하다는 말밖에 더 이상 할 말이 없다”며 감정이 복받친 듯 말을 잇지 못하고 유족들과 함께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강태연 (원주문화원장) 추진위공동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원주가 배출한 이 시대 최고의 작사가 고 박건호 노랫말비 제막식을 갖게 돼 감사하다”며 “노랫말비로 인해 박건호 선생을 영원히 사랑하고 원주가 문화예술도시로 발전하는데 크게 기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기열 원주시장은 “박건호 선생의 주옥같은 작품들은 노랫말비와 함께 오래오래 기억될 것”이라며 “모닥불공원을 원주시가 잘 관리해서 명소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인영 강원일보 전무이사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이의 심금을 울린 박건호 선생의 예술혼을 기리는 노랫말비가 건립된 것을 매우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강원일보사는 앞으로도 지역 문화예술발전을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박건호 선생의 고등학교 시절 스승인 한상철 전 원주시장은 영어 공부를 못해 많이 맞기도 했다는 일화를 소개한 뒤 “스승이 제자의 일화를 말한다는 것은 너무 슬픈 일”이라고 비통해했다.
찰랑찰랑의 가수 이자연씨는 “돌아가시기 3일 전 기러기아빠들의 애환을 담은 노래를 만들고 싶다며 이야기를 나눴었는데 완성된 곡을 듣지 못하고 떠나셔서 가슴이 아프다”며 “따뜻한 마음과 함께 추진력과 열정은 그 누구보다 뜨거우셨던 분”이었다고 지난날을 회상했다.
이날 행사장에서 가장 인기를 모은 가수 정수라씨는 “가수지망생 시절 선생님이 노래를 해보지 않겠느냐고 권유한 것이 첫 인연이었다”며 “좀 더 많은 일을 해야 할 분이 안 계시다고 생각하면 가슴이 너무 아프다”고 안타까워했다.
박건호 선생은 ‘모닥불’을 비롯해 ‘모나리자’ 등 3,000여 곡이 넘는 가요를 작사해 800여곡의 히트작을 남긴 대한민국 대표 작사가이며 시인으로 추진위는 기념사업회로 명칭을 변경, ‘노랫말 짓기 전국공모전’과 ‘박건호 작사 노래 경연대회’ 등의 선양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한편 추진위 측은 이날 노랫말비 건립을 후원한 김성균 대한주택공사강원지역본부장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강원일보에서 스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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