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형 대부분 계약 완료 불구 - 중대형서 대거 미계약 사태 - 견본주택 없앤 '배짱 영업' - 1년 전매제한도 영향 준듯 분양가가 주변 아파트 시세보다 낮아 '로또'로 불리던 부산 대연혁신도시 아파트가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계약률을 나타냈다. 업계에서는 수도권에서 머물던 분양 시장 침체가 부산까지 확산된 것으로 보고 있다. 부산에도 본격적으로 미분양 아파트 시대가 도래한다는 신호탄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대연 힐스테이트푸르지오 아파트를 시행한 부산도시공사는 지난 13~17일 청약 당첨자를 대상으로 계약을 받은 결과, 계약률이 40%대에 머물렀다고 19일 밝혔다. 소형은 대부분 계약이 완료됐으나 중대형에서 대거 미계약이 나왔다. 도시공사 측은 앞서 진행된 청약에서 일부 대형을 중심으로 1순위 청약 마감에는 실패했으나 대부분 높은 경쟁률을 보여 계약률이 높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달 초 진행된 청약에서 대연혁신도시 아파트는 965가구 모집에 5795명이 신청해 평균 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용면적 59㎡형은 216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수도권에서 머물던 부동산 경기 침체 현상이 부산까지 확산됐다는 분석과 함께 유럽발 재정 위기에서 비롯된 거시경제에 대한 불안감도 청약 당첨자의 투자 심리를 얼어붙게 한 것으로 진단했다. 동의대 강정규(재무부동산학과) 교수는 "이번 결과는 이제 부산도 아파트 분양 침체의 영향력 아래 들어간 전환점으로 봐야 한다. 대연혁신도시가 일부 약점이 있지만 전반적인 침체기에 접어들었다는 시각 외에 달리 볼 요소가 없다"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소극적인 마케팅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고고넷 정두천 대표는 "수억 원짜리 아파트를 계약하는데 견본주택 하나 보여주지 않는다는 것은 배짱 영업이나 다름없다. 수요자들이 이런 마케팅 방식에 불만을 가졌다"라고 지적했다. 빠른 입주에 따른 금융 부담과 1년간 전매제한이 크게 작용했다는 시각도 있다. 부동산114 이영래 부산지사장은 "내년 6월 준공에 따른 입주가 실수요자에게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 전매가 풀리기 전에 입주해 이전등기를 해야 한다는 점은 투자자들의 심리를 크게 위축시켰다"라고 진단했다. 한편 도시공사 측은 예비당첨자와 선착순 계약에 총력을 기울여 계약률을 조기에 높이기로 했다. 이달 말 예비당첨자를 대상으로 추첨을 실시하고, 다음 달 선착순 계약에 들어갈 예정이다. 도시공사 관계자는 "선착순 대기 수요가 많은 것으로 파악돼 계약률 상승에는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