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pds2.cafe.daum.net%2Fdownload.php%3Fgrpid%3DbYyB%26fldid%3D4tdy%26dataid%3D199%26fileid%3D1%26regdt%3D20050711111436%26disk%3D35%26grpcode%3Dyasangcho%26dncnt%3DN%26.JPG)
*연잎의 마음
복효근
비가 쏟아지자 덕진연못의 수문엔 콸콸 붉덩물이 들고 있었다
모든 연잎들이 일제히 일어나
제 몸을 큰 잔으로 만들어 빗물을 받았다
투명한 빗물을 정한수처럼 받들고 빗줄기의 매를 맞는 연잎에선
지장보살지장보살 곡진한 비나리가 들려왔다
그랬다 지금까지 나는
연꽃의 아름다움과 연향의 꽃다움만을 노래해왔다
내 이념의 사치와 과소비를 뉘우치며 오래 서있는 동안에
연잎들은 받아든 맑은 빗물을 붉덩물 연못에 합장배례하듯 연신 부어주었다
연못이 흙탕물로 넘치지 않은 것은 그 때문이었다
흙탕물은 어두운 세상 쪽으로 연꽃 대궁 몇 개를 빚어 올리고 있었다
오늘 처음 연꽃이기보다는 연잎이기를 꿈꾸었다
이 역시 사치가 아니기를 나도 마주 합장하였다
///////////////////////////////////////////////////////////
어제 갔었던 청운사의 연잎을 찍은 사진을 보니
복효근씨의 이 시가 생각났습니다.
시인들의 눈은 역시 다르지요
눈에 보이는 것에 숨어 있는 또 다른 의미를 찾아내는 시인들이 참 부럽습니다.
첫댓글 연잎의 마음 잘 읽었습니다~어디선가 비슷한 글을 읽은 듯 합니다. 연잎은 물이 고이면 비운다는...
딱 알맞는 이런 시를 찾아내는 여백님의 안목도 대단하십니다.
글을 많이 읽으셔야 가능한 일입니다. 이렇게 찾아내는 것도. .... 덕진연못의 연꽃이 보고싶네요.
착희님 그리 말씀하시니 마음이 너무나 캥기네요 ㅡㅜ..어떻게 하다보니 우연으루 연결이 되어서...복효근씨는 우리지방의 시인이기도 하구요 시가 참 좋아요..다 읽은건 아니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