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프레드 히치콕 감독 특별전 6탄
제목: 나는 비밀을 알고 있다 (1956) The Man Who Knew Too Much
미국 | 모험, 스릴러| 120분
감독: 알프레드 히치콕
출연: 제임스 스튜어트, 도리스 데이
줄거리: 휴가 중이던 맥케나 부부 앞에서 한 아랍인이 암브로스 채플이라는 말 한마디를 남긴채 죽고 어린 아들은 누군가에 의해 납치당한다. 부부는 추적끝에 국제 스파이 조직이 런던의 앨버트 홀에서 외교관을 암살할 계획임을 알아낸다.
상영날짜: 2013년 3월 22일
상영시간: 저녁 8시 상영시작
장소: 한살림교회 본다 상영관
* 식사는 7시부터! 적당한 먹을 거리와 마실 거리를 가져오시기 바랍니다
본다 3월 8일 <오명> 후기
영화: 히치콕, <이창>
일시: 3월 8일 저녁 8시
참석: 이신정, 공은주, 정혁현, 안태형, 이수정
영화 나눔
태: 살인의 결정적인 증거는 결혼반지였는데 문화가 달라서 그런지 실감이 안 났다. 그래서 주인공이 오해한 것으로만 알았다.
신: 사진을 찍는 것을 shot이라고 한다. 카메라는 총과 비슷하다.
혁: 이 영화는 시각에 관한 모든 도구가 동원된 것 같다. 카메라, 창문, 망원경, 플래시 등.
수: 여자(그레이스 캘리)는 남자(제임스 스튜어트)가 원하는 위험한 일을 기꺼이 했다. 나중에 범인이 ‘네가 원하는 게 뭐냐?’고 묻는데, 남자가 원하던 것은 바로 지루해 하던 그가 그토록 기다려 온 위험한 상황이다.
신: 남자는 사건을 겪고 나서 주변의 인물들에서 새로운 모습을 본다.
혁: 남자에게 사건은 일상을 떠나서 있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는 보여주는 것은 일상 속으로 사건의 성육신이다. 여자가 편지 전달하고 돌아올 때, 여자를 보는 남자의 눈빛이 바뀐다.
은: 왜 그런가?
혁: 남자에게 여자는 일상의 대명사였다. 그가 결혼하지 못하는 이유는 일상에 여자를 남기고, 자기는 사건으로 떠나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남자의 지겨운 일상에서 사건이 발생하고 그 사건에 여자가 들어가면서 남자에게 불안이 찾아온다. 여자가 사건에 뛰어드는 순간, 자기 손아귀에 있는 여자가 아니라고 느끼고 뿅 가는 것이다. 여자가 드디어 대상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신: 남자에게 여자는 잃어버릴 수 있는 존재, 불안, 파란 같은 것이 된다. 기대가 환영을 창조한다고, 남자가 특종을 놓쳤을 때부터 기자였던 자신으로 존재할 수 없었던 때부터 훔쳐보는 오락이 기대로 바뀐다. 남자에겐 추리적 의심만 있었지만 여자가 위험을 무릅쓰고 증거를 하나씩 확보한다. 히치콕 영화에서 여자들은 사랑에 갇힌 것처럼 보이지만, 히스테리 환자처럼 계속 움직이면서 사건을 만들어낸다. 남자들을 강박증적으로 자기 세계에 갇혀서 변화를 일으키지 못한다.
신: 범인이 부인을 죽인 이유는 무엇인가?
혁: 치정살인이다. 범인에게 다른 여자가 생겼기 때문이다.
수: 부인은 아파서 항상 누워있었다.
은: 누워서 맨날 바가지를 긁었다.
신: 범인은 자기 부인을 살해하고, 옆집 신혼부부의 남편은 여자에게 갇혀있다. 결혼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이 주인공 남자에게 투여된 것이다.
은: 여자가 왜 남자를 따라가려는지 모르겠다.
혁: 남자는 여자에게 따라올 수 없다며 이대로 지내자고 한다. 여자가 따라간다고 하면서 문제가 시작된다.
수: 사진을 찍는 것은 대상과 사랑에 빠지는 일이다. 사진기자인 남자는 여자를 거부하면서 다른 것에 눈을 돌린다.
혁: 멀티 영화관처럼 아파트의 창을 통해 사람들의 일상을 버라이어티하게 보여준다. 그들은 각자 스토리가 있다. 혼자 사는 미스 lonely 이야기도 구체적으로 전개된다. 두 종류의 죽음이 있는데, 미스 lonely가 취하려는 죽음과 그 윗집에서 남편에게 살해당하는 부인의 죽음이다.
수: 강아지의 죽음도 있다.
신: 개죽음이다.
혁: 이웃에 관한 멘트도 중요하다. ‘네 이웃을 사랑하라’는 주제를 가지고도 이야기할 수 있다.
은: 여자는 ‘남들이 우리를 볼 때도 살인 같은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다고 실망할 것’이라고 한다. 살인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어나는 것처럼 우리 욕망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루어지는데, 보여지는 것 자체가 욕망이 아닐까? 이 영화가 관음증에 관한 이야기라고 들었는데, 그런 느낌은 들지 않았다.
혁: ‘peeping Tom’ 전설이 있다. 관음은 아주 오래되었다. 구약에서 다윗도 밧세바를 훔쳐본다.
혁: 남자 시종들을 몰고 다니는 여자 발레리나 이야기도 멋지다.
수: 나중에 그녀의 연인이 키 작은 대머리 남자라는 게 밝혀진다. 베란다에서 잠을 자던 부부는 어떤가?
정; 그 부부가 죽은 개의 주인이었다.
은: 개가 죽었을 때 여자가 했던 웅변도 예사롭지 않다.
혁: 지젝이 목소리라는 대상에 대해서 설명할 때, 이 영화의 도입부가 끝나자마자 여자의 발성 연습이 들린다고 하면서, 다른 목소리의 원인들은 알 수 있지만 그 목소리만 원인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후 일상적인 분위기가 바뀌며 실재가 들어오는 사건이 있는 것처럼 영화가 전개된다고 한다. 참 섬세한 통찰이다.
은: <해리의 소동>도 그랬지만, 히치콕은 살인 사건을 코믹하게 다룬다.
혁: 살인에 대해 아무것도 안 보여주고 상상만으로 얘기한다.
은: 관객들의 욕망 자체가 이렇게 끔찍할 수 있다는 메시지가 아닐까?
혁: 욕망뿐이 아니라 현실이 끔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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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어려서부터 히치콕 영화들을 꽤 많이 봐 온 것 같은데 <나는 비밀을 알고 있다 (직역하면 '너무 많이 알아버린 남정네'>는 아예 생소할 정도로 아무런 기억도 정보도 없네요. 덕분에 선입견없이 신선하게 볼 수 있겠어요. 적당한 먹을 거리 한 가지 준비하겠습니다. / 대화로 정리된 후기 볼 때마다 재미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