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초태백동문회퍼옴]작년 한 해 동안 여러분들은 어떻게 보내셨는지요,

[수산시장 전인근22기]

안녕하십니까

어느덧 벚꽃엔딩을 뒤로하고 웅크렸던 기지개를 펴며 초여름으로 가려는 날씨에 발맞춰 나무는 더 푸르르게 꽃들은 더 화려하게 제 각각의 역할에 충실하며 아름다움을 발산하고 있습니다.

작년 한 해 동안 여러분들은 어떻게 보내셨는지요,

그리고 올 한해는 어떠한 희망을 안고 시작하였는지 함께 공유하고 격려하는 자리도 있었으면 합니다.

초등 때 동점동으로 전학을 와서 뿌리를 내리고 살아 간지도 벌써 50년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서두에서 언급한 제 각각의 역할에 충실하며 아름다움을 발산하고 있는 자연을 바라보며,

본인 역할에 충실 하는 것만으로도 스스로 빛을 내며 많은 이들을 기쁘게 할 수 있다는 가장 기본적인 지침서가 자연에게 있다는 것 또한 감탄하며 아울러 동문회장으로써 작년한해 동안 부족한 부분은 없었는지,

제 역할에 충실했었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져보며 마음이 숙연해지기도 합니다.

작년한해 동안 동문여러분 덕에 우리 동점초등학교 태백총동문회는 끈끈하고 돈독하게 뭉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한 때는 많은 아이들을 수용하던 학교였으나,

지금은 작은 학교라는 타이틀을 떠안게 되어서 동문회장으로써 마음이 아픕니다.

모교인 학교가 폐교가 되지는 않을까 노심초사 불안한 심정이기도 합니다.

태백시 전체가 많은 탄광이 문을 닫은 이후 많은 인구가 줄었으며

그에 가장 영향을 받는 동점동과 같은 작은 지역들은 주요 연령대가 노년층이다 보니,

초등학생 연령대는 자연스레 점점 줄어드는 실정이라는 것도 이해는 합니다.

작년 즈음에 작은 학교 살리기 캠페인과 같은 것을 추진하기도 했었는데,

사실 여러 열악한 실정과 상황이 맞물려 제대로 추진하기 어려웠던 점 안타까웠습니다.

여전히 동점초등학교 운동장에 가면 40년전 꾸었던 오색빛깔 꿈들이 고스란히 녹아 있습니다.

세월이 많이 흘렀어도,

여전히 모교의 운동장을 거닐 땐 다시 초등학생 소년이 되어 등교하는 제 모습이 저 멀리 친구의 이름을 부르며 메아리쳐서 뛰어갑니다.

여러분들도 매일매일 반복되는 일상에 치여 고단한 심신이 힘에 겨울 때에는,

가끔 눈을 감고 모교에서 순수하게 꿈 꿨던 아이였던 때로 돌아가 마음의 여유로 힐링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돌이켜보면 배고팠던 시절이었지만,

그 때 만큼 내 자신에게 솔직하고 내 친구와 선후배에게 진실하고 다정했던 순간은 없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옛날이 그립고,

마음이 외로운 중년의 나이에 여러분 올 한해도 여러분들과 함께 저는 온정을 느끼며 다시 소년이 되어 여러분을 만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동점초등학교 태백총동문회장

김진교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