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와 폭설이 지속될거라는 일기예보가 연일 방송에서 나오지만 정해진 날이니 하늘의 뜻에 맡긴다.
깜깜한 시각에 일어나 고구마찜기에 불을 켜고 나들이 준비를 한다.
최대한으로 옷을 겹쳐입고 장갑에 모자까지 쓰고 심호흡을 크게 한번 하고 밖으로 나오니 생각보다 춥지않아 감사한 마음으로 발을 내딛는다.
이런저런 사정으로 결석이 많아 맥이 빠진다.
겨우 열명을 넘기는 참석자를 싣고 그래도 버스는 달린다.
울산 태화강 십리대숲길에 도착하니 봄날같은 날씨가 반긴다.
갈대숲은 가벼운 바람에도 일렁이고 푸른 대숲과 태화강 사잇길을 거니니 어느듯 마음이 가벼워지고 좋은 날씨를 허락한 하늘에 감사한 마음이 된다.
다시 버스에 올라 대왕암 출렁다리로 향한다.
제법 긴 다리였지만 튼튼한 철제다리라 믿음이 가고 많이 흔들리지도 않으니 다리 가장자리를 잡았던 손은 어느틈에 다 놓고 사진도 찍고 바다를 바라보며 가슴이 탁 트인다.
다리를 건너 잠시 걸으니 문무대왕의 전설을 안고 있는 대왕암이 나타난다.
청록빛바닷물은 바위에 부딪혀 하얗게 우유빛으로 포말을 날린다.
좋다 소리를 연발하며 일상에서 쌓인 가슴속 찌꺼기들은 바닷물에 씻겨 날아가고 가벼운 마음이 된다.
가을의 갈대숲.겨울의 동백꽃과 함께 봄바람같은 훈풍이 함께 하니 여러계절을 동시에 만끽하는 느낌이다.
마지막으로 어시장에 들러 각자 필요한 어물들을 손에 들고 이른 시각에 대구로 출발했지만 동지를 앞둔 겨울해는 금방 사라져버리고 퇴근시간과 맞물려 교통체증까지 합세하니 어둠속에 도착이다.
제법 많이 걸었는지 적당하게 피곤하다.
과일을 가져오던 친구들과 선배님이 결석이라 예상대로 과일없는 하루여서 조금 아쉬웠다.
모두들 건강관리 잘하여 다음 모임에는 좀 더 와자지껄 요란한 만남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첫댓글 함께 하진 못했지만 기다려 지는 후기글 잘 읽었습니다. 유란산악회의 보배 향이 친구의 글을 읽고 그대로 혼자 마음속 산행을 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