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법연화경문구(066) - 수처작주(隨處作主) 입처개진(立處皆眞)
구인사전경 백련화개 밴드 경혜스님 사진에서 가져옴
어떤 상황을 만나더라도 당당하게 주인공으로서의 삶을 잃지 않는 길
오늘 우리가 본 상서가 아득한 과거 겁에 일월등명불이 보인 상서와 똑같은 것은 부처님의 방편이라고 문수보살이 결론적으로 말합니다.
이 말은 무량한 과거 겁의 진리든 현재의 진리든 무량한 미래의 진리든 간에 진리는 차별이 없고 똑같다는 뜻입니다.
일월등명불이든 석가모니불이 깨달은 것이든 장차 우리가 깨달을 것이든 간에 깨닫고 나면 진리는 모두 같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제 마침내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광명을 놓아서 제법실상의 도리를 드러내시니 합장하고 일심으로 기다리라고 합니다.
부처님의 미간 백호에서 발한 광명 속에 나타난 기이한 현상들을 마치 눈 앞에서 보듯 그렇게 설명했습니다.
광명 속에 나타난 모습을 우리가 직접 보고 겪고 부딪히는 것처럼 그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광명 속의 모습일 뿐입니다.
이 점을 잊지 말고 그 뜻을 새겨 보아야 합니다.
깨달은 분의 시각, 부처님의 시각이라는 것은 모든 있음을 그렇게 봅니다.
스님들이 축원할 때 수월도량(水月道場)이라는 표현을 씁니다.
물에 비친 달과 같은 도량이라는 말입니다.
그 도량이 금정산 도량이 되었든 가야산 도량이 되었든 아니면 금강산 도량이 되었든 간에 그것은 물에 비친 달과 같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텅 빈 것이다.
텅 빈 그대로 실재하는 것이라는 말입니다.
제법실상의 이치를 한 마디로 보여주는 말입니다.
있다고 해도 꼭 그렇게 우리가 믿듯이 있는 것이 아니고, 없다고 하여도 꼭 그렇게 우리가 생각하듯이 없는 것도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이와 같은 존재의 실상을 우리가 제대로 느끼고 이해하고 깨달아야 합니다.
그 이치가 내 살림살이가 되었을 때 어떤 상황에서도 당당하게 살 수 있고, 어떤 어려움도 결코 어렵지 않게 다가 옵니다.
그래서 매일매일 행복한 날이 됩니다.
수처작주(隨處作主) 입처개진(立處皆眞), 어떤 상황을 만나더라도 당당하게 주인공으로서의 삶을 잃지 않는 길이 있습니다.
그 길을 이제부터 부처님께서 설하실 것 입니다.
경전을 많이 듣고 많이 읽으면서 깊이 사유하다 보면 엇비슷하게 깨달은 분들의 시각과 같아져 갑니다.
그러다가 어느 날 확철대오할 수 있습니다.
또 순간의 확철대오를 하지 못하면 마치 서서히 연꽃이 피듯 그렇게 소리 없이 어느새 안목이 열리고
내 살림살이가 됩니다.
그런 까닭에 경전을 가까이 하고 사유하는 것이 바른 정진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경전을 교재 삼아 교리가 나오면 교리를 배우고, 이치가 나오면 이치를 배우고, 비유가 나오면 비유를 풀이하면서 익어 가는 것이 전통 불교 교육이고 정통 불교 교육이라는 것이 저의 소신 입니다.
석가모니 부처님께서는 광명만 놓았을 뿐 아직 한 말씀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과거 무량겁 전에 일월등명불의 예를 보면 부처님께서 광명을 놓아서 보인 여러 가지 상서가 제법실상의 이치인 법화경을 설하고자 하심이 틀림없다고 결론을 내리고 있습니다.
출처 : 불광출판사 무비스님 법화경강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