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산동성에서 5일(3-1)
(공묘)
瓦也 정유순
3-1. 공묘(2023년 8월 4일)
어제 태산에 올랐으며, 추성(鄒城)에서 맹묘와 맹부를 둘러보고 곡부로 와서 잠을 청했다. 곡부(曲阜)는 산동성 제령(濟寧, 지닝) 북동부에 위치한다. 주(周) 초기에 주공(周公)의 아들 백금(伯禽)이 다스렸다는 노(魯)의 옛 도시로, 또 <속한서 군현지(續漢書郡縣志)>에 실려 있는 “曲阜在魯城中 委曲七八里(곡부재노성중위칠십팔리)”라는 기록에 따라 부르는 이름이다. 곡부라는 이름은 수(隋)나라 때부터 사용했다. 문화재로 공묘(孔廟), 공부(孔府), 공림(孔林) 및 안묘(顔廟), 주공묘(周公廟), 소호능(少昊陵) 이 있다.
<공묘, 공림, 공부 표지석>
오늘은 중국이 만세사표(萬世師表)로 추앙하는 공자의 사당인 공묘(孔廟)와 공자의 무덤이 있는 공림(孔林), 공자의 후손들이 모여 사는 공부(孔府)를 둘러보기 위해서다. 공묘 입구에는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고, 주변은 벌써 시장이 열려 저자거리가 형성된다. 이곳 기온도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기후 탓인지 아침부터 몸의 수분을 다 쥐어짜는 듯 벌써 내의는 축축하다.
<공묘 입구의 저자거리>
공묘(孔廟, 孔庙)는 중국 산동성 곡부시 중심부에 위치한 공자에게 제사를 지내는 묘로 중국 최대의 공자묘이기도 하다. 중국 역대의 황제들에 의해서 증축·보수된 결과, 궁전과 같이 장대한 건축 군이 되어, 자금성, 피서산장과 더불어 중국 3대 궁전건축의 하나로 불리고 있다. 1994년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에 공부·공림과 함께 삼공(三孔)으로 등록되었다.
<공묘 입구 외삼문>
중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붉은색 기둥을 한 외삼문을 지나면 학자나무로도 불리는 회화나무가 그늘을 만든다. 한자로 괴화(槐花)나무인데 발음은 중국발음과 유사한 회화로 부르게 되었다. 홰나무를 뜻하는 한자인 ‘槐(괴)’자는 귀신과 나무를 합쳐서 만든 글자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궁궐의 마당이나 출입구 주변에 많이 심었다. 그리고 서원이나 향교 등 학생들이 공부하는 학당에도 회화나무를 심어 악귀를 물리치는 염원을 했다.
<회화나무>
회화나무가 있는 마당을 지나면 금성옥진(金聲玉振)이라고 쓰인 삼문(三門)이 나온다. 금성옥진은 <맹자(孟子)>에 나오는 구절로 “공자는 여러 성인의 장점을 모아 집대성(集大成)한 분”이라는는 뜻이다. 금성옥진은 선(善)과 덕(德)으로 이루어지고, 금성[善]은 먼저 이뤄지고, 옥진[德]은 그 다음에 이뤄진다. 처음에 이뤄지는 것은 지(智)이고, 그 다음에 이뤄지는 것은 성(聖)이다. <孔子之謂集大成. 集大成也者, 金聲而玉振之也. 金聲也者, 始條理也; 玉振之也者, 終條理也. 始條理者, 智之事也; 終條理者, 聖之事也.>”
<공묘 삼문 - 금성옥진>
금성옥진 삼문을 지나면 거대한 성채 같은 문을 거쳐 중간문인 영성문이 나온다. 영성문(櫺星門)은 맹묘에서도 있었는데 그 규모는 이곳 공묘가 훨씬 더 크다. ‘영성(櫺星)’은 ‘옛날 전설에서 천상에 있는 별로, 고대 제왕을 제사 지낼 때는 이 별에 대해 의식을 진행했고, 공자도 이들 제왕과 동격’으로 나타내고 있는 것 같다. 참고로 도교(道敎)에서는 북두칠성을 영성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공묘 성채>
<영성문>
태화원기(太和元氣)라고 쓰인 삼문을 지나면 지성묘(至聖廟)가 나오고 공묘의 두 번째 문인 성시문(聖時門)도 나온다. 지성(至聖)이란 ‘슬기와 덕행이 뛰어난 성인’을 가리키는 말로 공자는 ‘성인 중의 성인’이라는 뜻 같다. 참고로 맹자는 아성(亞聖)으로 부르는데, 이는 공자가 지성이면 맹자는 이에 ‘버금가는 성인’이라는 뜻 같다. ‘태화원기’는 유가사상이 우주 만물의 근본임을 강조하는 말이다.
<중문 - 태화원기>
<지성묘>
노(魯)나라 애공(哀公)은 공자의 사후 2년이 되던 해에 공자의 집을 묘(廟)로 삼았다. 기원 전 205년, 후에 전한을 세운 고조 유방(劉邦)은 노나라에 공묘에서 제물을 올리고 공자를 제사 지내는 제례를 실시하였다. 황제는 즉위한 뒤나 전승 등 중요한 때에 곡부를 방문하게 되었다. 12명의 황제가 공자에게 제사 지내기 위해 직접 방문하였으며, 그 외 100명 이상의 황제가 제례를 위해 대리인을 파견한 것이 196회 이상이라고 한다.
<성시문>
공자 옛집 유적에는 대규모의 문묘(文廟)가 주(周)나라 때 창건되었다. 원래 세 부분으로 된 공자의 집은 수나라 대업 7년(611년)에 묘소를 재건할 때 철거되었다. 송나라 때인 1012년 및 1094년(소성 원년)에 3개의 전각 군과 4개의 정원을 재건하고, 그 주위에 총 460개의 방을 지어 많은 궁전 건축이 가미되었다. 문화대혁명 때에 봉건주의의 상징으로서 파괴의 대상이 되었지만, 문화혁명 종료 후에 복구공사가 진행되어 현재에 이른다.
<홍화문>
금나라 말기에는 화재와 약탈로 공묘는 파괴되었다. 그 후 원나라 초기인 1302년(대덕 6년)에 공묘가 재건되어 1331년(지순 2년)에는 공자묘가 궁전과 같이 벽으로 둘러싸이게 되었다. 1499년(홍치 12년)에 다시 화재로 소실되고, 그 후 재건되었을 때에 공묘는 현재의 규모로 재건되었고, 건물이나 비석과 장식 등이 추가되어 현재의 형태를 지니게 되었다. 대중문(大中門)문은 진정한 공묘의 정문이었다. 송나라 때 중화문(中和門)이란 이름으로 처음 세웠으며, 명·청대에 개명과 증축을 거쳐 현재에 이르렀다.
<대중문>
공묘의 사원 건축군은 중국에서 자금성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역사적 건축 군이다. 부지 면적은 16,000㎢에 나무들로 덮인 넓은 부지에 높은 큰 지붕의 누각이 돌출되어 있다. 1499년에 발생한 화재 이후 대규모 개축 공사가 있어 명나라 조정의 도성인 자금성이 강하게 반영되고 있다. 묘(廟)의 주요부는 9개의 정원이 둘러싸듯이 건물이 배치되어 있고, 그 정원이나 건물은 남북으로 길이 1.3km의 직선상에 좌우대칭으로 늘어져 있다.
<어제(御製)공자비>
나머지의 뜰을 둘러싸는 건축 군이 공묘의 심장부를 형성하고 있다. 이것들은 황제의 색인 황색 기와를 얹고 주홍색의 외벽을 궁전으로 둘러싸, 주위에 있는 짙푸른 소나무와 뚜렷한 색 대조가 일어나 매우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주요 건축 군으로 비석 등을 둔 전각이 있다. 이는 금나라에서 원대까지 1115년∼1368년의 건축한 건물들이다.
<어제(御製)비각>
<어제(御製) 비>
규문각(奎文閣)은 1018년(천희 2년)에 장서루(藏書樓)로 축조되어 1504년(홍치 17년)과 1985년에 대규모 개수된 건물이며, 역대의 황제로부터 하사된 경서 등을 비치하고 있다. 금나라 때 중축하면서 규문각으로 개명했고, 1504년 명나라 때 지금의 모습으로 재건하였다. 청나라 때 곡부를 휩쓴 대지진에도 굳건하게 살아남아서 ‘중국을 대표하는 목조 건축’으로 꼽힌다.
<규문각>
<규문각 편액>
대성문으로부터 전방의 세 개 궁전군은 좌우대칭으로 줄지어 있다. 동쪽의 동로(東路)는 시례당 등을 중심으로 공자의 오대조까지 제사를 지내는 묘이다. 서쪽의 서로(西路)는 금사당 등 공자의 부모를 제사 지내는 묘로 학문소(學問所)라고 한다. 거대한 중로(中路)의 건축군은 대성전을 중심으로 공자나 선유(先儒), 선현들을 제사 지내고 있다. 모든 묘가 오전(五殿), 일사(一祠), 일각(一閣), 일단(一壇), 이당(二堂)·17비정(碑亭), 53 문방(門坊)을 갖추고 있어 황색 기와를 얹은 큰 소나무로 둘러싸여 있다.
<대성문>
대성전(大成殿)은 모든 건축군의 중심이 되는 건물로, 가로 54m, 세로 34m, 높이는 32m에 이른다. 28개의 장식된 기둥으로 받쳐져 있고, 각각 6m의 높이와 0.8m의 직경으로 되어 있어, 각각 현지의 돌로 만든 것이다. 궁전 정면의 10개의 기둥은 휘몰아 감기는 용으로 장식되어 있다. 이러한 기둥은 황제가 곡부를 방문했을 때에는, 황제에 질투심을 일으키지 않도록 덮개를 걸 수 있었다고 한다. 대성전은 공자에게 제사를 지내며, 예물을 올리는 장소이기도 하다.
<대성전>
대성전의 뜰에 있는 것은 행단(杏壇)이다. 이곳은 공자가 제자들에게 강학을 했던 곳으로 추측된다. 그때 살구나무 아래에서 가르친 것을 기념하여 행단이라 이름 붙였다. 그래서 행단은 학문을 닦는 곳을 말한다. 행(杏)에 대한 나무는 은행나무, 살구나무 또는 앵두나무라는 뜻도 있다. 공묘(孔廟)에는 은행나무 대신 살구나무가 보이지만, 우리나라 성균관이나 지방의 향교와 서원 등에는 은행나무가 많은 이유가 행단에 있는 것 같다.
<행단(杏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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