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해의 풍수와 명당/경북 포항 ‘호미곶’
한반도 호랑이 형상에서 꼬리에 해당해송 많이 심어 바람막아 일출명소로
호미곶 해맞이광장의 연오랑 세오녀 동상 한반도 지형이 호랑이라면 그 꼬리에 해당하는 곳이 경북 포항시 영일만의 호미곶이다. 겨울을 빼고는 동해안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뜨는 곳으로 유명하다.
호미(虎尾)곶은 이름 그대로 호랑이 꼬리라는 뜻이요, 영일(迎日)만도 해를 맞는다는 뜻이다. 기록에 따르면 풍수에 조예가 깊던 조선의 예언가 남사고는 “백두산은 호랑이 코, 호미곶은 호랑이 꼬리에 해당한다”면서 호미곶을 천하의 명당이라 했다. 고산자 김정호는 대동여지도를 만들면서 호미곶을 일곱번이나 답사한 뒤 국토의 동쪽 끝임을 확인했다고 한다. 육당 최남선은 영일만의 일출을 조선10대절경의 하나로 꼽은 바 있다.
지금 이곳은 새해 아침이면 한민족 해맞이축전이 펼쳐지는 ‘호미곶 해맞이광장’으로 조성돼 새천년기념관·상생의 손·채화기·불씨함·연오랑세오녀상 등 여러 볼거리를 갖추고 있다. 그중 연오랑세오녀상은 오랜 세월 포항 문화의 큰 줄기를 이뤄온 연오랑과 세오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연오랑과 세오녀는 신라 초기 이 지역에 있던 소국 ‘근기국’의 인물로, 아달라왕 4년(157)에 일본으로 건너가 제철과 길쌈 등의 선진기술을 전파하고 그곳에서 왕과 왕비가 되었다는 설화의 주인공이다.
이 설화에서 일월정(日月精·해와 달의 정기)인 두 사람이 일본으로 건너가자 한반도에 해와 달이 없어졌는데, 일본에서 세오녀가 짠 비단을 받아와 하늘에 제사를 지내자 다시 해와 달이 떴다는 대목이 있다. 이를 통해 이 고장이 예부터 제천의식을 거행하던 곳이었음을 알 수 있다. 어찌 보면 오늘날 이 일대에 제철산업단지가 조성된 것도 연오랑·세오녀의 제철기술과 관련이 있는지 모른다.
이렇듯 오랜 옛날부터 특별한 곳으로 여겨지던 호미곶을 풍수적으로 살펴보자. 호미곶은 장기반도의 맨끝으로, 고금산을 뒤편에 주산으로 두고 있다. 고금산에서 뻗은 산줄기는 전답과 도로를 건너며 땅 아래로 숨어서 호미곶으로 내려오는데, 이런 산줄기를 잠룡(潛龍) 또는 은룡(隱龍)이라 한다. 이렇게 내려온 산줄기는 동해바다를 만나서야 멈춘다. 이런 곳은 지형적으로 바닷바람이 몹시 강해 풍수에서는 황천(荒天·일기가 불순한 곳)이라 표현하기도 한다.
지금은 거센 바람이 과거보다 조금은 누그러졌을 것이다. 새천년기념관을 기준으로 놓고 볼 때 그 왼쪽(청룡) 줄기에 국립등대박물관과 호미곶등대 등의 건물이 서 있어 바닷바람의 영향이 줄어들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곳 해맞이광장을 명당으로 조성하기 위한 보다 근본적인 방법은 바닷가에 해송을 많이 심는 것이다. 다른 나무는 염분 때문에 살 수가 없으니 별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다.
해변의 암반 때문에 나무 심기가 어려우면 새천년기념관의 오른쪽(백호) 줄기에 다른 나무를 여러 겹으로 심어도 좋겠다. 이렇게 하면 풍수적으로 장풍(藏風·바람을 가둠)이 돼 좋을 뿐 아니라 맞바람을 막아 보다 좋은 환경에서 호미곶의 일출을 맞이할 수 있다.
머잖아 밝을 새해 첫 태양을 맞이하기 위해 수많은 이들이 호미곶을 찾을 것이다. 그때 해만 보지 말고 주변 산세와 지형지물도 눈여겨보면 호미곶과 일출의 의미가 더 크게 다가오지 않을까. <풍수연구가>출처 농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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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샥씨가 넘 이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