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농협 부동산 취득과정 의혹 수사하라” 노조·조합원 반발
김보현 입력 2023-08-09 17:00 수정 2023-08-09 17:14 댓글 0
9일 전주농협 사옥 앞 기자회견
‘부동산 가격 부풀리기 의혹 수사·디케이몰 입점 백지화’ 촉구
전주농협 조합원들과 노동조합 전주농협분회가 9일 전주농협 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주농협 부동산 매입의혹 수사 촉구'와 '송천동 대형마트 입점 계획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사진=김보현 기자
최근 전북일보 보도를 통해 드러난 전주농협의 주먹구구식 부동산 투자와 로컬푸드 매장 적자운영에도 불구, '대형마트 입점 추진 계획’에 전주농협 조합원들과 노동조합도 들고 일어났다.
전주농협 조합원과 노조원들은 9일 전주농협 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부동산 및 고정자산 취득과정에서 불거진 의혹에 대해 농협중앙회와 사법기관의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고, 송천동 이마트 입점 건물 매입은 전면 백지화 해야 한다”고 성토했다.
전북일보 취재 결과, 전주농협은 임인규 조합장 취임 이래 430억원 대 토지 건물 등 고정자산을 취득했고, 이 과정에서 주변 시세보다 비싼 금액으로 점포를 매입하는 등 비용 부풀리기 의혹이 일었다.
노조는 "분양이 되지 않거나 영업이 안 되는 공실 부동산을 무리하게 매입하는 등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취득 과정"이라며 "이에 따른 부동산 매입가격, 리모델링 비용 부풀리기 의혹이 농후한 만큼 엄격한 감사와 징계는 물론 사법기관이 나서 전면 수사하고 사법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날 참여한 노조와 조합원들은 전주농협이 진행중인 송천동 이마트 입점 건물 매입을 즉시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노조는 "현재 운영중인 하나로마트 및 로컬푸드도 적자를 면치 못해 경영이 불확실한 상황인데 적자운영의 심각성이나 조합원은 안중에도 없는 부실경영"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논란 속에서도 전주농협이 '덕진구 마트 추진위' 위원과 위원장을 지정하고 인수 가격협상 등을 진행하고 있다"며 "대책없이 다시 1000억원 대의 마트사업을 얼렁뚱땅 처리하는 누를 범해 농민 조합원들에게 피해가 돌아가게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에 나선 조합원 이영일(70·복숭아 과수원 운영) 씨는 "농협을 때론 부모처럼, 때론 자식처럼 여기며 '내 재산 잘지켜주겠지' 믿고 맡겼다"며 "늙은이들이 한 푼 한 푼 모은 돈인데 조합에 문제가 생겨 하루아침에 잃는 건 아닌지 걱정이 많다. 조합장과 임원들은 조합원들의 말에 귀 기울여 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송천동 이마트 건물 소유주인 동경 하우징 측은 건물 매각추진을 철회하고 이마트와 임대기간이 끝난 이후 직영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주업종인 건설업에 집중하기 위해 건물 매각을 검토했지만 농협이 감정가격의 절반수준에 매입의사를 밝히고 있어 타산이 맞지 않는데다 포레나 아파트가 입주하고 있고 한양수자인도 분양을 마치는 등 주변 이용자가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동경 하우징 관계자는 “현재 이마트의 연간 매출이 280억 원 정도인데 통상 17%인 매출 대비 순 이익금을 계산했을 때 매년 50억 원 정도의 이익이 예상되고 있고 건물의 감정평가 금액이 1200억 원 정도로 추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농협이 600억 원대에 매입을 검토하고 있다"며 "다른 부동산은 시세보다 높게 매입해놓고 송천동 디케이 몰은 감정가의 절반수준에 매입하려는 의도에 직영을 결심하게 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