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의 애플 ‘아이폰4’ 예약 가입 종료가 다가옵니다. 마감일인 15일 오전 11시 현재 16GB와 32GB 모두 8차가 진행 중입니다. SK텔레콤 홍보실은 첫날인 9일 7시간만에 2만8000명이 가입했다는 발표 이후로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배송은 16일부터 이뤄집니다.
SK텔레콤이 출시한 아이폰4는 KT와 동일합니다. 이 때문에 어떤 통신사 요금이 저렴하고 서비스가 좋은지가 경쟁 관점입니다. 문제는 SK텔레콤은 KT처럼 요금제에 따른 할인을 제공하고 있지 않아 사용자 혼란이 우려됩니다.
SK텔레콤 홍보실은 예약판매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기존 약정할부를 적용할 예정이고 제품 출고가는 KT와 같다”고 구두로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실시하고 있는 요금제를 보면 SK텔레콤은 수익을 늘리기 위한 변칙적인 방법을 쓰고 있습니다.
SK텔레콤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는 약정제도는 2개입니다. ‘T기본약정’과 ‘T약정할인’입니다. 약정은 공식적으로 통신사에서 제공하는 단말기 보조금이지요.
T기본약정은 일정기간 휴대폰 사용 조건으로 차등적으로 휴대폰 보조금을 줍니다. 24개월이면 최대 7만원까지 줍니다. 금액이 적은 대신 위약금은 없습니다. 제품별로 가군과 나군의 보조금은 다릅니다. 홈페이지 기준 가군에 아이폰4가 들어있지 않으니 아이폰4 T기본약정으로 받을 수 있는 금액은 24개월 기준 4만원입니다.
T약정할부는 18개원과 24개월만 선택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은 18개월이면 12만600원, 24개월이면 16만800원을 매월 6700원씩 분할해 제공합니다. 대부분 스마트폰에 적용됩니다. 저도 ‘갤럭시S’를 이 약정을 통해 구입했습니다. 스마트폰은 여기에 요금으로 보조금을 추가로 제공하는 ‘스페셜할인’ 중복 가입이 가능하죠. 내가 선택한 요금제와는 상관없이 정액으로 지원합니다.
아이폰4는 이런 2종의 약정과는 별개의 약정할부 지원이 실시됩니다. T약정할부 변형입니다. 그런데 좀 요상합니다. 정액도 아니고 많이 쓴다고 많이 깎아주는 것도 아닙니다. 최근 가장 많은 가입자가 있는 요금제인 월 5만5000원(올인원55)이 제일 보조금을 적게 주는 구조입니다. 반면 월4만5000원(올인원45) 요금제는 다른 요금제와 달리 최대 지원금이 더 높습니다.
제가 앞서 글에서 문제제기했던 제품 출고가는 동일해졌습니다. 대신 그 기준에 맞춰 약정할부 액을 삭감했습니다. 2년 약정 기준 ▲올인원35 13만4400원 ▲올인원45 16만6800원 ▲올인원55 12만1200원 ▲올인원65 및 올인원80 14만7600원 ▲올인원95 9만4500원을 할인해줍니다.
기준에 의문이 드는 시스템이지요. 출고가와 24개월 총 할인금액에만 고딕 처리가 돼 있지 않기 때문에 꼼꼼히 보지 않는 한 그냥 넘어갈 수 있습니다. 월 부담금으로만 보면 요금제가 높을수록 덜 내는 구조이니 맞을 수 있지만 합리적이지 못합니다. 당연히 받을 것이라 생각했던 돈을 받지 못하는 것만큼 억울한 일도 없습니다. 이러니 통신비도 증가하는 것이고요.
전형적인 소비자 관점이 아닌 통신사 관점 구조입니다. SK텔레콤이야 최근 가장 많은 가입자가 발생하는 월 5만5000원에 보조금을 제일 적게 주니 수익을 늘릴 수 있습니다. 사용자는 그만큼 부담액이 증가합니다.
결론적으로 월 4만5000원을 쓸 것이 아니라면 SK텔레콤에서는 아이폰4보다 다른 스마트폰을 사는 것이 훨씬 유리합니다. SK텔레콤은 일단 아이폰4에 한해서는 이 요금제를 계속 가져갈 것으로 보입니다. 이를 수정하면 예약가입자들이 반발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니까요. 반발해도 빠져나갈 수 있는 통로도 만들어 놨습니다. 동의 항목 체크를 안 하면 지원이 안 됩니다. 약관에 있었으니 법적으로는 아무 책임이 없습니다.
애플은 다른 제조사와 달리 통신사에 보조금으로 쓸 돈을 주지 않습니다. 아이폰4 도입 상황도 KT와는 다릅니다. 환율도 더 불리해졌습니다. 이러니 삼성전자 ‘갤럭시S’ 등 다른 제품, 차세대 아이폰 구매자에 비해 아이폰4 사용자는 찬밥입니다. 차세대 아이폰은 이렇게 팔지 않겠죠. 정상적인 스마트폰 T약정할부(2년 16만800원)을 적용할 확률이 높습니다. 어차피 SK텔레콤도 아이폰4는 차기 승부를 위한 ‘징검다리’라고 공공연히 얘기합니다.
T할부지원이 24개월 기준 총 16만800원이 아닌 것은 구글폰 ‘넥서스S’도 비슷합니다. 그러나 넥서스S의 T할부지원은 24개월 기준 총 13만9000원, 월 5800원 요금제와 별개로 균일합니다.
SK텔레콤 홍보실 쪽에서는 이번에는 ‘왜 요금제별로 약정할인 금액이 다른지’에 대해 명확한 답을 주지 않았습니다. 전반적으로 실구매가가 높은 것에 대해서는 네트워크와 서비스를 강조한 바 있습니다. 그러면 같은 네트워크와 서비스를 같은 단말기로 사용하는 사람간의 차별은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요.
최소한 같은 제품을 사는 사람에게는 요금제가 다르더라도 약정 기간이 같으면 같은 금액의 보조금은 줘야합니다. 아니면 더 비싼 요금제를 쓰는 사람에게 더 지급하든지요.
*SK텔레콤 홍보실 쪽에서 글을 올리고 나니 답을 보내왔습니다. ‘왜 요금제별로 약정할인 금액이 다른지’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스페셜 할인과 약정을 결합해 할인 금액을 정하고 최종적으로 실부담금 확정하는 과정에서 나온 요금”이라며 “요금제 별로 형평성 있게 만든 산물”이라고요. “정식 판매에서도 실구매가 변동은 없다”고도 덧붙였습니다. 이 답변에 대한 판단은 여러분 몫으로 돌리겠습니다.